조선 한양에 왕궁이 다섯 곳이라 서울에서 대구 초등학교 동기들과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다. 47년 정해년생이니깐 70 후반을 막 넘기고 있다. 지금으로 봐서는 대한민국 현대사에 중심에 서 있는 사람들로 일제로부터 해방, 6,25 남침 전쟁, 피해복구, 현대화 산업개발, 민주화,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에 이르기까지 70년 격동의 세월을 겪고 평생 많은 일을 한 사람들이다. 뒤로 하고 이제 하나둘씩 떠나고 있다. 떠날 차비를 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 언제 떠날지 대기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 모일 때마다 서로의 눈치를 살핀다. 누군가 두 발로 걸을 수 있을 때 비원 얘기를 꺼냈다. 창덕궁과 후원을 구분하지 못하는 소리다. 후원 가 본 사람 손들어라고 하니 다들 멀뚱멀뚱 기억조차 희미하다. 그러면 올해 최고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