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우리 앞으로 마실길에서 만나자 친구야 우리가 같이 산을 오른 것은 1996년 여름 지리산 천왕봉을 오른 것을 기점으로 기억한다. 그 후 20년간 정기적으로 산행한 것은 아니지만, 도봉산을 중심으로 길 잃어버리지 않을 정도로 같이 다녔다. 세월은 흘러 속절없이 나이만 들어 엊그저께처럼 오르던 산을 먼발치로 봐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요산은 남은 삼분지 일 인생 전국 산을 찾아다니며 산신령이 되고자 작정을 했고, 우보는 심장에 스탠스를 끼운 후 기운 자세와 발을 끄는 듯한 걸음걸이로 보는 사람을 불안케 하고, 후암은 통풍으로 마라톤도 그만두고 장기 걷기도 안 하면서 무릎 관절 노화로 내리막에서는 절뚝거린다. 친구야 말해 두지만, 백운산이 어쩌면 우리 생전에 같이 하는 마지막 산이 될지 모르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