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오르는 산 무릎은 괜찮을까?
연골은 아닌 거 같고 무릎에 인대가 나갔는지 뼈에 금이 간 건지 걷는 데는 전혀 이상이 없고 식당 같은데 책상
다리하고 앉았다가 일어설 때 오는 통증 때문이다.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닌 거 같아 파스와 멘소래담로션을 바르
며 그동안 혹사한 무릎을 잠시 쉬게 하며 산행을 자제 하고 있다. 처음보다 상태가 많이 나아져 산에 가는 때를
저울질하다가 드디어 영상의 기온에 바람도 없고 하늘도 맑은 날을 맞아 아침 일찍 관악산으로 떠난다. 올해 첫
산행이다.
(08:15) 서울대 정문
해마다 산행을 관악산부터 청계산 북한산 순으로 가깝게 모시는 산신령님께 인사드리는 것으로 시작한다. 새해
벽두면 좋았겠지만 그렇게 얽메일 필요는 없고 1월 중으로 적당한 날을 잡으면 된다. 무릎 고장으로 12월 한 달
푹 쉬었다.
관악문(관악산공원)
관악산 서울대입구 교차로 정비공사를 하면서 지하 빗물저수조 설치, 강남순환로 관악 IC 공사로 '관악문'을 철
거하였다가 '관악산공원'이란 현판을 달고 위치가 조금 앞당겨 설치됐다. 이제 말끔해져 서울대학교 정문 앞이
면모 일신을 했다.
기상청 홍보전광판
시멘트 포장도로가 제2야영장까지 도림천 계곡을 따라 약 1.5km가 된다. 좌측 도림천 계곡 변으로 공원을 조성
하여 어린이 물놀이장, 자연학습원, 야외식물원, 벚꽃 쉼터 등이 있고 호수공원 입구에서 관악산과 삼성산 가는
길이 나누어지며 삼성산 쪽으로 가다가 포장이 끊어진 지점이 제2야영장이다. 여기까지 관악산 주변 사람들의
새벽 산책로로 많이 애용되고 있다.
관악산 공원으로 들어서면 얼어붙은 물레방아를 기점으로 우측으로 첫 번째로 시작하는 삼성산 들머리이다.
호수공원 입구 관악산(左), 삼성산(右) 갈림길
자하(紫霞) 신위(申緯)(1769~1845)
서울대학교 정문 동쪽의 운동장 부근에 있던 마을로서, 조선후기 詩, 書, 畵 삼절로 이름을 떨친 신위가 어렸을
때 살던 곳으로 그의 아호는 마을 이름에서 유래.
자하정(紫霞亭)
사각정 쉼터
호수공원 언저리 도림천 계곡이 드러난 지점이 연주대 가는 길목이다. 오가면서 복장을 가볍게 하거나 중무장
을 하며 동행과도 만나는 곳이다.
삼성산 모자봉 가는 길로 무장애 코스와 연결하여 제2야영장과도 만난다.
있는 둥 마는 둥 계곡과 잘 어울리는 다리
기암괴석
산수화 분재 같이 앙증맞은 협곡이다. 암벽의 형태를 고루 갖추어 있고 바닥에는 크고 작은 바위가 나뒹굴고 거
친 물살이 휩쓸고 간 흔적이 얼룩져 있다.
팔각정과 다리
뭇 산을 다녀봐도 관악산 도림천 계곡에 놓여 있는 다리만큼 계곡과 잘 어울리는 다리는 못 본 것 같다. 관악구
청 안목에 경의를 보낸다.
(09:00) 제4야영장
관악산과 삼성산 경계 중 가장 넓은 지역이다. 관악산 입구에서 여기까지 약 3km 4~50분 거리이다. 관악산 심
장부이고 관악산, 삼성산 정상 산행의 본격적인 기점이 된다. 여기서 관악산 왔다 하고 싸가지고 온 음식 다 먹
고 돌아가는 사람도 많다.
약수터
연주대 직행은 좌측 등산로이고 우측 등산로는 무너미고개, 안양 서울대 수목원, 삼성산 방향이다. 무너미 고개
에서 좌측 오봉(학바위)능선을 이용해 연주대에 갈 수도 있다.
약수터 삼거리는 비교적 넓은 공간을 유지하고 있어 쉼터로 안성맞춤이다, 제4야영장에서 약 1km 산속으로 들
어와 있으며 관악산의 오지라 할 수 있다. 여기까지 와서 배낭을 푸는 사람도 많이 있다. 관악산 입구에서 약
4km 1시간 거리이다.
(09:20) 무너미고개(214m)
관악산과 삼성산의 V자 경계를 짓는 고갯마루의 지명인데 비가 많이 오면 물이 넘치고 고개가 무너져 내려 이와
같은 지명을 붙이지 않았나 생각된다.
학바위능선 1봉 암릉 기어오르기
무너미 고개에서 연주대까지 약 2.5km 1시간은 벅차다. 고도 약 300m를 높이며 다섯 봉우리를 넘고 연주대 주
능선 KBS중계소 삼거리로 붙어야 한다.
학바위능선 2봉 학바위봉
학바위능선 3봉 국기봉
국기봉에서 팔봉능선 전망
학바위능선 4봉 암릉 모습
학바위능선 5봉 삿갓승군바위와 KBS중계소
학바위능선 삿갓승군바위 타넘기
다섯 봉우리가 다 암봉이며 우회로가 다 있다. 일일이 타 넘지 않고도 돌아서 갈수 있다는 얘기다. 크게 위험하
지 않으며 눈 비에 젖었을 때는 조심해야 한다.
효령각
태종의 둘째 아들 효령은 형 양녕과 함께 동생 충녕에게 세자 자리를 물러주고 유량길에 나서 이곳 관악사에
머물며 왕궁을 그리워하여 연주암, 연주대는 그런 연유로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관악산 관악사지 복원도
신라 의상대사가 677년 창건한 절이라고 하는데 이를 입증할 자료는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으며 대웅전 마당
에 있는 3층 석탑이 고려 후기 때 양식으로 확인되어 사지(寺址)를 증명하고 있다.
3층석탑
삼성각 (금륜보전 金輪寶殿)
금륜보전은 독성, 칠성, 산신을 모신 삼성각이다.
연주암에서 연주대 올라가는 가파른 돌계단이 한 달 사이 나무계단으로 바뀌고
관악산 정상을 연주대라고 하는데 정상에 있는 응진전(나한전)을 절에서 연주대라고 부르는 바람에 지명에 대
한 혼선이 생긴다.
전망대도 새로 단장하고
(11:40) 연주대(戀主臺 629m) 도착
수 백 명이 앉고도 남을 너럭바위가 정상에 놓여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 명산 100에 들어가고도 남는다. 한양
도성 남부권역의 산으로는 최고의 전망과 아름다운 화강암 산세를 뽐낸다.
말바위, 기상대, KBS중계소, 안양, 수원 방향 (2018.1,21 촬영)
과천 청계산 (2018,1,21 촬영)
사당능선, 한강, 서울 도심, 남산, 삼각산 ,도봉산, 수락산 연봉 (2018,1,21 촬영)
자운암능선 헬리포트
연주대 하산 코스는 사당코스와 자운암코스 두 코스가 있다. 사당 코스는 연주대 북쪽 암벽을 내려서고 자운암
코스는 서쪽으로 뻗은 능선을 탄다.
자운암 능선의 최고 난이도를 자랑하는 약 50m 리지이다. 안전시설물 유도에 따라 움직이면 큰 문제는 없지만
처음 경험해 보는 사람은 안전시설물 조차 공포감을 준다. 로프, 철주, 바위의 홀더 등을 붙잡고 몸을 위로 당겨
올리는 구간에서는 많이들 절절맨다. 참고로 바위에 매달릴 때 기본적으로 양손과 양발을 손 홀더와 발 스탠스
를 안전하게 확보한 후 삼각형 또는 역삼각형 형태를 만들어가며 진행해야 한다.
자운암 능선 암봉 전열
자운암능선 국기봉
자운암능선 제3왕관바위
자운암능선 토끼바위
(13:05) 자운암능선 입구 쉼터
서울공대 신공학관 버스정류장과 가까운 곳에 위치하여 아는 사람들은 이곳까지 버스를 타고 와 산행을 시작한
다. 자운암 능선 코스와 도림천 계곡 코스 분기점이다.
제4야영장을 기준으로 무너미고개, 학바위능선, 연주암, 연주대, 자운암능선을 한 바퀴 돌고 다시 제4야영장과
합류하여 왔던 길을 되돌아 서울대학교 정문 알 버스정류장까지 간다. 그렇게 해서 10.9km 5시간 43분이 걸렸다.
(13:50) 서울대학교 정문
서울대학교 캠퍼스로 빠져나와 정문을 향했다. 무릎에 온통 신경 쓰며 천천히 안전하게 발걸음을 내디디며 산
행했다. 걱정했던 거보다 아무렇지 않았다. 한 차례 산행을 더 해 본 후 계속 여부를 결정 지어야 할 것 같다. 방
구석에 처박혀 있는 일과 산책이랍시고 쓸데없이 거리를 배회하는 일만큼은 싫다.
2019년 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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