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山이라고 범접을 금하다
사자산 등산을 위해 영월 무릉도원면 법흥리 백덕산 계곡과 법흥사 뒤 절골을 포기하고 마지막으로 평창군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 문재고개로 왔다. 선등자의 산행기를 찾아 꼼꼼히 챙겨봤는데도 사자산 등로를 이해하는 데는 애매한 점이 많았다. 먼저 지명부터 종이지도, 카카오맵, 트랭글 GPS는 사자산 2곳, 사재산 1곳으로 각각 달리 표기하고 있었다. 법흥사의 사자산은 과연 어느 산을 말하는 것일까?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부딪치는 것이 이해가 훨씬 빠르다는 것을 등산을 통해 깊이 알게 되었다. 발치에 있는 등산로 입구에만 서면 등산의 난이도를 짐작할 수 있다.
(07:40) 문재터널(해발 800m)
사자산은 왕복 산행이니깐 차를 가지고 집에서 출발했다. 강남순환로, 양재대로, 내곡분당간고속화도로, 여수대로, 광주원주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새말 IC를 빠져나와 42번 국도를 타고 횡성군 안흥면 상안리 문재터널을 지나자마자 평창군 방림면 운교리 문재고개 쉼터에 도착했다.
문재쉼터
차에서 내리니 찬 바람이 고개를 넘나들고 있었다. 올해 들어 겨울을 느끼게 하는 강한 찬바람이다. 얼른 재킷을 꺼내 입고 장갑, 비니. 버프를 챙겨 배낭에 담고 산으로 들어간다. 산은 휑한 고개보다 숲이 바람을 막아주니 금세 몸이 덥혀진다. 출발지 고도 800m, 목적지 사자산 정상 1,120m, 고도차 312m, 왕복 약 7km 가벼운 등산이 될 것 같은데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니 등산로 상태가 걱정이다.
백덕산(사자산) 등산로 입구
문재 쉼터는 화장실을 비롯하여 소규모 주차장과 쉬어 갈 수 있도록 정자까지 아담하게 꾸며놓아 마치 소공원처럼 보였다.
첫 이정표는 백덕산을 가리킨다. 백덕산은 산림청 우리 명산 100에 들어가는 산이다. 문재 코스는 법흥리 백덕계곡 보다 해발고도가 높고 시작점이 바로 능선이기 때문에 훨씬 수월하다. 등산로도 영월군과 평창군이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어 양호하다. 많은 산악회가 이곳을 선호한다.
어린 잣나무 숲을 잠시 걷다가
나지막한 돌계단을 조금 오르면
임도에 도착 했다. 임도는 횡성군 사자산 북쪽 사면과 평창군 백덕산 서북쪽 사면을 오가며 길게 이어진다. 방화선일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짧은 임도구간 진행한 후 통나무 계단을 오르면
가을 늦게까지 초록 입을 달고 있는 울창한 활엽수 물오리나무 숲을 통과하면
수형이 아름다운 키다리 전나무를 만난다
전나무 군락지에 올라서면 백덕지맥 (백덕산~사자산~술이봉~청태산~태기봉)에 올라 선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부터 등산로는 부드러운 곡선을 이루며 완만한 높낮이를 유지하며 백덕산까지 이어진다.
사초가 길을 내 주고
산죽(조릿대) 군락지 통과
(08:40) 헬기장 거리 펫말 (←문재 1,8km ↔ 백덕산 4km→)
헬기장 산악회 리본 향연
헬기장 통과
백덕산구조표시목④ (평창군)
등산로 폐쇄 우회 안내
참나무는 가지만 앙상하고 단풍나무는 말라버리던지 오그라들던지 하고 아직 초록 잎을 달고 있는 나무는 무슨 나무? 요즘 가을은 가지각색이다.
(09:20) 1120,4봉에 도착했다. 사자산 갈림길이라고 확인할 수 있는 표식은 없고 '산너머' 님의 백덕지맥 1120,4m 표식이 나뭇가지에 걸려 있다. 사자산 능선과 봉우리가 보였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넌다'라고 조금더 진행해 보기로 한다.
★사자산 갈림길 이정표(←백덕산 3,1km ↔ 문재 2,7km ↓ , 사자산 방향으로 표식 없음 ↑)가 백덕산 진행방향으로 서 있다. 문재터널 반대편 방향으로 사자산이라고 하나 붙여주면 될 건데 그렇게 못 하는 것을 보면 사자산 등산을 좋아하지 않는 무리가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바람과 빗물의 협곡(걸리)
당재에서 백덕산 계곡 전망하며 이쯤에서 사자산 능선을 지나왔음을 확인하고 백덕지맥에 놓여 있는 또 다른 사자산을 확인하기 위해 좀 더 진행하기로 한다.
백덕산 단풍
백덕산 바위(편마암)
백덕산구조표시목⑩
바위길 우회
고사목 머리 숙여 통과
(09:50) 사자산(1145m) 도착하자 트랭글 GPS 메시지 울리고 산악회 리본이 집중적으로 매달려 여기가 또 다른 사자산이구나 확인하고
백덕산 전망 후 사자산 갈림길로 되돌아간다.
돌아오는 길에 1120,4봉 전망하다.
(10:20) 다시 1120,4봉으로 돌아와 사자산 등산 시작
사자산 능선 등산로는 큰 바위에 가려 잘 안 보인다. 바위 끝까지 내려가서 급경사 내리막을 확인한고 진행한다.
기어가는 사자바위 얼굴
산죽밭이 듬성듬성 사람의 간섭이 없다면 우거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을 보면 항상 사람 탓을 하는 환경보호자들의 염불이 아닌가 생각한다.
사자산 단풍
백덕산 전망
산죽밭 사이로 누군가 지나간 흔적
사자봉인가(?)
전국 오지 산야를 누비는 'J3클럽' 리본 발견하고 안도의 한숨
사자산 모습
사자산(1260m) 삼각점
사자산 인증 배낭
사자산 쉘프 인증
트랭글 GPS는 올해 나를 포함 14명의 회원이 다녀간 것으로 기록되는데 한 사람이 5회 다녀간 기록을 빼면 10 명이 사자산을 다녀간 꼴이 된다.
더 이상 진행할 수 있는 등산로는 없었다, 정상에서 백덕계곡 루트는 물론이고 연화봉 루트, 안흥재 루트 어느 것도 확인할 수가 없었다. 좀 더 내려가 숲을 뚫어 보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법흥사에서 부처님 산이라고 출입을 금하고 있으니 억지를 부릴 필요가 없어 순순히 돌아섰다.
(11:50) 다시 1120,4봉으로 돌아왔다. 그러고 보니 오늘 1120,4봉은 세 차례 오른 셈이다.
트랭글 GPS 사자산 궤적도
문재로 하산한다.
용담
물푸레나무
자작나무
임도
(13:15) 문재쉼터 도착
점심도 굶으며 한 바퀴 돌았다. 마땅히 밥 먹을 곳도 없었지만 배도 고프지 않았다. 차에서 준비해 간 음식으로 늦은 점심을 하고 돌아갈 채비를 한다. 오늘은 뭐니 뭐니 해도 사자산 답사가 큰 성과다. '月刊 山' 창간 40주년 기념 별책부록 315 명산 정밀지도첩 29Page 영월, 백덕산은 진작 마쳤고 남은 구봉대산, 사자산, 구룡산을 답사하기 위해 10월 한 달 영월, 평창을 부지런히 드나들었다, 갈 산은 많이 남았고 나이는 들고 기력은 점점 떨어지니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길에서 쓰러지겠다는 나와의 약속 꼭 지킬 수 있도록 백덕산 산신령님 이시어 도와주소서...
2024년 10월 20일
'315 조선일보 선정 산 > 영월 잣봉·어라연·마대,구룡,구봉,사자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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