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 조선일보 선정 산/영월 잣봉·어라연·마대,구룡,구봉,사자산

영월 무릉도원면 법흥리 구봉산(구봉대산) 법흥사주차장~9봉~일주문 일주

안태수 2024. 12. 14.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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뜀뛰듯 줄 서 솟은 9 봉 암봉 구봉산

전국으로 구봉산은 늘려있다. 영월의 구봉산은 '구봉대산'이라야 인터넷 검색에 오른다. 그런데 공식 지도에는 구봉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법흥사 스님들은 백덕산, 사자산, 연화봉을 배후산으로 하고 법흥사 앞 구봉산은 조산 정도로 여겨 帶를 붙여 구봉대로 격식을 낮춰 부른 모양이다. 진작에 구봉산에 올라서 보면 법흥사 좌청룡은 백덕산이오 우백호는 사자산이다, 가운데 연화봉이 법흥사를 감싸고 있는 형국이다. 법흥산 진산은 연화봉이다. 

 

(08:20) 백덕계곡 백덕산 등산로 입구

김형수(1927) 氏의 '한국 555 산 산행기'에 의하면 사자산 등산로는 관음사(흥원사) 지나 법흥천을 따라 올라가다가 백덕산 등산로 직전 사자산 남동 능선을 오르는 길과 법흥사 삼성각 왼편 절골계곡으로 오르는 길을 소개하고 있다.       

 

흥원사(관음사) 입구

2017년 1월 9일 백덕산 단독 겨울산행을 한 적이 있다. 이때 흥원사 입구 상류펜션 주차장에 주차하고 등산을 마쳤다. 그때 기억을 살려 여기까지 올라와 사자산 등산 루트를 확인하기 위해 부지런히 올라가고 있는데 마침 동네 어르신을 만나 사자산 등산로를 확인하니 등산로 폐쇄라고 한다. 불청객 취급하며 못 마땅한 표정이다. 그래서 흥원사↔사자산 코스를 포기하고 구봉대산을 오르기로 한다.

 

 사자산 법흥사 일주문 통과   

     

(08:55) 법흥사 주차장 도착

사자산 루트를 찾아 헤매다가 50여 분 늦었다. 원정 산행을 할 경우 늦어도 산 발치까지 8시에 도착하려고 시간표를 짠다. 새벽 6시에 출발하여 내비가 안내하는 대로 차를 몬다. 강남순환로, 분당내곡고속도로, 양재대로, 여수도로, 광주원주고속도로, 중앙고속도로 신림 TG를 빠져나와 주천로, 주천강 무릉1교를 지나 무릉도원면으로 들어간다. 왜 무릉도원이냐 하고 묻는다면 다른 길이 없고 죽으나 사나 이 길로만 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오지가 따로 없다. 다른 곳으로 빠져나갈 길이 없으면 오지이다.   

 

연화봉 전망이다. 겨울 나무가 옷을 벗고 가지만 남았을때 연화봉은 바위투성이로 비친다. 저기를 어떻게 올라가나 싶을 정도로 험상궂어 보인다. 그러나 막상 부딪쳐 보면 누군가 지나간 흔적은 있기 마련이다. 그때부터 사자산 연화봉을 연계한 산행을 꿈꾸기 시작했다.     

 

법흥사 사자산  절골 등산로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금지선을 넘어 안으로 들어가 봤다. 절골 안흥재 가는 길이다. 초입부터 산사태가 난 그대로 방치하고 있었다. 이러면 산은 금방 자연으로 돌아간다. 돌아 나오는 길에 스님을 만났다. 의아한 눈으로 바라본다. "사자산 등산로를 찾는 중입니다" "등산로 없어요" "지도에는 있는데" "옛날이고 지금은 다 폐쇄했습니다 " "누가 폐쇄했습니까?" "군청에 물어보십시오" "부처님 산입니다"하고는 팔字 걸음으로 가 버린다. 닫힌 산이 되면 수도 도량은 되겠지만 중생은 떠난다. 다음에 문재에서 찾아보기로 하고 물러섰다. 

    

구봉산 등산로 입구

소나무가 울창하다. 소나무 숲 주변으로 약간의 숲을 조성하고 명상의 숲으로 명명했다. 법흥사 답사를 왔다가 돌아가는 틈새 시간의 여유공간이다. 산악인은 특정한 장소를 지정하지 않고도 산을 타는 내내 명상의 연속이다.   

 

구봉산 등산안내도

 

극락교 명상의 숲 일원

 

첫이정표 ( ↓ 법흥사 주차장 0,2km ↔ 구봉산 정상 3,2km→) 구봉상 정상은 8봉 북망봉을 말한다.

 

실개천 다리 건너고

 

징검다리 건너면

 

임도가 1,8km가량 계속된다. 반대로 내려오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었다. 헬기장에서 비박하고 하산하는 길이라고 한다. 초행이라고 말하고 산세를 물었다. 임도가 끝나고 나면 널목재까지 약 300미터가 깔닥고개라고 한다. 그다음부터는 구봉까지 고만고만한 봉우리의 연속이며 등산로가 잘 갖추어져 있다고 한다. 사자산 등로에 대해선 아직 미답으로 모른다고 한다. 이제 사자산 타령은 그만해야겠다.    

 

임도가 끝나고 계곡도 끝난다. 친절하게 食水를 보충하라고 안내한다. 마지막 계곡 이정표 (← 구봉산 제1봉(널목재) 0,3km ↔ 법흥사 주차장 1,8km→)

  

마지막 계곡 수통에 물을 채우십시오.

 

계곡과 나란히 가는 등산로

 

초록 단풍나무

 

널목재 안부 도착 직전

 

(09:50) 널목재 이정표 (←구봉산 정상 1,6km ↔ ↓  법흥사 주차장 1,8km) 정상까지 1,6km 거리에 거리에 9 峰이 나란히 솟았으니 평균 200m마다 한 봉이 솟은 샘이다. 

 

구봉산 등산로

참나무가 우점하고 있다. 구봉산은 9 峰에 인간이 태어나고, 유년, 청년, 장년을 지나 노쇄한 노년을 살다 죽으며 다시 윤회하는 과정을 불교사상에 따라 각 봉마다 이름을 지어 붙여 놓았다. 

 

곳곳에 등산로 폐쇄 팻말을 세워 이탈을 막고 있다. 이탈은 곧 낭떠러지 절벽과 맞닿는다.  

 

一峰 養以峰(양이봉)

일봉은 순식간에 올라왔다. 사각 팻말이 서 있고 양이봉이라는 설명을 해놓았다. 모체에 잉태, 양육, 태교, 태아의 형성과정을 거친다.

 

산악회 리본 향연을 뚫고지나면 이내 나타나는 

 

二峰 兒以峰(아이봉)

아이의 출생과 자라는 과정이다. 유아기 부모님의 보살핌으로 건강하게 성장하는 과정을 그렸다.  

 

3봉 이정표이다.(←법흥사주차장 2,1km ↔ 구봉산 정상 1,3km→) 제법 가파른 돌무더기 위에 큰 바위가 올라앉았다. 수령이 제법 되어 보이는 소나무가 바위와 잘 어울린다. 원래 소나무는 바위 같은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란다. 척박한 환경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참나무와 같은 나무들과 생존경쟁에서 밀려난 것들이다.  

 

三峰 長生峰(장생봉) 유년기, 청년기, 장년기를 거치며 인생의 전환기를 겪으며 삶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지혜를 터득하여 이웃과 함게 오랜 세월을 살아왔다. 3봉은 전망이 훌륭하다. 바위에 올라서면 좌, 우 전면으로 걸거침이 없다.   

 

3봉에서 백덕산 연릉(사자산, 사재산, 백덕산, 신선바위봉)이 전면으로 나타나고 

 

4봉이 하나의 완연한 산체로 우뚝 솟은 게 보인다. 

 

3봉과 4봉 사이 헬기장 조금 전에 만난 산우의 비박장소였던 모양이다. 

 

四峰 官帶峰(관대봉) 인간으로 태어나 생의 최고 가치는 벼슬을 하는 것이다. 

 

참나무 숲을 자세히 보니 신갈나무가 우점하고 있다. 원래 신갈나무는 참나무 중에서 가장 높은 산에서 자란다.   

 

5봉은 바위를 오르고 4봉보다 더한 바위산이다

 

5봉 이정표 (←법흥사주차장 2,5km ↔ 구봉산 정상 0,9km→)

 

五峰 大王峰(대왕봉) 일생의 최고의 순간은 훌륭하고 뛰어난 인물이 되는 것이다. 정상에 서는 순간 지난날을 돌아보고 미래를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5봉에서 백덕산 연릉 전망

 

법흥사 전망

 

6봉은 바위정도가 둥게둥게 쌓인 게 아니라 기암절벽 수준이다. 

 

다시 리지를 타고

 

암릉을 오르고

 

칼바위 벼랑을 기어가면

 

한바탕 올라오만큼 나무계단을 내려선다. 

 

6봉 이정표기 길목에 서 있다. (←법흥사 3,5km ↔ 법흥사 3,5km→) 구봉산 등산 중간 지점이다. 반 온 샘이다. 이정표에 표시된 구간 거리가 안 맞지만 옛날 이정표라서 그런 모양이다.   

 

六峰 觀望峰(관망봉) 지나온 세월과 남은 미래를 반추하며 삶의 무개를 내려놓고 주위를 돌아본다. 전망도 구 봉 중 제일 뛰어났다. 노송, 괴석, 고사목이 전망과 어울려 그림 같이 아름답다.  

 

6봉 괴석과 고사목

 

6봉 사자산, 법흥사, 적멸보궁, 연화봉, 병풍바위, 백덕산 연릉 전망

 

7봉 전망

 

산죽(조릿대) 벼과 조릿대속 상록 활엽 관목 식물이다, 산죽은 대나무처럼 뿌리가 옆으로 퍼지기 때문에 다른 식물들을 자라지 못하게 한다. 백두대간 종주하며 눈에 밟힌 게 산죽이었다. 오래간만에 산죽 군락지를 지나니 높은 산 험한 길을 걷는 기분이다. 

 

7봉은 너설봉이다. 바위가 침식을 받게 되면 암석의 강도에 따라 너설, 핵석 등으로 변한다.   

 

七峰 衰峰(쇠봉) 세월이 흐르면 만물은 늙고 병들어 점점 쇠약해진다. 바위도 마찬가지 돌탑을 쌓을 정도로 물러져 잔돌로 변했다.  

 

八峰 北邙峰(북망봉)이다. 7봉과 8봉은 깜짝 사이 인간이 죽어 묻히는 산이다. 늙고 뇌소하고 병들면 아차하는 순간 북방봉에 이른다. 

 

(11:40) 8봉 구봉산(901m) 정상석

 

(12:00~20) 9봉 이정표 점심

 

九峰 輪廻峰(윤회봉) 생명이 있는 것은 죽어 다시 태어난다. 선한 사람은 다시 인간으로 악한 사람은 동물로 태어난다. 환생은 죽어 50일에서 200년 사이에 일어난다는 불교의 윤회설이다. 

 

 9 봉 인증 샷

 

무명봉 이정표(←일주문 2,38km ↔ 구봉산 정상 0,62km→)에서 하산길은 막히고 등산로는 게곡을 향하여 크게 꺾인다, 꺾이면 깎은만큼 가팔라진다. 

 

너설이다.

 

리지에서 경로 단체팀과 조우했다. 그중 한 분이 혼자 왔느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하니 만약의 사고를 대비해 동행이 있어야 한다고 충고한다. 하도 많이 들은 말이라 귓전으로 흘려듣는다. 이 나이에 동행이 있을 수가 없다. 산악회에 끼어들었다가 민폐만 끼칠 거 혼자 조심해서 다니면 된다. 백두대간 우리 명산 100도 단독 종주한 경력이 있지 않은가?.   

 

구봉산 단풍

 

급경사 하강길에 원주목에 구멍을 뚫고 로프로 연결하여 미끄럼 방지

 

등산로 한가운데 떡하니 버티고 있는 노송 뿌리가 노출되어 태풍이나 습설에 쓰러지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잡목 숲길

 

개울 건너기

 

임도 ( ↑ 일주문 0,54km)

 

사자교 법흥리 버스 종점 구봉산 등산안내도 등산로 입구가 두 군데 있다. 이곳과 일주문 바로 옆이다. 지도는 일주문이고 실전은 이곳이다. 일주문 옆 등산로는 이정표만 거창하게 서 있지 길은 흐릿하다. 하산하면서 일주문 방향을 노렸지만 하산로는 자연스럽게 이곳과 연결되었다.  

 

(13:35) 법흥사 일주문을 통과하면서 법흥사 주차장을 출발하여 구봉산을 한 바퀴 완전하게 일주하게 되었다. 주차장까지 들어갈 때는 차로 갔지만 이제 걸어서 간다. 약 1km가 조금 넘는 거리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는 5대 적멸보궁 중의 한 곳 다른 사찰과 달리 근엄한 장소다. 진신사리를 모시고 산을 오르던 지장대사를 상상하며 그 길을 따라 걷는다는 기분에 가슴이 울렁거린다.           

 

 

 

 

 

 

2024년 10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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