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소문따라/제주올레

제주올레 10코스 (화순금모래해변~사계포구~송악산~모슬포)⑲

안태수 2018. 2. 28.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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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방산 자락에 그리움이 드리워질 때


하루 종일 산방산과 시름한다. 대평포구에서 박수기정에 올라 남으로 뻗은 해안선에 종을 엎어 놓은 듯한 산체 하

나가 바다를 끼고 하늘을 막고 우뚝 솟아있다. 그 자태가 얼마나 엄숙한지 숨이 막힐 지경이다. 서양식으로 돔 화

산, 우리는 종상화산이라 한다. 산방산(조면암 75만 년)은 한라산 백록담 (현무암 2,5만 년)보다 훨씬 이전에 생

겨났다. 서귀포 산방산 일대가 최초의 제주도 모습이고 그 후 80여 차례 점성이 다른 화산 폭발로 현재의 제주도

가 만들어진 것이다. 성산일출봉이 만들어진지 오천 년 밖에 안됐다면 놀랄 것이다. 산방산은 한라산의 할아비가

아니라 윤회가 사라진 영겁의 시간 차이가 난다.    



(10:30) 제주올레 10코스 화순금모래해변 출발

마침 올레 안내소에 직원이 근무하고 있어 기념사진 쉽게 찍을 수가 있었다. 바닷바람이 세게 불어 많은 질문을

할 수가 없었다. 올레는 해안선을 버리고 썩은다리 오름을 올라 화순곶자왈 지나 산방산 둘레길, 추사 유배길과

겹치면서 산방산 서북 자드락길을 따라 사계포구로 들어간다. 이 과정에 용머리해안과 산방굴사가 빠져있다. 올

레에 충실하기 위해 다른 길은 깨끗이 포기한다.      


화순금모래해변

모래는 돌이 오랜시 간 바람, 물에 의해 풍화 침식된 것을 말한다. 커다란 돌이 자갈, 모래, 흙으로 변하는 과정에

남은 한 퇴적물이다. 모래는 화강암의 잔존 물질이다. 한라산 검은 현무암 지대에 금모래의 출현은 지구의 탄생

과 한라산의 폭발 과정, 제주도의 탄생 비밀을 알아야 이해를 한다.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저 아이는 그저 모래와

바다와 친구가 좋을 뿐 내 질문에는 관심도 없다.     


썩은다리 오름 탐방로

오름, 응회암(사암층), 모래언덕, 사근(沙根)다리(봉우리), 썩은다리로 표기하는 과정에 엉뚱한 오해를 불식 시켜

주시기 바란다.


하순항 전경 (썩은다리 오름)


소금막코지, 용머리 해안, 산방산 조망 (썩은다리 오름)


화순곶자왈 탐방로

화순중앙로를 횡단하여 곶자왈로 돌입한다. 곶자왈은 '곶(나무 숲)'과 '자왈(자갈)'이 혼재된 한라산의 원시림 지

대를 말하며 제주도의 녹색지역을 이루고 있다.     

와이-리조트


(11:05) 화순곶자왈 산방로 횡단

감귤농장 입구 비닐하우스에 주인 없고 감귤만 박스에 담겨 넣다가 만 상자도 있다. 주먹만 한 거 한 개 슬쩍하여

맛을 본다. 처가가 우보에 과수원을 해서 금방 딴 과일의 맛을 잘 알고 있다. 한 입 물면 풋풋한 풀 냄새, 향긋한

향기, 상큼한 신맛, 입안 가득 넘치는 과즙, 감귤도 마찬가지였다. 서귀포 중산간은 감귤밭이 많다. 나무에서 떨어

진 거, 길에 흘린 거 주서 먹으며 올레는 지루하지 않다.       


산방산 북사면 산기슭 화순곶자왈


산방산 기암괴석


추사유배길 (3코스 사색의 길) 제주올레 10코스와 겹치는 구간이다.

무슨무슨 길도 많다. 제주천주교순례길, 제주불교성지순례, 추사유배길, 지질트레일, 산방산둘레길, 올레, 제주

환상 자전거길, 한라산둘레길, 거기다가 도로명 주소까지 합쳐 길이란 온통 무슨 길로만 보이는 착각을 일으킨다.

지명으로 한 번 등재되면 지우기는 쉽지 않을 텐데 새로 작명하는 일은 심사숙고해주면 좋겠다.  


태고종 영산암 산방산 둘레길

영산암에서 산방산(395m) 등산로가 있다. 2021년 12월 31일까지 훼손 방지 목적으로 입산 급지 조치가 내려진

상태이다. 멀리서 봐도 바위가 부실하다. 세월이 갈수록 더 심해질 것인데 이러다가 영구히 막히는 게 아닌가 걱

정이 된다. 지정된 탐방로 구축과 입산 인원 통제 등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바란다.   


대웅전


단산(비굼지오름)

비굼지는 제주도 말로 '박쥐' 산 모양이 박쥐를 닮았다고 하는데 내 눈에는 들판이 바다 쌍돗을 단 배로 보인다.   

산방산 남사면 암벽 하단부에 너덜이 쌓여있다. 제법 큰 돌은 산 아래까지 굴러 내려와 여기저기 바닥에 뒹군다.

풍화작용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펜션 벽화는 '행복의 눈물' '차 안에서' 로리 리히텐슈타인(미국)의 작품 흉내 그리기.


팽나무


산방산로 따라 사계포구로 진행


장엄한 산방산 자태

멀리서 보면 산괴가 거대한 하나의 바위처럼 보였으나 마그마가 지표로 융기한 것이 아니고 점성이 강한 안산암

조면암질이 화산 폭발에 의해 급하게 식은 것이다. 산방산을 바닷가로 접한 면만 제외하고 한 바퀴 돈 셈이다. 벌

판에 종을 엎어 놓은 듯한 모습은 어디서 보나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12:20) 사계포구 도착

강 선생이 12시에 사계포구에 도착해서 내가 어디쯤 오고 있는지 확인 전화를 걸어왔다. 그때 사계북로 펜션단지

를 막 빠져나오고 있는 중이었고 빤히 보이는 포구를 마을을 지나면서 많이 두르게 되었다. 그 사이 길이 어긋났

나 강 선생이 여러 차례 전화를 해 왔다. 

 



제주 제1의다금바리 전문점



다금바리 백탕(지리)으로 점심

한 선생도 와 있다. 제주도 보통사람이 먹는 음식을 대접받았다. 나는 음식에 대한 편견은 없다. 잡식성에 가까워

한식, 양식, 일식, 중국식 가리지 않는다. 미식가 축에는 어림도 없다. 음식을 맛으로 먹지 않고 삶의 수단으로 먹

기 때문이다. 한 끼 먹으면 그만인 것을 음식 가지고 별나게 구는 것을 보면 못 마땅하다. 어류 서식지가 북으로

이동하여 다금바리가 울릉도에서 잡힌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다금바리가 생물이 아니고 냉동이다.

       

(12:35) 사계포구 출발

사계리에서 모슬포항까지 한 선생이 앞장을 서고 강 선생은 차를 모슬포에 갔다 놓고 거꾸로 걸어와 만나는 곳에

서 셋이 걷기로 한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 선

진작 설명이 필요한 곳에는 설명이 없고 길을 알리는 동판만 돌 위에 덩그러니 얹혀 있다. 혹자는 제주올레 중에

서 10코스가 가장 빼어난다고 말한다. 화순 금모래해변, 썩은다리오름, 산방산, 용머리해변, 발자국화석 발견지,

형제섬, 일제 진지동굴, 송악산 지질트레일, 모슬포 들판, 마라도, 가파도 주옥같은 명승지가 한 줄로 늘어서 있

다. 사계포구에서 송악산 입구까지 약 4km는 강변 둔치 같은 해변도로(형제도로)이다. 모래사장을 걷는 사람, 인

도를 걷는 사람, 한가한 차도, 차들도 주위 풍경에 빠져 느릿느릿 달린다.

화산재 퇴적암 (응회암, 사암)


형제섬


제주 사람발자국과 동물발자국 화석산지 (천연기념물 제464호)

약 1만 5천 년 전에 생긴 사람 (500여 개소), 동물, 새, 우제류(사슴, 노루), 발자국, 화석이 100여 개소 발견,

발자국 화석이 어떻게 남았을까? 바닷가 진흙(뻘) 바닥 발자국 흔적이 일부 남아 굳어진 상태에서 퇴적물이 쌓였

다가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침식작용에 의해 지표로 드러난 것이다.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사람발자국화석 발견지.

        

산방산 배경 '요산의 하루'


한 선생


상모리 검은 현무암 해변



송악산(절울이오름 104m)

소나무가 울창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또 99개의 작은 봉우리(오름)가 물결치는 모습과 같다 하여 절(물결)울(울

음)이오름이라고도 한다. 제일 높은 봉우리가 해발 104m이다. 송악산은 현재 지정 둘레길을 제외하곤 2,020년

까지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일제 진지동굴

송악산은 일본제국이 일으킨 태평양전쟁(세계2차대전)의 패전 직전 본토를 사수하는 마지막 보루로 결사항전

의 장소로 정하여 군수물자와 병력을 집중시키던 곳이다. 해안인공동굴, 비행장, 격납고, 지하땅굴, 진지동굴,

사포진지 등 군사시설이 아직도 남아 있다.    


(14:25) 대정읍 상모리 송악산 둘레길


마라도 가파도 정기여객선


산방산(山房山)

단산, 군산, 한라산, 송악산, 형제섬, 가파도, 마라도. 남태평양 조망 이런 명승지를 거느리고 있다면 천하의 명당,

명승지가 아닌가?  


송악산 둘레길

둘레길은 해안단구가 시작에서 끝날 때까지 절벽을 따라 데크로드가 설치되어 있다.    


가파도 마라도 전망


송악산 절울이오름 99 봉우리는 마치 고분 봉분처럼 누런 억새밭에 잔디를 입고 정연하게 남태평양을 바라보고

있다.


여러 지층으로 형성된 송악산 수 차례 화산과 지각이 요동친 흔적이 역력하다.


강아지바위


상모리해변 지질 학습장



전망대에서 남태평양을 배경으로


제주도 최남단 모슬포 하모리


송악산 정상 모습


송악산 해송 산림욕장



(15:15) 송악산 둘레길 약 3km를 한 바퀴 돌아 다시 제자리로 왔다.  

동알오름

그동안 제주 드나들면서 알게 모르게 거쳐간 오름도 꽤나 많다. 368개 오름 중에서 10% 정도는 답사를 마친 것

같은데 언제 한 번 세어봐야겠다. 사진도 있고, 어디 있는 줄 알고, 가는 길도 다 안다. 이러다가 제주 오름 답방에

도전장을 내밀지 누가 알겠나? 


섯알오름 일제 고사포 진지


강 선생이 모슬포 하모에 차를 두고 거꾸로 이곳까지 와서 다시 만났다. 지금부터는 강 선생이 앞장을 선다. 

분 작년에 올레를 마쳤고 제주 오름 368개는 벌써 완답했다. 현재 진행 중인 것은 우리 명산 100 도전이다. 지

까지 90% 답사를 마쳐 올해 안으로 완등 할 것 같다. 제주도에서 뭍으로 나오기엔 예나 지금이나 힘들고 부담스

러울 텐데 산을 좋아하는 일념으로 참고 잘 버텨냈다.    


제주 4.3사건 희생자 추모지 (모슬포 지역)

곤을동 제주 4.3 유적지, 조천 북촌리 너븐숭이 4.3기념관,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 섯알오름 예비검속

희생자 추모비, 백조일손지묘' 지금가지 내가 만나본 제주 4.3 유적지이다.


알뜨르비행장 일제 전적지 안내판

비행장, 격납고, 아카돔보, 진지동굴, 고사포진지, 탄약고 등 군사시설  


알뜨르비행장 격납고


무우밭 통과

알뜨르비행장 주변으로 넓은 채소밭이 펼쳐있다. 눈에 띄는 작물로는 배추, 무우, 감자 등 다양하다. 제주 제2

공항이 2025년까지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 건설 예정이다. 문외한이 보기에도 모슬포 알뜨르비행장 지역이 더

적합한 것 같은데 배제(군사보호구역)된 이유가 궁금하다.   


하모항 전경


하모로 횡단 마을로 진입


운진항 가파도 마라도 여객선 터미널


대정중학교


(16:30) 제주올레 10코스 종점 모슬포 올레 안내소

셋이서 인증 사진 찍고 걷기를 끝낸다. 길 건너 카페에서 요산이 커피를 쌌다. 달콤한 치즈케이크 한 조각과 아메

리카노는 피로회복제나 마찬가지다. 나는 하모에서 자고 다음날 바로 출발할 작정이었는데 제주로 가 전통 고

국수 먹고 거기서 자고 아침에 다시 와도 차질이 없다며 "제주도 오시면 저희들 따라야 합니다'라고 옴짝 달삭

못하게 옭아맨다. 삼성혈과 민속자연사박물관이 있는 일도2동 국수거리에서 고기국수로 저녁 먹고 시외버스터미

널로 이동하여 인근 호텔에 투숙한다. 강 선생이 기사 노릇 하느라고 고생했다.   






                                                       2018년 1월 31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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