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소문따라/제주올레

제주올레 11코스 (모슬포~신평~무릉 곶자왈)⑳

안태수 2018. 3. 6.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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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 신평, 무릉 중산간 곶자왈 숲길


지금 5일째 제주올레를 걷고 있는 중이다. 어제는 산악 날씨가 잠시 짠한 틈을 이용해 한라산 성판악~관음사 코

스를 환상적으로 돌고 왔다. 제주도는 근래에 보기 드문 추위라고 난리지만 해만 뜨면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가 뭍

에 사는 우리에겐 피한지로 그저 그만이다. 말년에 손발 차고 등 시려지면 서귀포 남녘에 방 한 칸 구해 여생을 보

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지금 중국이 자국민의 한국 관광을 통제하고 있을 때 부동산을 거래할 적기라고 한다.

     


(10:00) 하모체육공원 제주올레 11코스 출발지

8시 20분에 모슬포 운진항 가는 250-3번 버스를 탔다. 제주 서해안 중산간지대를 지나는 1136번 도로를 달리

며 인근 마을 다 들렸다 나오는 일반버스이다. 덕분에 중산간 마을 구석구석 구경하고 1시간 15분이 걸려 대정

하모체육공원에 내렸다. 그저께 눈여겨봐 둔 '가마솥'에서 돼지국밥으로 아침을 먹고 올레 안내소를 방문하여 숙

박과 식당에 관한 몇 가지 질문하고 기념사진도 부탁했다.   


하모리 최남단해안로

점심과 저녁 그리고 숙박처를 미리 알기 위한 올레 안내소와의 대화는 정보는커녕 상호를 구체적으로 거명할 수

없다는 속상할 말만 들었다. 12코스 말미에 있는 고산이 제일 큰 마을이라고 하며 그곳에 가면 원하는 것을 다 해

결할 수 있다고 한다. 목적지를 고산으로 정하고 길을 떠난다.  


해변으로 안내하는 제주올레 이정표


모슬포항


해안로 진입


모슬포항 전경

동일리 포구까지 약 1km 해변을 짧게 걷다가 바닷길을 버리고 중산간 내륙으로 들어간다. 알뜨르 평원에서 산방

산 다음으로 시야에서 사라지지 않는 오름, 모슬봉 정상에는 군 시설물이 자리 잡고 있다. 전략요충지임을 무뢰한

도 금방 안다. 일제가 알뜨르 비행장을 사수하기 위해 각종 군사시설을 갖추고 격전에 대비했다고 한다. 지금도

우리 군이 이곳을 지키고 있다.     


동일하모로 횡단

마늘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가면서 모슬봉만 쳐다보고 가다가 잠시 올레를 이탈했다.


대정청소년수련관을 우측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쪽 바로 난 길로 직진해버렸다. 올레 시그널이 어디서 사라진

지 잠깐 사이에 놓여버렸다.    


우리들 마트 사유지 뒷문으로 들어가 1132번 일주서로를 건너 모슬봉 입구를 찾았다.


대정여자고등학교 담을 끼고 오르막 길을 따라 모슬봉으로 올라간다.


'암반수 마농마을'

얼핏 생각나는 것은 프랑스 소설에 나오는 여주인공 이름이다. 모슬포가 프랑스 남부지방 풍광을 연상케 해서 같

다 붙인 지명인가 하고 넘겨짚었는데 '마농'은 제주 방언으로 '마늘'을 가리키고 지하 암반수로 마늘 농사를 짓는

마을이다. 참고로 제주도 마늘 농사는 전국의 10% 차지하고 대정 마농마을이 제주도의 60%를 경작한다.    


(11:10) 모슬봉 둘레길 입구      


모슬봉 제주올레 스탬프 찍는 곳


모슬봉(모슬개오름)


대정 공동묘지

숲길을 따라 반대편으로 내려온다. 산등성이는 묘지가 지천으로 널려있다. 공동묘지 구역인 모양이다. 올레가 제

주 토속 산담을 소개하는 코스 인가해서 관심을 가졌는데 웬 걸 공동묘지가, 으스스한 기운이 감돈다. 신평, 무릉

곶자왈을 가려며는 어쩔 수 없이 지나야 하는 코스이지만 피해 갈 방법은 없었는지.       


한라산 백록담과 영실, 오백나한 병풍바위 조망


(11:35) 공동묘지 구역을 벗어나 일주서로 따라 신평리로 진행한다.


천주교 대정 성지 0.9km 전방


감자밭


제주올레 거리 표지판


천주교 대정 성지

정난주는 다산 정약용 조카로 다산의 큰형 정약현의 딸이며 황사영의 처다. 정난주는 남편 황사영 백서사건에 연

좌되어 제주도로 유배되어 37년 간 유배생활 끝에 1838년(66세) 죽는다. 정난주 무덤은 1977년 순교자 묘역,

1994년 천주교 성지로 조성되었다.


정난주마리아 지묘


천주교 대정 성지에서 모슬봉 조망


천주교 대정 성지를 나와 추사로 따라 신평리를 향해 걷는다.

추사 김정희는 가사(家事)에 휘말려 대정에서 9년간 유배생활을 했다. 추사의 유배형은 '위리안치' 탱자나무 울타

리(귤중옥)를 치고 갇혀 지내는 형벌이었다. 대정은 한도가 그려지고 추사체가 완성된 명승지이다.  


(12:35) 신풍곶자왈 입구

대정 공동묘지를 빠져나와 신작로를 따라 1 시간 가량 이동해서 도착했다. 아스팔트 길을 걸으면 지면에 닿는 발

바닥 형태가 발목관절과 발바닥에 일정한 충격을 계속 가하기 때문에 발이 빨리 피로해진다.    


신풍곶자왈

곶자왈은 제주도 한라산 기슭 중산간 지역에 널려 있는 원시림 지대를 말한다. 점성이 높은 용암이 흐르다가 굳어

암반(물결무늬)이나 크고 작은 돌이 퉁불퉁한 지형을 이루고 있다. 나무, 덩굴, 고사리 같은 양치식물이

빽하게 자라 마치 정글 같다. 신풍 곶자왈과 무릉 곶자왈은 같은 지역인데 행정구역상 나누어져 잇다 약 1시간

량 각종 숲을 지난다.  


다양한 식생

제주올레 중에서 곶자왈 구간이 안전에 취약한 것 같다. 각종 사고가 예견되는 곳으로 혼자 걷는 올레꾼 특히 여

자는 그룹을 지어 걷기 바란다. 길을 잃어버릴 염려는 없지만 위급한 상황에 도움을 요청할 마땅한 수단이 가까이

없다. 장시간 숲에 머물게 되어 불안과 공포에 젖한다.   


잘 다듬어진 탐방로


새 왓

지붕을 이는 풀(새)이 자라는 곳(왓)


정개밭

정씨라는 사람이 곶자왈에 들어와 살았다고 하며 그의 묘가 있는 자리이다.


참가시나무

탱자나무, 개복숭아, 벚나무 등 서식지로 3~4월 꽃이 피면 무릉도원 


성제숯굿터

형제가 숯을 만들던 가마가 있던 자리


아름다운 숲길



제주 무릉곶자왈 숲길

2008년 제9회 전국 아름다운 숲길 대회 '공존상' 수상 숲길

 

물결무늬 암반 (빌레질)


정자


(13:30) '요산의 하루' 점심시간

중간에 때가 되면 아무데서나 밥 먹으면 되지 하고 점심을 준비하지 않았다. 마늘밭, 공동묘지, 귤밭, 신작로, 곶

자왈을 지나면서 식당은커녕 집들도 울타리에 갇혀 길을 물을 만한 데가 없다, 길에서 주운 귤 하나, 비스킷, 초콜

릿, 따뜻한 차로 때를 넘긴다.       


무릉도원 탐방로 안내도


무릉곶자왈 현순녀 할망집(민박)


팽나무


(13:55) 무릉곶자왈 탈출

곶자왈을 지나오면서 제주의 속살을 본다. 용암이 흐른 자국 위로 토양이 쌓이고 각종 식물이 자라는 모습 그게

몇 십만 년이 지난 일이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인간이 잠시 그 겉모습에 손을 댄들 잠시 호작질일 , 용암이

다시 솟구치면 새로운 창조가 시작된다. 찰나로 살다가는 인간 우주의 신비에 경건한 마음을 갖고 살자.       


구남물 (연못)

제주도에는 지질 특성상 웬 연못이 수구가 분명치 않은 것을 보니 지하수인가 보다. 이곳 무릉리도 암반수에서

올린 물로 마늘농사를 짓는다고 한다.  


무릉리 인향동마을회관


인향동 버스정류장


무릉오거리(중산간서로)


(14:15) 중산간서로 무릉외갓집 제주올레 11코스 종착지

무릉외갓집은 인터넷으로 제주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는 제주올레 협력회사이다. 문이 굳게 닫혀 인증사진만 찍고

돌아선다. 당초 무릉리에서 일정을 마무리려고 했지만 잠 잘 곳과 음식점이 없어 12코스로 더 진행한다. 다음

신도리는 포구가 있는 마을로 숙, 식이 다 해결될 것으로 믿고 부지런히 걷는다.      

 







                                                        2018년 2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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