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소문따라/제주올레

제주올레 12코스 (무릉리~신도리~수월봉~당산봉~차귀도~용수리)㉑

안태수 2018. 3. 13.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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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월봉 해안단구 화산층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아침에 출발할 때 내 뒤를 쫓아오든 사람이 올레꾼인지 노을 해변로를 횡단하면서 알아차렸다. 속도를 늦추어

행할까 하다가 추월당하면 그때 하기로 마음을 먹한 번씩 뒤돌아보면 똑같은 보행 형태로 내가 지나온

온다. 모슬봉 숲길에 들어서면서 산등성이가 구불구불지고 나무에 가려 놓치고 말았다. 대정 공동묘

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모슬봉 정상에 도착해서 한참 동안 찾았는데도 보이질 않는다. 두 번째 만난 사람은

대정 천주교 성지로 가는 추사로에서 나와 반대로 혼자 걷는 여인이었다. 복장을 잘 갖추고 씩씩하게 걷는 모습

에 전문가임을 알아본다. 잠시 세워 몇 마디 물어본다. 대정읍에서 자고 무릉외갓집까지는 택시로 이동하여

화순항까지 간다고 한다. 세 번째 만난 사람은 남자 하나에 여자 둘 앞서가는 사람이다. 신평곶자왈 입구에서

따라잡아 추월다.  제주 전통 국숫집이 가까이 있어 점심 먹고 간다며 같이 갈 거냐고 묻는다. 꿩메밀국수,

돼지고기국수는 절대 사양이다. 오늘 길에서 만나 사람은 이게 전부다.                   


(14:15) 제주올레 12코스 무릉리외갓집 출발지점

2013년 영농조합법인으로 새롭게 출범한 무릉외갓집은 한라봉, 마늘, 양파, 브로콜리, 보리쌀, 감자, 좁쌀, 콜라

비, 된장, 간장, 고사리 등을 판매하고 있는데, 수익금의 일부는 마을에 환원된다고 한다. 문 대통령이 다녀 갈 정

도라면 어느 정도 규모가 예상되는데 소문과 달리 한눈에 알아볼 수 없었다. 외진 곳 대로변(중산간서로)에 창

같은 건물 주차장도 없이 기본 인프라라도 갖췄으면 좋겠다. 제주올레가 걷는 사람이 귀한 것처럼 다들 초심

으로 돌아가 분발하기 바란다.  


무릉리 '무릉도원 보리수그늘집' (카페&쉼터)

무릉외갓집을 뒤로하고 마을로 들어갔다. 입구에 그늘집이라는 곳이 있어  먹을 거라도 파는지 기웃거려봤지만

인기척도 없다. 온갖 잡동사니로 집을 꾸며놓아 눈에 잘 띄는 대신 귀신 나올까 봐 겁난다.   


채소밭


마농 경작지

더 넓은 평야 제주도 농촌이 잘 사는 이유가 한 눈에 보인다.


대정읍 무릉리 태양광발전소

요즘 각광을 받고 있는 태양광발전단지로 농지 소유자가 농작물 대신 전기를 생산하여 한전에 납품햐는 형식의

새로운 농가 수익상품이다. 태양열 주택은 그런대로 봐주겠는데 태양광발전소가 이곳 들판을 다 잠식한다면 얼

나 끔찍한 일일까?    


제주올레 리본

바람이 얼마나 세게 부는지...


(15:25) 신도리 녹남봉 입구

무릉리를 지나 신도리 입구 녹남봉까지 약 1시간가량 들판을 지나왔다. 제주도 서남부 낮은 중산간 지대에 펼쳐

진 들판은 제주 최대의 농경지로 농산물 생산의 중심지이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각종 농산물을 무릉외갓집 같

인터넷 쇼핑몰을 통하여 전국으로 판매하여 많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녹남봉 탐방로


간세


녹남봉 정상에서 휴식


신도1리


'공깃밥' 게스트하우스


‘산경도예’는 신도초등학교 폐교 건물에 들어선 도자기 체험 문화공간이다.

김경우 산경도예 대표 부부는 계룡산에 있는 도예촌에서의 생활을 접고 2001년 이곳에 터를 잡아 도자기 작업

공간, 체험 및 작품 판매장이다.


신도리 고인옥 할망 민박


1132번 일주서로 횡단


끝없이 펼쳐지는 마농단지


고인돌 유적지


(16:20) 신도2리 노을해안로 진입

도구리알 해안


'하멜일행 난파희생사 위령비'

1653년 7월 30일 대만을 떠나 일본 나가사키로 가던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소속 '스페르베르호'가 항해 도중

풍을 만나 표류하던 중 8월 16일 대정읍 신도리 해안에서 암초에 부딪쳐 난파되어 하멜을 포함한 승무원 64명

중 28명이 사망한 사고이다. 2017년 8월 신도 2리 마을회, 향민회, 네덜란드를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 해양탐험

문화연구소 부설 하멜 기념사업회가 뜻을 같이하여 희생자 28명의 영혼들을 위로하고자 건립했다.


리썸 카페&펜션


무우밭


한경면 고산리 한장동 마을회관


(17:20) 한장동 카페 '서쪽하늘'

제주올레 11코스(17.8km)를 출발하여 12코스 종착지 용수리(17.1km)까지 가는 도중 날이 어두워 한장동 마

회관 (11km 지점)에서 걷기를 마친다. 하루 종일 먹은 것도 없이 물만 마셨다. 걷기에 정신 팔리다 보면 배

고픈줄도 모른다. 요즘 믹스커피 대신 국산차를 보온병에 담고 다닌다. 입에 따뜻한 맛을 강하게 전해 오는 데는

국산차가 훨씬 효과적이다. 커피는 식으면서 텁텁한 맛을 남겨 맹물로 입을 가셔야 할 지경 차라리 처음부터 국

산차로 마시는 것이 훨씬 좋다. 길을 묻는 대가로 바리스타가 직접 제조한 아메리카노 (6,000원) 주문, 50년 가

까이 별의별 커피를 다 마시고 살아온 사람에겐 아무런 감동을 주지 못했다.      


(07:30) 섬풍경리조트

카페의 도움으로 택시를 불렀다. 이곳 한장동에서 숙식을 동시에 해결할 만한 장소가 없어 이웃 고산으로 나가

할 처지이다. 택시가 도착하고 목적지를 기사한테 일임한다. 식사와 숙박 (모텔, 펜션)을 해결할 수 있는 장소

갑시다. 불편한 기사를 만났다. 손님의 차림새만 보고도 감 잡고 안내하면 될 텐데 여기는 모텔은 없고 게스

트하우스나 민박은 식사가 안 되고 펜션을 값이 비싸니 나보고 결정하라고 재촉한다. 혹 때려고 하다가 붙인 격

이다. 제일 가까운 펜션으로 갑시다 해서 도착한 곳이다. 숙박비 50,000원, 펜션 뒷길로 차귀포구까지 약 200m

걸어 가서 우럭매운탕 (10,000원)으로 만찬 펜션 관리인이 알려준 데로다.         


(08:00) 한장동 카페 '서쪽하늘'

같은 길을 오가는데 어제저녁 택시비는 6,000원이고 오늘 아침 택시비는 5,000원이다. 잔머리 굴리는 사람은

어디에고 있는 법, 저주를 받고 살면 나쁜 업을 짓는다고 깨달았으면 좋겠다. 바람이 강하게 분다. 문은 꽁꽁 닫혀

있다. 텅 빈 사진만 한 장 담고 수월봉으로 진행한다.     


수월봉(녹고물오름)

제주 체류 일주일 내내 날씨가 좋으란 법은 없다. 다행히 예년보다 기온이 내려갔지만 견디기엔 아무련 문제가 없

었다. 오늘은 하늘이 잔뜩 짓 푸린 가운데 바람도 세차게 분다. 금방 눈이라도 올 것 같은데 서귀포는 눈이 쌓이는

꼴을 못 본다고 한다. 은근히 눈을 기대하며 노을 해안로를 횡단하여 수월봉을 오른다.


수월봉 탐방로


수월봉 고산 기상대


팔각정 전망대 (바람의 언덕)


차귀도 전망


한 무리 오름 답사팀과 합류


수월봉 제주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엉앙길(수월봉 지질트레일) 입구


제주 수월봉 화산쇄설층 (천연기념물 제513호)

수월봉은 수성화산이다. 해안 절벽을 따라 노출된 화산 쇄설층은 그 구조가 다양하게 펼쳐져 있다. 화쇄난류의

독특한 흐름과 화산탄과 탄낭 등은 격렬했던 화산 활동의 기록으로 화산 교재에 실릴큼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화산층


화산탄과 탄낭


일제 진지동굴


엉알(절벽 아래 바닷길)해변 수월봉 방면 


엉알로

수월봉 엉알 입구에서 차귀포구까지 엉알로 약 1.5km는 휠체어도 다닐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바다와 바짝 붙어

파도가 세게 치면 흰 포말이 길 까지 날라든다.    


차귀도천연보호구역 (천연기념물 제422호)

차귀도는 죽도, 와도, 두 개의 섬으로 이루워진 무인도이다. 아열대성 식생지대로 해산생물, 해면동물, 육상생물

등 학술적으로 가치 있는 생물이 서식하고 일몰과 낚시터로도 유명하다. 섬을 한 바퀴 도는데 약 1시간 정도가

린다.


차귀포구


차귀포구 마을 풍경


(09:15) 당산봉 입구


당산봉 탐방로


당산봉과 당산알오름


제주 고산리 선사유적지


차귀포구 전경


'요산의 하루'


차귀도 파노라마 사진

수월봉 정상 바람의 언덕에서 제주도 바람 톡톡히 맛을 보고 고개 숙여 한 걸음에 내려와 엉알해변 엉앙길 걸으

해안 단애에 형성된 화산층을 바라보며 격렬했던 화산활동을 상상한다. 바람 따라 파도도 거칠게 일어나 하

품이 길 위로 튀어 오른다. 손에 잡힐 듯 가까우면서 멀게 느껴지는 차귀도는 무인도라서 그런가 갈매기 떼

인가?  갑자기 푸른 바닷물이 녹색으로 변해 신비감마저 더한다. 차귀포구 돌아 당산봉 입구를 지나 바다로

절벽에 다 달으면 해안은 벼랑(기정)길로 당산봉을 기점으로 서서히 낮아지면서 용수포구로 이어진다. 수월

봉, 사유적지, 차귀도, 차귀포구, 용수포구, 갈매기까지 떼를 지어 날아 환상적인 파노라마 장면 연출이다.    


차귀포구와 차귀도


차귀도


차귀도


생이기정(절벽)길     

 

용수포구까지 1.5km 남음


차귀도 방면


용수포구 방면


한경해안로 따라 용수포구로


용수포구 도착 


용수성지 聖 김대건 신부 표착지 기념관

김대건 신부(1822~1846) 1845년 8월 17일 중국 상해에서 사제 서품을 받은 후 같은 해 8월 31일 라파엘호를

타고 상해를 출발, 조선으로 오던던 중 태풍을 만나 28일간의 표류 끝에 이곳 용수리 해안에 도착했다. 그리고 제

주에서 한국 최초의 신부에 의해 미사가 이루어진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성지로 조성하였다.


성당


(10:00) 제주올레 12코스 용수포구 종착지

오늘 저녁 8시 30분 비행기로 서울로 돌아간다. 어제 올레 11코스와 12코스 3/2를 걸은 게 오늘 일정을 넉넉하

게 한다. 10시 30분 강 선생이 픽업을 나왔다, 눈바람이 휘날리는 해안도로를 따라 차로 나머지 올레 구간 협재,

한림, 곽지, 애월, 용담포구까지 예습을 시켜준다. 12시 한 선생과 합류하여 동문시장 회센터 단골집에서 쫑파티

겸 점심식사를 했다. 방어 한 마리(80,000원), 푸짐한 찌게다시, 소주, 맥주를 곁들여 정담을 나누었다. 두 분께

감사의 인사로 요산이 결재했다. 작별 인사를 나누고 용두동 해수사우나에서 여독을 풀고 공항으로 나갔다. 마

6시 비행기가 한 좌석을 남겨둔 체 체크아웃 직전이었다. 예약 취소 위약금으로 10,000원 부담하고 제일 앞

자리를 차지하고 돌아왔다.              






                                                        2018년 2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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