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 조선일보 선정 산/서울대공원, 청광종주

과천 청계산 서울대공원역~응봉~석기봉~망경대~매봉~옥녀봉 일주

안태수 2023. 2. 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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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문, 향, 제물도 없이 홀로 지내는 종산제

 

매년 12월 마지막 산행하는 산에서 종산제를 지낸다. 언제나 홀로 등산을 하기 때문에 종산제도 혼자 지낸다. 그 산에서 가장 영험하다고 생각되는 곳에 자리 잡아 점심시간이면 밥을 차리고 쉬어가는 시간이면 커피와 과일과 간식을 꺼내놓고 산신령과 대화를 나눈다. 특별히 향도 없고 축문도 없이 속으로 읊조린다. 천지 만산 산신이여 지금까지 보살핌 덕분에 전국의 산을 아무 탈 없이 건강하게 산행을 했습니다. 앞으로도 산신님의 이름을 빌어 산에서 부끄러운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며 산에서 건강하게 살다가 생을 마감할 것을 간절히 바랍니다. 거두어 주십시오.       

 

(08:50) 과천 서울대공원역

올해 최고로 추운 날이다. 현재 일기예보는 영하 13도 체감온도는 이보다 더하다. 바람이 약해서 보온만 잘하면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영하 20도에 견디는 패딩 재킷, 바지, 방한모, 글로버로 무장하여 추위와 맞섰다. 지하철 출구를 빠져나와 대공원 광장과 마주 서니 찬바람이 간담을 서늘케 하고 역광에 눈이 부셨다. 

   

동물원 둘레길 기점 첫 이정표 대공원역(0,25km) 과천역(0,7km) 과천매봉(2,9km)

원정 산행이 없는 주말은 관악산과 청계산을 격주로 오른다. 셀 수 없이 많이 올라 로봇처럼 조금도 망설임이 없다, 대공원 외곽 진입로를 시작으로 과천에서 오는 길과 만나 주차장이 끝나는 지점에서 동물원 둘레길과 접속한다. 이곳에 일반차량을 검색하는 차단기가 놓여있다. 

 

동물원 둘레길 시작 지점에서 청계산 등산로는 오른쪽으로 꺾이고 모서리에 서울대공원 야구장이 크게 자리 잡고 있다. 

 

등산화를 조이며 아이젠을 신고 스틱을 조립하여 계단을 오르며 등산이 시작된다. 청계산은 안부에서 봉우리마다 계단이 놓여있는데 이루 셀 수가 없이 많다. 처음에는 계단이 놓이는 것에 불평을 했는데 어느새 계단과 친해져 오르내리는 노하우까지 생겼다. 앞발로 끌어올리는 게 아니라 뒷발로 밀어 올리는 주법으로 올라가며 쉴 때는 뒷다리 뼈로 서있는 느낌으로 쉰다.     

 

첫 번째 계단을 다 오르게 되면 과천매봉 주능선에 진입하게 된다. 응봉까지 가는 등산로 중에 3분의 2가 평지와 내리막으로 구성되어 있어 힘들지 않다 중간에 긴 계단로인 소위 응봉 깔딱 고개 정도이다. 숲은 참나무가 대세이며 참나무 6형제가 골고루 섞여 자라고 있다. 참나무 공부는 여기서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계단공사 현장이다. 통나무를 걷어내고 침목으로 깐다. 눈썰미가 없는 사람은 다음에 이곳에서 당황하게 될 것이다.  

 

과천매봉 직전 계단

 

(10:20) 과천매봉(369,3m) 도착이다. 날씨가 춥다 보니 정상이 한가하다, 

 

과천매봉 정상석과 기념촬영

 

과천 도심과 관악산 전망

청계산 주능선과 이수봉 전망

 

청계산 응봉 이정표 망경대 (3,6km), 정부종합청사(2,9km)

 

청계산 응봉에서 청계사 고개까지 약 2km 청계산 주릉과 잇는 능선이다. 이 능선은 동서로 뻗어 북쪽사면은 대공원 동물원이고 남쪽사면은 의왕시이다.  아무리 추운 날씨도 이 능선에만 진입하면 남향집 같이 따뜻하다. 개인적으로 명당이라 생각하고 있다.  의왕대간 안내판 위치에서 길 주의를 해야 한다. 무심코 직진하면 의왕으로 빠지고 좌측 능선으로 올라야 된다. 

 

헬기장

 

청계사 갈림길

 

양지바른 등산로

 

기도바위

 

소나무 군락지

 

청계사 삼거리 청계사(0,45km)→

 

석기봉, 망경대 전망 명소이다. 

 

석기봉과 망경대 전망

 

전망대에서 과천, 안양, 군포의 산 전망

 

이수봉 갈림길(구 절고개 삼거리)이다. 청계산 매봉, 과천응봉, 옛골 이수봉을 연결하는 중심이다. 원터에서, 옛골에서, 대공원역을 연결하는 종주 코스와 양재 화물터미널을 출발하여 광교산 경기대 후문을 잇는 약 25km 청광종주의 이수봉 길목이기도 하다. 주말이면 포장마차까지 등장하여 성시를 이룬다.  

 

다목적 광장이다. 산 꼭대기 망경대에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어 헬기장으로 이용되기도 하고 차도가 연결되어 군 작전차량이 진입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한 번도 본 적은 없다. 산악회 팀들이 점심 쉼터로 많이 이용하고 있다.   

 

석기봉(595m)과 망경대를 가운데 두고 서쪽사면 험한 길과 동쪽사면 편안한 길로 나누어지는 분기점이다, 휀스 안에는 강우측량소가 있다. 오늘은 눈이 많이 쌓여 편안한 길을 선택한다.  

 

망경대 편안한 길 군사도로 이용

 

청계산 조망대 쉼터이다. 청계산 동남 방향으로 성남시, 판교, 분당 일원이 나지막하게 전망된다. 

 

망경대(615m) 군사보호구역 휀스 따라 등산로

 

혈읍재

조선 전기 사림파 성리학자 일두 정여창(鄭女昌 1450~1504)이 무오사화에 연루되어 함경도 종성으로 유배되기 전 청계산 석기봉 아래 마왕굴(금정수)에 숨어 살면서 피눈물을 흘리며 넘나들든 고개라 한다.   

 

청계산 매봉 근처에 서식하는 산고양이

 

청계산 매봉(582m)이다. 군사보호구역으로 묶여있는 망경대 대신 주봉 노릇을 하고 있다. 전망은 과천 관악산 쪽으로 트이고 반대편 서초, 성남 방면 조망은 100m 아래쪽 매바위가 대신한다.  

 

매바위

 

매바위 전망 송파, 상남, 판교, 분당 일원 전망

 

특전사충혼비

1982년 6월 1일 특전단 용사 낙하 훈련차 수송기로 이동 중 기상 악화로 청계산 상공에서 비행기 추락 장교 포함 탑승자 전원(53명) 사망했다. 유해는 국립묘지 안치하다. 실제는 1982년 2월 5일 제주공항 준공식에 참석하는 전두환 대통령 경호작전차 특전사 대원들이 공군 C-123 수송기를 이용하여 제주도 모슬포 공항으로 이동하던 중 기상 악화로 한라산 관음사 개미목(1,060m) 능선에서 추락하여 육군 김영용 소령과 공군 정재호 중령 등 탑승 장병 53명 전원이 순직한 사고이다. 청계산에 가장 엄숙한 장소로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반드시 참배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돌문바위 청계산에서 기도빨이 제일 센 곳이다. 원하는 만큼 돈다. 많이 돌 수록 기가 약해진다. 진액 하게 하려며는 콕 집어 빌어야 한다. 나는 우리 세 가족을 위해 세 바퀴 돈다.   

 

청계산 깔딱 계단(1,483 계단 중 일부)이다 서초구 주민들과 단체들이 십시일반 기증하여 놓은 계단이다. 기증자의 이름이 새겨진 표찰이 계단에 붙어 있었다. 세월이 지나며 관리가 소홀한 틈을 빌어 나무가 섞고 표찰도 떨어져 나갔다. 일간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봄을 기다리는 철쭉(영산홍) 

 

원터 갈림길(청계골 방향)에서 옥녀봉으로 진행 옥녀봉까지 0,81km 남음

 

원터 갈림길(진달래 능선 방향) 옥녀봉으로 진행 옥녀봉 0,4km 남음

 

옥녀봉(375m)

대공원 광장에서 올려다보면 아름다운 젊은 여성의 가슴처럼 뽕긋하게 보인다고 빗 된 말이다. 

 

과천 서울대공원 內 서울랜드와 양재 화물터미널 갈림길이다. 

 

바윗길 지나면

 

우면산 일원과 경마장 서초 서울추모공원(화장장)이 나무 가지 사이로 보인다. 

 

서울대공원 치유의 숲 조성 사업장이다. 기존 산림욕장길, 동물원둘레길, 캠핑장, 호수둘레길에 이어 치유의 숲이다. 철조망 개구멍은 이곳 사정을 잘 아는 노인들이 뚫었을 가능성이 높다. 갱매폭포까지 노인들의 전용 쉼터가 만들어져 있다. 대공원에서도 방치하는 건지 감당이 안 되는 건지 플래카드만 걸어 놓고 실제로 단속하는 경우는 한 번도 못 봤다. 나도 몇 번 드나들다가 망신당할까 봐 발길을 끊었지만... 

 

잣나무 숲

 

서울랜드 후문 현대미술관 가는 차도와 접속하여 하산을 완료한다. 다시 걸어서 코끼리 열차 전용도로로 나와 도로를 띠라 대공원역으로 간다.   

 

서울대공원관리사무소

 

대공원 청계저수지(호수)

 

메타세쿼이어 가로수길이 점점 더 멋있어진다. 

 

서울대공원 코끼리열차 탑승장

 

(15:55) 서울대공원 진입로 광장

과천 청계산 응봉에서 옥녀봉 한 바퀴 돌아 나오는데 14,3km 7시간 16분이 걸렸다. 중간에 점심시간과 쉬는 시간 50분을 빼면 운동시간은 6시간 26분이 된다. 망경대와 석기봉을 통과할 때가 약간 힘들지 남지는 지구력의 싸움이다. 나이가 들어가니 순발력은 떨어지는 반면 지구력은 그런대로 버틸만하다. 오르막이나 내리막이나 평지나 할 것 없이 천천히 자기 페이스대로 걷는다는 게 매우 중요하다. 여럿이 모여 다니면 자기 페이스가 어떤 건지 모르게 되어 걸음걸이가 정착되지 않고 주변 사람들에게 끌려다니기만 한다. 산을 올래 즐기려면 반드시 자기 걸음이 있어야 한다.     

 

 

 

 

 

 

2022년 12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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