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 조선일보 선정 산/남양주 축령,서리,백봉,고래, 문안, 예봉,적갑,운길

남양주 마치고개~백봉산~차산리~고래산~맹골 종주

안태수 2023. 1. 1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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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봉산 산신할망구 따라가다 대형 알바하다.

 

한차례 이태리 돌로미테 원정 트레킹 중 전립선 장애를 일으켜 현지 병원 입원했다가 귀국 후 국내병원에서 전립서 제거 수술을 받고 완치되기까지 약 4 개월간 산행을 중지했다. 산신령이 좀 쉬어라는 지엄하신 분부로 받아 드리고 가벼운 산책과 독서로 집 주위를 맴돌며 육체적으로 한가함을 가졌으나 정신적으로는 늘 불안했다. 이러다가 영 등산을 못하는 게 아닌지? 그러면서 나름대로 체력 검증이 끝났다 싶어 일차적으로 조선일보 선정 315 산 중 남양주 고래산을 골라 산행길에 올랐다.   

 

(08:15) 마치고개 (남양주시 화도읍 묵현리) 백봉산 등산로 입구

용산역에서 두 번째 출발하는 06시 55분發 ITX 청춘열차를 예약하고 시간에 맞추어 驛으로 나갔다. 노인들 새벽잠이 없다고 하는데 나는 그렇지 않다. 평균 기상 시간이 7시 30분 정도이다. 자명종을 울리고 부지런을 떨어야 시간을 맞출 수 있다. 07시 33분 평내호평역에 내렸다. 마치고개까지 택시를 타려고 정류장에 나오니 대기 택시가 한 대도 없다, 20분 정도 기다려 겨우 택시를 탈 수 있었다. 요즘 택시 잡기가 힘든 이유를 모르겠다. 카카오 택시는 콜을 받는 차가 없다는 신호만 계속 떴다. 

 

 

마치고개(해발 200m)에서 주능선(320m) 도달까지 10 여분 가파르게 오르고 나면 이내 평범한 주능선이 시작한다.

 

 

쉬어가라며 평의자가 놓여 있고

 

 

첫 이정표를 만났다. 마치고개에서 0,44km 지나왔고 백봉산까지는 1,86km 남은 지점이다. 마치고개에서 정상까지는 2,3km가 되는 셈이다.

 

 

원주목에 로프를 끼어 안전을 담보했다.

 

 

반원목 의자가 놓여 있는 쉼터이다. 국가지정 표지판에 백봉산 기도원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그리고 보니 젊은이들이 쭈르르 올라온다. 기도원에서 수련 중인 학생이며 극기 훈련하고 있다고 한다.

 

 

전망봉1(해발 400m)이다. 침목계단과 안전 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비전힐스 CC가 시원하게 보인다. 그 뒤로 오늘의 산행 목적지 고래산과 문안산을 전망한다.

 

 

10월 백봉산 단풍

 

 

전망바위(해발 550m) 백봉산 전위봉이다. 

 

 

정상으로 올라가는 외길인데 갑짜기 출입금지라는 팻말이 눈에 띠었다. 잠시 망서리다가 개무시하고 지나갔더니 정상과 연결되어 있었다. 

 

 

(09:25) 백봉산(柏峰山 590m) 도착

이번이 초등이지만 익히 알고 있는 산이다. 천마지맥의 천마산들을 열심히 오르내릴 때 경춘가도 건너 보이던 산이다. 고래산, 적갑산, 봉산, 예빈산, 거쳐 두물머리 막 지나 한강으로 풍덩하는 지맥이다. 백봉산은 천마지맥의 중심에 있는 산으로 여기에 오름으로써 천마지맥 완주에 기대를 걸어본다. 남은 산은 예빈산, 갑산, 개주산이다.  

 

 

백봉산 정상석과 기념촬영

 

 

(09:30) 백봉산 전망대

 

 

단풍나무

 

 

고래산 전망

 

 

남양주시, 하남시 조망. 롯데타워가 흐릿하게 보인다.

 

 

천마지맥 천마산, 평내호평 조망

 

 

(10:05) 창현동 청구아파트 이정표

백봉산 전망대에서 60대 후반 홀로 등산나온 여인을 만났다. 이어폰을 끼고 스마트폰을 열심히 들여다 보고 있다. 산에 와 속세와 다른 단조로움을 만끽하는 것도 재미인데 "여보세요" 두 번이나 크게 부르고 나서야 시선이 마주쳤다. 첫 질문은 이 산에 대해 잘 아느냐이다. 창현동 백봉산 등산로 입구 청구아파트에 살고 있으며 30년 매주 이 산으로 오른다고 한다. 백봉산 산신령을 만난 기분이다.   

 

 

질문할 게 많다. 오늘 진행할 산에 해서 질문을 퍼붓는다. 고래산과 문안산을 연계해 등산을 하고 있는데 백봉산에서 고래산을 가려며는 86번 지방도 수리넘이 고개로 내려가야 하는데 수리넘이 고개 갈림길을 아느냐에 모른다이다. 고래산도 잘 모른다. 하물며 문안산을 알리는 더욱 없다. 아파트에서 바로 보이는 산이 고래산인가 되묻는다. 이렇다니깐 30년 매주 산을 오르내리면서 다니는 길만 알았지 주변에 대한 정보는 깜깜이다. 그러면 차도(86번 도로)와 접속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지점을 가리켜 달라고 하며 계속 산을 내려갔다. 

 

     

망중한을 즐기는 노부부 곁을 지나

 

 

(11:00)희락쉼터는 체력단련 시설이 갖추어져 있으며 수레(리)넘이 고개 갈림길 이정표가 있다는 곳이다. 아뿔싸! 여기서 정신을 차려야 하는데 이정표를 어디 감추어 세웠는지 눈에 띄지 않아 그냥 지나치고 말았다. 20 여분 더 내려와 동원정사 갈림길로 벗어나며 오늘 만난 산지기에게 柏峰이라는 號를 지어주고 헤어졌다. 

 

 

(11:25) 동원정사(차산리)

앞서가는 등산객을 만나 수레엄이 고개를 물었다. 정자와 체육시설이 있는 곳에서 수레넘이 고개 가는 이정표가 있다고 한다. 거기까지 되돌아가려면 2~30분이 걸릴 것 같다. 이렇게 된 봐에야 수레넘이 고개를 꼭 넘어야 할 이유는 없다. 이제부터 가로로 가던 새로로 가던 고래산만 올라가면 된다. 

 

차산 1교 삼거리에서 고래산이 보이고  86번 수레넘이 고개로 가는 지방도도 있었다. 기어이 수레넘이 고개로 갈 필요성을 못 느끼고 고래산과 직선을 그어 길을 만들며 진행한다. 길에는 차만 쌩쌩 달리고 사람이 없다. 산 밑으로 가는 길을 따라 미로를 걷듯이 가다가 간혹 만나는 사람마다 고래산 등산로 입구가 어디냐고 물으면 하나같이 모른다고 한다. 어느듯 남양주시 화도읍 차산리 중앙까지 들어왔다. 고래과 정면으로 마주섰다. 

 

 

고래산 자락 밤나무 농원이다. 마을 주민이나 산짐승이 다니는 길이라도 좋다. 밤나무 숲을 헤치며 혹시나 모를 길을 찾아 샅샅이 훑어봤지만 실패하고 돌아 나왔다. 

 

 

마지막으로 만난 동네 어르신이 오래전에 이 길로 고래산 갔었다고 한다. "요즘 이 길로 다니는 사람 없지요" 하며 임도를 가다가 숲을 헤치고 공동묘지(에덴추모공원)를 지나 계곡을 건너면 골프장(해비치 CC) 클럽하우스가 나올 거라고 한다. 그곳에 가서 계속해서 등산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12:30) 차산리 사방댐 자리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점심 먹기 적당한 장소이다. 오늘은 버너를 숨겨왔다. 이마트에서 일회용 떡국을 발견하고 맛과 그동안 내 팽개쳐둔 버너의 성능을 동시에 점검해 보기 위해서이다. 둘 다 훌륭했다 오랫간만에 산에서 뜨끈한 국물 있는 음식을 먹어보니 속이 다 후련했다.

 

 

해비치골프장 클럽하우스 입구 주차장 가장자리에 있는 고래산 등산로 입구를 누가 찾을 수 있을까? 골프장 관리요원이 주변 점검차 배회하는 것을 보고 고래산 등산로가 어디냐고  물으니깐 한 칼에 모른다고 하며 고개를 돌려버린다. 매정한 사람이었다. 등산을 포기하다시피 하고 골프장 내 차도를 따라 내려가다가 정문에 다 달았다. 근무자가 자리를 지키고 있어 혹시나 하고 고래산 등산로를 아시냐고 물었더니 이 장소를 가르쳐주었다. 

 

 

산악회 리본이 나뭇가지에 걸려 있었다. 반갑기 그지없었다. 수레넘이 고개에서 넘어오는 길이었다. 의문이 다 풀리고나니 다리에 힘이 솟았다.

 

 

'고래산 누리길' 좋아하시네 달랑 리본 하나 달고 누리길이라고 PR 하면 다냐?. 명색이 산을 다닌 사람도 이렇게 헤매고 왔는데 일반 등산객은 어떡겠나 싶다. 두 번은 올 곳이 못된다. 

 

 

고래산(0,5km) 직전 이정표이다. 차산리를 헤매고 다니면서 처음 마주한 이정표다.

 

 

계속해서 '고래산 누리길' 리본이 나부끼고

 

 

(14:55) 고래산(592m) 도착

경기도 남양주시 산이다. 조안면 시우리와 화도읍 차산리와 경계를 이루고 있다. 가까이 북한강이 흐르고 가평의 산들과 북한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 섰고 천마지맥의 중심 산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등산로 표지물도 대로 안 갖추어져 있으니 허접한 산인줄 안다. 알고 보면 조선일보 월간조선 특집 부록 315 산에 실릴 장도이니 함부로 여길 산은 아닌 것 같다.

 

 

고래산 정상석과 기념촬영

 

 

(15:55) 1 시간여 잡풀이 무성한 애매한 등산로를 따라 내리막 급한 경사로를 타고 재재기 고개와 연결되는 임도에 가까스로 내려섰다. 이번엔 어느 방향으로 갈지 헷갈린다. 좌우 고도가 차이가 나면 하산 길이니깐 낮은 쪽을 선택하면 되는데 양쪽 다 비슷해서 각각 100m 정도 가보고 판단했다. 임도를 따라 마을로 내려오니 화도읍 차산리와 조안면 삼봉리를 연결하는 터널공사로 온 산을 하얗게 뒤집어 놓았다. 맹골마을, 쿠팡 문류 센터, CU 편의점에 도착하여 마석역까지 카카오택시를 불러놓고 시원한 아이스커피를 마시며 등산을 마무리했다. 

  

 

 

 

 

 

 

2022년 10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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