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카로 돌로미테 제2봉 토파나를 오르다.
호텔 정원이다.
아침 식사를 하고 지도, 카메라, 메모지 단단히 챙기고 호텔 프런트에서 케이블카 역까지 방향과 거리(10분)를 듣고 나왔다.
하늘을 쳐다보니 파란 하늘에 바람 한 점 없고 밤새 검은 氣가 나돌던 바위는 햇살에 부딪쳐 황금색을 發한다.
날씨가 좋아 케이블카 운행에 차질이 없을 것 같다. 호텔에서도 케이블카 웨이가 보인다. 지상 어딘가에서 토파나산 꼭대기 전망대를 잇는 케이블웨이 그 출발점으로 가면 된다.
Funivia Tofana(토파나 케이블웨이) 이정표 발견
주차장
토파나 산군 전망이다. 주거지역과 삼림지대와 산지가 획을 긋고 골프장 그린 같은 녹지는 스키 슬로프이다. 1956년에 동계올림픽이 열렸고 2026년에 또 동계올림픽이 열린다.
예리한 침봉(Croda da Lago 2,709m)이 능선을 따라 솟았다. 우리 일행은 4일 차 저 산 뒤로 트레킹을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느긋한 능선, 한없이 넓어 보이는 고원 사이로 갑자기 솟은 듯 뾰족한 바위 봉우리는 저마다 이름은 다 있겠지만 나는 우리가 트레킹 하는 주변의 산봉우리 몇 개만 외우고 온 처지라 이름을 알 수가 없어 안타깝다.
코로티나(1,224m)↔토파나(3,244m) 케이블카 역이다.
호텔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고 운행 시작이 9시이다. 호텔 안내에서 8시 30분으로 일러주는 바람에 굉장히 일찍 도착했다. 문이 다 잠겨 있고 외부 대기실에 평의자가 놓여 있었다. 내가 일착인 줄 알았는데 50대로 보이는 일본인 남성이 먼저와 있었다. 인사를 나누고 국적을 확인하고 영어, 일어, 몸짓을 섞어가며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한눈에 척 알아볼 수 있는 60대 한국인 부부가 나타났다. 서울 불광동에 살며 은퇴 후 렌터카로 유럽을 여행 중이라 한다. 이들과 함께 일행이 되어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케이블카는 왕복 38유로, 체어리프트(1회) 케이블카(2회) 탑승하여 전망대가 있는 마지막 역에서 내린다.
체어리프트는 해발 1,788m 제2역까지 운행한다. 무주리조트 타운에서 설천봉까지 운행하는 삼림지대 코스와 흡사했다.
잠시 우리나라 풍경과 오버랩이 되었다.
체어로프웨이
케이블카 제2역
케이블카
케이블카 웨이
케이블카 제3역
케이블카 진행 방향으로 바라본 토파나 산괴다. 수목한계선과 분명한 선을 그은 삼림과 암석이 선명하게 대조된다. 푸석한 암석(백운암) 이지만 전 세계 클라이머들에게 알프스와 히말라야로 가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암장으로 유명하다.
케이블카 제4역(일본인 여행자)
토파나 전망대는 케이블카 제4역 옥상에 있다. 동, 서, 남으로 돌로미테 산군 안내도가 있다. 알타비아 No.1 트래킹 준비하면서 우리가 지나가는 코스에 산재해 있는 주요 산들의 이름을 메모하고 왔는데 트레킹 낙오자가 되는 바람에 헛수고였나 했는데 이렇게 멀리서나마 바라볼 수 있어 큰 다행이었다. 돌로미테는 산악도로와 트레일이 잘 발달되어 있고 곳곳에 산장이 포진하고 있어 캠핑, 트레킹, 등반, 스키 등 산악운동의 천국이다. 기회가 되면 배낭을 메고 한 달이라도 살아 보고 싶다.
④ Croda da Lago Mt (2,709m)
⑤ Pelmo Mt (3,168m)
⑥ Faloria Mt (2,120m)
⑦ Pomagagnon Mt (2,456m)
★④, ⑤는 알타비아 NO.1 3, 4일째 코스이고 ★⑥, ⑦은 담페초에서 동쪽으로 보이는 Cristallo(3,199m) 산군이다.
⑧ Pelmo Mt (3,168m)
⑨ Croda da Lago Mt (3,168m)
⑩ Civetta Mt (3,218m)
⑪ 5 Torri Mt (2,361m)
⑫ Passo Giau Mt (2,200m)
⑬ Faloria Mt (2,120m)
★⑧, ⑨, ⑩, ⑪, ⑫는 알타비아 No.1 5, 6일째 코스이고 ★⑬은 담페초에 있는 팔로리아 전망대이다.
스키장 공사 현장이다. 문화 선진국에서 자연보호 및 녹색운동의 활동이 사라졌나?
구름에 쌓인 돌로미테 산군
돌로미테 산군 파노라마 사진
전망대 겸 케이블카 역이다. 뒤로 빠져나오면 토파나 산 정상과 연결하는 루트가 있다. 바위라기보다 푸석돌이다.
흔히 떡바위 혹은 섞은바위라고도 한다. 잘게 부서진 돌은 아무짝에도 쓸 일 없이 산비탈에 쌓여 산사태나 눈사태를 일으켜 산의 높이나 갈아먹겠지.
암벽에 와이어로프 설치
정상 모습
등산로
한국인 여행자 부부
약간의 고산증세를 느꼈다. 앉았다가 일어서면 어찔하듯이 몸이 휘청거린다. 로프를 잡고 안정을 취한 다음 천천히 정상을 향하여 올라간다.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트레킹 하면서 4,000m부터 호흡 곤란을 일으켜 오르막과 마주치면 3보 일 배 하듯 기어갔다.
"산에 왜 가느냐?"는 질문 수없이 많이 받았다. 진정으로 묻는 사람도 있고 빈정대는 사람도 있으며 그저 인사로 건네는 사람도 있다. 그때마다 마땅한 대꾸가 생각나질 않아 약간의 뜸을 들이다가 상황을 판단하고 대답에 이른다. "집에 노니 우울증에 걸릴 것 같아서". "주변의 한심한 눈치를 피해서". "건강하게 살다가 건강하게 죽고 싶어서". "자연을 만끽하기 위해서". "걷고 오르내리는 것이 좋아서". "내가 묻힐만한 곳은 어딘지". "어제 친구들과 어울려 포식해서" 등 질문자에게 감동을 줄만한 대답은 없다. 그런데도 산 정상에만 서면 마음은 하염없이 흘러간다. 오늘 같은 날이 그 절정이다.
맞은편 팔로리아 전망대와 담페초 전망
① Croda del Baco Mt (2,810m)
②Marmolada Mt (3,342m)
③Tofana di Mezzo Mt (3,244m)
④ Grand Lagazuoi Mt (3,205m)
★①은 알타비아 No.1 브라이에스 호수가 있는 출발지,
★②는 돌로미테 최고봉 우리 트레킹 기간 중 눈사태가 일어나 다수의 사망자와 사상자가 발생했음
★③은 돌로미테 제2봉으로 케이블카로 정상 답사하다.
★④는 1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트리아와 이태리 격전지 알타비아 No.1 3일째 코스.
'요산의 하루'
정상에 서 구름 낀 산을 내려다 보면 바닷속을 들여다보는 것 같다. 산맥, 침봉, 협곡, 낭떠러지, 암설, 구릉지, 고원 등 다양한 지형이 펼쳐진다. 알프스는 신생대 제3기(180만 년~ 6,500만 년 전) 지질시대에 인도 지각판과 유라시아 지각판이 충돌하여 해저에서 솟아오른 습곡 산맥이다. 바닷속 퇴적물이 융기하여 급경사와 협곡이 특징이며 석회암 지역은 빙하 등 침식작용의 활발한 활동으로 협곡과 침봉이 발달되어 있다. 특히 돌로미테 산군은 백운암으로 바위 색갈이 회백색을 띠며 석회암 보다 물에 더 약해 강하게 침식작용이 일어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토파나 산군 제2봉(Tfana di Dentro 3,238m)
카르(Kar)는 빙하의 침식작용으로 계곡의 위 부분이 오목하게 파인 지형을 말하며 카르의 뒷벽은 급경사를 이룬다.
Tofana di Mezzo Mt(3,244m)
토파나 산군의 최고봉이다.
크로티나 담페초에서 케이블카 3번을 갈아타고 100m 정도 등반을 하여 정상에 닿았다.
정상은 기가 막히게 파란 하늘에 구름 한 점 없고 바람까지 잠잠했다.
돌로미테가 중심인 이태리 동부 알프스가 끝없이 펼쳐지며 슬로베니아, 오스트리아, 스위스 국경까지도 전망이 넘나 든다.
알타비아 No.1 트레킹 코스에는 등반은 없다. 산은 쳐다만 볼 뿐 그 아래로 난 길을 걷기만 한다. 나는 그래도 케이블카를 이용했지만 돌로미테 제2봉을 올라 동부 알프스 전역을 관망하지 않았는가? 돌로미테는 다시 올 일은 없을 거다. 그래도 여한은 없다.
2022년 6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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