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의 몫까지 오래 산 여인
수목원과 광릉을 정신없이 돌아다니다가 광릉을 나올 때쯤 점심 시각이 훌쩍 지났다. 들어올 때 봐 둔 봉선사
주변 한 식당에서 청국장으로 배를 채우고 20 여 km 떨어진 사릉에 도착하여 진입로를 찾지 못해 U턴을 거듭
한 끝에 간신히 도로변 주차장에 차를 댔다. 하루 종일 비가 올 것 같은 날씨 속에 용케 피해오다가 드디어 한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한다. 슬픈 여인의 삶과 잘 어우러진다. .
주차장
정문
주소가 경기도 남양주시 진건읍 사릉로 180이다. 소나무 숲이 정문을 뒤덮었다. 소나무에 압도되어 한동안 하
늘울 올려다봤다. 수령이 얼마나 될까? 숲이 되려며는 한 200년 자랐을까? 잘 자랐고 튼실했다.
우거진 소나무 숲
사릉은 문화재청에서 왕궁과 왕릉에 필요한 나무를 기르는 양묘사업소 묘목장이 있는 곳이다. 이곳에 있는 소
나무는 삼척에 있는 태조 이성계 6대조 무덤(준경묘)에 있는 소나무의 후손이라고 한다. 준경묘의 소나무는 우
리나라 최고의 소나무라고 알려졌다.
작은 수목원과
우리나라 토종 수종을 육성하고 보존하는 전통수목 양묘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재배된 우량종자 묘목
은 왕궁, 왕능, 원에 공급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숲이 다양하고 잘 가꾼 흔적이 예사롭지 않았다.
야생화 단지
재실은 문이 굳게 닫혔고
홍살문은 어디 가고 받침돌만 덩그러니
정자각의 크기가 다른 곳 보다 작다. 같은 5칸 짜리지만 사방 폭이 줄었다. 사유가 궁금해 뒤적이다가 포기하다.
비각
朝鮮國 定順王后 思陵
능침
조선 제6대 단종의 부인 정순왕후(定順王后 1440~1521) 송 氏의 단능이다. 단종애사는 조선역사 가운데 가
장 비극적인 얘기다. 단종은 일찍 아버지(문종)를 여의고 임금에 올랐으나 작은아버지(세조)가 일으킨 계유정
난에 희생되어 왕위를 양의 하고 상왕으로 물러났다가 금성대군, 사육신 등의 단종복위운동의 실패 후 노산군
으로 강등되어 영월로 유배되었다. 남편의 신분이 바뀔 때마다 강등되다가 1521년 (중종 16) 82세로 세상을
떠났다. 숙종 24년(1698) 단종과 함께 복위되면서 사릉(思陵)이라는 능호가 내려졌다.
정자각에서 한참 바라본 소나무 울타리이다. 여기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단종의 누나 경혜공주의 아들 정
미수가 살았다. 정순왕후는 정미수를 시양자로 삼아 평생을 시가에서 살다가 선산인 이곳에 묻혔다. 영조가 시
효와 능호를 올렸다 .
2020년 7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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