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원효봉 언제인가 큰 바위산이 되리
산에 흙이 일 년에 1cm씩 깎여나간다면 천 년이면 10m, 그렇다면 원효봉이 뒤집어 쓰고 있는 흙을 다 쏟아버
리고 북한산에서 가장 덩치가 큰 바위산이 출현할 것이다. 아쉬운 것은 우리가 목격할 수 없는 미래의 일이다.
북한산은 바위산이다. 웬만한 봉우리는 바위가 다 점령하고 있다. 그중에 일반인에 개방된 곳과 전문가가 등반
장비를 갖추고 허가를 받아 들어갈 수 있는 지역으로 나누어져 있다. 북한산을 초등할 때 친구의 안내를 받았다.
북한동 산성 입구에서 출발하여 백운대를 가면서 좌측의 거대한 산체(원효봉)에 기가 죽어 자꾸만 훔쳐보며 갔
었다. 그후 북한산성 답사를 포함한 공식 탐방 루트(13개소)는 두루 섭렵했지만 원효봉으로는 좀처럼 발길이
떨어지질 않았다.
(10:15) 북한산 입구 효자리
집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버스 두 번 갈아타고 1 시간이 걸렸다. 소시절 결혼 후 은평구 갈현동에 살면서 연신내,
구파발, 삼송리는 홈그라운드였다. 세월이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얘기는 옛날 얘기이다. 지금은 자고나면
달라지는 세상이다. 구파발은 은평지구를 재개발하면서 대형 도심으로 탈바꿈하여 옛날 모습은 온데 간데 없어
황당한 심정이었다.
버스(704번)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효자동 원효봉 능선 입구이다. 편의점 공터가 만남의 장소이고 준비물을 점
검하는 그런 장소이다. 몇 분의 산객님이 서성거리고 있다.
초행이라 이들의 동태를 살피며 후미에 선다. 주목 같은 침엽수림이 무성한 효자원 조경수 재배단지를 관통하여
원효봉 능선 기점으로 진행한다.
원효봉 능선 진입
돌계단 구간
(10:45) 서암문(西暗門 시구문) 통과
북한산성은 백제 때 도읍지 하남 위례성을 방어하기 위해 축성을 쌓았다고 한다. 이후 삼국시대에 고구려와 신
라가 세력의 판도에 따라 번갈아 지배했으며 현재의 모습은 조선 효종, 숙종에 축조된 것이라고 한다. 문루가
있는 대문(대서문, 대동문, 대성문, 대남동, 중성문) 5개소와 암문(서암문, 북문, 위문, 용암문, 보국문, 청수동
암문, 부왕동암문, 가사당암문) 7개소가 성벽 구간(7,620步), 여장 구간(1,457步), 자연성 구간으로 연결되어 있다.
성랑지(城廊址)
성곽에 딸린 병사들의 초소
여장(女墻)
성벽 위에 설치한 낮은 담장으로 네모난 구멍으로 적을 관측하고 몸을 숨기는 역활을 한다.
서암문에서 성벽을 만나 성곽을 따라 탐방로가 이어진다.
전망처 이정표 (효자리 0.8km↔원효봉 0.8km)
현대판 여장(군 초소)
원효암
산 모퉁이에 조그마한 암자로 산성을 지키는 승병(僧兵)이 머물렀다고 한다.
원효의 좌선대
여장이 놓여 있는 성벽 옆으로 돌계단, 암반(슬랩)이 동시에 있다. 간 큰 사람은 슬랩 가장자리를 걷고 소심한
사람은 성벽에 붙어 돌계단을 오른다.
전위봉
암반 위에 크다란 바위 덩어리가 올라 앉았다, 철주와 와이야 로프를 설치해 넘어가게 한다.
나이가 좀 들어 보이며 차림새는 초자이다. 철주를 잡고 바위 끝에 서서 사진 찍는다고 난리다. "여보시오 안으
로 들어오세요" "끝에 서나 안에 서나 사진 똑 같이 찍힙니다" " 차라리 끝에 서면 벌벌 떠는 꼴로 찍히니 더 안
좋지요" 나는 산에 그렇게 다녀도 고소공포증은 여전하다.
성벽 내려서기
옛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산성
(11:50) 원효봉(505m) 표시목과 기념촬영
원효봉 정상은 종을 엎어 놓은듯한 거대한 2단 너럭바위가 차지하고 있다. 어디가 정상 꼭지점인지 여기까지
올라 온 사람들이 확인하느라 분주하다.
의상봉 능선 (의상봉, 용출봉, 용혈봉, 증취봉, 나월봉, 나한봉, 문수봉) 전망
원효봉 능선(염초봉, 백운대) 전망
(12:05) 북문 삼거리에서 문 밖으로 나가면 효자동, 직진하면 원효봉 능선 출입금지 릿지 구간, 우회전하면 백
운대 우회로와 산성탐방지원센터로 간다.
북문 공원지킴터
원효봉 능선 염초봉, 백운대로 이어지는 릿지 구간이다. 사전 탐방 허가 구역이며 등반장비를 갖추고 전문가가
인솔해야 한다.
깔딱고개
상운사 입구에서 절까지 약 100m 자칫 소흘 해지기 쉬운 거리이다. 일부러 여기가지 오는 사람도 있는데 지나
는 길에 잠시 들려보는 것은 여유로운 행동이다.
상운사 대웅전
약사굴
석조악사여래좌불
상운사 삼층석탑, 향나무
대웅전 앞 백구 스님
상운사 일주문 형식의 석장승
백운대 갈림길
북한천과 연결되는 계곡에 다달아 다리를 건너 원효봉과 작별하고 좌로 대동사, 백운대 가는 탐방로가 있고 우
로 산성탐방지원센터로 가는 길로 간다.
보리사(菩提寺)
대남문 갈림길
무량사(無量寺)
원효봉 산체
여름에는 나무의 숲이 울창해 이런 장엄한 장면이 잘 보이지 않는다. 겨울 산행이 주는 매력은 바로 탁 트인 전
망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서문 통과
차도와 계곡산책로 중 선택
북한산성분소
(13:45) 북한산성탐방지원센터
효자리를 출발하여 원효봉 거쳐 여기까지 5.4km 걸었다. 그냥 집으로 돌아가기엔 하루 해가 너무 아깝고 성이
차지 않는다. 최하 10km 정도는 걸어야지 운동한 것 같지, 마침 북한산 둘레길이 연결된다. 안내판을 살펴보니
삼천사, 진관사가 둘레길에 근접해 있고 불광동까지 연결된다. 말로만 듣던 삼천사와 비봉에서 하산하며 어둑
컴컴할 때 본 진관사를 제대로 답사하기로 한다.
2019년 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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