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 삼봉을 망월사역에서 오르다.
도봉산은 서울 살면서 관악, 청계 다음으로 많이 올라 본 산이다.
서초 논현동에 살 때 마누라 따라 가끔 청계산 다닌 것이 산행 기억의 전부였는데 일을 그만두고 집에
있으면서 마땅한 소일거리로 찾은 것이 등산이다. 어느새 마누라는 뒤로 쳐지고 나만 산길을 전문적으로
걷는 산악인으로 변모한 것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둘러싼 산은 하나같이 개성이 뚜렷한 산의 모습을 하고 있다,
청계산은 서울 부자 동네와 가까이하고 있어 산을 찾는 사람이 산보다 더 아름다움을 뽐내려는 경연장화
되어 가고 있고 관악은 나이 든 사람과 걱정 있는 사람들의 안식처를 제공하듯 바위 그늘과 전망대가 많다.
개인적으로 관악산은 나를 산으로 끓어드린 산이다.
북한산 도봉산은 높이보다 규모가 큰 산으로 정상 부분은 사람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 큰 바위로 이루어져
있으며 계곡인지 벼랑인지 분간조차 힘든 골짜기가 부챗살처럼 퍼져있다. 남녀노소를 막론한 산 마니아들의
전국적인 탑방이 이루어지는 산으로 후암의 제의로 우보 나 셋이서 모처럼 도봉산 가기로 한다.
(9:20) 서울외곽순환고속국도
약속시간과 장소는 문자로 날라왔다.
'9시 망월사역' 지하철 구간 평균 소요시간은 2분 정도, 물론 7호선 강남터미널에서 내방역, 남성역에서
숭실대까지는 좀 더 걸리지만, 평균 2분으로 계산하면 큰 틀림은 없다, 숭실대역에서 도봉산역까지 27개
역 구간을 2분으로 계산하면 54분 소요, 1시간 전에만 지하철을 타면 영국신사가 된다.
대원사
큰일 끝내고 나면 북한산 도봉산 자락 절집 순례를 한번 해봐야겠다. 관악산 삼성산은 이미 마친 상태이고
망월탐방지원센터
厚岩은 보기보단 즉흥적인 사람이다. 오늘 같은 모임도 "내일 牛步와 도봉산 가려고 했는데 니도 갈래" 하는
식으로 생각나면 연락하고 찾아가고 만나는 것으로 약속이 없는 사이다.
언젠가 바둑을 두다가 厚岩이 우리 셋이서 "三石會"로 이름 지어 가끔 바둑이나 두자. 이름 하나 달랑 짓고
바둑도 두고, 산에도 가다가 술도 하고 점심도 가끔 한다. 볼 일 만든 사람이 먼저 전화한다.
원도봉계곡
계곡은 물 한 방울 흐르지 않아도 녹음은 하루가 다르게 짙어지고 있다. 그늘이 온 계곡을 덮으며 키 작은
생물들의 생존에 구실을 한다. 먼지가 폴폴 나는 등산로지만 이른 시간 사람이 없어 좋다.
두꺼비바위 전망대에서 후암이 큰 동작으로 젊은 아가씨들에게 원도봉골에 대한 설명을 늘어놓는다.
가끔 삼천포로 빠져 신상에 대한 질문도 하지만, 후암의 언변에 학생처럼 귀를 기울이는 태도가 보기 좋다.
두꺼비바위
南無阿彌陀佛(나무아미타불)
염불할 때 외는 소리로 아미타여래에 歸依하여 의지한다는 뜻
觀世音菩薩(관세음보살)
덕제샘
망월사 300m 전방
解脫門(해탈문)
천봉선사 탑과 비
文殊窟(문수굴)
通天門
보호수
洛伽寶殿(낙가보전 일층현판) 寂光殿(적광전 이층현판)
망월사(望月寺)는 경기도 의정부시 호원동에 위치한 신라 선덕여왕 8년(639년)에 해호스님이 신라 왕실
을 위해 창건한 절.
금강문과 범종각
망월사를 벗어나 포대능선으로 향한다.
망월사 영산전과 도봉산 삼봉
포대능선 닿기 직전 깔딱고개
(11:00) 포대능선에 후암이 선착하고
마지막으로 우보가 도착한다
포대능선 정상부분 마루금은 암릉길이다.
날짐승?, 물짐승?
쇠줄을 잡고 절절 메는 우보 곁으로 보란 듯이 걸어 올라오는 사람
도봉산 삼봉을 배경으로 三石會 (樂山, 牛步, 厚岩)
파란 공중전화 박스 같은 건물은 산불감시초소 주변은 옛날 대공포진지
사패산은 두번째 흰 바위덩어리
수락산 불암산 차례로 조망
도봉산 정상
기암
괴석
다락능선과 포대능선이 합류하는 지점
Y계곡 직전 헬기장에서 잠시 휴식 중 우보가 긴 전화를 받는다. 바로 아래 동생 한데서 걸려온 전화인데
울산에 계시는 모친이 위독하다고 한다. 금년에 연세가 92이니 이제 위독하다면 돌아가실 연세다.
우보는 산행을 중지하고 빠른 길로 하산한다. 둘이도 허둥대며 하산하는 우보를 안전한 곳까지 배웅하고
큰일이 나면 연락하라고 일렀다.
그 후 우보한데 장사 치르고 왔다는 전화를 받았다. 번거롭게 울산까지 오게 하기가 미안해서 울산 형제들
중심으로 장례를 치렀다고 한다. 우보 모친을 뵌 적은 한 번도 없지만, 여느 어머님처럼 자식 사랑을 끔찍
했나 본다. 불국정토에 입적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못 보던 계단이 새로 생겨 덕분에 편히 오른다.
Y계곡 입구
Y계곡은 겨울에 한번 통과한 적이 있다. 쇠 구조물과 쇠줄로 등로를 Y자 형태로 이어 놓았기 때문에 조심
하면 통과하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으나 기본적으로 자기 체중을 당겨 올릴 수 있는 힘은 있어야 한다.
자운봉 (좌측)과 신선대 (우측 사람이 올라가 있는 곳)
자운봉(741m)은 돌 조각을 붙여 세운 바위 덩어리 사람들의 출입을 금지하고
신선대는 사람이 오를 수 있도록 장치를 해 놓았다.
자운봉과 신선대 사이 협곡을 올라가면
(12:10) 자운봉과 신선대를 가르는 정점을 기준으로 등로는 급하게 오른 경사만큼 내려선다.
자운암 암벽을 왼쪽으로 하고 다음 바위봉이 만장봉이다 .만장봉은 암벽 등반하는 사람들에게는 개방이
되어 있다.
협곡에 계단 설치하느라고 애 많이 썼고
만장봉도 뒤에서 보면 별거 아닌 바위 몇 조각 달라 붙어있는 형상
산악구조대쪽으로 하산한다.
선인봉이 잘 조망되는 경찰산악구조대 헬기장에서 암벽 등반하는 모습도 지켜보고
석굴암 만월암 입구
도봉대피소 부근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는 바위 '인절미바위'
(13:00) 천축사 갈림길 부근 계곡에서 꿀맛 나는 점심
전날 후암은 3인분 밥과 상추와 쌈장을 준비한다고 문자 보냈다.
나는 돼지고추장불고기가 상추쌈과 어울릴 것 같아 마누라에게 부탁하여 준비했다. 3인분을 둘이서 다
먹어치우고 나니 배가 빵빵 배부르면 쉬고 싶은 생각 둘이 말없이 내려온다.
(14:30) 도봉탐방지원센터 지금도 산을 찾는 사람과 하산하는 사람이 도봉산 주변 도로를 꽉 메우고 있다.
멘날 세 사람이 붙어 다니다가 한사람이 빠지니 왠지 허전하다. 둘이서 놀 수 있는 것도 별로 없다.
내가 술을 못하니 술판도 못 열고 아침부터 지금까지 붙어 다녔으니 이야깃거리도 바닥이 났다. 아웃도어
상점들과 각종 먹거리 식당들을 헤집고 도봉역에 도착했다. 후암 집은 도봉역 바로 옆이다.
지하철에서 잠시 졸았던 모양이다. 정신을 차리니 논현역이다. 다행히 침은 흘리지 않고 죽은 듯이 잔 모양이다.
2014년 5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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