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숨은벽, 칼바위 初登하다.
북한산 숨은벽 이름만 들어도 섬찟하고 궁금증을 자아내기 충분한 산이다. 전국을 돌며 우리 명산 100을 두루 섭
렵했지만 이처럼 신비한 지명을 갖고 있는 산도 드물다. 숨은벽은 내가 사는 강남에서 보면 북한산 백운대 반대쪽
고양으로 흘러내리는 능선이다. 잘 가게 되지 않는 지역이다. 그동안 차일피 미루다가 우리 명산 100 완등 후 처
음으로 찾는 계기로 삼았다. 북한산은 서울의 중심 산으로 산 전체가 화강암 덩어리로 되어 있어 산 높이에 비해
험준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그리고 우리 명산 100중에 2좌(북한산, 도봉산)를 보유하고 있어 산꾼들의 필수 코
스로 전국적인 산행이 이루어지는 산이다.
(08:35) 효자2동 버스정류장
모처럼 일요일 산행을 한다.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시간대를 피하기 위해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상도동에서 750
번 버스를 타고 서대문구 독립문에서 지하철로 환승하여 구파발에서 의정부행 시외버스로 갈아탔다. 버스기사에
게 내릴 곳을 효자동을 원효동으로 말하는 바람에 잠깐 멍했다. 다시 숨은벽 간다고 하니깐 옆에 있던 친절한 아
주머니 나를 구해줬다. "저 따라 내리시면 돼요"
국사당
(08:38) 효자동 밤골지킴터
이정표에서 백운대(숨은벽 4.3km) 가리키는 방향 좌측으로 진행한다.
백운대 가는 두 분의 꽁무니를 쫓아간다.
북한산 둘레길과 백운대 갈림길에서 백운대로
등산로 초입 숨은벽능선 입구
쉼터
숨은벽능선 암릉 구간 우회로를 이용한다.
혼자 처음 가는 산길은 안전이 최우선이다. 이정표를 꼼꼼히 살피고 안내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남들 따라
부화뇌동하면 안 된다. 여기서부터 해골바위로 올라가는 암릉인 것 같다. 등산로는 우회로를 가리킨다. 암릉 초입
은 나무 사이로 화강암 슬랩이 희끗희끗 보이고 한 무리 올라가는 소리가 들린다. 잠깐 망설이다가 우회로를 따라
진행한다.
인수봉(설교벽), 숨은벽, 원효봉능선(염초봉)조망
암봉 밑둥치를 따라 경사로를 오르내리며 약 20분간 골짝을 걷다가 암봉이 끝나는 지점에서 능선으로 올라선다.
가운데 누워 있는 큰 바위를 두고 양쪽 거대한 암릉이 감싸고 있는 형상을 보고 '숨은벽'이라고 하는 모양이다.
이름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암봉(해골바위) 우회 지점에서 밑둥치(밤골)를 돌아 다시 능선에 합류한다.
숨은벽능선 암봉(해골바위) 우회 구간
숨은벽능선
숨은벽능선 슬랩 구간
저기 올라오시는 사람들은 다들 연세가 지긋한 분으로 남녀가 끼인 단체처럼 보였다. 잡담을 해가며 능숙하게 슬
랩을 오르는 것을 보고 이곳은 저분들의 홈그라운드 임을 직감한다. 조심조심 올라온 나를 당황케 했다.
숨은벽능선 암릉 통과
숨은벽능선 암벽과 원효봉 능선
숨은벽능선 대슬랩
설교벽(인수봉 서벽)과 숨은벽
북한산 화강암 덩어리 바위산은 어떻게 생겨났나? 출생의 비밀이 궁금하다. 35억 년 전의 일이라고 하니 100년
을 사는 인간의 생애를 가지고는 한계가 있다. 지구 중심에서 들끓던 마그마가 지표 가까이 올라와 굳은 화강암
이 땅속에 있다가 마그마를 덮고 있던 땅이 비, 바람, 빙하에 의해 깎여 지표 위로 들어 난 것이다.
숨은벽 클라이밍
개구멍바위 위를 통과하여
바람골로 진입한다.
너덜지대
대동샘
나무계단 오르면 숨은벽은 뒤로 저만치 물러서 있다.
북한산 바람골 단풍 군락지
숨은벽
(11:15) 백운대 고갯마루
백운대 인수봉 사이 숨은벽, 백운산장 넘나드는 통로. 호랑이 굴이 어디지?
백운대 동벽 밑둥치를 안고 돌다.
예전에 정상까지 리지가 있었다는데 지금은 없어짐.
(11:40) 백운대 입구로 나오다.
밤골지킴터에서 여기까지는 초행이다. 백운대 고갯마루를 넘어서니 백운대 자락이 잡목에 가려 넓게 펼쳐진다.
백운산장과 백운대는 어디로 가나? 지정된 등산로는 안 보이고 등산객들이 마구잡이로 돌아다닌다. 지나가는 사
람들에게 물어봐도 대답도 제각각이다. 짐작으로 백운대 밑둥치를 비스듬히 따라 올라간다.
백운대 정상 오르는 인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상, 하행 왕복 노선 구분
(11:50) 백운대 정상 인증사진 찍기 줄서기
'요산의 하루' (백운대)
인수봉
인수봉 정상
진달래 능선
백운대 정상 바당바위
일요일 날씨는 맑고 화창하며 바람도 소슬하다. 기온은 최저 8도 최고 20도 산행하기 좋은 날이다. 이렇게 좋은
날 산행한다는 것은 복 받은 일이다. 내 경우 산행 일정을 잡기 전에 반드시 일기예보를 확인한다. 즉흥적으로 산
행을 나서는 일은 거의 없다. 심지어 동네 산책도 좋은 날 간다. 시간에 쫓기는 사람들은 주말, 공휴일 일기 불문
출격하지만, 시간적 여유 있는 사람들은 좋은 날 안전 산행을 권장하고 싶다.
만경대
위문 성벽따라
(12:40) 위문 통과
위문 직전 나무계단을 내려서 산성주능선으로 붙는다.
백운대 남벽
원효봉능선 원효봉과 염초봉 조망
노적봉
노적봉 삼거리
용암문 (도선사 방향)
대동문 (진달래능선 우이동 방향)
(14:10) 칼바위능선 입구
대동문과 보국문 사이 보국문에 가까이 있고 성벽을 따라가야 만난다.
576봉 (칼바위능선)
성벽 일부를 허물어 통로를 내고 바깥으로 돌출한 곳에 전망대를 설치했다. 칼바위는 숲에 가려 톱날을 감추고
칼바위능선 우회로
칼바위와 나무계단
북한산, 도봉산 조망
삼각산(백운대, 만경대, 인수봉) 노적봉 조망
오봉,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 조망
노원구 상계동 일원 수락산, 불암산, 봉화산 조망
문수봉 중심 산성주능선
505봉(칼바위능선)
칼바위능선
정릉 갈림길
정릉계곡
보국문 갈림길(다리)
정릉1교
(14:45) 정릉탐방지원센터
초행길 무사히 하산하여 집으로 돌아간다. 버스정류장 노선도는 돋보기 인간들은 좀처럼 알아보기 힘든다. 화살
표를 요상하게 그어 놓아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초록색 경복궁행을 탔다가 뒷따라 오는 눈에 익은 파란색 162번
버스 발견 다음 정류장에서 내려 162번으로 갈아타고 한성대학에서 하차 지하철 한성대역까지 1 정거장 걸어 도
착 다음부터는 아는 길이다.
2017년 10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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