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 조선일보 선정 산/서울대공원, 청광종주

서울 청계산 (과천대공원~옥녀봉~매봉~망경대~석기봉~절고개~응봉)

안태수 2019. 1. 26.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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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청계산 과천, 의왕을 중심으로 일주


겨울을 좋아하는 사람은 춥고 눈도 오고 매서운 바람이 몰아쳐야 겨울답다고 한다. 나는 그렇지 않다. 도로에

질퍽한 눈을 싫어했고 칼바람에 얼음이 우는 소리도 듣기 싫었다. 5~60년대 겨울 악몽이 되살아나 겨울은

아무것도 없는 존재였다. 작년 이맘때 정말 추웠다. 수도 계량기가 얼고 보일러가 터지고 수도 배관이

파하는 끔찍한 일을 당했다. 겨울에는 이런 일들로 맘 펀할 날이 없다. 일기예보 중 오늘의 기온을 매일 체크

하며 희비의 쌍곡선을 그린다. 다행히 올해는 포근한 날이 많아 큰 걱정 없이 잘 보내고 있다. 마냥 놀고 지

수 있는 형편이라면 몇 날이고 남쪽 나라로 피한을 떠났을 건데 그런 처지가 못 돼 아쉽다.


(08:45) 과천 서울대공원역 2번 출구

바람이 좀 강하게 부는 쌀쌀한 날씨다. 그래도 하늘은 온종일 맑고 기온은 영상을 오르내린다는 예보가 있다.

미세먼지는 강한 바람에 날려 대기권으로 사라졌다. 의사 친구가 입버릇처럼 우리 나이에 미세먼지가 체내에

들어와 문제를 일으킬 때는 우린 벌써 저세상 사람이 되어 있을 거라며 너무 호들갑을 떨지 말 것을 주문하곤

한다.     


주차장 광장

이른 아침 대공원 개장 시간과는 한참 이르다. 넓은 주차 광장이 텅텅 비었고 아침 산책 나온 사람들이 간 혹 눈

띈다. 과천 청계산 연봉이 떠 오르는 태양에 실루엣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대공원을 중심으로 좌에서 우로 우

에서 좌로 일주 코스가 잘 다듬어져 있다. 오늘은 바람이 심하게 불어 바람을 등에 지는 방향을 선택한다. 옥녀

부터 시작한다.  


대공원 진입로

공원 하면 먼저 울창한 숲을 연상하게 되는데 서울 대공원은 숲이 우거졌다는 느낌은 전혀 안 든다. 지하철을

져 나와 첫 번째 만나는 진입로는 비행기 활주로처럼 황량하기 그지없다. 가로수라고 심은 것은 봄 한 철 빤짝

하는 벚꽃으로 그늘이 형편없다. 통로 폭을 좁히고 키 크고 숲이 많은 나무들을 여러 겹 심어 숲 속을 걷는 분위

기를 조성하면 어떨까? 몇 번 뜯어고치는 거 봤는데 내 생각과는 요원하다.         


호숫가 둘레길

작년(2018년) 여름에 호수 둘레길이 종합안내소 뒤 둑방길을 열며 완전히 개통됐다. 연장 2.7km 40분 걸리는

산책로이다. 한눈에 빤히 보여 한 번 걸어 볼까 나섰다가 강열한 태양에 포기하고 말았다. 일부 구간 햇빛과 바

람을 막지 못하고 코끼리열차의 車道와 겹쳐 빛 좋은 개살구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서울대공원 관리사무소

앞 마당에 누운 소나무 두 그루  '소원성취 소나무'라고 하며 여기에다 빌면 좌측은 富를, 우측은 명예를 이룬다

고 한다.  


호수정

코끼리열차가 다니는 도로변에 아름다운 벚꽃나무가 가로수로 서 있고 길 옆 작은 동산에 소나무 숲이 우거져

공원 내에서 그늘이 많은 곳이다. 안동우거지국이 맛있는 집이다.


공원 순환도로

서울대공원에서 청계산 옥녀봉 올라가는 입구이다. 등산로를 폐쇄한다는 안내문이 오래전부터 붙어 있었다. 이

곳에 등산로가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공원에 놀러 오는 경로들이 대부분이며 이들이 단체로, 부부가, 연인과,

홀로 다니는 것을 종종 목격한다.    


서초 서울추모공원


양재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능선과 대공원 호수정 뒤 순환도로에서 출발하는 능선이 만나는 바위로 된 봉우리

다. 두 능선 다 옥녀봉이 정점이다. 대공원역에서 3.5km, 호수정에서 2.5km 빠른 걸음으로 1시간이면 옥녀봉

는다. 등산로가 알려지지 않아 년 중 한가하며 완만한 능선에 햇볕이 잘 들어 겨울엔 눈도 빨리 녹고 따뜻

하며 봄엔 진달래가 곱게 핀다.     


옥녀봉 직전


(10:55) 옥녀봉(玉女峰 375m) 도착

옥녀봉은 대공원 광장에서 역광으로 봐야 왜 옥녀봉이라고 부르는지 안다. 여자의 가장 아름다운 부분이 곡선으

도드라지게 드러나 보인다. 나머지 옥녀봉을 소개하는 얘기는 철 지난 얘기다. 


원터골, 옥녀봉, 매봉 삼거리

청계산을 흔히 흙산이라고 한다. 땅바닥에 흙이 많이 깔려 있어 걷기에 편하고 또 안전하다고 여긴다. 그런데

이 흙이 문제다. 눈, 비가 오면 진흙탕으로 변하고 마른날에는 먼지가 폴삵거리고 바람이 불면 미세먼지 저리

이다. 야자매트도 깔고 깔딱고개엔 1,700여 나무계단도 놓았지만, 그것으로 먼지를 해소했다고 할 수가 없다.

주말에는 멀리서 봐도 먼지 띠가 날라다니는 곳이 등산로임을 알게 될 정도이다. 그래서 청계산을 자주 다니는

사람들은 주 등산로를 피해 샛길로 다닌다.         


여기가 깔딱고개 계단 시작이다. 정상인 매봉까지 1.4km 거리에 나무계단이 깔려 있다. 처음 설치되었을 때는

계단 하나하나에 기증자 명칭과 계단 일련번호가 붙어 있었는데 지금은 많이 떨어져 나가고 간혹 눈에 띈다.

억에 눈에 보이는 첫 번째 계단 일련번호가 235, 매봉 직전이 1,483, 그러니깐 정상까지 약 1,248개의 나무계

단이 깔려있다는 얘기다.


헬기장


돌문바위는 가족 수대로 세 바퀴만 돌고 


특전용사 '충혼비' 참배는 탐방코스에서 빠트리지 않고


매바위


매봉 도착


(10:55) 매봉(582.5m)

사람들이 하도 많아 일찍 자리를 뜬다.


청계산 주봉 망경대(望景臺 618m) 모습


조선(연산군) 중기 유교 성리학자 일두 정여창이 무오사화에 연루되어 사사한 스승 김종직의 죽음을 슬퍼하

피눈물을 흘리며 넘었다는 혈읍재


혈읍재에서 청계산 주봉 망경대를 앞에 두고 등산로가 두 갈래로 나누어진다. 공식적인 루트는 망경대 동쪽 좌

사면을 돌아 망경대 정상 군부대로 이어지는 차도를 만나고 우측 루트는 만경대 서쪽 사면 암벽 허리를 통과

한다. 연이어 석기봉을 만나고 국사봉, 광교산, 청광종주 능선을 조망한다.


망경대능선 구조표지목


석기봉 정상


국가시설물


망경대 능선 석기봉


헬기장, 광장, 쉼터, 평상이 놓여 있어 식사 자리로 훌륭함.


절고개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뻗은 청계산 주능선은 이수봉, 옛골로 이어지고 우측으로 의왕대간 청계사, 과천매

봉으로 이어진다. 삼거리에 가판대가 열렸다. 서풍도 막아주고 막걸리도 팔고 어묵도 판다. 뜨끈한 국물과 어묵

2,000원이다.


전망대는 망경대와 석기봉을 조망하기 위한 전용 전망대다. 절고개 삼거리에서 청계사로 넘어 가는 능선에 멋진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벤치와 평의자가 놓여 있어 좋은 쉼터다.  


청계사 갈림길


소나무 재선충 예방약 집중 투여 지역


기도바위


청계사 갈림길


헬기장


청광(청계산~국사봉~광교산)종주 능선 전망  



과천 매봉 바로 아래 놓인 철탑이다. 동남향으로 터져 있고 벤치가 4개 놓여 있다. 항상 햇빛이 든다. 쉬고 싶은

마음을 참고 참아 여기까지 와서 주저 앉는다.  


셔틀랜드 쉽독 (스코트랜드 목양견)


(13:45) 청계산 매봉(369.3m)

정상에 응봉이라는 표지석이 있을 때부터 올라 다녔다. 정상 정비공사를 한답시고 데크를 깔고 전망대처럼

꾸미면서 정상석도 지금의 것으로 바꾸어 세웠다. 현재 청계산에 망경대 대신 주봉 노릇을 하는 매봉이 엄연히

있는데 왜 그 이름을 차용해 쓰는지 이해가 안 간다.      


과천 문원동 갈림길


아침에 올랐던 순환로 반대편으로 등산을 마친다.


(14:40) 서울대공원 진입로

찬바람을 피할 곳이 없어 휴일인데도 한산하다, 썰렁하다 못해 휑하다, 공원답지 못하고 시베리아 벌판 같은

낌을 준다. 5.16 광장은 잘 뜯어고치던데 여기도 군사문화 운운하면서 제대로 된 리모델링 한번 하면 어떨까?

부질없는 생각을 하면서 공원을 빠져나온다. 하루 14km 6시간 걸었다. 무릎에 큰 무리가 없어 이대로 낳는 게

아닌가 희망 섞인 기대를 해 본다.     







                                                       2019년 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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