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 세상/네팔 에베레스트 EBC

네팔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BC 트레킹 3일차 (팍딩~몬조~조르살레~남체바자르)

안태수 2017. 12. 9.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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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무래도 고소증에 걸렸나 보다


작년 안나푸르나 트래킹 때 유 박사(중앙대병원)가 고산병 약을 처방해주면서 2,500m부터 먹어라고 당부한 말이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 카트만두(1,300m)에서 루클라(2,840m)까지 비행기로 날아와 곧장 트래킹에 들어갔다.

약을 먹어야 할 고도지만 다행히 오늘 숙박지 팍딩(2,610m)은 루클라 보다 고도가 낮아 고소 걱정은 일던 접어

둔다. 안나푸르나와 에베레스트 트레일 환경을 소개할 때 음식은 안나푸르나 코스 좋고 숙박시설은 에베레스트

코스가 낫다고 한다. 로지 레스토랑에서 제공하는 음식을 비교하는 하는 말이고 숙소는 안나푸르나 로지는 목 침

대에 메트레스가 고작인데 에베레스트는 덮는 이불을 추가로 제공하고 있다. 에베레스트 코스가 더 춥다는 얘기

는 쑥 빠져 있다. 우리는 한식 요리사 덕분에 매끼 한식을 먹었다. 이번에는 그놈의 한식이 문제를 일으킨다. 음식

대하면 메스꺼움 증상이 나타나 구도하는 자세로 음식을 삼켰다.          


(07:50) 팍딩 출발

트레킹 일정은 아침 일찍 시작해서 오후 해지기 전에 다음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으로 짜여 있다. 6,7,8이라는 암

호 같은 숫자는 6시에 기상해서 7시에 아침 먹고 8시에 출발한다는 일종의 공지사항이다. 오늘부터 고소병에 대

비해 약을 복용하기로 한다. 아침 식사 후 다이아목스 1 정 250mg을 반으로 나누어 125mg을 먹었다. 반 알을

먹는 이유는 한 알 250mg을 먹는 것과 비교해서 효과는 좋고 부작용은 기 때문이다. 용량은 1회 1/2 정도 무

난하지만 사람에 따라 1회 1 정도 괜찮다고 한다.


라마 경전이 새겨진 마니차를 한 바퀴 돌리거나 바위에 새겨진 경전 중 '옴마니반메흠'만 암송해도 경전을 한 번

읽은 것으로 쳐 준다. 문맹자를 위한 배려 차원이 아닌가 생각한다. '옴' 字 한 字를 찾는 일도 숨은 그림 찾기다.

 

팍딩을 벗어나 언덕길을 오른다. 토크 토크, 벤카, 몬조, 조르살레, 남체 順으로 마을이 이어진다. 벤카 까지 두드

코시 강을 끼고 완만한 경사지를 3.5km 걷다가 몬조까지 1.4km는 거의 평지 수준의 평탄한 길이다. 소나무, 잣

나무, 구상나무 같은 나무가 트레일 주변을 군락을 지며 서식하고 있다. 한라산 탐라계곡을 걷는 분위기와 흡사하다.

  

이른 아침부터 길 나서는 트레커들


팍딩에는 호텔 수준의 고급 로지들이 즐비하다. 유럽 기업들이 지은 집이다. 회사 내 복지사업으로 롯지를 건설하

여 에베레스트로 트레킹 떠나는 직원들에게 숙소로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08:15) 토크 토크(Toktok 2,760m) River View Lodge  통과

팍딩부터 남체까지는 에베레스트에서 발원한 두드코시 강이 협곡을 이루는 구간이다. 강물이 힘차게 흘러가는

이다. 트레일도 계곡을 지그재그로 건너면서 상행한다. 히말라야의 유명한 구름다리가 7 개소나 걸쳐 있다. 바람

에 날려갈 듯한 출렁다리, 난간에 매달린 경전을 실은 오방천, 굉음에 가까운 물소리, 손에 땀을 쥐며 건너는 아찔

함, 공포에 질려 신음소리를 토하며 건너는 트레커들 이 건 남의 일이 아니다. 


유럽 트레커들은 알프스 주변 국가 국민들이 주류를 이루고 아시아는 한국, 일본, 중국사람이 가끔 눈에 띈다. 


폭포


탐세르쿠(Thamserku 6,618m)


'요산의 하루'


폭포


(09:40) 벤카(Bengkar 2,630m) 케니게이트

우리나라 사찰 입구에 있는 일주문처럼 마을 입구에 세워 악귀 등이 출입하지 못하도록 신성지역을 알리는 설치

물이다.   


벤카(Bengkar 2,630m) 휴식

중간중간 휴게소 겸 로지에서 식탁과 의자를 이용해 제대로 쉬려면 $1짜리 차를 팔아 줘야 한다. 차라고 해야 분

말 봉지로 오랜지, 망고, 파인애플, 생강차, 밀크, 커피가 전부인데 차 맛보다 쉬는 맛이다. 고속도로 휴게소처럼

가이드 체면도 살려줘야 한다. 


출렁다리, 구름다리, 현수교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운다.


룽다


몬조 마을


휴식 중인 트레커들


동굴


조그마한 다리를 건너


(10:45) 몬조(Monjo 2,700m) 도착


몬조 게스트 하우스에서 점심


(12:25) 사가르마타 국립공원 몬조 사무소 통과


사가르마타 국립공원 안내판


입산 신고


(12:25) 사가르마타 네쇼날 파크 엔터렌스 게이트(Sargarmatha National Park Entrance Gate) 통과


쿰비 율 라(Kumbi Yul Lha 5,765m)


바위에 음각으로 새긴 라마 경전


폭포


출렁다리


조르살레 마을


(12:45) 조르살레(Jorsale 2,740m) 통과 하면서 남체바자를 까지 약 6km 지속적인 오르막을 약 3시간 반 정도

오르게 된다.


출렁다리


두드코시 강 바닥을 걷다

우기철에는 물에 잠겨 다닐 수 없고 능선을 따라 바로 다리로 연결된 길을 이용해야 한다.  


두드코시 강과 나란히 걷는 트래일

강바닥은 평지나 다름없이 평편한데 발바닥은 오르막을 예민하게 감지한다. 오늘따라 숨도 가쁘고 다리도 천근만

근이다. 등산을 처음 시작할 때 일어나던 현상이다. 조금 그러다가 말겠지 하며 참고 걷는다.  


(13:20) 2개의 출렁다리 중 아래 다리는 옛날 다리 위에 다리 하나만 사용 중이다.


라르자 브릿지(Larja Bridge 2,830m)


윤희진 (29세, 연세대 졸업, 7급 검찰공무원 합격하고 발령 대기 중 에베레스트를 찾은 겁 없는 젊은이)


(13:50) 해발 2,830m 출렁다리(라르자 브릿지)에서 시작한 오르막은 평균 경사도 30도를 넘나들며 남체 입구

까지 3,440m를 고도 600여 미터를 올리는 깔딱고개이다. 한눈에 봐도 산 등성이를 지그재그로 올라가는 산 길

은 또 다른 히말라야로 들어가는 난관처럼 보였다. 넉넉잡아 2시간이면 올라가겠지...    


(15:40) 남체 깔딱고개 상단

숨 가쁨, 하지(下肢) 근력 피로 때문에 평상시처럼 산을 오를 수가 없다. 스틱은 가이드한데 맡기고 팔 흔들 힘조

차 없어 양손을 주머니에 꽂고 모퉁이마다 쉬어 간다. 그것도 앉아서 숨이 막혀 오십 보 이상 걸을 수가 없다. 일

분 간 쉬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정상 걸음으로 걷다가를 반복한다. 오십 보 걷고 일 분 쉬는 간격을 유지하며

사력을 다해 올라간다. 가이드는 마지막인 내 뒤를 소리 없이 따라온다. "고산병입니까?" "연세 때문입니다." 

가이드와 주고받은 대화이다. 


 

(16:00) 남체 바자르(Namche Bazar 3,440m) 도착

앞서 가던 일행 중 황 팀장 (58세 중소기업 인사닫당)이 내가 올라오지 않아 걱정이 되어 다시 내려와 쉬고 있는

나와 만났다." 형님 배낭 주세요" 하며 내 배낭을 뺏듯이 짊어지고 쏜살같이 올라간다, 등산하면서 내 배낭을 남에

게 짊어지게 한 적은 처음이다. 자존심도 상했지만 고마움이 더 컸다.     


남체바자르 수투파(Stupa)와 케니게이트

히말라야에서 제일 큰 마을이다. 고산족인 셰르파의 고향,  옛날 티베트 상인들이 야크를 몰고 낭파라 고개를 넘

어와 장(場)을 열던 곳, 산악지대에서 이처럼 넓은 지형은 좀처럼 볼 수 없다. 말굽처럼 생긴 산지에만치 물러

앉은 산, 발아래 한참 밑으흐르는 두드코시 강, 남향에 늦게까지 드리우는 햇살, 소위 히말라야식 배산임수 지

형이다. 


공동 빨래터

마을에 들어서서도 오르막은 끝이 없다. 여전히 오십 보 걷고 일 분 쉬는 방법으로 숙소를 찾아간다.  


(16:10)소나 로지 레스토랑 (Sona Lodge Restaurant)

남체 숙소에 도착했다. 먼저 도착한 일행들이 고맙게도 카고백과 배낭을 침실까지 옮겨 놓고 마을 구경에 나서는

중이었다. 오르막만 만나면 힘이 빠져 도저히 산책할 기분이 안 나 사양하고 로지 휴게소에서 쉬기로 한다. 쉰다

고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 같다. 두통, 얼굴부종, 가슴이 답답하고 더부룩함, 어지러움, 구토, 같은 고소증의 일반

증세는 안 나타나고 걸을 때 오르막에서 숨이 가쁘고 다리에 힘이 빠지는 현상이 반복해서 일어난다. 오래 쉬면

괜찮을까 장시간 쉬어봤지만 별 차이가 없다.      


콩대(Kongde (6,086m)

남체 바자르 앞 산 히말라야는 오후가 되면 어김없이 구름이 몰려온다. 구름은 낭만이 흐르는 운무가 아니고 무시

무시한 공포를 자아내는 먹구름처럼 나타난다. 눈 덮인과 그렇지 않은 산과의 명암이 흑백으로 갈라지며 이따

금씩 나타나는 파란 하늘은 장엄한 광경의 무대처럼 보인다. 내일은 잘 해야지.   






                                                      2017년 11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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