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명山 100/제주 한라산

한라산 영실~윗세오름~남벽분기점~어리목탐방센터

안태수 2017. 5. 30.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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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마지막까지 아껴둔 영실 탐방로


한라산 등산 코스는 백록담 정상까지 2개 코스 관음사, 성판악 코스가 있고 윗세오름까지 3개 코스 어리목, 영실,

돈내코 코스가 있다. 이 중 영실 코스가 아직 미답이다. 마음만 먹으면 당장에라도 다녀올 수 있지만, 제주도는 경

비가 만만찮게 들기 때문에 한번 가면 본전을 뽑아야 한다. 궁리 끝에 올레길 완주를 4회로 나누고 사계절을 이용

하며 그때마다 한라산 등반을 추가한다, 계획을 세우고 나니 마음이 급해진다. 일정을 잡는데 가장 중요한 관건은

날씨다. 일주일 정도 날씨가 좋아야 한다. 제주도는 바다 한가운데 있는 떠 있는 섬으로 해상의 기후 조건이 적용

된다. 강한 해풍과 비가 예측을 불허한다. 누구든 제주도 여행 동안 비,바람 때문에 일정을 망친 경험이 한 번쯤은

다 있을 것이다. 여행은 현지의 사정에 잘 적응하는 것부터 시작이다.         


(08:40) 1100고지 도착

성산리에서 점심을 먹고 시외버스를 타고 제주 시외버스터미널로 왔다. 시외버스터미널은 시내 중심가에 있어 도

보 여행자들에겐 편리한 장소가 된다. 장기간 머물 경우 도심에 숙소를 정하는 것이 활동에 여러모로 편리하겠다

고 생각했다. 주변에 숙박시설, 식당, 편의점도 많다. 종합운동장 앞에 숙소를 정하고 목욕과 저녁 식사를 마치고

강 선생한테 카톡으로 숙소를 알린다. 내일 영실까지 데려다주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1100고지 휴게소

7시 30분 강 선생 차를 타고 연동에서 성게미역국으로 아침을 먹고 1139번(일명 1100도로) 도로를 타고 신비

의 도로, 어승생악, 어리목 입구 통과하여 1100고지 휴게소에 도착했다. 참고로 1139번 도로는 신제주와 서귀포

중문단지를 연결하는 제주도 남북 횡단 도로로 한라산 서쪽에 놓여 있다.  


한라산 1100고지에 자연습지 지역, 정부에서 습지보호지역 지정하고  세계 '람사르 습지'로 등록하다.

'람사르'는 이란 카스피해 연한 휴양지로 1971년 세계 습지 보호를 위한 협약이 체결된 장소. 이하 람사르습지라

한다. 


1139번 도로 1100휴게소에서 서귀포 방향으로 차로 5분(4km) 거리에 영실입구 교차로 


영실 입구 교차로에서 매표소(2.5km) 무상 통과하고 영실 휴게소(5km) 주차장에 도착 강 선생과 작별한다.

강 선생은 오름 오르면서 산도 좋아하게 되었다고 한다. 육지의 산도 많이 다녔다. 제주도에서 육지 산행은 왕복

이틀을 시간과 경비를 허공에 날리는 꼴이다. 그것을 감수하고 다니는 열정은 산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따로 설명

할 필요가 없다. 5월 중순에 樂山의 강원도 100대 명산 순례에 참여하기로 했다.    



영실 소나무는 금강송(적송)이다. 영실 1,200고지 일원은 아직 신록이 이른 시기 소나무가 유일한 초록색이다.

산등성이 너머로 영실기암이 살짝 머리를 내민다.


영실 휴게소(오백장군과 까마귀)


(09:05) 영실 통제소 

한라산은 탐방객의 안전을 위한 입산 통제 제도를 엄격하게 실시하고 있다. 하절기 영실은 3시부터 입산급지이다.


영실(靈室 1,280m) 표지석과 기념촬영


영실계곡 진입

영실에서 윗세오름까지 3.7km 남벽분기점까지 2.1km 총 5.8km 왕복 11.6km이다. 쉬지 않고 6시간짜리 코스

다. 윗세오름 통제소에서도 하절기 오후 2시부터 남벽분기점 방향으로 입산 금지하고 있다. 물론 통제소에서 출

입을 막고 있지만, 사전에 알고 준비하는 게 요령이다.  


조릿대(산죽) 군락지

탐방로 좌측으로 물이 흐른다. 계곡은 높은 지형에 도달하면 산등성과 그 경계선이 모호해진다. 상류에서는 개천

이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바위 사이로 졸졸 흐르는 물, 물다운 물이 안 보인다. 탐방로 양옆으로 조릿대가 무성하

다. 조릿대는 다른 식생과 공존하지 못하는 식물이다. 보기는 좋지만, 생태계는 위험한 존재다. 제주도 산림 당국

에서는 확산 방지책을 마련하는데 골머리를 앓고 있는 모양이다.     


나무계단 구간

계곡은 완만한 경사로 약 1km 약 20분간을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다. 나무계단을 만나면서 경사가 제법 있는

산등성이를 오른다. 주 능선은 나무에 가려 어디쯤인지 확인이 되지 않고 하늘과 닿은 스카이라인만이 아득하게

느껴진다.   


(09:40) 전망대 도착

몇 사람이 쉬고 있다. 진달래 피는 시기에 TV에서 소개하는 단골 장소 윗세오름, 백록담 북서벽, 선작지왓을 감상

하기 위해 제주도 관광차 왔다가 한라산 만만한 영실 코스를 골라 올라가는 중이다. 산행 복장이 아니라 주의를

주고 싶었지만, 노인이 아니랄까 봐 조심스럽다. 해발 1,500m 온대식물 한계선의 시작이다. 참나무는 키를 낮추

고 관목은 엎드려 서로 덩굴을 짓는다. 소나무는 사라지고 구상나무가 푸르름을 대신한다.   


母子가 추억 쌓기 열중




영실기암

선작지왓 위로 용암이 흐르다가 절벽을 만나 천천히 흘러내리면서 수직 바위 골이 생긴 것이다. 골이 500군데라

설문대할망만 안다. 요즘 사람들은 영상미디어의 발달로 눈이 많이 높아졌다. 영실기암의 찬사가 끊어지지 않으

려면 더 가까이서 볼 수 있도록 계곡으로 탐방로를 내시라.     


병풍바위를 오백장군(오백나한)이라 하는지 아니면 우측 불룩불룩 쏟은 암봉을 두고 하는 말인지 아니면 전체의

형상을 두고 하는 말인지 설명이 두리뭉실하다.   


오백장군(오백나한) 바위라고도 한다. 제주도 창조신 설문대할망이 500명 아들을 먹이기 위해 큰 가마솥에 죽을

끓이다가 실수로 빠져 죽었다. 500명 아들은 이 사실을 모르는채 죽을 맛있게 퍼먹다가 마지막에 설문대할망의

뼈를 발견하고 통탄을 하다 목숨을 끊는다. 오백장군 바위는 설문대할망 아들의 화신이고 붉은 진달래는 이들이

흘린 피라고 한다. 나한은 부처님의 제자로 깨달음의 최고의 경지에 오른 사람을 말한다. 민속 신앙이 강한 제주

도 최고의 영험한 지역에 불교의 설화가 자리 잡게 된 배경은 그리 오래되지는 않은 것 같다.            


소녀상바위(물개바위)

요즘 일본과 시비가 붙어 있는 소녀상, 한일 간 동상 철거 문제로 예민할 때다. 억지로 같다 붙여 시빗거리로 만

 필요가 뭐 있나 물개를 더 닮았으니 물개바위로 하자. 


영실계곡

12시 방향 소나무 숲 가장자리에 영실이 자리 잡고 그 너머 지평선이 서귀포 항구이고 2시 방향 하늘 닿은 곳이

제주 최남단 모슬포다. 남제주가 더 정서적으로 목가적이다.   

 

산등성이 비탈진 곳을 기어 오르는 탐방로 목책이 길을 잘 안내한다.  

 

사발을 엎어 놓은 듯한 오름 군상들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내 46개소가 있으며 정상에 분화구가 있으면 원형오름

미어져 있으면 원추형 오름이라 한다. 제주도에는 이런 오름이 368개소가 있다. 오름 답사를 마치려면 제주도에

상주하면서 매3일 1개씩 답사하면 어림잡아 3년은 걸리겠다. 


윗세오름으로 이어지는 주능선


병풍바위 상부 능선


형체만 남은 구상나무

구상나무 개체 수가 점점 줄어든다고 한다. 구상나무는 우리나라 토종 나무이며 해발 1,000m 이상 한라산, 지리

산, 덕유산, 등 남부 고산에 자란다. 우리나라가 온난화 지역으로 변하면서 추운 곳을 쫗아 하는 식물이 멸종의 위

기를 맞고 있다. 


(10:25) 능선에 올라서면 한라산 고원지대에서 밀려난 식물들이 서로 엉퀴어 숲을 이루고 있다. 바닥에는 현무암

너럭바위와 너덜이 깔려 있고 햇빛 탓인지 미끌미끌하다. 조심해서 통과해야 한다.

   

괴상하게 자란 나무


너덜지대

하늘이 열리고 허리가 펴지고 시원한 바람을 맞는다. 백록담 서북벽이 길을 막고 섰다. 누구든 서북벽을 보는 순

간 걸음을 멈춘다. 진짜 한라산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는 곳이 지구이고 비약하면 제주도가 곧 한라산이

다. 제주도에서 한라산이 어디 있느냐고 묻는 우수꽝스러운 질문은 이제 그만이다.  


서북벽 족은오름 (윗세오름)


노루샘 과 선작지왓



(13:00) 윗세오름(붉은오름) 도착

잡목 숲을 빠져나오면 광활한 고원 오름 지역에 들어선다. 어느새 오름 속에 갇혀 윗세오름 찾기란 우물가에서 숭

늉 찾는 격이다. 선작지왓은 노루샘 우측 구릉 지역이고 윗세오름은 비슷비슷한 오름 셋을 합쳐 부르는 이름이다.

지금 윗세오름 부근에 와 있다. 족은오름, 누운오름, 붉은오름 세 오름은 분화구를 확인하기 전에는 분간이 안 간

다. 오늘은 오름 답사가 아니고 영실 기행이니깐 여기서 물러선다.   


윗세오름 표지목과 기념촬영


윗세오름 통제소

하절기 오후 2시 부터 남벽 분기점 경유 돈내코 하산은 통행 제한.

 

백록담 서북벽을 제일 가까이서 보는 것 같다. 백록담 전체가 하나의 돌덩어리 형체로 나타난다. 암릉, 침봉, 암

벽, 바위 골짜기, 등 바위산의 모습을 잘 드러낸다. 윗세오름에서 백록담 정상까지는 고도 약 200m 1시간이면

오를 수 있는 높이다. 서북벽에도 등정 코스가 있었다는데 암석이 풍화작용을 심하게 받아 바위 질이 푸석하고

낙석의 위험이 커 지금은 폐쇄 조처가 내려진 상태이다.  


붉은오름(윗세오름)


서북벽 구상나무, 조릿대, 진달래 군락지  


남벽은 서북벽에 비해 침식작용이 훨씬 심한 것 같다. 암벽이 더 가파르며 부서진 바위들이 상당히 아랫부분까

 내려와 쌓여있다.  


남벽

남벽에도 정상 등정 코스가 있는데 막고 있다. 지금도 용감한 사람은 숨어 오른다고 한다. 자세히 보니 산사태

구간으로 등로가 보인다.


남벽 전망대에서 잠시 쉬어간다.


(12:10) 남벽분기점 (윗세오름 2.1km)


돈내코 코스 (남벽분기점 5km)는 2009년 12월 4일 15년 만에 새롭게 코스를 단장하고 재개장을 했다. 가는 날

이 장날이라고 탐방할 기회를 가졌다.   


(13:15) 다시 윗세오름 어리목으로 하산한다. 어리목~윗세오름~돈내코 코스는 2009년 12월 15일 눈 쌓인

한겨울에 탑방을 했다. 산은 오를 때 풍경과 내려갈 때 풍경이 다르게 비쳐지는데 8년 전의 모습이 어떻게 달라졌

을까 무척 궁금하다.



윗세오름 대피소

직원들이 상주 하며 라면등 간단한 식음료 등을 팔고 있으며 숙박은 할 수 없다.


백록담 북서벽은 예나 지금이나 변한이 없고


탐방로 데크 로드도 그대로다. 

'요산의 하루'

일본 관광객에게 뒷모습 촬영을 부탁하니 알듯 모를듯한 웃음을 짓는다.

.

탐방로 바닥에 돌을 깔아 놓으면 영구적이고 보기는 좋지만 걷기는 상당히 불편하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미끄

러지지 않으려고 용을 쓰다 속도도 안 나고 발목에 부담도 많이 준다. 약삭빠른 사람은 등로를 이탈해버린다.  


만세동산(오름)



사제비동산(오름) 주변 오름 풍경


한라산 누운 향나무


(14:00) 사제비샘


어리목 하산로


고사목


어리목 계곡 목교


참나무, 조릿대, 군락지 중국아가씨


(15:00) 어리목(970m) 통제소 통과


어리목탐방안내소

휴게소, 주차장, 탐방지원샌터가 있는 어리목이다, 제주도 6박 7일 공식 일정을 마친다. 사진 봉사자를 기다리느

라 한참 걸렸다. 주차장에 대기 중인 택시를 발견 제주 시외버스터미널까지 요금 흥정을 벌인다. 손님 태우고 왔

다가 빈 차로 나가느니 얼마라도 깎아달라는 요구를 했다. 제주시는 어디든 메다 요금으로 받습니다. 15,000원

정도 예상하십시오. 요금을 대충 알고 나니 부담이 사라진다.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여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눈에 띄는 식당으로 바로 들어가 '꿩메밀국수'를 주문했다. 꿩, 메밀, 국수, 환상적인 조합 같은데 세상에 제일 맛

없는 음식이었다. 국물만 몇 숟가락 뜨다가 내 취향이 아님을 정중히 알리고 일어섰다. 곧장 목욕탕에서 발가락

찜질을 마치고 택시로 공항으로 이동하여 내일 비행기 하루 앞당길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는 별 수 없이 어제 묵은

호텔로 다시 돌아왔다. 내일 아침 첫 비행기로 서울로 돌아간다.        





                                                       2017년 4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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