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명山 100/제주 한라산

제주 한라산 백록담

안태수 2018. 2. 11. 10:02
728x90




한라산 눈빛으로 백록담 전모를 밝히다,


춥고 긴 겨울이 언제 끝날 런지 집에만 처박혀 있으니 가슴만 답답하다. 하루에도 여러 차례 기상청 날씨 정보를

들여다보는 것이 일과처럼 되었다. 날씨가 추우면 살기 힘든 사람만 속출하고 사회 곳곳에 재난이 끊임없이 일

난다. 하루빨리 추위가 물러가도록 굿이라도 하고 싶다. 날이 좀 풀리고 세상이 활기를 되찾으면 그동안 추위 때

문에 미뤄왔던 제주도 올레 남은 구간도 걷고 한라산 등산이라도 해 볼까 하고  비행기 예약을 서둘렀다. 일주일

예정으로 제주도에 입도하는 날 이른 아침에 강 선생이 친절하게도 공항까지 마중을 나오고 올레 7코스(서귀포~

월평리)도 같이 걸어주었다.   


성판악 전경


(08;25) 성판악(750m) 탐방안내소 출발

한라산 등산 안내를 자청하신 한 선생이 일기예보를 감안하여 등산 날짜를 잡기로 했다. 한 선생은 제주도에서 오

름 전문가로 유명하다. 한라산 오름 368개소 모두를 답사하고 '제주의 오름 368'이라는 책도 내셨다. 든든한 분

이 가이드를 해주시니 안전 산행은 떼어논 당상이다.     


굴거리나무 군락지 (나무에 박쥐가 매달린 모습과 흡사하다)

올레 걷기 도중 10코스 11코스 사잇 날 한라산 성판악~백록담~관음산(18.3km)을 등산하기로 하고 입산 시간과

일몰 시간을 감안하여 아침 8시 전, 후로 성판악 탐방안내소를 통과하기로 한다. 성판악 가는 버스는 제주 시외버

스터미널에서 출발한다. 아침 7시까지 터미널에 모이기로 하고 나는 숙소를 모슬포에서 제주 시외버스터미널 가

까운 호텔로 옮겼다.     


목교

그동안 제주도에도 눈이 많이 왔다고 한다. 내린 눈이 육안으로 봐도 적설량이 50㎝ 이상은 되어 보인다. 기온도

많이 떨어져 영하의 날씨가 며칠째 계속되는데 이런 날씨는 기억하기 어려울 정도로 드물었다고 한다. 등산로는

마치 봅슬레이 경기장처럼 눈을 말끔히 치워져 있다. 한라산 국립공원 요원들은 눈만 오면 등산로 전 구간 눈을

치우느라 애를 먹는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다.        


한 선생


소나무 군락지

 

(09:40) 속밭대피소 통과


한라산이 제주도이고 제주도가 한라산이다. 비행기나 배를 타고 멀리서 보면 삿갓을 엎어 놓은 듯 산맥도 없고

계곡도 없는 밋밋하기 짝이 없는 산이다. 물론 산속으로 빠져들면 다양한 지질과 놀라운 생태계를 만날 수 있지만

오로지 등산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주기엔 부족한게 많다.

       

아침 8시 전 후가 원점회귀 혹은 관음사로 횡단하는 적당한 시각으로 러시아워이다. 눈 꽃 산행을 즐기기 위한

등산객들이 줄을 잇는다.

 

(10:15) 사라오름(1,324m) 갈림길

사라오름 전망대까지 0.6km 왕복 1.2km 한 선생이 12시까지 진달래 통제소 통과를 목표로 패스를 명한다.


눈밭 등산 행렬


딱따구리 둥지 공사 중


드디어 하늘이 뚫리다.


한 선생 曰 70 노인이 어린아이 마냥 눈밭을 뛰 노는 모습이라고 표현했다.


(10:45) 진달래대피소(1,500m) 도착

한라산 국립공원은 직원 후생복지회에서 탐방객 편의를 위해 매점(윗세오름, 진달래밭, 어리목)을 운영해 왔으나,

정규직으로 채용 요구 파업, 누적 적자 등으로 운영을 중지하기로 했다고 한다. 한국 정부가 언제부터 산에 오르

는 사람들을 위해 먹는 것까지 신경을 쓰는지 하는 행태를 보면 너무 지나치다. 국민 스스로가 자신의 안전을 책

임진다는 의식을 심어 주는 게 급선무라 생각한다. 세월호 사고, 밀량, 제천 화재 사고 등 국가가 어디까지 책임

질 것인지도 명확히 정해야 한다. 산행도 마찬가지이다. 안전사고에 대비한 사전 준비는 당사자의 몫이고 사고는

본인의 과실이며 책임이다.       


제주도 친구들과 기념 촬영


진달래 대피소 주변 설경


진달래 대피소 주변 설경



(11:05) 진달래대피소 입산 통제소 통과


깔딱고개 (500m/30분) 시작 기점

해발 1,500m 진달래대피소 주변 관목(진달래) 숲을 벗어나면 수목한계선이 나타난다. 나무가 전혀 자라지 않는

곳이 아니라 키 작은 나무들이 땅바닥에 바싹 붙어 서식하고 있다. 시야가 탁 트이기 시작한다. 진달래대피소에서

정상 동능까지는 2.3km 약 1시간 30분 소요 거리이다. 진달래대피소 입산 통제 시각이 12시 정상에서 하산 통

시각이 1시 30분 정상에서 여유를 가지려면 성판악에서 아침 8시 전, 후에 출발해야 한다.

   

깔딱고개 나무계단 오르기


사라오름, 성판오름, 완만한 경사면 배경 사진


요산


한 선생


나무계단 오르기


정상을 오르는 긴 등산 행렬


부지런히 오르고 있는 사람들


정상 직전 나무계단 구간


해발 1,900m 표지석


정상 대피소

구름은 모조리 산 허리로 내려가고 정상 주변은 구름 한 점 없고 하늘은 짙은 푸른색이다. 일기가 언제 변덕을 부

릴지 모르는 제주도 한라산 백록담, 서둘러 백록담, 정상 인증, 주변 풍경을 카메라에 담는다. 앗사! 이렇게 좋을

수가 신났다.


한라산 정상 인증 사진을 찍기 위해 늘어선 등산객들

 

(12:40) 한라산 동봉(1,950m) 표지목과 기념촬영

제주도 한라산은 천연기념물 제 182호, 한라산 국립공원 지정,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 등재, 람사르 습지 등록,

세계 지질공원 인증 등으로 세계적인 명산 반열에 오른 남한 최고봉, 민족의 영산이다. 약 180 만년 전 얕은 바다

에서 80여 차례 크고 작은 화산 폭발로 용암 분출물이 쌓여 만들어진 섬이다. 제주도는 세계적인 화산섬이다.


제주도 친구들과 함께 정상 기념 촬영


요산의 하루


백록담


백록담


백록담


백록담 파노라마 사진


한라산 관음사 방향 산등성이


(13:20) 관음사지구로 하산 시작

한라산은 정상을 중심으로 동서간은 평편한 지형을 유지하고 북사면 관음사 탐방지구 루트를 중심으로 탐라계곡,

개미등, 삼각봉, 왕관릉, 장구목 같은 능선과 봉우리, 하천,계곡이 발달되어 험준한 지형을 이룬다. 하산시 주로

이용하는 코스이다.     


백록담 서릉 내부 분화구 내벽


서벽


백록담 서벽 장구목능선 기점


장구목(1,813m)능선


삼각봉(1,578m) 조망


왕관릉 헬기장


등산로 양 옆으로 밧줄이 설치되어 있어도 경사가 하도 심해 아이젠 조차도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자꾸

미끄러진다. 용진각 현수교까지 계속 어렵고 힘든 구간이다. 


구 용진각 대피소 터


용진각(한천) 현수교


삼각봉(1,587m)


(14:35) 삼각봉 대피소


삼각봉대피소 (한 선생, 강 선생)


삼각봉 대피소 지나면서 개미목 부분 

개미머리, 개미목, 개미등, 개미꼬리 이는 개미를 닮은 능선을 말하며 삼각봉에서 흘러나와 탐라계곡으로 빠져드

는 능선을 말한다. 실제로 개미등에 올라타서 개미등이 어디냐고 묻는 愚를 범한 적이 있다. 목과 등 부분에 안내

판이라도 세워 주면 좋겠다. 

   

추사 '세한도' 발상 소나무


개미등 원점비

1982년 2월 5일(서울 청계산 6월 1일) 청와대 경호실 소속 특전단 용사들이 전 대통령 제주도 공항 개관식 참석

예비 경호차 C123 수송기로 이동 중 기상 악화로 관음사 부근에서 추락하여 공군 대령 조종사를 포함한 특전단

병사 53명 전원 사망한 사고이다. 1986년 서울 청계산 매봉 기슭에도 추모비가 세워졌다.


(15:25) 탐라계곡 대피소 통과


나무계단 결빙 구간

앞에 내려가는 사람이 한라산 국립공원 요원이다. 아이젠을 착용하고도 쩔쩔매는 것을 보면 경사가 얼마나 심하

고 눈이 단단하게 다져졌는지 줄을 꽉 잡고 용을 썼더니 팔이 다 뻐근했다.


탐라계곡 아치형 목교   


탐라계곡 구린굴

제주도에서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길이 442m 폭 3m 천연동굴로 주변에 집터가 있는 것을 보고 얼음창고로 사용

추정.  


하산 완료 게이트 통과


(16:25) 관음사 탐방안내소 (620m)


관음사 야영지구

후미에 서서 한 선생 뒤만 보고 쫓아갔다. 혼자 다닐 때는 항상 산행 정보를 숙지하면서 한 순간이라도 마음을 놓

을 수가 없었는데 든든한 사람을 길라잡이로 내 세우니 사사로운 근심은 다 물러간다. 편하게 산행을 마치고 바로

제주시내로 들어가는 버스도 탔다. 짜인 일정대로 잘 움직였다는 얘기이다. 저녁식사는 말고기 전문집에서 코스

요리를 먹었다. 말고기 가지고 조리한 초밥, 육회, 스테이크, 갈비찜, 탕, 간, 지름(내장) 난생처음 먹어보는 말고

기는 호기심에 먹어 본 거지 기호 식품은 못 될 것 같다. 식사 후 제주 친구들과 헤어지고 용담동 해수 사우나에서

목욕을 하고 시외버스터미널 부근 호텔로 돌아왔다. 아뿔싸 택시에 스틱을 놓고 내렸구나.          






                                                       2018년 2월 1일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