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명山 100/제주 한라산

제주 한라산 열안지방목지 천산

안태수 2021. 3. 1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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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에 눈이 오면 오르미가 한번은 찾는 山

 

제주 오르미들과 12시 일도이동에 있는 돌하르방 식당에서 만나 점심하기로 약속했다. 내가 일부러 이 집에서 만나자고 한 것은 각재기(전갱이)국과 멸치조림이 먹고 싶었기 때문이다. 서귀포 호텔에서 제주 약속 장소까지 2시간이면 갈 수 있을 것 같아 9시 30분에 호텔을 나왔다. 중앙로터리까지 걸어와서 제주공항 가는 급행버스를 한참 기다렸다 탔다. 한라산을 남북으로 횡단하는 5, 16 도로를 넘었다. 5, 16 도로는 오래된 2차선 도로이지만 확장의 유혹을 뿌리치고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도로를 뒤덮은 숲의 운치가 과히 환상적이었다. 제주 시내 중심가에 있는 시청 앞에서 내려 걸어서 약속시간 30분 전에 도착했다. 한 선생, 강 선생, 이 선생이 차례로 도착하여 즐거운 식사를 하였다.  

 

(14:30) 산록북로(1117번) 갓길

점심 식사를 마치고 강 선생, 이 선생과는 기약 없는 작별을 하고 한 선생의 제의로 오름오르미들의 1,199회 天山오름 행차에 따라가기로 했다. 오르미들의 모임 장소인 제주 하나로마트 주차장에 도착하여 한 선생님의 소개로 일일이 인사를 나누고 9 분이 두 대의 차로 분승하여 산록북로 천산오름 입구에 도착하여 갓길에 차를 세웠다.

 

        

농업진흥청 축산과학원 난지축산연구소 열안지 방목장 (제주시 오라이동 산 102)

 

 

방목지 출입구

오르미 대장이 앞장을 서고 준비를 마친 사람들부터 차례로 방목장 게이트를 통과했다. 차도가 언덕 넘어로꼬부라지는 게 제법 길게 느껴졌다.

 

  

방목지 진입로 차도

외부 행사에 참가할 경우 처신을 잘해야 한다. 다른 사람 눈에 띌까 말까 시야에서 사라지면 안 되고 아는 척 말을 많이해서도 안된다. 입 다물면 2등 한다고 경청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후미에 붙어서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며 넓게 관찰하는 자세를 유지하며 따라간다.

 

 

방목지 전경

포장 도로를 약 500m 지나자 이번주 초에 내린 눈이 하얗게 쌓인 설원이 펼쳐졌다. 이렇게 넓은 광경은 대관령 목장과 태백 고냉지 채소밭이 있는 귀네미 마을이 전부이다. 불행히 두 곳 설경은 못봤고 눈 쌓인 장면은 여기가 처음이다.

 

   

열안지 방목자지 전경 파노라마 사진

천산(天山)은 공식적인 지명이 아니고 다음 지도를 검색하면 열안지 방목지로 나온다. 소(牛)나 말(馬) 따위를 축산 정책에 의해 야생에서 키우는 곳이다.

 

 

눈 덮인 방목지 일원 가장자리를 右에서 左로 한 바퀴 돌다.

우리가 처음 밟는 눈이다. 발목까지 푹푹 빠진다. 구름이 움직일 때마다 일렁이는 그늘과 사이사이 햇빛이 현란하다. 서울을 멀리 벗어나지 않으면 보기 힘든 풍경이다. 뒹굴고 묻히고 설치고 싶다. 초록이 동색인가 만인이 만감인가 다를 침묵 걷기를 하고 있다.

 

      

후미

 

 

방목지 중앙 작은 숲은 소나 말의 쉼터

 

 

한동호 선생

 

 

제주시 일대 조망

左로부터 도두봉, 제주공항, 제주 도심, 제주항, 사라봉, 별도봉.

 

    

'요산의 하루'

 

 

한라산 북벽, 장구목, 삼각봉 일대 조망

오름은 독립된 산(봉우리)을 가진 화산체로 제주도의 기생화산을 일컫는 말이다. 오름은 분화구(噴火口), 화산쇄설물(火山瑣屑物), 화산구(火山丘 스코리아구, 경석구, 화산회구) 세 가지 구성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天山은 제주 오름지도에도 빠져 있으며 한라산 북쪽 사면 700m 고지에 평지처럼 완만한 경사지에 위치하고 있다. 부근에 오라, 아라 제주 원조 골프장이 있는 것을 보면 초지 조성에 비교적 쉬운 환경이었던 모양이다. 남서 방향으로 한라산과 북벽에서 흘러내리는 장구목의 완만한 능선이 사람을 기만한다.

 

   

오름 오르미들과 기념촬영

 

 

참억새

 

 

가시덩굴을 헤치며 귀환

 

 

오름오르미들(Since 1999)

1999년 5월에 제주 출신 초, 중고 교사들이 중심이 되어 발족한 지독한 오름 사랑꾼의 모임이다. 매주 토요일 오름 행사를 연 지가 벌써 해수로  21년 차가 된다. 그동안 오름의 가치를 발굴하고 알리고 보존하는 오름 파수꾼 노릇을 하며 오름 안내서와 오름 지도를 편찬하며 명실공히 제주 지역을 대표하는 오름단체로 자리매김했다. 한동호 선생님의 소개로 오름오르미들의 1199회 행사에 참석하게 되어 영광이었다.

   

 

 

 

 

 

2020년 1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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