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 세상/네팔 안나푸르나 ABC

네팔 히말라야 생츄어리코스 지누단다~뉴브릿지~큐미~시와이(최종일)

안태수 2016. 12. 10.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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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는 꼭 다시 찾는다고 한다.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 들뜬 마음이 엊그저께 같은데 벌써 옛날이야기로 흘러간다. 

일정표를 받아들고 하나하나 준비하는 동안 흥분 속에 행복했었다. 히말라야는 우리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거리가 멀어서가 아니라 아무나 갈 수 없는 곳에 있기 때문이다. 히말라야 8,000봉 14좌 베이스 캠

프 트래킹을 꿈꾸면서 안나푸르나로 떠나기 전까지는 많은 걱정을 했다. 먼저 다녀온 사람들의 답사기

읽고 히말라야 山書도 많이 구해 읽었다. 결론은 히말라야는 아무나 입산을 허락하지 않고 준비된 者만 받

아들인다는 것을 알았다. 보통 사람이 오를 수 있는 고도는 고소병을 앓지 않는 3,000m 이하의 산이다. 

70의 나이로 9일 동안 생전 경험해 보지 못한 고도를 등산한다는 것은 어쩌면 무모한 일이다. 그러나 위안

이 되는 것은 스스로 많은 준비를 해왔다고 자부하기 때문이다. 나 홀로 백두대간을 종주했고 우리 명산 

100을 91좌나 올랐으며 남은 일생을 산에 바치기로 한 약속을 꾸준히 지켜왔기 때문이다. 

사람의 마음은 참 간사한 게 시시각각으로 바뀐다. 트래킹 시작할 때 두려움에서 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으

로 바뀌고 다시 기대감이 자신감으로 즐거움과 행복한 시간을 갖게 했으며 이후부터는 자신이 넘쳐 자

신을 돌보는 일에 소홀해질까 조심하게 됐다.

     

(07:15) 지누단다(Jhinu Danda 1,780m, 시와이 8.25km, 날씨 맑음, 기온 13도) 출발.

룸메이트와 기념 촬영(중앙이 가이드) 산에는 일가견이 있는 분들이다. 

가이드 너버 씨는 에베레스트 캠프 5까지 올라간 세르파 출신이고 김태규 씨는 우리 명산 100을 완등하고

다음 목적지를 두고 고심하는 중이고 제주 한 선생과 강 선생은 제주 오름 368을 답사를 마치고 한 선생은

'제주의 오름 368' 책을 내고 강 선생은 '오름 오르미'라는 사이트를 운영했다고 한다. 

제주도 오름 전문가와 같이 하게 된 것은 영광스런운일이었다.       


(07:15) 지누단다 출발.

시와이에서 9일간의 트래킹 일정이 끝난다. 시와이에는 포카라 까지 가는 노선버스가 들어온다. 

버스 출발 시각에 마쳐 시와이에 도착해야 한다. 아침 7시 출발이다. 다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준비되는 데

로 떠난다. 돌이켜 보니 안나푸르나가 일정이 머리에 생생히 떠오른다. 시작부터 도착지 때까지 안나푸르

나 연봉은 바다의 등대처럼 길잡이 노릇을 톡톡히 했고 모디 강을 끼고 험상궂게 솟은 산줄기는 산사태의

위협을 가하면서 우리를 등로로 가두었다. 이정표가 필요 없을 정도의 반듯하게 잘 다듬어진 외길은 눈 감

고도 찾아갈 수 있는 편한 길이었으며 반나절 거리에 편의시설을 갖춘 로지가 있고 ABC까지 전기가 불

밝힌다. 안나푸르나 생츄어리 코스는 쉽고 편하고 아름다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히말라야 트래킹 입문 코

스로 소문나 있다.     

  

계곡이 하얗게 드러난 곳이 뉴브리지(1,340m) 로지가 있는 지점으로 모디 강가에 있다. 

지누단다(1,725m)부터 뉴브릿지까지 약 300m 고도차가 난다. 사진에서 보는 것 처럼 가마득하다. 


외국인 트래커는 산책 나온 듯 나무 지팡이 짚으며 폴짝폴짝 걷는다.

 

구릉족 마을


마을 공동 수도


(08:25)뉴 브릿지(New Bridge 1,340m) 통과


(08:40) 란드룩 갈림길에서 세르파 딜레이드가 지키고 있다.

여기까지는 올라 갔던 길을 내려온 셈이다. 란드룩은 우리가 상행시 지나온 곳이다. 모디 강을 건너고 브

릿지가 나오고 강가에는 히말파니라는 로지가 있다.    


명심하기

말, 소, 염소 등이 지나갈 때는 놀라지 않게 하고 벼랑 쪽으로 붙지 말고 산 쪽으로 붙어야 한다. 

    


(09:00) 간이 휴게소 통과


안나푸르나 생츄어리 코스 안내도

히말라야는 동서로 약 2,400km가 된다고 한다, 西에서 東으로 파키스탄, 인도, 네팔, 부탄 북으로 티베트

(중국)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산맥으로 지구의 모든 환경이 함축되어 있다고 보면 히말라야

여행으로도 세계 곳곳의 자연환경을 다 만나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개울 건너서


햇볕이 잘 드는 바위 언덕을 지나


다시 숲 길로 접어 들면서 유재원 대장을 추월한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트래킹 행렬이 이어지며


큐미 도착하여 안나푸르나 트랭킹 안내도를 마지막으로 확인한다. 로지 마다 붙어 있는 안내도는 역시 일

관성이 없다. 지명 표기, 로지 높이, 소요시간 등은 참고로 하고 지도에 나온 것을 우선 한다.  


(10:00) 큐미(Kyume 1,330m) 통과 시와이는 1시간 2km  남았다. 이제 오르막도 없고 내리막도 없다. 

고저 50m 차이를 두고 달리면 된다.  


해발 1,300m 까지 내려오니 눈에 익은 논 경작지다. 우리나라 풍경과 비슷하다.


간드룩 가는 길

장난삼아 쓸쩍 간드룩으로 올라섰더니 선두 세르파가 소리 지르고 난리다. 

우리는 작은 언덕을 올라서 우측으로 경사가 가파른 간드룩 가는 계단 길을 피하고 느슨하고 평탄한 길로

고도를 조금씩 낮추며 하산한다.    


마지막 폭포


트래킹에 열중인 무리


시와이 버스 정류장(종점) 표시판


시와이 표시판 따라 마지막 언덕을 오르면


안나푸르나 연봉이 조망되는 명당 자리에 새로운 롯지 건설이 한창이다.

 

도로 개설 작업 현장에서


히말라야 속살을 보며 


퇴적층(잡석) 

암모나이트나 하나 주을까 땡볕을 기어봤지만, 허사. 


비레탄티 방향으로 진행


염소 떼의 행렬에 길이 막힌다.


염소 떼 다리를 다 건너기를 기다려 주고


(11:00) 시와이(Siwai 1,315m 날씨 맑음, 기온 26도) 도착. 점심(카레)

한국 사람들 있지! 마지막에 골인 지점에 먼저 도착하려고 서두르는 거, 그러면서 놓고, 흘리고, 잊어버리

고, 넘어지고, 소란을 일으킨다.  



제주 한 선생과 강 선생은 형 아우처럼 다정하다. 아우는 섬기고 형은 보살피는 모습이 어제오늘 일이 

아닌 어릴 때 형제를 보는 것 같다. 요즘 어떤 사이가 저리도 정답게 붙어 다닐까? 형제도 아니요 친구도

아니다. 자주 만나면 다투기가 십상이라 오랜만에 봐야 웃고 헤어진다. 두 분의 우정 부럽소이다.    


(11:50) 시와이 시외버스 종점

'레썸삐리리 레썸삐리리 우데라 자우키 다다마 번장 레썸삐리리' 

우리의 아리랑 같은 네팔의 민속 노래로 우리 아리랑과는 비교가 되지 않게 일상생활에서도 널리 부르고

있다. 길에서 우리 아이들이 아리랑을 부르는 모습을 본 적 있나? 네팔에서는 심심찮게 본다. 고산족 아이

들의 산길에서, 포터들의 짐을 내리고 잠시 쉬는 틈에도, 그들이 흥얼대는 흥겨운 가락은 금방 귀에 익는

다. 레썸삐리리는 주요 후렴 부로 한 구절이 끝나면 연속으로 반복된다. 비단 손수건을 흔들면서 당신에게

어떻게 갈 수 있느냐고 묻는 사랑 고백 노래로 우리의 지방 아리랑처럼 개작하여 부르는 바람에 가사가 많다.

   


(12:15) 시와이~비레탄티~나야폴~칸데~페디~포카라(15:30) 버스로 이동

네팔은 지금 축제 중이다. 

시와이 버스 정류장에서 학생들의 교실 신축 모금 행사에 작은 성의를 표시하였더니 건강과 행복을 축원해

주는 '띠까'를 해준다. 띠까는 힌두교 의식의 하나로 축제 날 국왕은 국민에게, 가정에서는 윗사람이 아랫

사람에게, 누이가 남자형제에게, 동물은 까마귀(희소식), 개(사람과 친근), 소(힌두교의 신)가 띠까를 받는다.

내가 제일 마지막에 도착했다. 버스가 나를 기다리고 있는 듯 사람들이 창밖을 내다보고 있다. 멘 뒷자리

 앉으니 가이드가 뒤에는 차가 많이 덜컹거리니 앞으로 앉으라 한다. 그러고 보니 동작 빠른 사람들은

앞에 다 있다. 때로는 선착순 잘 하는 사람이 싫을 때가 있는데 이런 경우다.

버스는 정시에 출발하고 현지인 탑승자까지 합쳐 만원이다. 그새 히말라야 냄새가 몸에 베어 아무렇지도

않다. 비포장 길, 포장길이라야 페인 곳 투성이 뽀얀 먼지를 일으키며 산길을 달린다.      





                                       2016년 10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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