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누단다 온천을 향해 달려가다.
9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걷는 일이 조금은 걱정이 되었다. 그것도 트래킹 코스로는 난이도가 최상인 히말라야
가 아닌가? 세계 트래커들이 몰려드는 트래킹 천국이라 코스를 중심으로 각종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고 하
지만, 안전과는 별개로 장시간 고산을 걷는 것이 무척 염려되었다. 잘 걸을 수 있을까? 일정상 하루 걷는 거리는
평균 7km 내외, 만 보 정도 걷는다고 치면 고산병만 오지 않는다면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트래일은 우리나라
등산로보다 분명하게 잘 만들어져 있고 이정표를 세울 필요가 없을 정도로 외길이다. 고산 중턱을 깎아 길을 만들
었기 때문에 산사태, 눈사태, 폭우, 실족 같은 위험은 항상 도사리고 있지만, 이것은 순전히 트래커들의 몫이다.
트래일은 환상적이다. 산은 난생 처음 보는 높이로 솟아 있고 어마어마한 경사를 유지하면서 깊은 협곡을 끼고 있
다. 원시림은 울창한 숲을 이루고 햇빛은 정오가 되어야 계곡 구석구석을 비추고는 이내 깊은 산 그림자를 드리우
며 파란 하늘만 남기고 사라진다. 안나푸르나 마차푸차레가 항상 그 자리에 다시 선다. 매일 같이 달라지는 환경
을 대하면서 근심과 걱정은 어느새 즐거움과 환희로 바뀐다.
(07:15) 뱀부(Bamboo 2,310m, 지누단다 10.1km, 날씨 맑음, 기온 5.5도) 아침(김치볶음밥) 출발.
기상 5시 30분, 아침 6시, 7시 가이드로부터 간단한 주의 사항만 듣고 자유 출발한다. 각자 자기 걸음으로 속도
를 낸다. 그러나 가이드가 배치한 세르파 포터들의 보호를 받는다.
시누와 까지는 약간의 경사진 오르막이다.
혹자는 안나푸르나 생츄어리 코스의 롯지는 스위스 풍을 많이 닮았다고 한다. 산지에 집을 때 바람, 눈, 추위,
등 기후를 고려하다 보면 어쩌면 비슷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아닌지? 아뭏턴 보기에는 예쁘다.
케른
특별하게 죽은자의 혼을 모셔 놓고 추모하는 곳.
돌계단
오르막 내리막길에는 돌 계단이 대부분 놓여 있다. 트레일이 유실되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고 시각적으로 단
정한 느낌을 준다.
대나무 숲 길
계곡을 낀 벼랑 다리 건너기
마차푸차레
우리 요리사 팀 바구니에는 조리기구, 취사도구, 식량 등이 담겼다.
열심히 메모하는 요산
울창한 원시림
시누와 도착 전
롯지는 대부분 능선이나 고갯마루에 자리 잡고 있으며 안나푸르나 연봉의 조망이 뛰어난 곳에 있다. 롯지간의 거
리는 대략 산등성이를 넘을 때마다 있으니 3~4km 정도며 어느 롯지를 이용하느냐는 트래커들의 컨디션에 따라
좌우된다. 단체로 이동하는 팀은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곳이라야 하므로 사전에 숙소 예약이 불가피하다.
우리가 이용한 롯지가 규모가 있는 롯지다.
(08:45) 시누와 통과
금낭화처럼 생긴 히말라야 꽃
사탕수수 같은 거 다듬는 현지인
시누와와 촘롱은 V자 계곡 양쪽 끄트머리에 있다. 계곡 하상까지는 약 500m, 계곡 양쪽 능선에는 구룽족의 마을
이 있고 트래킹 구간 중 돌 계단이 제일 많으며 힘든 구간이다.
다랑밭엔 가축(말, 양, 염소, 소)도 키우고
가스통이 널부러져 있다(가스 취급소).
네팔 국화 랄리구라스
촘롱 구룽족 다랑이 논
구룽족 마을 통과
네팔은 지금 축제 기간 중이다. 외지로 나갔던 가족들이 고향으로 돌아와 함께 지내는 모습은 우리의 설, 추석 명
절과 비슷하다. 운동장에서 배구하는 아이들, 학교 마당에서는 전통 옷을 입은 여자들이 춤과 노래로 즐겁게 논다.
계곡 하상을 건너는 브릿지
노새의 다리는 가는데 허벅지와 궁둥이를 연결하는 근육은 대단하다. 노새는 아무거나 잘 먹고 힘이 세고 지구력
이 강해 짐을 나르는데 많이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10:00)브릿지(1,820m) 통과
촘롱까지 약 500m 돌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대원 김태규씨가 마음 먹고 계단을 셋는데 2,070 계단이라고 한다.
다랑논
가축 울타리 문
구룽마을 마굿간 돌계단 노새와 트래커들이 엉켜 사람사는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가스통을 짊어진 노새를 먼저 보내고
촘롱 직전 마지막 계단을 오른다.
(11:20) 촘롱(Chomrong 2,170m 날씨 흐림 기온 32도) 도착. 점심(잔치국수)
세르파 딜레드는 항상 먼저 와 있다.
(13:00) 촘롱 출발
지누단다, 나야폴 표시판을 따라
타르초와 룽따가 펄럭이는 촘롱, 계곡 바닥까지 보이는 아찔한 계단에서
지누단다까지 약 400m 더 내려가야 한다.
Jhinu Hot Spring(온천) 표시판
지누단다에서는 온천 계획이 예정되어 있다. 일본 온천과는 원천이 다르다. 히말라야는 화산지대가 아니므로 부
글부글 끓는 물은 없다. 어쩌다 뜨거운 지하수가 지층을 뚫고 나와 강으로 흘러가는 길에 사람들에 의해 발견되어
둑에 갇힌 모양이다. 노천온천이라고 하는데 궁금하다.
포터는 숨을 고르고 나홀로 트래커는 절뚝거린다.
똬리(따빙이) 구간
올라올 때 코를 쳐 박고 올라오다가 놓친 장면
능선 벼랑끝에 자리잡은 지누단다.
(14:20) 지누단다(Jhinudanda 1,780m, 날씨 흐림, 기온 24.5도) 도착. 숙박, 저녁(양고기)
쫑파티를 트래킹 마지막 밤을 보내는 지누단다에서 했다. 1인당 $20을 거두어서 양 한 마리를 잡았다. 여자분들
을 중심으로 양고기를 못 먹는 사람도 있어 각출하기가 어려웠던 모양이다. 양은 곰국처럼 푹 고아서 국물은 탕으
로 먹고 고기는 수육으로 먹었다. 한 마리 가지고는 한 40명이 먹기에는 부족했을 것 같다. 식사가 끝나고 간단한
연회가 있었다. 주민들이 참여한다고 했다가 불발, 대신 포터가 중심이 되어 흥겨운 네팔의 민속춤과 노래를 감상
했다.
(14:40) 온천 요금소
Hot Spring 가는 길
휴지통
노천 온천탕①
노천 온천탕②,③
모디 강바닥 노천 온천탕
지누단다 롯지에서 온천까지 20분 정도 강바닥까지 내리막길을 가고 되돌아올 때는 40분 오르막을 오른다. 온수
는 35~6도 미지근한 물, 온천욕 하는데 1시간이면 충분, 요금은 1달러, 간이 탈의실에서 옷을 벗고 벗은 옷은 개
울가에 놓고 돌을 얹어 놓는다. 이상 동네 주민들이 공동 관리한다. 이용자는 지누단다 롯지에 숙박하는 사람들로
숙소에 도착하는 데로 곧장 온천으로 달려온다. 수영복을 준비해 온 사람, 속 옷차림으로 덤벼드는 사람 가지각색
이다. 온천은 모디 강바닥에 조성되어 계곡의 풍경을 눈에 담으며 물소리를 들으면서 다양한 인종과 섞여 트래킹
기간 중 쌓였던 피로를 말끔히 씻어낸다.
2016년 10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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