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 세상/네팔 안나푸르나 ABC

네팔 히말라야 생츄어리코스 마차푸차레 B.C~안나푸르나 B.C (6일차)

안태수 2016. 11. 30.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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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마스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안나푸르나 산군은 히말라야 중부에 늘어선 고봉으로 그 길이가 무려 50여 km에 달하며 최고봉인 안나푸르나 제

1봉은 히말라야 8,000m급 이상의 14좌 중의 하나이다. 서쪽에서부터 동으로 안나푸르나Ⅰ(8,091m), 강가푸르

나(7,455m), 안나푸르나Ⅲ(7,555m), 안나푸르나 Ⅳ(7,525m), 안나푸르나 Ⅱ(7,937m)가 연이어지고, 마차푸

차레는 안나푸르나 3봉에서 남으로 갈라져 나온 산줄기에 있다. 안나푸르나는 1950년 6월 3일 프랑스 산악인 모

리스 에르조그, 루이 라슈날에게 초등을 허락하고 이들로부터 손과 발을 헌납 게 했고 한국 산악인 박영석, 신동

민, 강기석 3명은 안나푸르나 주봉 남서벽에 코리언 루트를 개척하고 하산하다가 남벽 5,800m 지점에서 눈사태

를 만나 실종했다. 박영석 대장은 히말라야 14좌를 최단시간에 등정한 기록을 갖고 있으며 1997년 한 해에 히말

라야 8,000m 이상 고봉 6좌를 정복한 기록도 갖고 있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히말라야 14좌를 완등 한 사람은 엄

홍길(1960) 12년, 박영석(1963) 8년, 한완용(1966) 9년, 오은선(여 1966) 13년, 세계에서 히말라야 14좌 완

등 기록 보유자 11명 중 4명을 보유하고 있는 명실공히 등반의 나라다. 안나푸르나는 '수확의 여신'이라고 한다.


(06:05) 안나푸르나 South(7,719m)

검은 것은 산이오 산은 달이로다. 안나푸르나는 8월의 화투장처럼 움직임이 없다. 바람이 없어서일까? 내가 꼼짝

않고 있는 것일까? 그림 같은 정적이 흐르는 가운데 안나푸르나 주봉은 좀처럼 모습을 볼 수가 없다. 처음 시작할

때는 히운출리와 안나푸르나 남봉 뒤에 숨어 있다가 중반에는 마차푸차레에 가린다. 히말라야의 변덕스러운 날씨

에 주봉을 못 보는 게 아닌지, 많은 트래커들이 실망했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들었다. 이번에는 마차푸차레 베이스

캠프에서  텐트피크(5,695m)에 가려 꼬리만 보는 꼴이다.   


(06:10) 마차푸차레(6,997m)는 거대한 역광에 묻혔다가 밝아오는 여명 아래 황홀한 산 그림을 그린다. 마차푸

차레가 세계 3대 미봉인 것은 홀로 산군을 형성하여 주봉 노릇을 하며 카트만두, 포카라, 네팔 제 1, 2 도시에서

그리고 안나푸르나 트래킹 중 곳곳에서 조망되기 때문이다.   


(06:20) 안나푸르나 South 일출


(06:20) 마차푸차레 일출


(07:00) 안나푸르나 South는 장엄한 일출을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간다. 햇빛에 가린 골짜기, 순백의 만년설,

코발트색 하늘, 약간의 바람이 눈 구름을 일으킨다. 쉽사리 떠날 수가 없어 일출 내내 서성거린다.  


(07:00) 우측으로고개 돌리면 마차푸차레 보는 각도에 따라 형상을 달리하며 MBC에서는 삼각뿔이 돋보인다.


(07:50) 안나푸르나 South는 설선의 빙하지대를 선명히 드러내고


(07:50) 마차푸차레는 신비의 산, 신선의 산으로 잠시 속세에 모습을 보였다가 하늘로 올라간다.


(08:45) MBC(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 3,700m, ABC 4.85km, 날씨 맑음, 기온 6도) 출발.

1시간 늦은 출발 신호 일출을 즐기라는 배려로 받아들인다.


(09:00) 안나푸르나 South(7,219m)

지구 기후의 변화로 빙하가 있던 자리에 빙하가 물러가고 초목이 자란다. 빙퇴석이 자갈처럼 잘게 부서져 반질반

질하다. 트레일은 개울따라 간다. 개울 바닥을 걸어도 좋고 개울을 벗어나 잡초가 자라는 초지를 걸어도 좋다. 힘

이 남는 사람은 둔덕을 걸어도 된다. 눈에 보이는 것은 다 즐길 수 있다.


(09:10) 안나푸르나 South, 마라시카(12봉) 안나푸르나 North 서쪽 사면

안나푸르나 주봉은 안나푸르나Ⅰ봉, 안나푸르나 북 부르며 안나푸르나 하면 당연히 주봉을 일컫는 말이다.

안나푸르나 南봉과 北봉 사이 날카롭게 뾰족이 선 봉우리가 12봉이며 '마라시카'라고 부른다고 한다. 지명에도

없는 명칭을 가이드를 통해 듣는다.     

 

자칫 안나푸르나 South를 주봉으로 착각한다. 건장한 남성의 미를 갖춘 골격미가 보는 사람을 압도한다. 키가 작

아서 주봉의 자리를 양보하지만 보시다시피 끝까지 주봉 노릇을 한다.


안나푸르나 South 전망처에 트래커들이 몰려 있다.


(09:10) 전망처에서 바라보면 안나푸르나 South, 마라시카(12봉), 안나푸르나 North는 반쪽을 드러낸다. 


마차푸차레를 올려다본 사람은 평생토록 그 산을 잊을 수 없다.

나도 그한 명이다. 한참 동안 뇌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내 안에 神이 내린 모양이다. '저 산에 오를 수 있습니

까.?' '누구도 오를 수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네팔 정부는 마차푸차레를 입산 금지령을 내려 보호하고

있다. 히말라야 인들은 신들이 사는 산이라고 믿는다.


마차푸차레 배경으로 요산

넉넉한 바위에 걸터앉아 한없이 시간을 흘려보낸다. 누구 하나 남에게 신경 쓸 형편이 못 된다. 차오르는 숨을

헐떡이며 걷기에 안간힘을 쓴다. 가끔 지나가는 트래커들이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나마스떼", Good Morning",

"곤니치와", "안녕하세요." 제각기 다른 말로 인사를 건낸다. 세계 산악인과 등산 애호가 에게 널리 사랑받고 있구

나 싶다.

 

세르파 (딜레드 Dilled, 다울라기리 8,167m 등정 기록 보유자) 우리팀 선두를 맡아 믿음직하게 리딩을 했다.

 

가이드(너버라즈 점꺼텔 35 Navraj Jamkattel) 현재 Nepal Hiking Himalaya Treks & Expedition Pvt, Ltd 대표,

네팔 티베트 인도 가이드 경력 15년, 에베레스트 캠프 5(7,500m)까지 등정 경험(세르파), 영어(고급), 한국어

(인하대학교 한국어 교육 수료, 한국어 유창), 원정대장 유재원(오지여행정보)과의 수양 父子 관계, 다음 사이트

홈페이지(네팔 히말라야 트레킹) 개설 중. 친절, 성실, 똑똑함, 책임감이 강하며 네팔에도 한국의 박정희 같은

인물이 태어나야 한다고 함. 우리팀 후미를 끝까지 책임 짐.  


안나푸르나가 점점 가까워지고


멀리 베이스 캠프가 보인다.


안나푸르나 South의 웅장한 자태

카메라(디카) 바꾸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산에 다니면서 디카 4번째 교체했다. 후지 제품 한 번, 파나소

닉 제품 세 번, 파나소닉 직전의 제품이 10,100,000화소로 한때 날리다가 이번에 새로 나온 20,100,000화소에

명을 다한다. 70회 생일 선물로 꼭 집어서 부탁했다. '파나소닉 디지털카메라 DMC-ZS110' 똑딱이 중에 최고품

이다. DSLR 카메라도 검토하다가 끝이 없는 사양에 질려 손들었다. 


후미 팀은 한참 멀었다.


빙퇴석 너덜지대


시시각각으로 변화는 일기 안나푸르나는 폭풍이 일고 있는 듯


베이스 캠프가 눈에 빤이 보이고


어느 한순간이라도 놓칠 수 없는 명장면의 연속으로 카메라의 셔터를 쉴 사이 없이 누른다.


까딱 잘 못 했다가는 마차푸차레는 인간에게 정복당할 뻔 했다. 네팔 정부가 돌았는지 아니면 영국 정부의 압력

이 드셌는지 1953년 영국 마차푸차레 원정대에 등반 허가를 내주고 말았다. 등반대장 위프리드 노이스는 정상

30m를 앞두고 빙탑과 마주쳤을 때 갑자기 몰아닥친 폭설로 돌아서고 만다. 알프스의 마터호른은 조잡한 바윗덩

어리에 불과하다는 말을 남기고... 


마차푸차레는 세계 3대(안나푸르나의 마차푸차레, 에베레스의 아마다블람, 알프스의 마테호른) 美峰에 들어가며

히말라야 3대(마차푸차레, 아마다블람, 카일라스) 美峰에도 들어간다.


(11:25) ABC 안내판에서 요산의 하루


(11;45) ABC 숙소 도착


(12:00) 트래킹 6일차 드디어 안나푸르나(8,091m) 주봉과 마주한다. 혼자 속으로 정상 공격 루트를 그린다.

베이스 캠프 자리는 어디가 좋으며 어떤 루트를 올라야 하고 전진 캠프는 몇 개를 설치해야 하나 국내산 다니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안나푸르나 주봉의 골격과 빙하


마차푸차레는 피쉬 테일(Fish Tail)이라는 애칭도 갖고 있다. 물고기가 물에 고개를 처박고 꼬리만 수면으로 내

은 형상을 하고 있는데 포카라 폐와호 물결 위에 비칠 때가 영락없는 물고기 꼬리 모양을 연출한다고 한다. 폐

와호 일출(황금빛) 일몰(석양빛)을 보기 위해 두 차례 나 나가 배 빌려 호수를 저었지만, 아쉬움만 남겼다.    


타르촉이 펄럭이는 곳이 안나푸르나 연봉 전망처다. 둔덕처럼 생겨 무심코 올라갔다간 기절초풍을 한다. 천 길

낭떠러지, 빙하가 지나간 자리, 빙하 분지가 형성되어 있다. 주봉은 빙하 분지 상류부터 설선을 유지하면서 南東

으로 빙하를고 있다. 주봉은 그 중앙에 자리를 잡고 좌우로 연봉이 펼쳐진다.

 

초르텐과 타르초

안나푸르나에서 등반 사고로 죽은자의 넋을 기리는 추모탑. 크고 작은 돌탑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한바퀴 돌아보

는데 1시간이 족히 걸렸다.


박영석 대장 추모비 앞에서

박영석(1963년 ) 대장, 신동민(1974년) 대원, 강기석(1978년) 대원은 2011년 10월 18일 안나푸르나 남서벽

코리언 루트를 개척하고 하산하다가 남벽 5,800m에서 실종하다.

박영석 대장은 늘 입버릇처럼 내가 산으로 보낸 친구가 일곱 명이나 된다고 했는데 이번에 본인까지 합쳐 10명이

산으로 간 셈이다. 대원들이 많아서 대장 노릇 하기 좋겠다. 하늘나라에서도 천당을 오를 친구들이니깐 마음 편하

게 먹고 돌아선다.  


망연자실


빙하 분지 골짜기 가장자리로 정상 등반 원정대 루트가 보인다. 당장 달려가고 싶지만, 여기서 원정대 캠프까지

이틀이 걸린다고 한다. 지구에 끝에 서면 먼저 거리감, 시간관념이 사라진다. 


바닥에는 모래톱만 가득


안나푸르나 주봉 바로 아래 말라버린 빙하 골짜기에 좌우로 빙하가 흘러드는 모습이 보인다.


(12;30) 여측없이 가스에 휩싸이는 ABC 전경


0

(13:00) 늦은 점심 아무도 밥 독촉을 안 한다. 안나푸르나에 정신이 팔렸다. 광활한 캠프에 흩어져 모이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트래킹 종착점이라 가이드도 내버려 둔다. 캠프 식당 한쪽 벽면에 마련된 박영석 대장 추모판에

인증 사진을 붙이고 가이드한테 들릴 때마다 잘 붙어있나 확인하라고 부탁했다. 점심 후 다시 캠프 주변을 둘러본

다. 안개가 시야를 완전히 가린다. 원정대 루트가 어딘지 제일 궁금했다. 높이 올라야만 보일 것 같아 캠프 주변

제일 높은 곳까지 올랐다. 고도계는 4,300m를 가리킨다.







                                                      2016년 10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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