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 세상/네팔 안나푸르나 ABC

네팔 히말라야 생츄어리코스 뱀부~도반~히말라야~데우랄리(4일차)

안태수 2016. 11. 23. 16:56
728x90




모디 강 협곡 원시림을 걸으며 마차푸차레와 노닐다.


트래킹 4일차 부터는 해발 2,300m에서 시작해서 점점 고도를 높인다. 보통 2,500m부터 고산병 증세가 나타난

다고 하니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고산병에 대비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순탄한 일정으로 대원 누구도 고산 증세를

호소하는 사람이 없었다. 출발 전 안나푸르나 트래킹 일정표를 중고등학교 동창 카페에 올렸더니 고산병 처방을

내려준 의사 친구가 23일부터 약 먹으라고 댓글을 달아주었다. 스테로이드 20mm(5mm×4정, 1일/1회)를 아침

식사 후 복용하고 출발한다. 그리고 여러 가지 주의 사항 중 귀담아 새길 것은 ①천천히 걸으며 절대 뛰지 말 것,

②머리를 감거나 샤워 하지 말고 머리 보온에 신경 쓸 것, ③따뜻한 물을 수시로 많이 마실 것, ④하루에 고도를

300m 이상 높이지 말 것이다. 오늘은 데우랄리(3,230m)까지 약 5km 거리를 1,000m 고도를 올린다. 가이드 말

로는 지금까지 고소 적응 훈련을 충분히 하고 왔으니 하루 종일 걷는다고 생각하며 천천히 쉬며 걸으면 문제없을

거라고 한다.          


(07:45) 뱀부의 아침

오전은 맑고 오후는 흐리는 날씨 변화 때문에 하늘이 쾌청하다. 파란 하늘에 흰 구름 두둥실 구름도 눈처럼 하얗

게 빛나 산 위에 걸쳐지면 설산처럼 착각한다. 트레일은 안나푸르나를 발원지로 하는 모디 강의 상류 협곡으로 이

어지며 5,000m급 산들이 수목을 벗어던지고 벌거벗은 속살을 흉측스럽게 드러내며 가파르게 솟아있다. 


(08:00) 뱀부(Bamboo 2,310m 날씨 맑음 기온 17도) 출발


원시림은 사람이 살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숲을 유지 하는 곳으로 숲도 울창하고 수목도 다양한데 아쉽게도 대나

무 밖에 모른다.


크고 작은 계곡의 연속으로 물이 넘쳐난다.


요리사 일행 중 손 드는 이가 주방장(셰프) 한국요리 솜씨가 포카라나 카트만두 한국식당에서 먹은 음식보다 더

훌륭하다. 우리 가이드 회사 전속 요리사로 10명 이상 트래킹을 신청하면 동행시킨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배가

너무 호강하여 다음 기회에 네팔 음식 적응 못 할까 봐 걱정이다.  


내 카고백을 짊어진 포터


타르촉


호랑이 발톱에 활 퀸 듯한 산 사면 굵게 페인 흠 자국으로 산사태가 일어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산 위에서

물이 쏟아지는 현상은 그 위로 광활한 빙하가 흐르고 있다는 얘기다.


(09:00) 마차푸차레 조망

모디 강 우측 산 줄기는 마차푸차레((6,997m)가 주봉이다.   


마차푸차레는 정상 봉우리가 두 개다. 두 봉 간이 길이가 약 1.6km 앞에 보이는 봉이 6,997m 뒤에 보이는 봉

6,991m다. 마차푸차레를 사방으로 돌아가면서 볼 수 있는 기회((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래킹)가 오기를 손꼽아 기

다린다


구름이 걸린 마차푸차레


(09:10) 도반(Dovan 2,600m 뱀부 1.68km) 도착


도반에서 요산


(09:10) 마차푸차레를 보면서 도반 통과하다.


계곡 건너기


대나무 숲길


쉬고 있는 포터 일행


폭포


불탑 형식의 초르텐

죽은 자(산사태, 산악 사고 등)의 영혼을 기리는 곳.


모디 강 협곡을 이루는 좌우 5,000m급 山群


나무가 자라지 않는 산

수목 한계선은 우리나라처럼 온대 지방일 경우 1,500m부터 시작하며 네팔처럼 아열대 지방인 경우 우리나라 보

다 높은 3,000m 정도부터 시작한다. 숲과 암석의 경계가 점점 낮아지며 뚜렷하다.


(10:45)히말라야(Himalaya 2,920m 도반 2km 기온 21도) 도착. 점심(카레)


촘롱에서 만난 경기도 부천에 사는 배낭여행 전문가(부부)

두 부부가 정년퇴직하고 세계 곳곳을 배낭여행을 다닌다고 한다. 일 년에 반은 바깥에서 지낸다고 한다. 비용도

많이 들고 건강도 좋아야 하며 집안에 근심거리가 없고 외국어 하나 정도는 해야 하는데 어떠냐고 물으니 세 가지

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외국어가 좀 힘들었는데 처음에는 보디랭귀지로 소통하다가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지금은

그것마저도 불편이 없다고 한다. 아내분이 주로 말을 하고 남편이 거드는 형싀으로 대화를 했다. 배낭여행의 예찬

론을 펼치며 적극적으로 권유한다. 아! 우리나라 사람도 이제 세계화되어 가는구나 인도, 파키스탄을 거쳐 네팔까

지 두 달째 여행 중이라는 젊은이까지 보면서 나도 용기를 내어본다.      


(13:20) 히말라야를 출발하여 데우랄리까지는 구간 중 가장 가파르다. 고소증세가 나타날 위험구간이다. 느린 걸

음이 최선이다. 느린 걸음은 누구나 다 안다. 그러나 사람마다 보폭이 달라서 느린 걸음의 속도도 천차만별이다.

지나가는 사람을 붙들고 천천히 걸으라고 하면 천천히 걷는 중이라고 대답한다. 느린 걸음을 어떻게 걷는가 하면

보폭을 최대한으로 줄여서 걷는다. 평소에 한 번에 올라서던 돌계단도 주위를 빙빙 돌며 두서너 보폭으로 올라가

는 것이 느린 걸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기암을 타고 흘러내리는 폭포

오후부터는 어김없이 가스가 낀다. 오전 맑음을 유지하다가 오후부터 흐려지는 자연 현상을 누가 탓하랴 흐리면

흐린 데로 히말라야는 장엄함을 숨기지 않는다. 눈에 보이는 것 돌부리 풀 한 포기 흐르는 물 난생처음 올라보

는 고산은 새롭고 신기할 뿐이다.     


해발 3,000m 오수관

생활용수를 어떻게 처리하는 지 궁금했는데 배수관을 이용하여 중간에 정화조(콘크리트 구조물)를 통과 시켜 특

정한 장소에서 강으로 흘려보낸다.


계곡 같은 폭포


수목 한계선을 지나고

몇 발자국 걷지 않아는 데 숨이 차오른다. 정상 호흡에서 벗어난 심호흡의 연속이다. 걷기를 멈추지 않으면 심장

이 막힐 것 같았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괜찮아진다. 다행히 두통이나 메스꺼움 증세는 나타나지 않고 얼굴이 붓

는 기분은 들었다. 울렁증과 두통을 호소하는 대원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힌쿠 유적지(Hinku Cave 3,170m) 통과

두꺼비같이 생긴 큰 바위가 경사면 밖으로 툭 튀어나와 있다. 굴이라기엔 깊이야 얕고 지붕 역할로는 훌륭한 형태

로 유적지라고 하니 고인돌 시대 살던 인류, 그 후 힌두들이 도를 닦는 장소로 이용되었을 법하다. 바위 가장자리

에 작은 갈라진 틈이 사방으로 나 있는 것은 손으로 새긴 것인지 자연적으로 생긴 것인지 유적지다운 면모를 하고

있다.    


유적지에서 사람들이 쉬고 있는 모습



양 방향 병목 현상


바위를 디딤돌 삼아 통과

 

모디 강 빙하가 흐른다.


본류로 흘러드는 빙하


히말라야 야생화


작은 고개를 여러차례 넘어


고개마루에 있는 데우랄리


주름바위 옆을 지나 


데우랄리 직전


데우랄리 도착한다.


(14:20) 데우랄리(Daurali 3,230m, 히말라야 1.1km, 뱀부 4.66km, 기온 11도) 저녁(닭도리탕)

오후 일찌감치 숙소에 도착하고 보니 할 일이 없다. 약간의 고산 증세가 느껴져 행동거지가 조심스럽다. 이런 경

우 부지런한 성격은 화를 자초한다. 쓸데없는 움직임을 삼가고 휴식을 가져야 한다. 예를 들면 용변도 힘주지 말

라고 할 정도니. 숙소 주변은 구름에 갇혀 경관도 막혀 있어 돌아다닐 일도 없다. 충전(스마트폰, 카메라)을 의뢰

하고 젖은 옷을 내다 걸어 바람에 맡기고 잠자리에 든다. 습도(7~80도)가 높아 모든 게 눅눅하다. 숙소도 마찬가

지 침낭을 제외한 모든 것이 습기로 가득하다. 침낭으로 들어가 체온을 유지하니 안은 이내 뽀송뽀송해진다. 전기

가 어두워 책 읽기와 화장실 가는 일이 불편해 헤드 랜턴을 보물처럼 끼고 다녔다.          






                                                      2016년 10월 23일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