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명山 100/속초 설악산

설악산 소청대피소~봉정암~쌍용폭포~수렴동계곡~백담사

안태수 2015. 10. 16.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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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설악 최고의 단풍 구곡담, 수렴동 계곡


대피소는 밤 9시 소등이다. 잘 알지도 못하는 별자리 헤아려 봤자 청승스럽게만 보일 뿐 일찌감치 잠자리

든다. 소등 전까지는 잠들기가 어렵다. 늦게 대피소에 도착하는 사람, 단체로 오신 분들의 술판, 중요하

지도 않은 대화를 나누는 사람, 소음이 끝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귀마개, 심지어 수면제까지 먹는 사람

도 있다고 한다. 나는 누가 소곤소곤 이야기하면 대화의 내용이 뭘까? 늦게 숙소에 들어온 사람은 얼마 만

에 잠자리에 들까? 바깥에서 술 마시는 사람이 혹시 내 옆자리는 아닌가? 코 고는 사람은 숨이 막히지 않을

까? 이런 상황을 자연스럽게 받아드리려고 노력한다. 잠은 피곤하면 오게 마련이고 잠자는 기술은 머리를

복잡하게 하여 피곤하게 만드는 일이다. 눈으로 밤을 지새운 것처럼 느껴지지만, 새벽 산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움직임에 잠에서 깨어나면 긴 시간이 순식간에 지났다는 것을 안다.  



대피소 내부

  

(06:45) 6시에 혹시나 일출을 볼 수 있을까 했는데 운무가 잔뜩 끼여 포기하고 아침 준비를 한다. 일회용

햇반+미역국, 김치, 커피 물만 끓이면 된다. 평소 아침을 안 먹지만 산행을 할 때는 꼭 챙겨 먹는다. 에너

지를 많이 소비하기 때문이다. 7시 소청대피소를 떠나기로 하고 모든 준비를 마치고 잠시 쉬는데 그때 소청

대피소를 올라오는 사람이 있다. 대피소 테라스에 도착하자 아는 얼굴이다. 전번 공룡능선 같이 넘은 이영

오님이다. 수렴동대피소에서 1박하고 새벽 4시에 출발했다고 한다. 손을 잡고 어린아이처럼 깔깔 웃으며

반가워한다. 산에 미친 사나이들의 얼굴을 서로 확인하며 이영오님은 나와 정반대의 코스로 산행한다. 

  

소청대피소에서 봉정암까지 0.7km는 호젓한 산책길이다. 기도처로 소문이 난 봉정암은 불교신도들의 성지

순례 코스가 되었다. 전국 각지에서 때를 가리자 않고 순례자들이 몰려온다. 불자들이 봉정암에서 1박하고

가볍게 대청을 오르는 길목이다. 힘이 들면 소청에서 멈추고 대청은 바라보기만 해도 된다. 노인들이 많이

다니는 길이라 등산로가 잘 정비 되어 있다.

 

부지런한 사람들


신갈나무 단풍


단풍나무


봉정암을 호위하고 있는 암봉들 용아장성릉의 시작이다.


기암


母子바위


봉정암 전경


봉정암 사리탑


봉정암 배경으로 기념촬영


(07:50) 봉정암(1,244m) 도착

2006년 6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죽은 친구 민우의 제의에 한 점 망설임 없이 설악산 대청봉 산행을

다. 용대리에 차를 주차해 놓고 백담사 거쳐 수령동 산장에서 1박하고 봉점암으로 대청 올랐다가

오색으로 하산다. 쌍폭포까지는 그럭저럭 따라는데 쌍폭에서 봉정암까지 가파른 계곡에서 숨을 몰아

느라 정신없이 걷다암자, 사리탑 본 기억은 지금 소청대피소 자리에서 한숨을 돌린 생각만 난다.     


봉정암鳳頂庵 전경

신라 643년(선덕여왕 12)에 자장慈藏이 당나라에서 부처님의 진신사리眞身舍利를 가지고 와 사리를 봉

안하고 창건하였다고 한다. 봉정암은 협곡을 따라 난 급한 경사면과 울퉁불퉁 솟은 암봉 능선 사이 제법

너른 땅에 세워졌다. 입 가진 사람이면 다 한마디씩 한다. '기가 막힌 자리에 절을 지었다'라고 이젠 사람

다니는 통로를 제외하곤 전각으로 꽉 들어섰다. 백담사百潭寺 부속암자로 우리나라에서 1,000m 이상

에 있는 절이다.


봉정암 사리탑 가는 길


사리탑, 오세암 이정표


오세암 가는길


봉정암 사리탑 전경

불교 성지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寂滅寶宮의 하나.


(08:30) 백담사(10.6km) 가는 길


고사목


봉정암 신갈나무, 단풍나무 단풍


사자바위 이정표


사자바위 이정표에서 바위 위를 올려다보고 그냥 지나치기가 쉽다.


사자바위

바위를 올라가면 사자 실물 크기의 사자바위가 앉아 있다. 주변 바위 색깔과 같아 눈여겨 봐야 한다.


용아장성릉 클라이밍 코스


왕관바위


너덜 급경사


실폭포


청봉골(끝청)과 합수 지점 구곡담 계곡 시작


다리

예전에는 이런 다리 없었다. 신발을 벗던지. 바지 가랑이를 걷어 올리던지, 바지를 벗던지, 팬티까지 벗고

만세를 부르는 자세로 계곡들 건넜다고 한다. 죽은 친구 민우와 수령동 대피소에서 1박하고 올라갈 때 다

리 구경은 못 했는데 드러눞고 싶다. 


다리 난간에 디카 올려 놓고


궁뎅 나무

노인장 엉덩이 모습으로 엉덩이 부분 대퇴부와 엉덩이 근육이 빈약하다. 걷기 운동 부족으로 좀처럼 회복이

안 된다.


구곡담九曲潭 1曲

구곡은 아홉 구비 계곡 골짜기를 말한다. 골짜기마다 폭포나潭이나沼가 있어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

는 곳으옛날 시인 묵객들이 주유 산천 하면서 지어진 이름이 대부분이다. 들은 얘기로는 구곡을 정할

때 5곡을 먼저 정하고 5곡을 가운데 두고 아래 위 4곳을 선정하여 9곡을 정했다고 한다. 무주구천동처럼

곡마다 친절하게 이름이 있는 곳도 있지만 그냥 두리뭉실 구곡으로 불리는 곳도 많다.       


2曲

봉정암 직전 큰 깔딱고개를 다 내려가면 계곡의 형태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서북능선 끝청에서 발원하는

청봉골과 합수하는 지점부터 계곡다운 면모를 갖추며 구곡담 계곡이 시작한다.

나름대로 눈길이 가는 곳을 헤아린다. 


계곡에 걸쳐있는 다리는 훌륭한 전망소가 된다


(10:00) 3曲 쌍용폭포와 쌍폭골과 합수

쌍용폭포는 구곡담 계곡과 쌍폭골과 합쳐지는 지점 양쪽에 거대한 암반 골짜기가 형성되어 훌륭한 폭포와

소沼생겼다. 물 색깔이 암반의 깊이에 따라 제각각이다.


쌍용포 용소龍沼 

두 물이 합쳐지는 모습


쌍용폭포 하단 계곡을 건너는 다리


4曲 용아폭포


5曲 용손폭포


구곡담 계곡 협곡에 조성된 데크


산에 단풍이 얼마나 들어야 하나 우리나라 산의 수림은 대충 6~70%가 참나무 종류이고 1~20%가 소나무

종류이다. 나머지가 여러종류의 수종으로 형성되어 있는데 참나무는 누렇게 단풍이 들고 빨갛게 단풍드는

것은 단풍나무가 고작이다. 만산홍엽滿山紅葉을 감상하려며는 내장산으로 가라

     

6曲 상부


6曲


6曲 하부


7曲


산사태 현장


구곡담 계곡 단풍


(11:10) 백운골과 합수 지점


계곡을 따라 길게 조성된 데크


쉼터


구곡담계곡 단풍


거대한 암반 구간


백담사 대청봉 중간지점 이정표


8曲 만수폭포


국립공원요원과 잠시 동행


절벽 옆으로 붙여 설치한 데크

 

9曲

수렴동대피소에서 구곡담계곡이 끝난다. 그사이 九曲이라고 표시놓은 것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임의로

정한 것이다. 따라 하지 말고 참고만 하길 바란다. 


(12:00) 수렴동 대피소 도착


수렴동대피소를 기준으로 백담사까지는 수령동계곡이라 부른다.


수렴동 계곡


단풍보다 더 화려한 여인네들!


오세암 갈림길


영시암

스님의 노상 설법이 한창이다.


곰골과 합수지점


곰골입구


낙석주의 구간


사미소



백담탕방안내소


(13:30) 백담사 영실천 전경

백담계곡은 백담사부터 용대리까지 계곡을 말한다. 그 안에 백 개의 못이 있다 하여 절을 백담사百潭寺로

이름 지었다고 한다. 수령동계곡은 백담사 부근에서부터 계곡은 온 데 간 데 사라지고 넓은 하천으로 변한

다. 집채만 한 바위가 자취를 감추고 곧 바다가 시작될 것처럼 평평한 바닥에 모래와 자갈이 깔린다. 계곡

은 영실천으로 바뀐다. 계곡 폭이 넓어서 그런지 하천이란 말이 더 어울린다. 영실천 바닥 돌이 유별나게

희다. 한낮에는 눈이 부실 정도여서 하천은 온통 흰빛으로 감싸진다. 그래서 백담사 하면 하천에 널려 있는

흰 돌이 먼저 생각난다. 대청봉 자락 내설악에 이만한 평지가 있다는 것은 신기한 일이다, 이 모든 것이 백

담사와의 운명적인 만남을 보는 것 같다.    






                                                      2015년 10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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