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명山 100/속초 설악산

설악산 비선대~천불동계곡~희운각~소청대피소

안태수 2015. 10. 12. 09:22
728x90

 

 

 

천불동계곡 단풍은 어디쯤 내려왔을까?


설악은 가고 싶다고 마음대로 갈 수 있는 산이 아니다. 천기가 허락하고 자연이 받아 주고 체력이 따라야

한다. 언저리 설악산은 마음만 먹으면 당일치기로도 언제나 다녀올 수 있지만, 설악 중심부는 그렇지 못

하다. 대청을 오르는 주요 길목마다 입산 시간을 정해 놓고 통제하며 대피소에서 1박을 하는 조건으로 허

락한다. 대피소 사정은 어떤가? 단풍이 한창인 요즈음은 대기도 예약하기 힘이 든다. 하루종일 컴퓨터에

매달려 간신히 대기 순번을 받고 희망일 전날 예약 순번이 돌아왔다. 설악산 가는 날 일기예보는 맑은 태

양에 10% 구름이 끼어 있다. 아침 6시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속초행 첫 버스를 타고 속초에서 택

시로 설악동 소공원으로 이동하니 오전 9시다.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많다. 중국사람들까지 몰려와 설악의

명성은 가히 국제적이다. 오늘 산행은 소공원을 출발하여 비선대 천불동계곡을 지나 희운각대피소에서 소

청을 올라 소청대피소까지 가는 10.2km 여정이다.     



(09:30) 설악동 소공원 케이블카 탑승장

소공원에서 권금성을 연결하는 케이블카다. 권금성에서 화채봉 능선과 천불동계곡, 대청 주능선이 잘 보인

다. 그러나 너무 멀어 스카이라인과 바깥으로 드러난 바위 표면만 보다 만다. 대청봉까지 오를 수 있는 케

이블카를 설치하라 오색에서 출발하면 대청까지 5km 최단거리 코스가 된다. 오색~대청봉 등산 코스는 최

단거리 코스라는 잇점을 빼면 숲에 가려 조망도 형편없고 힘만 들 뿐이다. 덕유산 설천봉을 참고하여 대청

봉을 누구나 오를 수 있는 산으로 바꾸어 나가자. 아직도 대청봉 구경 못 한 사람이 부지기수 일 것이다. 


설악산 신흥사 일주문


통일청동대불좌상(착공 87년 8월~완공 98년 10월)

높이 13,6m, 좌대 13m, 청동 108톤 소요, 좌대에 16나한상 돋을새김


울산바위 비선대 갈림길


극락보전

아미타여래를 주존불로 모신 전각

신흥사는 신라 진덕여왕 6년(652)에 자장율사가 창건.


 

쌍천은 대청봉 죽음의 계곡과 염주골에서 발원하여 천불동계곡을 빗고 설악동을 가로질러 동해로 빠져나간다.

신흥사를 지나자마자 천불동계곡이 시작되는 곳으로 백두대간 마등봉~황철봉 구간이 잘 드러난 곳이다. 


무명용사비


운원교雲源橋


저항령계곡


비선대 자연관찰로는 신흥사 지나면서 비선대까지 약 2km 구간에 조성되어 있으며 노약자는 물론 휠체어,

유모차까지 진입할 수 있도록 길이 잘 꾸며져 있다. 중간중간 쉼터와 자연 해설판은 설악산 숲 관찰에 많은

도움을 준다.   


군량장軍糧場


와선대臥仙臺


비선대휴게소


천불동千佛洞 계곡은 비선대飛仙臺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여 무너미고개에서 끝난다. 천불동계곡은 공룡

능선과 화채봉 사이에 난 계곡을 말하며 설악의 수많은 계곡 중 설악을 대표하는 계곡이다. 계곡 좌우로 급

경사를 이루어 절벽과 협곡이 자연스럽게 생겨난 것이다. 한마디로 바위 계곡이다. 수억 년 동안 변화하면

서 생긴 지형이 지구의 역사를 잘 말해준다. 기암괴석, 암봉, 단애, 만물상, 폭포, 담潭 소沼가 만들어낸 계

곡은 千의 불상 터로 과거불의 존재를 연상시키며 계속해서 현재불과 미래불의 완성을 위해 지금도 변화하

고 있다. 참고로 우리나라 3대 아름다운 계곡은 설악산 천불동계곡, 지리산 칠선계곡, 한라산 탐라계곡인데

아직 지리산 칠선계곡은 미답이다. 


비선대 너럭바위에 김옥균 銜字도 있다는데 요즈음으로 치면 자연훼손으로 꼼짝없이 처벌받을 일이다.

지금 무슨 문화재처럼 취급하는 것은 세월이 가면 가치관이 변하게 되니 아웅다웅 싸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비선대 아치교


비선대 장군봉(미륵봉), 형제봉, 적벽은 클라이밍 암봉이다, 사전 허가를 받아 암벽 등반을 한다.


비선대 탐방지킴터


비선대 이정표와 출입통제문이 설치되어 있다.


장군봉을 중심으로 하는 비선대 일원


설악골은 공룡능선 나한봉과 1,275봉 사이에서 발원하며 좌우가 험준한 암릉지역으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문수담과 이호담은 비선대와 귀면암 중간쯤 위치 비선대를 출발하여 3~40분 거리에 있다는데 맞는지 확

인할 방법이 없다.


이호담도 마찬가지


잦은바위골도 통제구간이며 범봉, 천화대를 지나 공룡능선 신선대와 연결되는 계곡이다. 이렇게 외설악의

중심부를 골짜기와 능선을 이어보면 산의 윤곽이 머리에 들어온다. 그러면 내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이 된다. 


귀면암


귀면암 단풍과 칠형제봉 암릉


계단, 데크 구간


내 눈에는 두꺼비처럼 보인다.


이런 돌계단이 정성스럽게 깔려 있는 탐방로가 대부분이다.


대형 슬랩을 통과하는 잔도


칠성골 입구(칠성봉)


용소골(신선대) 입구


만경대 협곡


만경대


만경대 감상


오련폭포


오련폭포 상부


암벽


(12:00~50)양폭대피소 도착


양폭대피소 점심시간

일회용 코펠과 버너를 갖고 다니면서 밥 먹기가 편해졌다. 일회용 간편식이 많이 개발되어 끓는 물만 있으

면 간단하게 식단을 마련할 수 있다. 점심 메뉴는 샌드위치, 떡, 수프, 사과, 커피 지금 물 열심히 끓이고 있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며 계곡 구석구석 햇빛을 비춘다. 오전 햇살은 눈을 부시게 하고 오후 햇살은 온화한

색깔로 계곡을 따사롭게 만든다. 7부 능선으로 물든 단풍은 참나무 누런 단풍이 주를 이루며 벼랑 끝으로

내쫓긴 단풍나무는 죽기 살기 매달려 피를 토한다.   

 

양폭포


양폭포 상부


암벽을 타고 올라가는 계단


천당폭포 하부


천당폭포


천당폭포 상부


염주폭포

천불동계곡은 천당폭포에서 끝난다. 비선대에서 양폭대피소까지는 경사가 완만하고 탐방로가 아주 잘 조

되어 있어서 병약자가 아니면 누구에게나 권유할 만한 코스다. 절대 후회 안 한다.


두 폭포가 끝나면 본격적인 경사가 시작된다. 지금까지 놀고 먹고 히히닥거리며 오다가 깔딱고개를 만나

1시간동안 호된 입산식을 치른다.


신선대


무너미 고개


공룡능선 훔쳐보기


(14:20) 무너미고개 도착

밝은 날 무너미고개에 올라서니 감개무량하다. 그동안 밤에만 지나다니느라 주변 지형지물에 대해 깜깜했

는데 낮에 보니 공룡이 시작되는 전초가 땅바닥에서부터 보인다. 날카로운 돌부리가 바닥에 솟아 있으며

거대한 암벽이 수풀 뒤에 숨어 있다. 무너미고개는 내설악 가야동계곡과 연결되어 오세암 백담사로 이어진다. 


신선대


무너미고개 전망대에서 천불동을 배경으로


희운각대피소(14:30~50)에서 식수 보충을 한다. 대피소는 물이 나던지 가까이 물을 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천불동계곡은 물 걱정은 없다. 급하면 계곡 물이라도 먹으면 되니깐 물 무게 만큼 배낭 무게

를 줄일 수 있어 짐이 가볍다.


희운각대피소에서 소청까지 1.3km 오르막은 그동안 내가 올라봤던 깔딱고개 중에서 최고로 힘든 곳이다.

양폭대피소에서 무너미고개까지 1.8km 한바탕 진을 빼고 나면 파김치가 되는데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소

청을 오르기란 정말 죽을 노릇이다. 사람들이 희운각~대청코스를 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거의 2시간

이 걸렸다. 중간에 경치 감상하느라 시간을 많이 뺏겼지만 쉬려는 핑곗거리라 해도 좋을 듯하다.


신선대는 외설악 최고의 전망처다.


공룡능선


천불동계곡


화채봉능선


대청


(16:40) 소청 도착

석양빛이 눈 부신다. 한 점 티클 없는 정상은 빛과 바람뿐이다. 중청, 대청 너머로 남설악만 가리고 나머지는

유리알처럼 맑게 펼쳐진다. 오늘은 대청, 중청을 먼발치로 보고 돌아선다.  


백두대간 공룡능선, 마등봉, 황철봉, 신성봉과 울산바위


서북능선, 용아장성릉, 가야동계곡, 공룡능선을 경계로 한 내설악

소청대피소까지는 0.4km


(17:00) 소청대피소 도착


소청대피소에서 보는 용아장성릉, 가야동계곡, 공룡능선


소청대피소에서 보는 백두대간 공룡능선, 마등봉, 황철봉, 신성봉, 울산바위, 속초


소청대피소

고급 산장처럼 지어졌다. 우리나라 최고의 대피소 시설이다. 희망하건데 전국으로 확산되었으면 하는 바

램이다. 수용인원 76명에 개인 프라이버시를 배려한 침상 구조, 입구에 신발장 설치, 별도 식당칸, 화장실,

전망대, 식탁 등 하드웨어는 세계 수준으로 발전하는데 소프트웨어(사람)는 아무래도 한 세대가 바뀌어야

만 할 것 같다. 저녁 6시에 방 배정 받고 식당칸에서 저녁 지어 먹고 초저녁 밤하늘을 감상한다. 아는 별자

리라곤 북두칠성과 북극성뿐이다. 나머지는 몽땅 은하수라 부른다.       






                                                      2015년 10월 5일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