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소문따라/세계유산 조선왕궁

조선왕궁 칠궁 답사

안태수 2022. 12. 2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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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식하게도 처음 들어보는 七宮

 

솔직히 부끄러운 일이지만 역사 공부가 미진한 탓에 七宮은 금시초문이었다. 서울에 50년 살면서 청와대가 개방되기 전까지는 이곳으로 올 일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칠궁의 존재를 알 길이 없었다. 조선왕궁은 화성행궁, 남한산성 행궁까지 두루 답사를 마쳤지만 웬 칠궁이라 황당했다. 오늘 속죄하는 마음으로 답사에 들어간다. 

 

   

칠궁 들어가는 길이다. 칠궁의 정문 외삼문이 활짝 열려 있어서 문인 줄 모르고 통과했다. 칠궁은 서울 종로구 궁정동 청와대 內 경복궁의 뒤쪽에 자리 잡고 있다. 1968년 1, 21 김진조 사태 때 청와대 경호 일한으로 폐쇄되었다가 2001년 청와대 방문객에 한해 개방하다가 2018년 관람 예약제로 공개, 이번에 청와대 완전 개방 조치로 일반인에게 드러나게 되었다. 

  

 

칠궁 안내 팻말

七宮은 조선 왕들의 생모이면서 왕비에 오르지 못한 후궁 7人의 神位를 모신 사당이다. 영조(21代)가 생모인 숙빈 최씨의 신주를 모신 사당 육상궁을 건립한 이후 역대 王 또는 王으로 추존된 왕들의 생모 연호궁(정빈 이씨), 저경궁(임빈김씨), 대빈궁(희빈 장씨), 선희궁(영빈 이씨), 경우궁(수빈 박씨), 덕안궁(순빈 엄씨)의 신위를 같은 장소에 모셨다.  

 

 

재실 일원

 

 

재실 2개소(松竹齊와 風月軒)

 

 

재실 뒤마당

 

 

재실과 삼락당 전경

 

 

주목(1712年産)

 

 

한 사당에 육상묘와 연호궁 두 분의 신위를 모시고 현판을 앞 뒤로 달고 좌, 우로 이안청 배치하고 중앙에 어도(御道)를 놓았다.  

 

 

▶연우궁(延祜宮)은 조선 왕 영조(21代) 후궁이며 추존왕 진종(효장세자)의 생모인 정빈 이씨(靖嬪 李氏1694~1721)의 신주를 모신 사당이다. 정빈 이씨는 영조가 왕자 연잉군 시절에 후궁이 되어 1남(효장세자, 경의군) 2녀를 두었는데 연잉군(영조)이 경종(20代)의 왕세제로 책봉받은 1721년(경종 1)에 사망하였다. 남편 영조가 왕이 되는 것을 보지 못하고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영장리 숙빈 최씨 소령원 인근 수길원(綏吉園)에 묻혔다.

       

 

▶육상묘(毓祥廟)는 조선 왕 숙종(19代)의 후궁이며 영조(21代)의 생모인 숙빈 최씨(淑嬪 崔氏 1670~1718)의 신주를 모신 사당으로 대한민국 사적 제149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묘소를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영장리에 모시고 묘호를 소원(昭寧園, 사적 제358호)이라 하였다.

 

 

▶덕안궁(德安宮)은 조선 왕 고종(26代)의 후궁이며 대한제국의 마지막 영친왕(황태자, 의민태자)의 생모인 순빈 엄씨(純嬪 嚴氏 1854~1911)의 신주를 모신 사당으로 묘소를 서울시 동대문구 청량리 홍릉에 모시고 영휘원(永徽園 사적 제361호)이라 하였다.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고 519년 만에 일제에 의해 조선왕조가 망한 구한말의 역사가 떠 오른다.

     

 

▶저경궁(储慶宮)은 조선 왕 선조(14代)의 후궁이며 추존왕 원종(정원군)의 생모이자 아들 인조(16代)의 할머니인 인빈 김씨(仁嬪 金氏1555~1613)의 신주를 모신 사당으로 남대문 한국은행 자리에 있던 것을 순종 때 육상궁으로 옮겼다. 묘원는 경기도 남양주군 진접읍 내각리에 모시고 순강원 (順康園 사적 제356호)이라 하였다. 

 

▶대빈궁(大嬪宮)은 조선 왕 숙종(19代)의 후궁이며 경종(20代)의 생모인 희빈 장씨(禧嬪 張氏 1659~1701)의 신위를 모신 사당으로 종로세무서 자리에서 고종 때 육상궁으로 옮겼다. 희빈의 묘는 대빈묘라 하며 처음에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에 안장하였으나 터가 좋지 않아 1719(숙종45) 경기도 광주시 문형동으로 옮겼다가 관리 소홀로 방치하다가 1969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서오릉 경내로 이장했다. 

 

▶경우궁(景祐宮)은 조선 왕 정조(22代)의 후궁이며 순조(23代)의 생모인 수빈 박씨(綏嬪 朴氏 1770~1822)의 신위를 모신 사당으로 현재 현대건설 자리에 있던 것을 고종 때 육상궁으로 옮겼다. 묘소는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부평리에 모시고 휘경원(徽慶園 사적 제360호)이라 하였다. 그전에 풍수가 좋지 않다고 하여 두 차례 천장을 하였다가 현재의 자리로 이장했다. 

 

▶선희궁(宣禧宮)은 조선 왕 영조(21代)의 후궁이며 추존왕 장조(사도세자)의 생모이자 아들 정조(22代)의 할머니인 영빈 이씨(暎嬪 李氏 1696~1764)의 신주를 모신 사당으로 종로구 국립서울농학교 자리에 있던 것을 고종 때 육상궁으로 합사했다. 묘소는 연세대학교 일대에 모셨으나 수경원(綏慶園)으로 격상하여 경기도 고양시 서오릉으로 이장하였다. 

 

 

육상궁 감실과 신주

 

 

냉천정 일원은 우리나라 궁궐 정원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 준다.

 

 

냉천정(冷泉亭)은 영조가 자신의 어진을 봉안해 놓고 돌아가신 부모님을 상시로 섬긴 곳이다. 

 

 

초가정자와 우물(냉천)

 

 

紫淵(자연) 장대석으로 네모나게 둘러친 연못으로 냉천의 물이 고였다.

 

 

향나무

 

 

느티나무

 

 

나가는 길

칠궁(육상궁)에 신위를 모신 여인들을 비운의 여인이라고 하는데 나는 자식 잘 낳은 여인이라고 부르고 싶다. 여자는 예쁘게 태어나서 부모 능력 있어 고생 않고 자라 커서 신랑 잘 만나 행복하게 살며 자식 잘 낳아 어깨 펴고 다니다가 말년에 건강하면 더 이상 뭘 바라겠나? 안타깝게도 이 모두를 안고 태어나는 사람은 없다. 한, 두 가지 빠진다. 그래서 지나간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중에 가장 부러운 대상은 건강한 여자로 태어나는 것이다. 칠궁을 돌아보며 부질없는 생각을 해봤다. 

  

 

 

 

 

 

 

2022년 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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