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 조선일보 선정 산/연철화포 고대 금학 지장 종자 관인,복계,복주

포천 관인봉 중1리~지장산계곡~잘루맥이고개~관인북봉~관인봉 일주

안태수 2021. 12. 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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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원주민도 잘 모르는 관인봉 가는 길

 

산을 나보다 일찍 시작한 친구가 있다. 학교 동기이며 동기회 등산 대장을 오랫동안 맡아오며 동기들의 건강에 일조를

했다. 나하고는 단 한 번도 같이 산행한 적이 없으나 서로 山을 사랑하는 마음은 이심전심으로 잘 알고 있다. 어느 날

나의 산행기에 댓글을 달며 건강을 잘 지켜 80이 되는 해에 둘이 지리산 종주하자고 제안을 했다. 그 약속은 삶에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 80까지 살아야 하고 지금처럼 체력관리를 꾸준히 해야만 지킬 수가 있다. 그리고  또 나의 지장

봉, 종자산 종주기에 산꾼이라면 맞은편 관인봉도 올라야지 하며 적극 추천했다. 조금 지난 얘기지만 내 머릿 속에는 관

인봉은 그렇게 각인되어 있었다.           

 

 

(08:20) 지장마을(포천시 관인면 중1리)

서울을 출발하여 아침 8시경에 도착했다. 관인봉 등산 안내판을 찾기 위해 97번 국도 중리 교차로부터 우측 관

인봉 산기슭에 눈을 붙여 서행으로 마을 공용주차장까지 올라왔다. 등산로 입구라고 여겨질 만한 곳이 한 곳도

발견하지 못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탐문에 들어갔다. 마을 주민 두 어 사람 만났는데 나를 잣이나 송이 등

불법 체취꾼으로 보는지 관인봉 산행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눈치다. 산에 무슨 비밀이 있는지 무척 궁금했다.

 

 

지장산계곡 출입 통제소

지장마을 세 번째 방문이다. 지장봉 종자산 종주하며 환인봉 삼형제봉 향로봉 거쳐 중리저수지로 하산하여 이

곳 지형은 눈에 익었다. 지리에 익숙한 사람처럼 새벽 농사일 나온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관인봉 등산로 어디

에 있습니까?"하고 질문을 해댔다. 어떤 노인은 평생을 이곳에 살았지만 관인봉은 올라가 보지 못했다며 나를

이상한 사람처럼 쳐다보았다. 더 이상 길 묻기를 포기하고 결국은 내가 준비해온 코스대로 산행하기로 결심하

고 떠났다. 

 

 

지장산 등산 안내도

관인봉 등산로를 안내도에 선 하나만 더 긋고 글자 몇 자만 추가하면 되는데 무슨 이유로 누락 시켰을까? 

 

 

응회암

지장산 일대 응회암은 중생대 백악기(1,35억~6,500만)화산 폭발로 화산재와 용암 파편이 화산쇄설층을 이루어 굳어

진 암석이다. 

 

 

지장산 계곡 탐방로는 지장 마을 입구 향로천 1교에서 잘루맥이 고개까지 지장산과 관인봉 사이 6km 계곡을 말한다.

계곡 주변 산들은 군사보호지역으로 곳곳에 군사시설물이 들어서 입산이 금지된 산이 많다, 주민의 발길이 뜸하고 산꾼

이 찾지 않아 산길은 무성한 숲으로 덮여있다. 여름 한 철 계곡을 찾아 물놀이로 반짝하다가 가을이 접어들면 쓸쓸한 오

지로 바뀐다. 

 

  

보가(개)산성지

고려 초기 고려가 국력이 왕성할 때 쌓은 城이라고도 하고 태봉국의 궁예가 쌓은 城이라고도 한다. 누가 쌓은 지 기록이

없다면 아무래도 좋다. 다만 험준한 산에 누구와 싸우기 위해 城을 쌓았단 말인가. 산성은 공격용으로 축성하는 것이 아

니라 방어용으로 축성하는 게 대부분이다. 축성에 사용한 돌은 이곳의 자연석이다. 

 

 

여기저기 편한 길을 찾아 발을 딛다 보면 장이 상하 좌우로 뒤틀려 며칠 동안 갇혀 있던 변이 급하게 튀어나올 지경이

다. 이때가 쾌변이다. 마침 정낭을 발견 정낭신에 시원하게 보시하고...

 

 

지장봉을 전망한다. 연천 포천 사이 제일 높은 봉우리며 지장보살이 강림한 산이라고 한다. 산속 절들은 온통 지장보살

을 주전불로 모셨고 골짜기는 지장을 모시는 민속 신앙의 기도처가 곳곳에 존재한다. 

 

 

절터 지장산 등산로 입구

 

 

계곡 끝 지점 지장산 등산로 입구

 

 

낙엽송 군락지에 오늘의 마지막 단풍

 

 

잣 숲

 

 

(09:50) 잘루맥이(540m) 고개 도착

넓은 공터다. 고개는 지장산계곡과 담터계곡의 분수령이고 지장봉과 관인봉을 연결하는 안부인데 군인들이 야영지로

사용하기 위해 크게 넓힌 것 같다.

 

   

지장봉 등산로에는 통나무 계단이 놓여 있고 반대편 관인봉 등산로는 아무런 표식이 없다. 일단 계단에 앉아 간식을 하

면서 관인봉 올라가는 방법을 찾는다. 

 

 

관인봉 등산로이다. 주변을 정찰해 보니 공식 루트는 없다. 이런 경우 군 작전지역으로 등산객을 탐탁지 않게 여긴다는

무언의 경고다. 한마디로 출입금지 구역으로 보면 된다. 오랜 산행 경험으로 산꾼들이 지나다니던 흔적을 찾았다. 

 

 

산등성이를 마구잡이로 헤집고 올라가다가 봉우리처럼 생긴 능선 마루에 다 달았다. 통상 산비탈의 길은 능선에 오르기

위한 전초이고 능선이 주 등산로이다. 앞으로 능선을 이탈하지 말 것, 능선이 갈라지면 목적지 방향 능선을 반드시 확인

할 것, 이정표가 이런 노력을 대신해 주는데 단단히 정신 차려야겠다. 

 

    

선바위

지나가던 길에 툭 튀어나온 암석인데  반대편에서 보면 암벽이다. 그리 크지 않으니깐 바위로 보는 모양이다. 지도상에

선바위로 표기된 장소인데 이것 말고는 바위라곤 없다. 

 

 

690봉

자잘한 봉우리가 요철처럼 잦다. 아무리 낮은 산이라도 기복이 심하면 힘들게 마련이다. 

 

  

전망바위라고 하지만 잡목이 가려 위험을 무릅쓰고 비집고 나서야만 그나마 전망이 트인다. 

 

 

지장봉 화인봉 전망

 

 

고대산 보개봉 금학산 전망

 

 

山君들 '배창과 그 일행' 리본 발견

이정표 대신 산악회 리본이 길라잡이를 한다. 정상 루트를 달리고 있다는 안도감에 불안을 씻는다. 

 

 

벙커 위가 관인북봉이다.

 

 

관인북봉(710m) 정상 표시물

 

 

(11:05)관인북봉 정상 표시물과 기념촬영

 

 

잘루맥이 고개부터 관인북봉까지 능선 모습이다. 

 

 

2018년 4월 17일 오전 8시 30분 연천 원심원사에서 지장봉, 화인봉, 삼형제봉, 향로봉, 종자산까지 종주한다며 야심

차게 맘먹고 출발했다가 삼형제봉에서 향로봉 가는 능선을 이탈하여 낙엽이 수북이 쌓인 사면에서 길 찾느라 헤메다가 

겨우 헬기장이 있는 고개로 빠져나와 향로봉에 도착하니 해가 늬엇늬엇, 종자산을 포기하고 사기막 고개에서 중리 저수

지로 하산하여 관인면 택시를 불러 귀가했다. 

 

    

희미한 뒷 봉우리가 관인봉이다.

 

 

문바위

 

 

'나는 山이다'라는 산꾼의 리본이다. 항상 나를 앞서가는 산꾼이다. 명성산 여우봉에 이어 관인봉에서도 본다.

 

 

벙커와 참호이다. 콘크리트 구조물로 저격 지점마다 반드시 설치되어 있다. 

 

 

암봉 지나 

 

 

관인봉이다.

 

 

관인봉 직전 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이런 가느다란  로프는 산악회나 약초나 산나물 캐는 주민들이 깔아놓은 것일 게다. 

 

 

(12:05) 관인봉 도착

관인봉은 지장봉에서 갈라져 나온 산줄기이다. 관인봉의 비밀은 철원 연천 포천을 잇는 한탄강과 산맥의 중앙에 위치하

여 조그마한 독립된 산체가 요새처럼 생겼다. 군사작전의 요충지같다. 

 

 

관인봉(717m) 정상목과 기념촬영

 

 

반대 방향에서 올라온 산꾼과 조우 그들은 열심히 리본(무한도전 클럽)달기에 몰두했다. 

 

 

천 길 벼랑에 걸린 소나무

 

 

철원평야 전망

 

 

이런 가시덩굴이 한 두 군데가 아니다. 모자를 벗기고 배낭을 붙들고 손등을 할퀴고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지며 심지

어 스틱까지 옭아맨다. 

하산 루트와 종자산 보장산 전망

 

 

거대 암봉과 마주치다. 최소한 관인봉에서 거대 암봉이라는 의미이다. 진행하는 길에 암석群과 마주쳐 바위에 올라서니

등산로가 사라졌다. 바위를 지나 낭떠러지, 다시 바위를 내려와 길을 찾는다. 좌측은 벼랑 우측은 급경사면에 낙엽이 수

북하다. 조금 내려가 보니 길 같은 것은 없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바위 사이를 탐색하니 개구멍처럼 생긴 곳에서 로

프와  '박꽈박 산길'이라는 리본을 발견했다.

 

 

썩은 나뭇가지를 잡고 암벽을 내려서다.

 

 

보개(가)산성터

 

 

선바위 2基

 

 

추락 방지용 안전로프

 

 

미끄럼 방지용 안전로프

 

 

369봉 신갈나무 단풍

 

 

사냥꾼과 백구 대, 여섯 마리가 고라니를 추격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사냥꾼으로부터 하산 루트를 확인하다. 다음 안부

에서 잣나무 숲 사이로 마을로 내려가라고 한다. 

 

  

안부에서 골짜기로 하강 시도 한다.  '추락주의' 팻말은 등산객을 위한 경고문이 아니라 주민들의 잣 채취를 위한 안내

문이다.

 

 

잣 숲

 

 

잣 숲과 사유지 사이의 그물망은 야생동물 침입 방지용이다. 개나리, 가시덩굴, 갈대 같은 잡목이 빼곡하여 눈앞에 목적

지를 두고도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 등산보다 더 힘든 탈출구를 찾아 겨우 사유지 임도로 내려섰다. 

 

 

잣 숲을 빠져나와

 

 

건물 뒤 사유지 임도와 접속하여 잠깐 내려오면 건물 앞에 용도불명의 주차장이 나타난다. 관인봉이 군사보호지역에서

해제되면 이곳에 관인봉 등산로 입구를 마련하면 좋겠다. 

 

 

(15:00) 느티나무

하산 지점으로 비공식적인 관인봉 등산로 입, 출구를 알리는 상징목이다. 가깝게 향로천 1교, 중리 저수지, 중리마을,

지장산 계곡 입구가 있다. 다음번에 다시 등산할 기회가 오면 여기서 출발하여 잘루맥이 고개로 내려와 지장산 계곡을

타고 내려오는 일주 산행을 하겠다. 아침에 길어 물어봤던 사람을 다시 만났다. 다녀온 산행코스를 일러 주며 산이 험한

게 아니라 누군가 올라오지 못하도록 막아 숲이 산을 덮어서 위험하게 보일 뿐이라고 말해줬다. 훗날 좋은 날이 오면 지

장산 계곡과 어우러져 멋진 산이 될 것을 약속한다. 

 

 

  

 

 

 

 

 

2021년 10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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