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 지장산에서 포천 종자산까지 드디어 종주
2018년 봄 조선일보 315 명산 답사를 시작하며 진달래와 낙엽이 뒤엉킨 철원 연천 고대산 금학산 종주를 마치고 며칠이 지난 뒤 연천 지장산 포천 종자산을 종주하다가 삼형제봉과 향로봉 사이에서 길을 잃어 산비탈을 무작정 훑다가 간신히 향로봉 들머리를 찾아 정상에 올랐다. 늦은 해거름 시각이라 종자산은 포기하고 중리 저수지로 하산했다. 산꾼들의 자존심 중 중도에 포기한 산은 숙제를 못 끝낸 학생처럼 항상 조바심에 가득 차 있다.
(08:30) 중2리 마을회관(포천시 관인면 중리 609-
아침 6시에 서울을 출발하여 강변북로, 세종 포천 간 고속도로 남구리 IC 진입 포천 신북 IC를 빠져나와 1시간 30분 만에 중2리 마을회관 주차장에 도착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공공건물은 문을 닫았다. 길에 당체 사람을 볼 수 없으니 길 물어보기 요연하다.
마을 안길 따라 약 100m 정도 들어가면
종자산 등산 안내도(붉은 선이 동선)가 나타난다. 중2리가 일명 '해뜨는 마을'이다. 여기서 종자산을 직등하여 지장산 방면으로 능선을 따라 가다가 사기막 고개에서 중리 저수지로 하산하여 87번 지방도와 접속 후 남진하여 출발지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등산로 입구이다. 녹색 철책과 철문이 가로 막는다. 사유지 또는 맷돼지 등 야생동물 차단용 펜스인 것 같다. 안으로 들어가면
산장 같은 큰 건물이 나오고
산딸나무가 가리런히 줄지어 섰다.
도로 막다른 집이다.
(08:50) 야생동물 피해 예방시설 철문을 열고 들어가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된다.
숲이 등산로를 가리고
물이 마른 작은 개울 옆으로 달린다.
추월자가 간단하게 산 인사를 던지며 패스한다.
고개를 쳐들어야 할 정도의 경사가 시작되자 로프가 나무줄기에 붙들어 매여있다.
애추형 지형이다. 이런 지형이 나타나면 산 정상부는 바위가 깔렸다. 그리고 풍화작용을 받아 푸석바위이며 침식작용이 진행형이다. 여름에는 나무 숲에 가려 잘 안 보이는 경우도 있다.
경사가 50도가 넘는 철계단 그나마 짧아서 다행이다.
바위길에 'ㄷ字' 형 발 홀드와 로프를 병행 설치
바위를 요리조리 피해 로프 설치
바위굴성 암벽훈련장이다.
하겐과 볼트 등이 박혀 있는 것을 보아 암벽등반 훈련장이 맞겠다, 오버행이 잘 발달하여 거꾸로 매달여 이동하는 훈련하는 연습장이다.
능선 첫 봉우리 바위봉이다.
사진 우측 아래 포천 레이스웨이(경주장 및 동물 경기장)와 연천 지질 명소 한탄강이 굽이쳐 흐르고 재인폭포가 성산 자락 어디쯤 숨어 있을 것 같고 보장산이 한탄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섰다.
평의자가 놓여 있는 자리가 종자바위 쉼터이다. 바위는 위로 솟구쳐 올라 직등하기는 버겁고 우회하여 오르면
종자바위는 이런 모습을 하고 있으며
(09:40) 620봉이다.
추월자가 길을 잘못 들어 후등자 신세가 됐다. 바위를 피해 경사진 루트를 통해 올라오다가 늦은 것이다. 경기도 안산 사는 장년 부부는 블랙야크 100 산에 도전 중이란다.
너설 로프 구간
관인봉 전망처
민둥 능선
정상 직전 명품 소나무
(10:30) 종자산 도착
나까지 4팀이다. 정상답게 제법 시끌벅적한데 누구 하나 말을 시키는 사람이 없다. 제각기 인증 사진과 전망하기에 열중이다. 고대산에서 시작해 보개산(지장봉) 환인봉, 삼형제봉, 향로봉, 종자산으로 이어지는 연천군의 동쪽 산맥 등줄기 산으로 종자산에서 한탄강에 막혀 더 이상 뻗지 못하고 맥을 끊는다.
종자산(種子山 642,8m) 정상석
종자산 정상석과 기념촬영
정상 이정표다. 중리 저수지까지 3,3km이다.
(10:50) 하산을 시작한다. 안산 부부가 정상 아래 그늘에서 점심을 먹고 있다가 사과 한 알을 건넨다. 배낭 포켓에 넣고 먼저 간다고 인사을 나누었다.
동고서저 지형으로 동쪽으로 가파른 벼랑이 발달하여 도처에 바위가 튀어나왔다. 이런 훌륭한 전망처에는 의자만 하나 놓으면 바로 쉼터가 된다.
보장산 전망
620봉과 종자산 모습
청조산악회 리본
610봉
구절초
쑥부쟁이, 벌개미취, 구절초 구분이란 녹녹지 않다. 개 눈에 X 밖에 안 보인다고 내 눈에는 모조리 들국화이다. 아래쪽 잎에 톱니무늬가 있으면 쑥부쟁이, 잎이 길고 미끈하면 벌개미취, 잎이 쑥 모양과 비슷하면 구절초이다. 또 꽃잎이 약간 오므라들면 벌개미취이고 뒤로 젖혀져 있으면 쑥부쟁이 그리고 꽃잎이 넓고 주름이 있으면 구절초이다. 막상 이렇게 말해 놓고 실전에 부딪치면 버벅거린다.
기암괴석
철쭉등 잡목 투성이 등산로
거울바위
중3리 아랫심재 등산로 폐쇄
당초 하산 루트를 중3리로 계획하고 왔으나 당일 중3리 정찰 때는 등산로 안내 표지가 없었다. 다만 지도상에만 등산로가 점선으로 그어져 있어 현장에서 보고 즉석에서 중리 저수지로 하산하기로 한다.
지장봉과 중리 저수지로 내려가는 삼거리이다. 지장봉(7,2km) 중리 저수지 코스는 사기막 고개에서 중리 저수지로 빠지고 또 다른 코스는 중리 저수지(1,7km)로 직접 내려간다. 바로 가는 코스가 거리상 짧을 것 같아 선택했다.
(11:55) 싸리나무, 억새가 무성한 고원 초원지대에서 중리 저수지 정상 루트를 이탈하고 말았다. 안산 부부가 거침없이 달려가는 바람에 뒤쫓다가 3급(점선) 등산로에 진입하게 되었다. 자칫 이런 원형 지형에서는 방향 감각에 혼란을 가져와 길을 잃기 쉽다. 그 꼴이 난 것이다.
3급 등산로를 따라 내려가며 때로는 길 무시도 하고 무조건 아래로 내려가다 보면 등산로를 이탈했다가 다시 만나기도 한다.
산등성이를 가로 지르는 비탈길
산양삼 재배지(사유지)펜스 따라 하산
(12:30) 드디어 계곡과 임도를 만났다.
산양삼 농장 출입문 통과
관인봉 전망
물봉선
빨간 Jeep 운전자는 산장의 여인이다.
(12:45) 중리 저수지 하구둑 아래로 내려왔다. 예상과 달리 저수지와는 많은 차이가 났지만 지름길로 내려온셈이다.
(12:50) 87번 지방도 중리교차로
이쯤에서 안산 부부와 헤어졌다. 나는 걸어서 그들은 택시를 타고 각자 중2리 마을회관 주차장으로 차를 회수하러 갈 작정이다. 하늘은 파랗고 햇빛은 사정없이 내려쬐고 도로는 뜨거운 열기를 내뿜는다. 한 낮 그늘이라곤 발목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형편없다. 차들은 도로가 허용하는 속도로 전속 질주를 한다. 히치하이킹은 엄두도 못 내겠다. 중3리에 가까워지니 넓은 주차장을 낀 음식점에 많은 사람들이 서성인다. 막국수집인데 대기하다 먹는다고 한다. 그놈의 잘난 막국수를 먹겠다고 줄 서고 싶지는 않다. 조금 내려가니 또 다른 막국수집 이번에는 바로 자리를 배정받았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배불리 먹고 더위를 잘 시키고 나왔다.
종자산과 관인봉 전망
시장끼도 해결했고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한탄강 가까이 왔으니 한탄강 지질공원이나 둘러볼 작정으로 지도를 검색하니 종자산 가까운 곳에 한탄강 협곡, 비둘기낭 폭포, 주상절리, 하늘다리가 있다. 오후는 그곳에서 보내자.
2021년 9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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