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코스 내 멋대로 진행 바로잡기 재도전
항공권 예약이 골칫덩어리다.
할인요금을 적용받으려면 인터넷 예약이 필수이고 현장에서는 정상요금으로 구매해야 한다.
인터넷 예약이 얼마나 까다로운지 우리 같이 나이 든 사람은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지 웬만큼 따라 할 줄 아는
나도 결재 과정에서 포기하고 만다.
그놈의 인증 절차 때문이다.
대한항공 고객센터와 접속하여 도움을 받아 간신히 예약을 하고 표를 구했다.
제주도는 항상 이렇게 어렵게 간다.
(09:15) 제주올레 1코스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 시흥초등학교 입구
제주도에 도착한 당일을 알차게 보내려면 첫 비행기를 타야 한다. 요금도 그날에 제일 싼 편이다.
집에서 택시를 타고 공항에 내려 탑승권 발매기에서 예약번호로 항공권을 뽑고 기다렸다가 탑승했다.
비행기는 만석으로 출발했다. 제주 공항에 도착하니 한 선생과 강 선생이 차로 픽업하러 나오셨다. 얼마나 황송하고
기쁜지, 공항에서 시흥리까지 45km 거리를 1간 여 달려왔다.
시흥리(始興里) 지명 유래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는 서귀포의 시작 마을이며 제주 올레 첫 마을이다.
시흥리란 지명은 100년 전 정의현에 속한 시절 군수가 부임하면 첫 시찰을 시작하는 마을이란 뜻이다.
1코스 시흥리 출발
두 선생님은 교직을 정년 퇴임한 제주도 토박이며 네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트레킹 때 만난 산우이다.
그때 인연으로 지금까지 제주도와 육지를 오가며 서로 길잡이하며 우정을 나누고 있다.
오늘은 두 선생님이 올레길 안내를 자청하고 나섰다.
마을 모퉁이를 돌아서자 두산봉(말미오름) 외벽 층암이 드러났다. 여러 차례 분화로 쌓인 흔적이 뚜렸하다.
동백꽃이 만발한 이런 집을 보면 제주도로 이민 올 생각이 문득문득 생긴다.
그동안 제주도는 관광, 골프, 등산, 올레길 등으로 많이 들락날락거렸다. 제일 많이 찾은 지방일 게다.
이젠 완전히 백수다. 주변 친지들에게 폐가 안 가도록 살면 된다.
나이가 드니 추운 게 싫다. 그런 면에서 제주도가 제일이다. 한 달을 돌아다니며 정착 예정지를 골라 6 개월 살아보고
이곳이다 싶으면 1 년을 더 정착하다가 눌러앉으면 된다. 특별한 조건은 없지만 서귀포가 제주보다 더 따뜻하고 태평양을 바라보고 한라산을 배경으로 했어 더 좋다. 그리고 검은 용암바다보다 흰모래가 깔린 해변이 가까이 있으면 더욱 좋겠다.
제주올레 1코스 안내소 코로나 19로 문을 닫았다.
두산봉(말미오름)입구부터 곰솔숲이 우거졌다.
두산봉(말미오름 높이 126,5m/둘레 3,631m) 한 선생님의 오름 해설
처음 수중 분화로 쌓인 응회암 퇴적층이 융기 다시 이차 분화로 생성된 화구구(火口丘) 전형적인 이중 화산체이다.
남동 사면은 절벽의 형태이고 북서 사면은 완만한 평원으로 차별 침식을 받은 지형이다.
오름 전문가 한 선생의 설명이다.
종달리 지미오름 전망
우도 전망
오조리 성산일출봉 전망
두산봉(말미오름) 출구
오름 전문가들 걸음걸이 좀 보소! 뒤에 가시는 한 선생은 10년 전 368 오름을 완답하시고 '오름 길라잡이' 란 책을 낸 분이시다. 희귀본이라 서점에서는 절판된 지 오래이고 중고 서점에 가끔 돌아다닌다. 본인도 소장본만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어느 날 정가의 3배를 주고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구했다.
이어 알오름 입구이다. 두산봉 응회환의 화구구(火口丘)를 알오름이라 부른다. 참억새, 새, 띠(볏과에 속한 여러해살이풀)가 무성하다.
알오름(높이 145,9m/둘레1,613m) 도착
지미오름
제주 한 선생과
알오름은 소리 소문 없는 일출 명소이다.
한 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레게 하는 지미오름, 우도, 성산일출봉이 삼각 대형을 이루고 종달리와 오조리가 중산간을
배경으로 바다를 품은 모습은 제주도를 한 바퀴 돌아도 좀처럼 볼 수 없는 진귀한 풍경이다.
우도 위로 태양이 떠오르면 다들 까무러친다.
좌로 부터 대왕산, 용눈이오름, 다랑쉬오름, 아끈다랑쉬, 돛오름
육지의 구릉과 마을의 언덕배기나 마찬가지로 제주도는 발에 밟히는 게 오름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오름 수는 368개소 한라산 백록담이 오름에 포함하는지 여부는 뒤로하고 바닷가 저지대부터 한라산 장구목(1,813m)까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 오름의 정의는 분화구(憤火口)를 갖고 화산 쇄설물로 덮여있으며 화구구(火口丘)의 형태를 갖추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알오름 출구
제주도 올레길과 한라산 등산을 하다 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 오름과 친숙해졌다. 세어 보지는 않았지만 전체 오름의
약 20%는 올랐는 것 같다. 기록을 다 보관하고 있으니 언젠가 오름에 도전하는 날 한번 정리해봐야겠다.
유채밭, 채소밭 밭담을 빠져나와
용눈이 오름길과 접속하여
종달리 교차로 (1132번 일주동로) 횡단 마을길로 접어들어
종달초등학교를 지나
울타리로 심은 사철나무(위)와 송악(아래) 꽃을 신기하게 들여다 봤다.
종달리 사무소 앞 팽나무 쉼터에 도착했다. 여기서부터 성산일출봉 주차장까지 1코스 휠체어 코스가 시작된다.
종달리는 제주도의 염전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옛 소금밭 체험시설을 만들어 옛날을 증언하고 있다.
당근도 제주의 푸른색에 일조한다.
엣 염전에 수문을 설치하고 인공호수로 만들어 철새가 날아들게 한다.
종달 바당(21코스 도착, 1코스 중간 합류)
종달리 해변 흰모래
종달해안도로
해맞이도로 성산 일출봉 바라보며 걷기
오소포 연대
煙臺는 해안에 설치하여 연기, 햇불 등으로 적의 칩입을 전하는 통신수단의 일종
(11:35) 성산 갑문교
여기까지가 1코스 미답 구간이다. 3년 전 1코스 출발지점 종달바당 목화쉼터에서 제주 두 선생님과 10코스 화순~모슬포를 같이 걷기 위해 차를 타고 이동했기 때문이다. 그 후 이곳을 다시 찾아와 올레길에 빠져 있는 성산일출봉과 섭지코지를 엮어 1코스를 스스로 만들어 걸었다, 오늘에서야 미답을 마무리 짓는다.
성산 '다온' 돼지국밥집에서 점심
강 선생님 제자 집이다. 코로나 19에도 끄덕 없어 보이는 식당이다. 돼지국밥과 뼈해장국이 주 메뉴이다.
20 여분 기다려야 했는데 마침 제자가 서빙 일을 돕고 있다가 강 선생을 알아보고 금방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제주 사람이 줄 서서 기다렸다가 먹는 토속 식당이다. 모처럼 뼈해장국 맛있게 먹었다. 나도 이제 제주 곳곳에 숨은
맛집을 많이 알게 되어 유능한 가이드 노릇을 할 지경에 이르렀다.
갑문교를 지나 성산항 교차로에서 항구 쪽으로 올레 리본을 따라 진행한다. 대로에 접어들면 리본이나 화살표시물이 눈에 잘 안 띈다.
성산항 입구에서
성산해안로를 따라 걸으며 우도 전망
성산일출봉 전망
우뭇개 해안
광치기 해안 올레길 화살표시를 따라 진행
성산일출봉 해양 도립공원 공영주차장이다. 올레길은 여기서 성산일출봉은 패스다. 도립공원 입장료 때문인지 아니면
올레가 포용하기엔 너무나 부담스러운 명소라서 그런지 아무 턴 빠졌다.
광치기 해변 중간 지점
광치기 해변
광치기 해변(1코스 도착, 2코스 출발)
성산항 교차로부터 여기까지는 과거의 기록을 재 편집해서 사용했다.
제주도 두 선생님은 점심 후 다음 코스인 3코스 (온평~표선) 출발지인 온평포구까지 날 데려다주고 돌아갔다.
제주 올레는 구간 거리가 평균 15km 안 밖이다. 긴 곳은 20km가 넘는다. 짧은 구간은 하루에 두 코스도 걸을 수 있다.
왜 걷느냐고 묻는 사람이 많다. 나는 그때마다 왜 사느냐고 묻는 것 같아 불쾌함을 느낄 때도 있다.
적당한 답변이 있어야겠다 싶어 준비한 말이 '마땅히 할 일이 없어 소일 삼아 걷는다'이다.
2020년 12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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