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양, 아산, 도고를 잇는 온천 산행지
오늘 광덕산, 내일은 영인산을 끝으로 충남 중서부 지역의 올해 예정된 산행을 끝맺게 된다. 산행하면서 오후
남는 시간을 이용해 이곳의 명승지를 최대한 돌아봤다. 요즘 郡 단위까지 8 景이니 하며 나름 명승지를 지정
해 놓고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문구와 사진에 현혹되지 않고 꼼꼼히 챙겨 알찬 관광을 했다. 뭐니 해도
온천이 제일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온천 수질이야 알 봐 없지만, 규모와 시설과 분위기는 훌륭했다. 일본의 온천
관광은 사절해도 좋을 듯하다.
(08:50) 광덕사 주차장
서울에서 약 2 시간 달려 도착했다. 광덕휴게소가 있는 쉼터에 주차를 할까 하다가 마을로 들어가는 길을 따라
500여 미터 들어오니 광덕사 주차장이 또 있다. 양지바른 곳에 차를 대고 산행 준비를 마쳤다. 일요일이라 아침
일찍 산에 올라가는 사람이 많았다.
광덕사 입구
오늘 날씨가 좋다. 하루 종일 맑음에 바람도 없고 기온도 최저 영하 1도 최고 여상 7도까지 오른다고 한다. 이번
겨울은 눈도 없고 춥지도 않다. 없는 사람 살기 좋게 천기도 거스르는 모양이다.
태화산 광덕사(泰華山 廣德寺) 일주문
광덕사 극락교
광덕사
광덕사 호두나무(천연기념물 제398호)
호두나무는 보화루 올라가는 계단 우측에 자리 잡고 있다. 수령이 400년, 높이가 18.2m, 둘레가 2.62m, 2.50
m 두 줄기로 자란다. 천안 광덕사가 호두나무 시배지(始培地)라고 한다. 호두나무 원산지는 중국이라고 하는데
중국도 이란에서 전래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700년 전 고려 때 이곳 출신 유청신이 중국으로부터 들여왔다
고 한다.
625년 수령 느티나무 보호수
등산로
광덕사를 뒤로 하고 호젓한 시골길 같은 등산로를 따라간다. 골짜기가 사람이 살 것 같은 분위기였는데 민가라
곤 눈에 띠지 않았다.
장군바위 갈림길
여기서 부채골 모양 등산로가 펼쳐진다. 정상과 장군바위 코스 중 취향대로 먼저 선택하고 돌아나오면 된다.
나는 초행이라 정상을 먼저 밟기로 한다.
시작부터 비스듬히 골짜기 위를 올라가는 나무계단이다.
가지능선 안부까지 연결된 계단
그 길이가 가마득하다.
등산 중 계단을 만나면 나름대로 정한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한 번에 두 단씩 올라가지 않는다. 폭이 긴 계
단을 만나더라도 보폭을 유지한다. 몸을 앞으로 약간 숙이고 발바닥 전면으로 딛고 뒷발로 밀어 올린다. 일찍선
으로 오르지 않고 지그재그로 오르며 무릎 근육에 골고루 충격을 가한다. 고양이 걸음걸이를 흉 낸다. 평지의
1/2 속도를 유지한다 등이다.
능선 안부에 도착했다. 쉼터이다. 팔각정, '산악인의 선서'碑, 벤치 등 다양한 의자가 놓여 있다.
돌계단
북릉엔 눈이 쌓였고
나무계단과 안전로프로 등산로를 철저히 감싸고
바윗길
아무리 흙산이라고 해도 이 정도 바위는 있기 마련이다. 지표에 흙이 다 씻겨 내려가면 어떤 기반암이 드러날지
현재의 험상궂은 악산도 침식이 완료되면 흙산으로 바뀔 거다. 인간의 수명으로 지켜볼 수 없을 뿐이다,
정상 밑 대피소
(10:45) 광덕산 도착
제법 많은 사람이 먼저 올라와 있다. 정상을 즐기는 방법도 갖가지이다. 정상석과 인증삿을 찍고 전망이 닿는데
까지 카메라를 들이댄다. 광덕산은 충남 중서부의 중심산이다, 남으로 지나가는 금북정맥이 가지를 친 건지 금
북정맥을 낳은 건지 알 수 없도록 금북정맥에 솟은 산봉우리보다 훨씬 높고 장대하다. 그래서 광덕산이 중심이
된 아산기맥을 찾는 사람이 더 많은 건지도 모르겠다.
광덕산(廣德山 699.3m) 정상석
광덕산 정상석과 기념촬영
광덕산 정상에서 아산기맥 37.8km (도고산, 봉수산, 광덕산, 망경산, 태화산, 배병산) 전망
망경산까지 4.3km 이정표
광덕산 아래 쉼터에서 아침 겸 점심 (감자고르게, 수프, 바나나, 떡)
망경산 가는 북릉은 눈밭이다. 오가는 이에게 미끄럼 정도를 확인해 보니 아이젠 착용이 정답이다. 이제 아이젠
도 못 믿는 나이다. 엉금엉금 기는 자세는 마찬가지다.
멱시골 갈림길
철계단 내려서며 마늘봉 전망
장군바위 이정표
(11:45) 장군바위를 보고 실망했다. 그렇지만 이곳 광덕산에서는 절대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12:15) 마늘봉(590m)
망경산 삼거리 (설화산 갈림길)
만복골 갈림길
광덕산을 출발하여 점심시간 20분 정도 빼고 두 시간여 만에 망경산에 도착했다. 북으로 뻗은 산줄기라 전 구간
에 눈이 쌓였다. 비탈은 웬만하면 엉덩이를 바닥에 깔고 조심하며 왔다.
(13:05) 망경산(望景山 600.1m) 도착
헬기장도 있고 누군가 갔다놓은 파라솔용 간이탁자와 플라스틱 의자도 있다 그리고 풍향계가 펄럭이고 있었다.
일망무제란 이런 전경을 두고 하는 말이다. 산 이름도 잘 어울린다.
망경산 정상석
망경산 정상석과 기념촬영
'요산의 하루'
예산, 당진, 홍성, 서산을 품고 있는 내포평야, 예당호, 태안반도, 서산 가로림만과 시계 방향으로 평택항, 천안,
대전 충남 중서부 일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금북정맥, 아산기맥, 설화산 줄기가 눈을 즐겁게 한다. 이렇게 높은
장소 훌륭한 전망처에 올라 날 짐승이 된 기분으로 사방을 휘젓으며 날아다닌다.
아산기맥에서 가지 친 설화산 줄기
아산기맥 막바지 배병산 줄기와 골짜기 수철리
태화산 전망
넙티(치)고개(1.5km) 이정표
태화산 정상에서 넙치고개까지는 돌림 길 없이 거의 직선으로 하강한다.
잠시 소나무 그늘을 돌아
바위 사이로 빠져나와
눈밭 급 경사로를 내려왔다
다 내려서면 햇볕이 잘 드는 언덕바지에 농원이 있고 황금측백이 자라고 있다. 관상용으로 재배하는 모양이다.
언제 우리 집 조경수를 저걸로 바꾸어 볼 작정이다.
망경산 전망
(14:10)넙티(치)고개 태화산 2.3km 이정표
넙티(치)고개
채석장
흙 밑에 깔려 있는 암석을 기반암(基盤岩)이라 하며 광덕산의 기반암은 화강암이다. 화강암은 심성암의 일종이
다. 심성암은 마그마가 땅속 깊은 곳에서 굳어진 암석을 통칭해서 부르는 말이다.
진도개
열심히 짓어 카메라를 갔다 대니 엄숙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백련사
돌아서 망경산 전망
태화산 등산로 발견
백련사에 태화산을 가리키는 이정표 하나 달랑 산을 향해 달렸다. 내가 가지고 있는 지도에는 점선으로 2급
등산로로 표기해 놓았다. 길을 잃을 염려는 없지만 쓸데없이 헤매기는 싫었다. 드디어 구조표시목 발견 널널한
산길을 여유롭게 걸었다.
405봉
(15:10) 태화산(泰華山 461m) 도착
태화산에서 자연휴양림으로 하산하기로 작정했는데 막상 현장에 도착하고 보니 이정표에 호서대학과 카터로만
표시되어 갈등이 생겼다. 어디로 하산하던 차를 회수하기 위해 광덕사 주차장까지 가는 교통편을 찾아야 한다.
카터로가 호서대학보다 두 배로 더 멀지만, 쭉 뻗은 등산로에 매료되어 마음은 벌써 움직이고 있었다.
태화산 정상석과 기념촬영
헬기장 (카터로 3.5km) 이정표
(15:35) 376봉 쉼터
장군바위 지난 후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길도 물어볼 겸 반가웠다. 호서대학에서 올라왔다고 한다. 차를 회수하
기 위해 광덕사로 가야 한다니깐 카터로에서 배방 콜택시를 이용하라고 한다.
뱀이 기어간 모습처럼
쌍용정사 갈림길
소나무 군락지
소나무 쉼터
벤치가 하도 정겨워 한 번 앉아 봤다.
(16:00) 삼각봉(290m) 쉼터
드디어 배방산
지미 카터로 접속
2001년 8월 6일 미국 대통령 지미 카터가 김대중 대통령의 초청으로 방한했을 당시 그는 세계 각국을 돌아다
니며 사랑의 집짓기 행사를 장려해 왔다. 한국에서는 도고면 금산리 화합의 마을에서 사랑의 집짓기 행사를 가
졌다. 이때를 맞추어 개통한 도로라고 한다.
솔치고개 배병산 등산로 입구
아산시 배방면 회룡리와 송악면 중리를 잇는 3.1km 솔치로 고개
솔치고개 태화산 등산로 입구
(16:30) 지미 카터 로 (Jimmy Carter Road)
택시를 부르고 그사이 산행 후 뒤처리를 마무리한다. 광덕사 주차장까지 15,000원 차비를 내고 떡국으로 저녁
을 먹고 온양으로 달려왔다. 숙소는 늘려 있고 온천은 자칫 늦어지면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역사가 있는 온양
호텔 온천장에 차를 세웠다. 충분히 온천욕을 즐긴 다음 온천장 건너편 청국장 집에서 저녁을 한 번 더 먹고 옆
모텔에서 숙박을 했다.
2019년 12월 28일
'315 조선일보 선정 산 > 천안 성거·흑성·태조·광덕·망경·태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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