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소문따라/백령도 대청도

대청도 선진포항~답동해변~모래사막~농여해변~삼각산~모래울동~광난두정자각~해넘이전망대

안태수 2019. 4. 23. 07:47
728x90




하늘, 바다, 산, 천지가 푸르니 大靑이라 하였구나!


백령도야 잘 있거라 두 번 다시 오겠나? 2박 3일 입도 일정을 다 채우고도 여객선 운항 일정 때문에 섬 관광은

하루밖에 할 수 없었다. 차로 하는 관광을 마다하고 걷기를 고집하여 초행길을 그런대로 무사히 마쳤으나 아쉬

움이 많이 남는다. 백령 '흰 나래길'은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조성하는 걷기 중심의 둘레길에는 한참 못 미치지

만 백령도의 특수성을 감안 하드라도 계속 이어 걷기가 유지되도록 접속로를 보안하고 편의시설을 확충 한다면

금보다 더 많은 사람이 찾지 않을까 생각된다.


       

(06:30) 백령도 용기포신항 일출

 

(06:33) 일출


(06:35) 일출


용기포 신항 웅진 훼미리호 7시 출항 대기

문화 모텔 사장이 아침에 배 시간에 맞추어 선착장까지 픽업해 주셨다. 방파제 너머로 일출이 한창이다. 일출

면은 언제나 사진보다 현장이 더욱 박진감이 넘친다. 바라다보고 있노라면 사진 찍을 감정이 살아나질 않

는다. 배는 마지막 승선을 기다리며 출항을 서두른다.     

  

출항

만나는 사람마다 좋은 날에 찾아왔다고 한다. 무슨 말인지 잘 안다. 제주도, 울릉도, 흑산, 홍도, 등 육지 연안에

서 멀리 떨어진 섬은 해양성 기후의 영향을 받아 일기가 매우 불순하다, 언제 구름이 몰려올지, 바람이 불어닥칠

지, 섬사람들은 일기예보에 매우 민감하다. "내일은 바람이 세다고 하던데 배가 운항할까요?" 운이 없으면 2,

3일 발목이 잡힐 수 있으니 날씨 좋을 때 빨리 떠나라고 조언한다.     


(07:20) 대청도 선진포항 도착

대청도는 인천에서 202km 떨어지고 백령도에서는 12km 떨어져 고속정으로 20분 만에 도착했다. 같은 선

사의 배를 이용하면서 기존 백령도→인천 예매한 표로 백령도→대청도 적용을 못 받고 별도로 요금(2,500원)을

냈다.

       

선진포항 전경 파노라마 사진


선진포항 상징 이정표

대청도의 면적은 12.75㎢, 해안선은 24.7km 동, 서 말꿉형태의 분지로 내륙은 평편하고 외곽은 산지로 이루어

져 있다. 소청도를 부속섬으로 거느리고 있으며 주민은 약 1,600여 명, 마을공용버스, 관광버스, 렌터카, 택시

등 교통편은 다양하고 숙박시설, 음식점은 미흡했다.  


(07:30) 햇빛을 등지고 걷기로 한다. 아침 일찍 마실 나온 할머니와 대화에서 양지동, 서내동, 동내동은 전에

내동이었다고 했다. 선착장에서 빤히 보이는 답동 해변은 본인도 끝까지 못 가봤다고 했다. 사람들의 관심을 끓

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대청로는 대청도 중심 도로이며 동, 서 내륙을 잇는다. 옥죽동과 가는 길 해변으로 벗어나면 암벽에 기대어 바

와 맞딱트린 마치 잔도처럼 생긴 산책로가 나 있다.


답동해변은 모래사장부터 시작해서 작은자갈, 큰자갈, 바위 순서로 지나 데크 로드 구간이 끝나는 갯바위까지다.   


자갈밭


큰자갈밭


습곡지형


갯바위 구간 벼랑에 기대 설치한 데크 로드


검은낭 갯바위 산책로 END이다.


소청도 조망

답동 해변 안내물과 현지 안내판에는 여러 명칭으로 기술되어 있다. 답동해변, 답동 해안산책로, 검은낭 해안산

책로, 검은낭 갯바위. 검은낭 이색해변산책로, 하나의 명칭으로 통일해도 아무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 실무자들

어찌할 바를 몰라 덤벙대는 모습이다. 간단하고 명료하고 기억하기 좋은 답동해변으로  추천한다. 답동해변

까지 갔다 돌아 나오는데 3km, 1시간 걸렸다.


(08:55) 대청로 내동 넘어가는 고갯마루


고개를 내려서면 멋진 풍경이 나타난다. 대청도 지형은 알파벳 대문자 'U' 字를 동, 서로 눕혀 놓은 모양이다.

동북쪽 옥죽동과 농여 해변은 바다가 열린 저지 평지이고 삼각산을 중심으로 한 반대 지역은 해발 100~200m

말굽 형태의 산지 능선으로 이어져 있다.

  

옥죽동 갈림길

내동은 동내동, 서내동, 양지동을 합치기 전 명칭이다.


노송보호구역

150년 수령의 소나무 200여 그루가 서식하고 있다.


적송처럼 나무가 붉다.


공들여 가꾼 흔적이 곳곳에 묻어 있다. 대청도란 말이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는 것도 알겠다. 산지 대부분이 소

나무가 서식하고 있다. 피톤치드 가득한 솔 내음이 도보여행을 더욱 즐겁게 해준다. 

 

모래사막 입구

바닷가 모래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 보기에는 바다에서 파도가 실어 나른 것처럼 보이지만, 육지에서 암석이 

화작용으로 잘게 부서져 계곡 하천 강으로 흘러들어 강이나 바닷가에 쌓인 것이다. 바다 모래는 하천이 끌고

래를 해류를 따라 움직이는 파도가 실어 나른 것이다.      


해안사구(海岸沙丘)

우리나라에는 충남 태안군 신두리 해안사구가 최대의 규모이며 사구의 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다. 


모래산

백두대간 조령 하늘재 사이 탄항산을 지나 하늘재 직전 해발 600m 정도에 모래산이 있다. 기반암이 풍화작용

으로 파편화되는 현장으로 점토로 까지 부서진 과정이 현재 진행형으로 남아 있다.    


모래사막 낙타 조형물


해안사구 입구에서 기념촬영


소나무 방사림 지역

 

해안 방사림(防沙林) 안내판

일본 규슈 가라쓰 지방을 여행하다가 바닷가 거대한 방풍림을 봤다. 니지노마쓰바라(무지개 송림)는 17세기

조성된 것으로 규모는 길이 5km, 폭 1km, 소나무(곰솔) 100만 그루, 수령 400년, 어마어마하다. 지금의 송

가라쓰 城의 번주로 부임해 온 당시 영주의 혜안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옥죽해변으로 빠져나왔다. 백령도 사곶해빈과 흡사한 풍광이다. 다른 게 있다면 모래의 성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옥죽동 입구에서 포구 선착장은 선채로 한눈으로 떼우고 산모롱이를 돌아 농여 해변으로 간다.  


농여해변 입구


농여해변(左)

구릉지 같은 야트막한 해안에 감히 걸어 볼 엄두조차 얼어붙게 하는 모래사장이 광활하게 펼쳐있다. 해변에는

끝이 날카로운 돌과 자갈이 모래에 섞여 걷기가 불편하다.


나이테바위

농여 해변 가장자리에 집채만 한 바위가 뒤집어져 혼자 나뒹굴고 있는 장면이다. 물결무늬의 사층이 여러 가지

색깔로 겹쳐 바위의 나이를 말해주고 있다. 지구의 괴이한 변화에 두려움마저 든다.     


미아동해변

농여 해변과 미아동 해변은 나이테 바위를 사이에 두고 있다가 썰물 때 그 경계를 확연히 들어낸다. 나이테 바위

와 비슷한 바위 몇 채가 모래 위에 섬처럼 떠 있다. 


농여해변 파노라마 사진


농여해변(中) 모래톱


농여해변(右)

전망 좋은 산봉우리는 군인들이 다 지키고 있다. 


'요산의 하루'


솔향기 펜션


동내동


(10:25) 대청면옥

동내동을 지나다가 발견한 식당이다. 한식과 패스트푸드 간판이 걸렸다. 대청도 냉면이 맛있다고 선전물에 적혀

있었는데 먼저 영업을 하는지 확인한 후  메뉴는 그다음이다. 갈비탕과 냉면 중에 갈비탕을 골랐다. 식당 찾기가

힘들고 문을 연 집을 만나기란 더욱 어려우니 배불리 먹어 두어야 한다.      


갈비탕

고기도 많이 들고 잘 끓여 많이 먹었다. 고기 힘으로 후반에 산 타는 일은 염려 없다. 


팽나무


양지동은 대청 초, 중, 고등학교가 있는 洞이다.


(11:10) 서내동 삼각산 등산로 입구

도로 끝 절개지가 고갯마루이다. 공용버스가 고개를 넘는 것이 보인다. 여기서는 안 보이는데 '러브 브리지'가

놓여 있다. 웬 다리냐고 했더니 등산로를 잇는 다리라고 한다. 고개를 넘으면 모래울洞이다. 해변이 넓고 소나

무가 울창하여 아름답다고 했다. 모래울동까지 고개를 넘을래 산을 넘을래 물어보나 마나 산을 넘기로 한다.    


(12:15) 삼각산(三角山 343m) 정상 찍고 모래울동으로 하산한다.


(13:20) 모래울동(沙灘洞) 도착

그토록 아름다운 해변이라고 자랑했으면 안내할 간판이나 유도하는 이정표 같은 것을 세워 두어야지 돌아 나오

는 길이 싫어서 머뭇거리지 않고 패스다.   


모래울동 해변 전망


삼각산 등산로 입구

광난두 정자각이 있는 고갯마루는 러브 브리지 다음으로 높은 고개이다. 1km가 족히 되는 고개를 지나오느라

맥이 빠지고 흥도 다 깨졌다. 삼각산 정상에서 하산로는 두 갈래 모래울 해변과 광난두 정자각이다. 이럴 줄 알

았으면 곧장 이리로 내려왔을 건데 하는 안타까움 때문이다. 



(13:50) 광난두 정자각


소청도 조망


기름아가리


광난두 한 바퀴 돌아 나오는데 2km가 넘는다. 삼각산에서 全景을 눈에 담았더니 흥미가 사라졌다. 그리고 가는

길에 있으면 당연히 가야 하지만, 되돌아 나오는 것이 싫어 포기한다.    


모래울동(沙灘洞) 해변


해넘이 전망대 입구


전망대


차례로 광난두해변, 기름아가리, 독바위해변 


독바위


소청도


고주동

포터가 뒤 따라오면서 경적을 울린다. 고주동까지 태워주겠다고 한다. 순간 갈등이 생겼지만, 오르막 차도를 보

니 신세를 좀 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얼른 차에 올랐다. 오늘 걸어온 길을 소개하고 종착지인 선진항으로 간다

고 하니 놀랜다. 요즘 그렇게 걷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지역 특성상 상세 지도가 없다. 그림 지도에 큰길 몇 개

와 이름 난 지명만 표기하고 있어 지도 없이 답사하기란 길을 놓치기 십상이었다.          


(14:45) 선진포항 선착장에 도착해서 대장정을 마감했다. 오후부터 바람이 강하게 불어 돌아다니기에 적당하

않아 포터 기사가 소개한 '엄지 여관'으로 숙소를 정하고 짐을 풀고 목욕을 한 후 여관 뒤 중국식당에서 짜장

으로 점심을 먹고 꼼짝하기 싫어 저녁때까지 침대에 누워 쉬었다. 저녁은 여관 옆 횟집에서 우럭 매운탕으로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다.     


(06:35) 다음날 아침 선진포항 7시 20분 출항하는 배를 타기 위해 선착장으로 나왔다. 어제보다 바람이 더 강

하게 불고 파도도 더 높다. 파도 높이가 4m 이상이면 운항을 못한다고 한다. 괜한 걱정을 앞당겨 하는 것 같아

잠시 나 답지 않다고 자책하며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선착장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드디어 매표 창구가 열리

고 예약한 티켓을 교부 받고 백령도에서 출발한 배를 기다린다.       


어부상


등대와 일출


여객선 입항


출항


파도 높이가 4m에 육박하여 배가 심하게 요동친다. 내 자리는 1층, 파도가 창문을 넘실 거리는 게 보인다.

젊은 군인들은 맥을 못추고 건장한 노동자들도 안감힘을 쓴다. 대청도 주민들은 아예 메트를 깔고 바닥에 드러

눕고 여행자들은 스러져 신음을 토한다. 배는 사정없이 앞 뒤, 좌 우로 흔들며 파도를 해쳐나간다. 늙은 요산은

까닥 없다, 월남 참전할 때 긴 향해와 울릉도, 흑산도, 홍도의 항해 추억이 나를 즐겁게 했다.    











                                                       2019년 4월 4일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