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소문따라/백령도 대청도

백령도 진촌리~연꽃마을~두무진~천안함위령탑~콩돌해안~사곶사빈~심청각

안태수 2019. 4. 15.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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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 해안 100리 길 걸어서 한 바퀴


백령도는 북위 37도 52분에 인천에서 228km 떨어지고 면적은 46.35㎢이며 해안선 길이는 52.4km이다.

는 5천 여명이며 군인을 포함하면 훨씬 넘는 우리나라에서 14 번째 큰 섬이다. 옹진군에서 보내온 백령

광지도를 펼쳐 놓고 섬을 한 바퀴 도는 도보 답사 일정을 짜는데 그림지도를 보며 현지 사정을 이해하기

간 어렵지 않았다. 인터넷 지도도 첨예한 군사분계선 내에 있는 지역이라 적당히 얼머 부려 놓아 백령

지도 구하기란 불가능한 상태여서 그림지도 달랑 한 장으로 백령도로 출발한다.   



(06:45) 진촌리 고봉포구 출발

새벽 6시에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TV를 안 보니 시간이 남아돌아 일찍 자고 충분한 수면을 즐긴 후 깔끔하게

일어났다. 오랜 여행에 습관이 되어 취침과 기상은 한 치의 오차도 없다. 사자바위가 있는 고봉포구는 펜션에서

100m도 체 어지지 않았으며 포구에는 사람이 살지 않고 고깃배와 漁具만 널브러져 있다.    


고봉포 사자바위

관광 안내책자에는 사자바위에 연결된 방파제 콘크리트 구조물 삼발이(테트라 파트)가 보이지 않앗다. 이럴 바

사자 영감을 주지 못하는 바위를 힘들여 찾아올 필요가 있을까? 건장한 잠수부들이 바다에 나갈 채비를 하고 있다.    


관창길

백령도 섬 내 교통편은 개인택시, 공영버스. 렌터카, 그리고 단체 관광객이 이용하는 관광버스가 있고 육지에서

차를 가지고 들어오는 사람과 자전거를 타고 오는 사람까지 있다. 나처럼 두발을 이용하는 사람은 가뭄에 콩나

듯이 들어와 도보 편의는 전무한 상태이다. 개인택시는 7대가 있고 요금은 정해진 것이 없다. 예를 들면 택시로

8km 이동했는데 25,000원인데 3,000원 깎아준다며 22,000원 받는다. 렌터카는 관심 없었고 공영버스는 2

가 섬 내 마을을 돌아다니는데 대충 2시간 간격이라고 한다. 미안하지만 하루 종일 신작로를 걸으며 지나가

버스는 한 대 밖에 못 봤다.     



염수개

괭이갈매기가 떼지어 사는 곳, 울부짓는 소리는 무슨 연유인지 걷는 도중 신선한 울음에서 시작하여 차츰 소음

으로 바뀐다.     


백령도에는 '흰나래길'이란 둘레길을 조성해 놓았다. 전체 9개 코스로 섬 곳곳에 흩어진 명소를 중심으로 바닷

길, 생태길, 문화길, 마을길로 구성되어 있다. 지역 특성상 제주올레처럼 코스 간 연결이 되어 있지 않아 이어

기란 불가능한 상태이고 접속도로는 표시되어 있지만, 걸어서가 아니라 차로 가능한 일이다. 코스 길이는 두

비경길이 1.5km 제일 짧고 심청마을길이 7.8km로 제일 길다. 나머지는 들쭉날쭉하다. 

 

논골

일단 둘레길을 중심으로 접속도로를 도보로 걷기로 작정하고 아침 일직부터 개나리 봇짐 지고 길을 나섰다. 그

첫 번째 목적지가 관창로(접속도로)를 따라 두무진 포구이다.   


어릿골 해안


(07:35) 심청 테마파크 연꽃마을

백령도는 심청이 본향이다. 심청이 하면 연꽃, 연꽃은 강이나 연못 등 습지에서 자라는 수생식불이다.     


논 구덩이 같은 곳에 테마파크를 조성하여 각종 심청과 관련있는 조형물을 설치해 놓았다. 멀리서 봐도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을 정도로 찾는 손님이 없어  열악한 환경으로 변하는 모습이다.  


아스팔트 틈새 제비꽃


소나무 숲 사이로 들어섰다가 해안 초소와 맞닥뜨리다.


군작전지역으로 철조망과 지뢰밭


(08:30) 사항포구


사항포에서 기상대와 두무진 전망


해안 철책선


두무진로 벚나무 가로수길


기상레이더관측소 입구 (왕복 1km)

백령도 그림지도를 보며 제일 먼저 찾은 게 山이다. 섬은 해수면을 기준으로 땅 위로 솟은 해산이다. 눈높이로

해발 200m에서 300m 이내의 봉우리로 보이지만 실제의 높이는 가늠할 수가 없다. 사방 전망이 훌륭한 봉우리

는 군 작전지역으로 묶여 있다. 다행히 기상대가 산에 오르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켜 준다.        

 

(08:55) 기상레이더관측소


NLL을 지키는 해군 초계함 발견


지나온 해안선 바라보며


산비탈에 심어 놓은 서어나무 군락지


생강나무


두무진 벚꽃길

꽃망울은커녕 움도 보일까 말까 백령도의 봄은 뭍의 봄 보다 늦게 찾아오는구나. 


두무진 전경 


(09:40) 두무진 포구 유람선 선착장 도착.

유람선 출항은 엿쟁이 마음대로다. 인천에서 들어오는 12시 배에 맞추어 3~4시 사이에 그것도 일정한 손님이

있을 경우 운향 한다 .배 타 긴 틀렸다. 이곳과 비슷한 홍도의 기암과 흑산도 해금강의 유람선 경험이 있어 큰

기대가 안 간다. 대방로를 따라 꼼꼼히 챙겨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아침 겸 점심으로 컵라면 (미니 슈퍼)

점심 먹기엔 이르고 걷기 도중에 밥 먹을 곳이라도 있으면 시장끼쯤이야  참고 가겠는데 식당은 고사하고 민가

조차 도로에서 멀리 떨어져 불안하다. 식량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드디어 두무진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찾은

곳이 선착장 횟집 거리이다. 그런데 영업을 하는 곳이 한 곳도 없고 물어 볼만한 사람도 없다. 주택가로 들어서

니 '미니 슈퍼'라는 간판이 눈에 띄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옛날씩 구멍가게였다. 먹을만한 것이라곤 컵라면

이 전부다.      


9코스 두무비경길 두무진 관람로는 이정표마다 표기가 일관성이 없다. 두무진 포구에서 전망대 거쳐 해안 탐방

로 돌아 나오는데 3km이다. 


'요산의 하루' 걷기 복장


백령도 두무진 (白翎島 頭武津 명승 제8호)

뾰쪽한 바위들이 장군의 머리를  닮았다하여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우레폼 계단이 놓인 오솔길 따라 비탈을 올

라 가면



이정표를 만나 두무진 비경이 담겨있는 관람로 따라 바닷가로 내려가면


담색 회색, 백색이 반짝이는 거대한 절벽과 기암괴석이 솟아 있는 바다와 마주친다. 바다는 연한 청색을 띄고

잔하게 출렁이고 있다. 10억 년 전 중생대 중기에 형성된 규암층이라고 한다. 규암은 단단한 석영이 주성분으

한 알의 모래가 될 때까지 최후로 남는다. 장군바위, 코끼리바위, 형제바위, 신선바위 등은 한 세월 풍파에 살아

남은 핵석으로 지구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선대암


이북 장산곶 조망

  

두무진 포구


통일기원비

나는 통일을 기원하고 염원할 정도로 충직하지는 못하다. 통일은 국가라는 차원에서 유한한 것이지 국민의 삶

는 별개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우리 세대에 되면 걱정이고 안 되면 안심이다. 현재 있는 땅도 나누고 싶은 심

이다. 가족, 부모, 형제, 친지, 지인 그들에 대한 관심조차 못 주는 형편에 먼 북쪽 인민을 걱정하는 일은 요원

일이다. 통일이란 말은 입 밖으로 내기에도 부담스럽다.      


두무진 포구 문 닫은 횟집 건물

 

백령로 해군부대 앞

마을 할머니들과 대화를 나눴다. 나도 할아버지이면서 또래 여자들 보고 할머니라 부르려니 쑥스럽다. 마땅한

호칭이 없다. 고봉포구에서 여기까지 혼자 걸어왔다니 깜짝 놀랜다. 다시 걸어서 용기포항까지 간다니 미쳤냐

고 한다. 요새 시골에서도 걷는 다는 것은 옛말이다. 차 아니면 움직이질 않는 편한 세상이 되었다. 경제개발시

마이카 운운할 때 코웃음 쳤는 거 깊이 반성한다. 신작로 따라주욱 가면 천안함위령탑까지 외길이라고 한다.

     
 

연하리 고갯마루


연지동 전망


8코스 백령수호길 천암함위령탑 가는 길 접속


(12:00) 천안함위령탑 입구 전차와 다연발포 보초 


천안함 위령탑


천안함위령탑


천안함 46 용사 흉상


'요산의 하루' 참배


2010년 3월 26일 밤 9시 22분 백령도 남서쪽 2km 지점 순찰 중이던 천안함(1,200톤급)이 북한의 의뢰 공격

으로 침몰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천안함에 탑승했던 승조원 104명 중 58명 귀환, 40명 사망, 6명이 실종되었

다. 그 후 천안함 침몰 원인을 두고 좌파가 다른 해석을 내 놓아 한 나라에 살면서 彼我가 드러나는 현상을 빚게

었다.      


공군부대 앞 통과

걷기를 하면서 신작로 길은 지루하기 짝이 없다. 발바닥, 발목, 다리 관절은 걷기를 끝내라고 계속 경고 신호를

보내고 거기에다 신설 도로라면 삭막한 환경에 아스팔트 냄새까지 보태 최악의 상태가 된다. 그 가운데 유일한 

즐거움은 도로 표지판과 같은 팻말이다. 내가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가고 있다는 것이 분명하여 잡념을 잊고

기에 집중할 수 있다.    


연화리 연지동 마을길


(13:35) 7코스 중화포구길(고봉포구에서 22.5km 지점)은 포구까지 한 바퀴 돌아 나오는데 5.1km 거리이다.

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세워진 중화동 교회(1896년)와 100년 수령의 재래종 무궁화가 교회 앞에 있다고 한다.

교회는 관심 사항이 아니고 무궁화는 개회 시가가 일러 꽃을 볼 수 없다. 가는 길목이라면 들여다보겠는데 체력

을 아끼기 위해 포기한다.      


장촌마을 소나무가 우거진 동산에 400년 묶은 노송이 길에서 빤히 보여 탐방로를 따라 들어갔다 나왔다. 


400년 노송(천년송)

잘 생기고 튼튼한 소나무다. 젊은 소나무들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모습이 우아하다. 훗날 명품으로 기록될

예감이다.    


천년송


산자고


남포리 장촌 백령남로에서 6코스 용트림바윗길 이정표 실종되다.


(14:20) 5코스 오색콩돌길 남포리 기점에서 6코스 용트림바위길은 지나온 길에 우측으로 갈라졌다. 표지판이

없어 지나왔는데 이곳에 역방향 이정표가 걸려있다. 진정한 산꾼은 답사든 등산이던 왔던 길로 되돌아가지

다. 용트림바위와는 인연이 없다.   


(14:45) 콩돌해안(천연기념물 제392호) 지질공원안내소

풍화작용에 의해 바위가 갈라지고 쪼개지고 부서져서 크고 작은 돌덩이로 변한다. 그 과정에서 생겨난 작은 자

갈들이 바닷물에 할퀴고 달아 해변에 몰려 있는 현상이다. 마침 해설사가 방에 갇혀 무료한 시간을 보내다가 나

를 보자 뛰쳐 반갑게 한 사람을 위한 해설을 자처한다. 둘이 바닷가를 거닐며 억겁의 세월이 만들어 낸 요술 같

얘기를 들려준다. 암석에 섞인 광물에 따라 색깔을 달리하고 크고 작은 자갈이 순차적으로 늘어져 있는 것은

간조 때 파도의 크기가 때문이라고 한다.           


콩돌해안(左)


콩동해안(右)


'요산의 하루'


콩돌해안에서 사곶해변으로 넘어가는 길에 바다로 툭 튀어나온 언덕이 전망처다. 사진찍기 좋은 녹색명소로

름 붙여 전망대까지 마련해 놓았다. 백문불여일견이라고 이곳에 올라 백령도를 다 구경했다고 허풍 쳐도 좋을

한 장소이다. 


간척지에 화동염전, 백령종합운동장, 화동호수마을, 현충탑, 백령호수 조성 


백령호수(담수호)


백령호수, 갑문, 백령대교, 제방도로, 화동유채꽃단지, 사곶해변(천연비행장), 용기포, 끝섬전망대 전망


사곶사빈 (천연기념물 제391호)


서해최북단백령도 비석


백령호(담수호) 全景


4코스 은빛사곶길

규암이 잘게 부서진 모래는 석영이 주성분이다. 이 모래가 바닷물을 머금으면 단단해져 비행기가 이, 착륙할 수

있을 정도다. 폭 200m 길이 2km에 이르는 사빈(沙濱)이다.  


(15:50) 사곶해변 입구 (31.2km 지점)

갑자기 택시가 나타났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그냥 보내기 아까워 불러 세웠다. 이쯤에서 걷기를 마치는

게 내일을 위해서 현명하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다음 목적지 끝섬 전망대(136m)와 심청각은 산 봉우리에 있다.

등산로는 정상을 향하여 빠른 길을 만들고 찻길은 빙빙 돈다. 거리감에도 큰 차이가 난다. 마지막엔 작은 언덕도

힘에 부친다.        


(16:00) 차로 10분 만에 제1코스 용기포맞이길 끝섬 전망대 용기원산(136m)에 도착했다.


북으로 하늬해변, 감람암포획현무암분포지, 물범바위, 장산곶 조망.

 

지나온 해안선 조망을 끝내고 다시 차로 이동


(16:25) 3코스 심청마을길 접속하여 심청각 안내소 도착했다. 39.5km 지점이고 차로 8.3km 이동한 셈이다.

택시비 25,000원이라며 기사가 2,000원 깎아준다고 한다. 요금은 공지된 것인지? 깎아준다는 말이 마냥 좋은

건지? 백령도 관광 부흥을 위해 민관이 많은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장료 1,000원 참전유공장증

으로 가름하고 잠시 둘러보고 나왔다. 심청각 전망은 걷기 중 여러 번 봐온 풍광이라 시간을 쓸 필요가 없었다.

택시를 보내고 마을 중심까지 걷기로 한다.     


심청각


효녀심청상


장산곶을 향한 전차


(16:45) 3코스 심청마을길 진촌마을 구간 1,65km를 걸어서 문화 모텔에 도착했다. 트랭글 gps를 마감하고 보

니 총 거리 41,15km를 10시간 05분 소요했으며 걷기 거리는 32.85km나 되었다. 몇 군데 미답 지역을 남겼지

만 주요 지역은 다 마쳤다. 그리고 보니 일정을 하루 당겨도 문제가 없을 것 같아 내일 아침 배로 대청도 들어가

기로 한다. 저녁 먹을 곳을 찾아 빤 한 길을 여러 번 왕복하며 구석구석 살폈지만 결국 포기하고 모텔로 돌아와

저녁 먹을 곳을 찾지 못했다고 하자 모텔에서 운영하는 식당에 부탁하여 특별히 음식을 만들어 주었다. 백령도

여행은 젊은 날 군대생활을 생각나게 했다. 휴전선 155마일 철책 공사도 참여하고 비무장지대에 케이블 통을

지고 통신선로 가설을 위해 이 산 저 봉우리 넘나들며 위험한 고비도 넘기던 그때 북한은 아직도 저러고 있

니 국민은 눈높이에 맞는 지도자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진리를 말해주고 있다. 

자업자득 누구를 원망하랴...                       





                                                       2019년 4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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