峯마다 화강암 덩어리가 마치 서울 5 산을 보는 듯
'월간 山' 40주년 기념 별책 부록으로 '315 명산 정밀지도첩'이 있다. 산을 사랑하는 형이 산을 좋아하는 아우에게 선물한 책이다. 이 책에는 백두대간에 놓여 있는 산과 우리 명산 100이 많이 빠져 있어 백두대간과 우리 명산 100 답사에 여념이 없을 당시에는 자주 꺼내 볼 겨를이 없었다. 이제 두 가지 목표를 다 이루고 나니 뚜렷한 새로운 목표가 필요하다. 다시 그 책을 끄집어내어 그동안 다닌 山과 겹치는 지도는 산행 일자와 궤적을 표기하여 제외하고 나머지 산들을 1페이지부터 차례로 답사하기로 한다.
(09:30) 양주역 뒷길에서 불곡산 조망
상도동 숭실대역에서 7시 30분 전철을 탄다. 불곡산은 서울서 가깝고 산행 코스도 짧아 하루 해 안에 다 끝낼 것 같아 서두르지 않고 느긋하게 행동한다.
철로변 애기똥풀 군락지
양주시청
양주시청
전철로 양주역에 도착해서 뒷문으로 나가 불곡산 방향으로 철로를 따라 걷는다. 양주시청까지 약 1.5km 15분 걸렸다. 시 청사 內 우측으로 들어서면 직원 전용 대형주차장, 테니스장, 현충탑 가는 길이 있다.
현충탑
(10:00) 현충탑 우측으로 불곡산 종주 능선이 시작된다.
잣나무 조림지를 지나며 출발부터 솔 냄새가 향긋하다.
불곡산 둘레길 가운데 '산대숲길' 양주시청에서 연화사, 광백저수지, 26사단 정문까지 8.6km 불곡산 남동 사면을 걷는 길이다.
말뚝 표지물에서 길 주의
우측은 '산대숲길' 좌측은 불곡산 등산로 아무 표시가 없으면 좌측 등산로가 우선처럼 보이는데 이런 거 하나 있으면 되레 헷갈린다.
임도 옆으로 등산로
능선 시작
불곡산 1보루 (240.6m)
삼국시대 고구려 유물이라고 한다. 보루는 적의 침투를 막기 위한 군사 진지로 돌로 쌓은 작은 석축 성곽이다. 불곡산에는 능선, 봉우리, 정상에 9 개소의 보루가 있다. 양주시 한가운데를 남북으로 지나는 도락산과 불곡산은 남으로 진출하는 전략요충지이다.
원골 (양주시청 1.3km. 불곡산 상봉 1.6km 지점)
불곡산 2보루(286.5m)
(11:00) 양주별산대놀이마당 갈림길 통과
양주별산대놀이는 중부 지방의 탈춤으로 춤, 해학, 익살 등을 담아 약 200년 전부터 전래되어 왔으며 사월 초파일, 단오, 추석 명절과 기우제 때 行하는 민중놀이다.
임꺽정 생가 터 갈림길
東에 번쩍 西에 번쩍한 임꺽정 관련 설화가 남아 있는 지역으론 파주 감악산, 철원 고석정, 양주 불곡산, 황해도 구월산 등이다.
한 무리 등산객을 따라 잡다.
앞에 가시는 분은 평의자에 쉬다가 만난 분이다. 자기를 김훈이라고 소개하며 통성명하자고 했다. 나이 70, 한전 은퇴, 서울 목동 거주, 증손자(2세), 산악회 5 개 가입, 스마트폰 일정표를 보여 주며 주 5회 산을 다닌다고 한다. 산 이야기는 끝이 없다. 난 이럴 땐 주로 듣기만 하며 가끔 지명 등으로 버벅거리면 바로 잡아준다. 고수는 산을 많이 다닌 것이 아니라 산을 많이 아는 것이다.
불곡산 5보루(443.6m)
양주시청 현충탑에서 불곡산 전위봉 직전까지 약 2.5km 구간은 평범한 능선이고 전위봉 정상은 평평한 암반으로 되어 있다.
평상(平床)에 쉬면서
양주시 백석읍 조망
불곡산 정상 전망
'요산의 하루'
5보루와 정산을 잇는 등산로는 참으로 앙증맞다. 암벽 곁 벼랑 끝에 목책을 둘러 추락을 방지하고 소나무가 멋들어지게 길 위로 휘었다. 잠시나마 마사토가 곱게 깔린 길을 걸으며 더딘 발걸음에 즐거움을 감춘다.
정상 아래 쉼터에서 임꺽정봉, 상투봉 우회로 있음.
바위 오르는 계단
펭귄바위가 넓은 바위에 올라앉았고
사다리 같은 계단 밧줄 잡고 오르기
(11:40) 불곡산(佛谷山, 佛國山 470.7m) 도착
정상에는 다양한 형태의 돌(화강석)이 얼키설키 얽여 바위덤을 이루고 있다. 주말 복잡한 광경을 상상한다.
양주의 진산 불곡산 정상석과 기념촬영
양주시청에서 출발하여 정상에 이르는 능선
정상을 지나 상투봉, 임꺽정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도락산과 양주 공원묘역 조망
불곡산 상봉 바위 구간을 거슬러 내려서면 암벽에 기대어 데크가 깔렸다.
다음 봉우리 상투봉으로 가기 위해 안부로 내려선다. 현기증이 날 정도로 아찔한 경사다.
불곡산 상봉부터 상투봉 임꺽정봉까지 이어지는 능선 1km는 암릉이다. 대형 바위에 딸린 슬랩을 아슬아슬하게 계단을 타고 밧줄을 잡고 오르내린다. 우리나라 산지 주요 암석인 화강암의 향연이 펼쳐진다. 신이 만든 것이 아니라 지구의 탄생 비밀이 숨겨 있다. 맨틀에서 마그마가 들끓다 약한 지표로 나오다가 굳어버린 용암이다. 이때 여러 형태의 기암괴석이 만들어진다. 수억 년간 벌어진 일을 우리가 어떻게 실감하겠나?
안부 상투봉 우회로 있음
불곡산 7보루 (425m)
(11:55) 상투봉(431.8m) 도착
상투봉 전망대는 반질반질한 바위 꼭대기에 철주를 밖아 밧줄로 엮어 이탈을 방지했다. 더 이상 훌륭한 전망은 없다.
바위 위를 지나는 등산로
상투봉과 임꺽정봉 사이 안부를 V자 계곡이라 부른다.
생쥐바위
엄마가슴바위
임꺽정봉 전망
안부 부흥사(산북동) 갈림길
로프 잡고 암벽 오르기
물개바위
임꺽정봉 암릉코스와 우회코스 갈림길 이정표
불곡산 8보루(445.5m)는 임꺽정봉을 중심으로 축성.
(12:45) 임꺽정봉(449.6m) 도착
임꺽정봉 정상석과 기념촬영
(13:25) 점심(떡, 사과, 얼린 바바나, 커피)을 마치고 하산
임꺽정봉에서 양주시 백석읍 파노라마 사진
불곡산 상봉에서 상투봉, 420봉, 임꺽정봉으로 이어지는 암릉과 암봉
임꺽정봉에서 전망대, 369봉(출입금지구역), 대교아파트로 내려서는 능선 조망.
임꺽정봉 모습
전망바위
계단구간
직진 능선은 출입금지 구역이고 좌측 계곡으로 내려서면 대교아파트 앞 버스 타는 무태안 정류장까지 1.3km이다.
계단이 설치된 암벽 모습
잠시 출입금지 구역으로 들어가니 방금 절절매며 내려온 암벽이 눈에 확 들어온다. 저 계단을 숲으로 옮기고 수락산 기차바위처럼 길게 밧줄을 느려 놓고 용기 있는 者만 올라가게 했으면 좋겠다.
계곡으로 내려서면 어느 산과 별로 다를 게 없는 평범한 산골짜기
약수터
대교아파트 방면 등산로 입구
대교아파트가 보이고
(14:10) 하산을 완료 하여 무태안 대교아파트 버스 정류장에서 양주역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20분 사이 불곡산 능선을 바라본다. 산세는 자그마하지만 화강암 바위가 능선마다 웅장하게 차지하고 있다. 서울의 5 산 바위와 견주어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양주 고을 사람은 도봉산 갈 일 없고 타 지역 사람은 한 번쯤은 와 볼만 하다. 일찍 하산하고 나니 허전하다. 집에 가봤자 마누라는 친구들과 2박 3일 부산 여행 가고 없고 잠잘 시간에 맞추어 집에 가면 된다. 문득 고려 말기와 조선초에 걸쳐 왕성하게 번성한 왕실 소유 사찰 양주 회암사지가 떠오른다. 양주역까지 택시를 타고 달려간다.
2018년 5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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