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 조선일보 선정 산/해남,완도,강진의 산

해남 도솔봉(닭골재~관음봉~달마산~떡봉~도솔암~땅끝마을) 종주

안태수 2018. 4. 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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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가 길을 막고 진달래가 발 붙잡아 땅끝 먼 길


지난겨울 근래에 보기 드문 추위로 힘겨운 겨울을 보냈다. 영하 20도의 추위, 동파, 폭설 등 악몽처럼 남았던 혹

한의 기억은 꽃 소식으로 눈 녹듯 사라진다. 산수유가 노란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하면 느티나무는 질세라 연두

잎을 밤사이 밀어내고 길섶 진달래가 연분홍 꽃잎을 펼칠 때 보랏빛 제비꽃은 낙엽에 깔려 살려달라 아우성

다. 고개를 들면 어느새 개나리 목련은 하늘을 가리고 봄은 하늘도 바람도 화사함도 아닌 파란색으로 다가온

다.이때쯤이면 똥 마른 강아지처럼 안절부절 창가를 서성인다. 가슴이 벌렁거리고 흥분한 상태가 계속되면

떠나야 한다. 옛날에 홀연히 지나온 그 남도로... 

    

(06:40) 해남 시외버스터미널 출발

광주 유스퀘어 버스터미널에서 새벽 4시 40분 완도행 첫 버스를 타고 나주, 영암 거쳐 거의 1시간 40분 만에

해남에 도착했다. 해남에서 땅끝기맥 달마산 코스 들머리가 있는 월송리 13번 국도와 나란히 가는 현산북평로

고갯마루 큰딱골재(닭골재, 달골재)를 가기 위해 남창행 군내버스를 탔다.

 

(07:20) 현산북평로 큰딱골재(닭골재, 달골재) 옆은 13번 국도가 지나고

해남 시외버스터미널에서 6시 40분 남창행 버스를 타야 한다는 것은 인터넷으로 알고 왔다. 확실하게 하기 위해

세 가지 지명을 번갈아 말하면서 매표소 직원, 운전기사 등 보는 사람마다 물어봐도 속 시원하게 답해주는 사람

없다. 남창행 버스기사가 도착한 후 비로소 문제가 다 해결됐다. 손님은 달랑 나 혼자이다.    


잘라진 휀스 사이로

친구들이 나 보고 길 눈이 밝다고 하는데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처음 가는 길이라도 길을 읽을 두려

움보다 호기심이 앞서고 만약 길이 없다면 만들면 된다고 생각한다. 길은 반드시 흔적이 있다.

  

아름다운 등산로

오솔길 같은 탐방로 생강나무와 진달래가 시작부터 예감이 좋다.


현산면 월송리

큰딱골재는 해발 108m, 작은딱골재까지는 약 2km 고도 100m를 오르내리는 능선을 이용한다. 관음봉까지는

산이라기 보다 구릉지이다.

해남군청에서는 이 구릉지에 특수작물단지라고 출입금지 팻말을 붙여놓고 정지작업이 한창이다. 잡목을 걷어

자리에 편백나무 묘목을 심었다.

 

편백나무 숲


(08:15) 작은딱골재


작은딱골재 사거리 안부에서 시맨트 포장도로 따라 진행을 하면 곧바로 좌측 숲 속으로 등산로가 나 있다. 

 

헬기장


관음봉 전망

멀리서 봐야 산의 형체가 나온다. 가까워지면 봉우리는 간데없고 바위와 돌무더기 사이로 고랑만 난무하다. 자

가 있는 곳이 어딘지 알려며는 지도와 고도계가 있어야 한다.   


여기가 바람재라고 누가 표시판을 붙여 놓았다. 지도에는 관음봉 막 지나서 바람재가 표기되어 있는데...


동백나무

지금까지 흙길을 편히 잘 왔다. 이제부터는 너덜과 바위와 암벽과 시름해야 한다.

동백꽃


진달래


관음봉 전망

'오늘의 사진'

진분홍 진달래, 산죽, 억새, 잡목이 뒤엉킨 고갯마루 암봉과 지나온 능선 너머멀리 장막을 두른 대둔산과 두륜

산은 구름이 끼여 유감이다. 


(09:25) 관음봉 밑 발치

관음봉은 여러 암봉 중 제일 꼭대기에 자리 잡은 바위이다. 관음봉 밑둥치를 좌로 크게 돌면 바람재 현산면 송촌

1제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난다. 사람 소리가 들린다. 오늘은 일요일 산행 중에 많은 사람들을 만날 것 같은 예감

이다. 오늘 산행 목표는 땅끝기맥 종주이지만, 이젠 그런 것에 연연치 않는다. 많이 걷고 쉬고 보고 즐기며 해지기

전에 하산하면 된다.   

바람재를 넘다


진달래와 너덜

너덜의 전 단계가 절리이고 절리는 화산 활동으로 생성된 화성암의 풍화작용, 용암, 마그마 역順으로 만들어졌

다. 설악산 서북능선 귀때기청 오르기 전 너덜, 백두대간 설악산 황철북봉에서 마등봉에 이르는 크고 작은 너덜,

무등산 지공 너덜이 크게 기억 남는 너덜지대이다. 바위산 암벽 밑 작은 너덜은 부지기 수로 숲에 가려 잘 안 보

인다. 달마산 너덜은 규모는 작지만 돌이 크고 모가 져 위험스럽게 암릉 전체 구간에 깔려있다. 

  

관음봉(314m)


바위 고랑 밧줄로 오르기 

바위 사이로 비, 눈, 낙석이 흘러내리는 고랑으로 외국에서는 규모에 따라 룬제, 린네, 걸리, 꿀르와르 등으로 부

르는데 우리 말로는 적당한 말이 없다.


완도 조망

   

농바우와 관음봉


달마산 주능선 조망

바닷가 특히 남해, 섬, 산들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는 장면이다. 천, 만, 억년의 세월은 인간에겐 개념이 없는

시간이다. 한반도가 적도 부근에서 판구조 활동으로 북상하여 현재의 위치에 솟아 올라 동해가 열리고 지금의

지형으로 만들어지기까지 과정을 바위의 주름을 통해 보고 있다.  


(10:10) 농바우재 이정표 (북평면 이진리, 현산면 송촌리)

암봉 사이로 산죽이 자라고 산죽 사이로 등산로가 나 있다.


달마산 북봉, 전위봉, 달마봉 조망


농바우와 달마북봉 사이 안부 억새밭


진달래와 같이 북평면 이진리와 완도 조망


달마 전위봉에서 달마봉 전망


(11:15) 달마봉 도착

큰딱골재에서 달마산 정상까지 4.6km 4시간 걸려 도착했다. 시간당 1km 걸은 셈이다. 암릉을 타기 시작하면서

바위를 딛고 일어서기를 반복하다 종아리에 갑자기 경련이 일어나 왼쪽 다리를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에베레스트 트레킹 악몽이 되살아났다. 그때는 오른쪽 종아리 근육이 파열되었다. 아픈 부위를 많이 주물러 주

힘을 주지 않고 걷는다. 이제 겨우 4분의 1 왔는데...     


달마봉 돌탑 배경사진


달마봉(불썬봉 481m) 정상석과 기념촬영

도솔봉 능선 암릉


산악회 리본 전시장


문바위


나무계단


문바위 이정표


문바위 나무계단


달마산 일만이천봉


바위 사이로 기어오르기


기암괴석


귀래봉 전망


미황사 전경


달마산의 암석은 규암이라고 한다.

규암은 변성암으로 물속 모래가 퇴적한 사암이 높은 압력과 열에 의해 변었다가 지각 융기로 지표 위에 올

온 것이라 한다. 규암은 석영 성분이 많아 희고 단단하며 침식 풍화작용날카롭게 발달하여 기암괴석들이 많다.    

떡봉 전망


대밭삼거리 이정표


귀래봉(471m)


귀래봉 올라가는 나무계단


귀래봉 지나 대밭삼거리 하숙골재 사이 안부를 통과하면 바위가 사라지고 흙길이 등장한다.


하숙골재 통과


동백 숲


귀래봉 지나 흙길 능선 조망


암벽이 무너지는 너덜 현장


떡봉(421m) 이정표

진달래 능선


도솔봉 전


진달래를 願없이 감상하다.

꽃잎이 진분홍색이다. 등산로 주변에 이리저리 제멋대로 자라 잡은 폼이 자연산이 틀림없다. 전국 산을 다 돌아

다녀봤지만 우리나라도 기후 온난화로 꽃 색깔이 점점 옅어지는 추세인데 이렇게 짙은 색의 진달래는 처음 본

다. 산에 묘목을 심진달래밭처럼 꾸며 축제를 여는 곳이 어디 한 두 군데인가.?    

  


진달래 능선에서


(16:00) 도솔암 이정표

 

도솔암 전경

신선이 좋아하는 깊은 산 중 첨봉 밑 기암괴석 사이 석축을 쌓고 돌로 다져 평평한 자리에 마당도 만들고 맞배지

붕을 인 한 칸짜리 법당을 세웠다. 바다도 보이는 뛰어난 풍광과 일출 일몰이 기가 막힌다고 한다.  


도솔암

전남 해남군 송지면 마봉리 61-1


법당에는 아미타여래(하품중생)를 주존불로 관음보살(좌), 지장보살(우)이 모셔져 있다.


도송암 전면으로 병풍처럼 둘러처진 바위


도솔봉은 군시설 지역으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16:30) 도솔암 주차장

진작 도솔봉은 지도에만 표시되어 있고 일반인의 출입은 제한하고 있다. 임시로 거처를 마련하여 정상석을 세워

놓았다는데 흥미가 없다. 땅끝기맥 전망탑까지 10.6km는 나지막한 구릉지로 들판과 마을과 길을 건너는 산만

코스이다. 다리만 성하였더라면 놀기 삼아 더 걸었을 텐데 여기서 마치기로 한다. 택시를 20,000원에 불러

타고 땅끝마을로 간다.    


(17:00) 해남 땅끝 선착장

친절한 택시 기사가 선착장 버스 매표소까지 잘 대려다 주었다. 땅끝마을에서 서울 가는 교통편은 목포나 광

나가야 한다. 광주가 시간적으로 훨씬 편리하다. 마침 17시 15분 출발하는 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땅끝마을

둘러보는 일을 생략하고 버스에 올랐다. 해남을 거쳐 두 시간만에 광주 종합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터미널은

복합시설단지로 없는 게 없다. 한자리에서 목욕도 하고 밥도 먹고 밤 9시 버스도 타고 서울로 무사히 돌아왔다.

    







                                                        2018년 4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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