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산 도솔봉 하늘길을 걷다.
5박 6일 여행은 집사람을 위해 준비했다.
먼저 집사람의 버킷 리스틀 확인하고 그 지역을 중심으로 내가 추천하고 싶은 장소를 추가하는 식으로 일정을 짰다.
청산도 보리밭과 순천만 습지 갈대숲이라고 한다. TV의 영향이라고 생각된다.
촬영 전문기사의 영상과 여행전문 PD의 구성은 웬만한 식견이 없이는 홀딱 넘어가고 만다. 완도가 거점이 된다.
서울서 완도를 가려면 해남을 거쳐야 한다. 해남을 지나려면 목포까지 고속도로를 달리는 게 편하다.
자연스럽게 목포 유달산을 올랐다가 해남 가는 길 위에 있는 땅끝기맥 달마산 미황사 도솔암은 당연히 다음 차례다.
꽃게살 정식(2人 24,000원)
늦은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유달산 아래 중동 식당가 꽃게 전문 '장터식당'을 찾았다.
오늘은 개인 사정으로 휴업한다며 무안 체인점으로 안내한다. 무안 체인점은 딸이 운영한다.
기어이 꽃게살을 맛보겠다고 차로 10 여 km 이동하여 달려갔지만 우리와 간이 맞지 않아 실망을 하고 나왔다.
도솔암 산록도로 (전남 해남군 송지면 마봉리 61-1)
유달산 노적봉 주차장을 출발하여 80 여 km를 달려 마봉리 도솔암 주차장에 도착했다. 도솔봉 정상 중계탑 주차장까
지 2,5km 산록도로에 벚꽃이 만발했다. 심은 지 오래되지 않아 울창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멀지 않은 날 벚꽃 터널이
예상되며 도솔암의 새로운 명소가 될 게 분명하다.
(15:45) 도솔봉 중계탑 미니 주차장(15대 정도)
주차장이 협소하여 주말에는 2,5km 아래에 있는 도솔암 쉼터 주차장에 주차하고 산록도로 2,5km를 등산을 하며 올라
와야 한다. 등산 안 해본 사람은 고역이겠다.
도솔암 탐방로 입구
2018년 4월 1일 해남 완도 간 3번 국도 닭골재를 출발하여 바람재→관음봉→달마봉(불썬봉)→떡봉→도솔봉을 종주
하며 땅끝마을 까지는 약 10km 남겨 두고 일몰시간이 가까워 도솔봉 중계탑 주차장에서 주저 앉았다. 해남 택시를
20,000원에 불러 해남 선착장 버스 터미널까지 무사히 갔었다.
도솔암 0,8km 왕복 1,6km 팻말
달마산 진달래가 얼마나 짙은 지 햇빛의 방향에 따라 각색이다. 자연산 분홍색이 연한 보라색으로 보일 때가 있고 선홍
색으로 빛을 발할 때도 있다. 바위틈에 피는 진달래는 고통을 참느라 영락없는 핏빛이다. 만 산에 진달래, 철쭉 나름 다
아름답지만 달마산 진달래와 견줄 생각일랑 말아라.
달마산 침봉
천, 만, 억년의 세월은 인간에겐 개념이 없는 시간이다. 한반도가 적도 부근에서 판구조 활동으로 북상하여 현재의
위치에 솟아 동해가 열리고 지금의 지형으로 만들어지기까지 과정을 바위의 주름을 통해 보고 있다.
달마산 규암
규암은 하천, 호수, 얕은바다에서 모래가 퇴적하여 굳은 사암이 높은 압력과 열에 의해 변성되었다가 지각 융기로 지표
위에 올라온 것이다. 규암은 석영 성분이 많아 희고 단단하며 풍화작용으로 날카롭게 발달하여 기암괴석이 많다.
진달래과 진달래속 진달래는 낙엽 활엽 관목이다.
진달래와 철쭉, 영산홍은 어떻게 구분할까? 진달래는 꽃이 먼저 피고 난 뒤 잎이 나오고 새순을 만져보면 달라붙지 않
는다. 철쭉은 잎이 먼저 나고 나중에 꽃이 피고 새순을 만져보면 끈적거린다. 영산홍은 갈라진 꽃잎이 아랫부분에 함께
붙어있고 암술과 수술이 꽃잎보다 길게 나와 있다. 철쭉과 영산홍은 독이 있어 먹지 못하고 진달래는 먹어 수 있다.
달마산 떡봉까지 1,88km만 달려가면 달마산 암릉과 진달래를 제대로 본다. 마음 같아선 잠시 다녀오고 싶지만 집사람
의 체력을 감안하여 도솔암을 최종 목적지로 정했다. 달마산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침이 달도록 설명하면 이 정도로도
충분하다고 대꾸한다.
진달래 뭉쳐 봉오리 맺고 피고, 산자락 바닷가 마을은 평화로운데, 남해 다도해는 어디로 흐르는가, 엊그제 오른 완도의
상왕봉과 백운봉은 그새 아는 체 하고 내 해거름에 완도에 입도하여 가까이 할 게다.
어느새 벌 나비처럼 모여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는 탐방객들!
도솔봉
중계탑이 서 있는 자리가 도솔봉 정상이다. 출입을 제한하고 정상석은 임시 거쳐에 마련했다고 하는데 아직 친견하지
못했다.
서어나무는 자작나무과 서어나무속 낙엽 활엽 교목이다. 울릉도 성인봉, 백령도 삼각산, 섬의 산에서 군락을 지은 것을
많이 봤다. 일부러 조림한 건지 자생한 건지 알 길이 없지만 참나무 만큼 우리산에 흔한 나무다.
차나무과 사스레피나무속 사스레피나무이다. 상록 활엽 관목이다.
맑은 날 태양 아래 해무, 가스, 미세먼지, 황사가 시야를 흐리게 하고 회색빛 바위, 서어나무, 참나무, 진록의 사스레피
나무, 소나무, 조릿대 선홍색 진달래 삼색의 대비가 명확한 계절이다.
도솔암 입구 미황사 달마산 갈림길에서 집사람과 기념촬영
도솔암 전경
신선이 좋아한다는 바다를 낀 높은 산 침봉 밑 기암괴석 사이로 돌로 석축을 쌓고 다져 평평한 자리를 깔고 마당도 만들
어 맞배지붕을 얹은 사방 한 칸짜리 전각을 세우고 미륵불을 모셨다. 바다가 보이는 뛰어난 풍광에 일출 일몰이
기가 막힌다고 한다. 도사가 아니고야 어떻게 이런 자리를 점지했을까 싶다.
도솔암 삼성각 전경이다. 도솔암 정면으로 흐르는 침봉 밑에 서향으로 자리 잡았다. 도솔암과 마찬가지 맞배지붕에 사
방 한 칸짜리 전각이다. 도솔암에서 걸어서 50 보 정도 거리다. 서로 아슬아슬하게 마주 보며 도를 닦고 있다. 먼저 삼
성각을 참배하고
삼성각(左)
삼성각 (右)
삼성각(三聖閣)
칠성여래(中央), 독성(左), 산신(右)을 모신 전각이다.
삼성각에서 도솔암 바라보면 관악산 연주대 응진전을 보는 것 같다.
삼성각 미황사 하산길 확인
도솔암 참배를 한다.
도솔암
미륵보살(中央) 법륜보살(左) 묘향보살(右)
도솔암 주존불이 미륵보살이라고 한다. 미륵보살은 아직 부처가 되기 전이기 때문에 보살로 부른다. 미륵은 석가보니부
처님으로 부터 미래 부처가 되어라는 수기를 받고 현재 도솔천 용화수 나무 아래서 설법 중이며 56억년 뒤 세상에 나투
신다.
도솔암 주변 용화수
누가 일부러 심은 수선화
비탈에 앙팡지게 모여 핀 진달래
(16:40)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왕복 1 시간 마나님이 즐거우신가 시종 살폈다. 등산 전문가 남편이 고른 전라남도
남해안 명승지는 세상 누구나 마음대로 갈 수 없는 곳이 아닌가? 안전한 운행과 리딩을 감사할 줄 알아야 하는데 희로
애락을 잘 표현하지 않는 마누라의 표정은 안타깝다. 나는 자유인이다. 바깥 세상살이는 상전 대접받는데 단 둘이 사는
집안에서는 하인이다. 그래서 세상에 제일 불편한 사람이 마누라고 나를 제일 힘들게 하는 사람도 마누라이다. 나이가
드니 점점 남의 간섭이 싫고 사람과 부딪치기조차 싫어진다. 나는 혼자가 좋다.
2022년 04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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