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소문따라/제주올레

제주올레 3코스(온평포구~중산간 통오름~신풍신천바다목장~표선해비치)⑬

안태수 2017. 7. 1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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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중산간 오름과 감귤 집단농장 하우스촌 길

쫑이네 해산물집에 점심 차 들렀다가 원하는 메뉴가 없어 돌아 나왔다. 보목포구에서 먹어 본 자리물회 맛을 영
잊을 수가 없어 포구 끝에 있다는 어부집을 찾아간다. 더운 날 고된 노동을 하고 먹는 싱큼한 물회는 더위를 가시
게 하고 멍청한 머리를 맑게 해준다.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허기와 갈증을 동시에 풀어줄 그런 음식이다. 포구 끝
까지 단숨에 달려왔다.       


(11:00) 온평포구 제주올레 3코스 스탬프 찍는 곳 (쫑이네 해산물집 앞)

온평포구 도댓불 (옛 등대)


온평포구

포구마다 어선은 안 보이고 요트처럼 생긴 배와 고무보트가 정박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어부는 점점 줄어들고 바

다를 즐기는 해상 레저族이나 낚시꾼이 넘쳐나는 게 아닌가.


(11:20) 온평포구 식당

혼자 다니면 좋은 음식을 돈 주고도 못 사 먹는다. 그래서 입버릇처럼 '혼자인데'를 말머리 앞에 꼭꼭 붙인다.

"혼자인데 자리물회 됩니까.?" "예 되지요" 당연한 것을 질문하니깐 생뚱맛다는 듯 나를 쳐다본다. 식당 안은 동네

손님들로 시끌벅적하다. 테이블 너머로 대화가 막 날아다닌다.     


자리물회

다른 반찬은 되레 맛을 떨어트린다. 야채와 회를 다 건져 먹고 남은 육수에 밥을 말아 찬물에 꼬들꼬들해진 밥 알

갱이를 꼭꼭 씹는다. 단물이 입안에 흥건히 고일 때까지 씹는다. 행복은 좋은 음식 먹을 때도 느낀다.    



제주올레 3코스 안내 플레이트 3코스는 두 갈래로 나누어 진다. 3-A코스는 오름, 밭담, 감귤농장, 중산간 마을을

돌아 나오는 내륙 체험 코스이고 3-B코스는 해안도로를 따라 걷는 일반적인 코스이다.       


(11;55) 포구민박 앞 제주올레 3-A 코스 출발점

제주에서 제일 친절한 사람을 만났다. 민박집 앞 작은 가게에서 생수를 주문하니깐 얼린 생수도 있다고 한다.

언감생심 500ml 꽝꽝 언 생수 한 병을 쌌다. 배낭 포켓에 꽂아 달라고 부탁하자 포케에 들어있는 휴지까지 말끔

히 치워준다. 올레도 상세하게 설명한다. 생수 주문 한마디에 돌아온 대답이다. 횡재한 기분이다.


송엽국


진도개


제주빌레성

통나무집 휴양 펜션으로 빌레는 너럭바위라는 제주 방언이다.


(12:15) 일주동로(1132번) 횡단 중산간으로 진입

일주도로는 제주도 동맥선으로 중산간 마을을 연결하면서 해안선을 따라 섬을 한 바퀴 도는 176.5km 도로이다.

한 시대를 살아 본 사람으로서 우리나라 도로는 눈부신 발전을 했다. 집이 있으면 차가 들어간다. 신발에 흙 안 묻

히고 전국을 다닐 수 있다. 이 호사스러운 나라가 지구상에 어디에 있을까? 세금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유

일한 대목이다. 


간세


루드베키아


개망초


하늘 게스트하우스 (성산읍 난산리)

커피(아메리카노+얼음+꿀)를 가장 달고 차게 주문했다. 큰 집에 덩그러니 혼자 앉았다. 젊은 친구가 주문을 만드

느라 주방에서 분주하다. 손님이 없으니깐 준비가 덜 된 상태인 모양이다. 올레꾼이 주요 고객인 것 같은데 소문

과 달리 올레 걷는 사람을 만나기란 하늘에 별 따기다.     

중산간 도로(1136번) 횡단 라이딩팀과 조우


말라 비틀어진 하천


(13:55) 통오름 입구(성산읍 신산리)

오름 모양이 물통처럼 움푹 패인 형태라고 하여 통오름이라 부른다고 한다. 가을 야생화 천국이라 한다.

 

야자 메트가 전국적으로 깔려 있다. 등산로나 산책로에 주로 까는데 그 이유가 궁금하다. 미끄럼 방지, 눈이나

비 온 후 질퍽거림, 건조한 날 먼지 등을 들 수 있겠지만, 이는 산이나 숲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위험한 구간을 제외한 어떤 인위적인 조치는 삼가야 한다. 기본적인 트레일만 개발하고 나머지는 자연 그대로 두

는 게 좋다. 산길을 걷는 즐거움을 앗아버려서는 안 된다. 속된 말로 '돈 내 삐리고 무슨 짓 하는지 모르겠다.'       


통오름(143.1m) 말꿉분화구 형태

통오름을 내려와 바로 중산간도로를 건너면 독자봉 입구가 나타난다.  


통오름 산책로 안내판

(14:20) 독자봉(망오름)과 통오름은 중산간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독자봉 안내판

주변 마을에 독자(獨子)가 많아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독자봉 탐방로


독자봉 정상 전망대 쉼터 '요산의 하루'

잠시 넋 빠진 사람처럼 앉았다. 폭염과 땀 때문이다. 땀을 많이 흘려 몸에서 수분과 염분이 많이 빠져나가면 탈수

현상이 발생 일사병을 유발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정제 소금은 출발 전에 먹어 두었고 물은 아낌없이 마신다.

좋은 그늘을 만나면 웃통까지 벗어던지고 바람을 쐰다. 잠시 망한 중인 것처럼.     


독자봉에서 통오름을 바라보며 오래간만에 화산체와 분화구가 선명히 들어나 있는 오름(통오름)을 본다.


독자봉수(봉화)


독자봉 하산


임도와 접속한다. 현재까지 19.9km 중 9km 진행.



신산리 감귤 하우스 집단 농장 지대를 지나간다. 하우스가 시야를 다 가린다. 그냥 비닐하우스가 아니라 철제 구

조물에 두꺼운 천막 같은 비닐로 감쌌다. 제주 바람에 맞서도 끄떡없는 모양이다. 감귤 하면 머리에 떠오르는 것

이 노지감귤이다. 야외 자연 상태에서 재배한 것을 일컫는 말이고 나머지 천혜향, 한라봉, 황금향, 하우스감귤은

다 하우스에서 재배되었다. 천혜향 4개 10,000원 손이 떨려 못 샀다.    


쉼터 '모구리' 통과


삼달로


(15:20) 삼달리 제주올레 3코스 스탬프 찍는 곳


김영갑갤러리두모악 입구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가는 날이 장날이라 문을 굳게 닫았다. 김영갑(1957~2005)은 충남 부여 출신 우리나라 대표 사진작가로 향년

48세의 나이로 루게릭병으로 사망했다. 외지인으로 제주도를 사랑한 대표적인 인물로 삼달리 폐교한 초등학교를

임대하여 '김영갑갤러리두모악' 개관 운영하면서 생전의 20만 여장 사진을 전시하고 있다.   


말나리


삼달리


물진밭교(삼달리 하천길 삼거리)


중산간 도로 접속 중산간을 빠져나와


신풍교차로 일주로(1132번) 횡단


상큐게스트하우스, 옛날식당 건물 뒤로 올레가 지나간다.


해안도로로 나가는 길


(16:05) 신풍리 해안도로

제주올레 3-A와 3-B가 만나는 곳이다. 3-A 코스는 온평포구에서 신산리를 우회하여 중산간을 거쳐오는 전장

20.9km이고  3-B코스는 온평포구에서 신산리 해변을 따라 곧장 가는 전장 14.4km이다.


신산리 (올레 3-B코스)

신풍리 올레 3코스 진행 방향



신풍리 해양경비초소


바다목장 올레 출입구 목장이 사유지인 관계로 올레에 한해서 길을 열어주고 있다.


바다목장 해변 따라 올레 조성


신풍 신천 바다목장 파노라마 사진

바닷가에 조성한 광활한 초지에 방목 대신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 그리고 감귤 껍질 말리는 장소로 더 유명하다.


'요산의 하루'


기암괴석


우묵사스레피나무


바다목장을 빠져나와 바닷가 너설길을 따라간다.

오래간만에 보는 올레 리본

해안도로와 다시 접속 올레 나무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진행한다.

양손에 스틱을 들고 절뚝거리며 걷는 젊은 올레꾼을 만났다. "올레 걷습니까.?" "어디서 출발했어요" 출발지를 알

면 언제부터 걸었는지 안다. 제1코스 시흥리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잠은 어디서 잤습니까.?" 고성에 있는 게스트

하우스에서, 그리고 다음날 2코스는 오조리 우회하고 바로 3코스를 3-B코스로 진행하며 스마트폰 올레 앱만 죽

자고 보며 걷고 있었다. 내가 자기가 걸어길 약 20km를 복기를 해주자 어떻게 잘 아느냐며 깜짝 놀란다. 일정

표를 보여주니 그제야 고개를 꺼덕인다. 충주에 살며 제주올레나 한번 걸어봐하며 비행길를 탔다고 한다. 여행은

사전의 준비가 더 재미있다는 것을 들려주었다.    


신천포구


숨비아이랜드(펜션형 민박)



하천리 배고픈다리 건너면 해신사


해녀 물질 장구


하천리 마을


제주올레 플레이트 현재 19km지점 남은 거리 0.9km


(17:25) 하천리 올레휴게쉼터


표선리 소금막해변


표선해수욕장은 바다가 육지 안으로 깊숙이 들어앉은 灣으로 밀물 때는 호수가 되고 썰물 때는 백사장으로 변하

는 수심이 낮은 천혜의 해수욕장이다.     


표선해수욕장


표선해수욕장 모래사장


표선해안도로 시내 관통하고 올레는 해변으로 계속 이어진다.


다시 해수욕장으로


화장실, 탈의실, 샤워장 등 편이시설과


주차장, 숙박시설, 음식점 등 다양한 상업시설이 밀집한 중심거리, 해수욕장 쪽으로는 야영장이 있고 길 건너에는

제주민속촌이 있다.


(18:05) 제주올레 4코스 스탬프 찍는 곳 (표선비치)

오늘 하루 오전 제주올레 3코스 14.7km 오후 4코스 20.9km  총35.6km 걸었다. 힘겹게 출발점 도착 인증 촬영

을 마치고 목욕할 곳을 찾아 나선다. 길가 과일트럭 아저씨가 상세하게 가르쳐줬다. 보답으로 하우스감귤 만

치 샀다. 목욕탕은 시내 읍사무소 근처에 있다. 택시는 콜 해야만 오고 거리는 약 500m 어중간해서 걷는다. 원형

로터리 12시 방향에 있는 모텔에 들어가 현금 40,000원에 바닷가 쪽 방을 예약하고 속 옷만 챙겨 목욕탕 문 닫

기 전에 도착하기 위해 줄행랑친다.        





                                                       2017년 6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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