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소문따라/제주올레

제주올레 18코스 숙제 남기고②

안태수 2017. 4. 26.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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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는 제주 방언으로 문 앞 삽작길이다.


올레 17코스를 어디서 이탈했는지 모르는 상황이다. 건입동 용진교에서 올래 화살표를 발견하여 안심하고 이제

부터는 진행 방향을 찾아야 한다. 혼자 걷고 있는 올레꾼은 횡설수설, 여자 둘이 걷고 있는 올레꾼 나를 치한으로

보고, 동네 사람은 올레는 마실길이라고 동문서답한다. 도로 좌우를 왔다 갔다 몇 차례 한 후 올레 그림지도를 꺼

내 확인한다. 나는 모르는 길을 갈 때 일일이 지도에 의존하기보다 우선 육감으로 느끼고 그다음 동네 사람에게

확인하고 최후에 지도를 본다. 산지천 따라 약 500m 거꾸로 가서 동문시장 로터리에 도착 거기서 진행 방향이

인됐다. 제주연안여객터미널 확실한 시그널이었다. 동문시장을 시작으로 올레 18코스를 오전(17코스)에 이어

후 걷기를 계속한다.      



(11:20) 동문시장 로터리

올레 18코스를 제대로 완주하려면 동문시장에서 역으로 길을 잃은 지점까지 다시 가야 한다. 목적지 방향이 아

거꾸로 간다는 것이 얼마나 맥 빠지는 일인지 걷기 리듬을 일순간에 무너트리며 기분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

린다. 시험 칠 때 어려운 문제는 뒤로 제쳐놓는 것처럼 다음 기회로 넘긴다.   


김만덕(1739~1812) 기념관

제주 김만덕은 양갓집 딸로 조실부모하여 기생의 손에 자라 기적에 오른다. 나이 스무 살이 되어 목사를 찾아가

기생 명단에서 빼 줄 것을 호소하여 양민으로 새 삶을 산다. 만덕은 이재에 밝아 객줏집을 차리고 많은 상거래를

하여 재화를 많이 모은다. 정조 때 제주에 기근이 들어 백성들이 굶어 죽을 판에 김만덕은 사비를 틀어 육지에서

쌀을 가져와 관아에 보내 기근에서 벗어나게 했다. 정조는 이러한 선행을 기려 '내의원 의녀반수' 직을 제수하고

그녀의 소원인 한양과 금강산 구경을 허락한다. 그 후 김만덕은 제주를 대표하는 명사가 되어 그의 흔적이 제주

곳곳에 성역화되어 있다.     



다시 용진교에서 제주연안여객터미널, 사라봉이 진행 방향으로 똑바로 보인다. 길 놓일 염려는 없다.


김만덕 객주


제주 연안여객터미널


건입동은 거상 김만덕의 활동무대

사라봉의 시작점인 것 같다. 도심에서 숲길로 곧장 사라봉으로 연결하나 했는데 웬걸! 계단을 올라서니 큰 동네

나타난다.


올레 18코스 안내물

뭐 하는 집인가 들여다보는데 개가 심각하게 노려본다.


올레 안내표지 도로 동판 (제작자 불명)

사라봉 중턱까지 동네가 들어섰다. 올레는 골목길을 빠져나간다. 헛품 팔지 않으려면 정신줄을 단단히 메야 하

좌우로 골목을 만날 때는 리본을 확인하고 진행해야 한다. 리본을 찾느라 동네 구경은 건성건성 지나친다.

놀멍쉬멍이 아니다. 길을 아는 놈이나 놀멍 쉬멍하지 초행길은 바짝 긴장해야 한다. 


건입동 사라봉 입구

직진하면 사라봉 東로 산지 항로표지관리소, 산지등대 거쳐 다시 사라봉 순환도로와 만나고 우회전하면 사라봉

자락과 동네를 구분 짓는 자드락길을 만난다.


올레 표지판 (플레이트, 화살표)



사라봉 공원 공용주차장


사라봉 산책로 시작

벚꽃이 끝 무렵이다. 꽃비가 내려 길을 흥건히 적신다. 돌의 천국답게 계단석을 벽돌처럼 가공하여 바닥에 곱게

깔았다.    


올레 18코스(18.2km) 주요 지점 안내 동판 (제작자 불명)


사라봉 산책로 정상 부분


제주 칠머리당굿

칠머리(건입동 속칭) 마을 수호신인 영등신에게 매년 2월 1일에 풍어와 안전을 기원하는 영등신 환영제와 송별

를 거행한다. 제주는 이런 신을 모신 본향당이 마을마다 있다. 그 수가  500여 개나 된다고 한다. 제주의 토속

은 18,000여 분 어쩌면 집집마다 다른 신을 모시고 산다. 당도 집도 없는 신은 어디서 살았나? 


(12:05) 사라봉(오름 148m)

정자, 의자, 화장실이 갖추어진 공원 


사라봉 정상에서 별도봉으로 넘어가는 사라봉 산책로는 산 허리를 감고 도는 벼랑길이다. 산책로 전 구간이 푸른

바다를 보고 걷는 가히 환상적인 코스이다. 중간중간 걷기를 멈추고 시원한 바다 바람을 가슴 깊이 담는다.      


별도봉으로 넘어가는 사라봉 산책로


사라봉 낙조는 제주 외항과 산지등대를 포함한 바다 일몰 풍경을 말하는 것 같다. 제주 영주십경에 들어가 있다

하니 해 질 때까지 기다릴순 없고 제주도에 거처를 마련하면 그때나...  


자주괴불주머니


별도봉과 사라봉을 잇는 산책로 멀리 사라봉 산지등대가 보이고 해안이 가파르다.


'애기 업은 돌'


'애기 업은 돌'

고기잡이 나간 남편을 기다리다 망부석이 된 여인 


제주시 화북동 전경

올레를 걸으면서 가장 놀란 점은 도시와 어촌의 구분이 사라진 환경이다. 해안선은 도로, 올레로 끊김 없이 이어

졌고 포구마다 잘 꾸민 집들로 넘쳐나 포구에 어선만 정박하지 않았다면 여기가 정녕 어촌인지 몰라보겠다.  


올레 안내 표지판 나무화살표


사라진 곤을동 마을터와 화북동


곤을동 제주 4.3 유적지

제주 4.3 사건은 사관에 따라 역사를 달리 말한다. 사실은 분명하다. 마을이 불타고 그 마을에 살던 사람이 죽었

다. 국가가 자국의 국민을 학살한다. 생각지도 못할 일이다. 왜 죽였는지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죽은 자를 모두

양민으로 둔갑시켜선 안 된다. 국가가 양민을 학살했다는 외국어 안내문에 소름이 끼친다. 지금도 대한민국엔

국가가 존재한다. 


화북동 별도봉 해안선


(12:45~13:20) 화북천 곤을길 '바다양푼이 동태탕'에서 점심


화북동 곤을길


물 짓 나가는 해녀


화북포구

화북진은 조천진과 함께 조선 시대 제주의 2대 관문이었다.


별도연대 (봉수대, 봉화대)


화북 지구 환해장성(環海長城)

환해장성은 제주도 해안을 한 바퀴 잇는 城을 말한다. 고려 시대 몽골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 쌓기를 시작하여 삼

별초의 난 때에는 고려 관군을, 조선 시대에는 왜구의 침탈을, 근세에는 이양선을, 6.25전쟁 후는 북의 간첩들 침

투를 막기 위해 쌓았다고 한다. 그동안 정부의 방치 속에 건축자재 등으로 많이 훼손되어 지금은 일부 구간만 역

사의 유물로 남아 있다.


연대에서 바라 본 해안 성벽


(14:25) 삼양동 검은모래해변

검은 모래는 용암이 지표에서 빠르게 식어 굳어진 현무암이 풍화, 침식 작용에 의해 만들어 진다.


삼양동 주택가


원당오름


원당사

한국불교태고종 사찰


불탑사 천왕문


제주 불탑사 오층석탑 (보물 제1187호)

고려 시대 현무암 불탑


불탑사 전경(제주시 삼양 1동)


불탑사 뒤로 조천읍 신촌리로 넘어간다.


제주의 들녁은 유채밭이 대세 유체꽃이 한창이다.


가끔 보리밭도 있고


조천읍 신촌리 사비코지 닭머르 해안 전경

제주도는 바위(검정), 하늘, 파도(파랑), 들풀(초록)의 조화로 환상적인 색을 연출한다. 해안선을 따라 펼쳐지는

광은 언제나 그림 같다.       


 조천읍 신촌리 사비코지

 사비코지 사비는 지명을 코지는 곶串의 제주 방언으로 해안선이 바다로 돌출한 지형을 말한다.      


곰솔 (해송 혹은 흑송)


올레 안내표지 나무화살표


사비코지 해안 유채꽃


조천읍 신촌리 닭머르 해변 정자


(15:45) 조천읍 돌담 골목길 통과


죽도산방


연북정 (제주시 조천읍 조천리 2690)

조천진은 화북진과 함께 제주의 2대 관문 연북정은 조천진의 군사 진지 망루. 임금님이 계시는 북쪽을 향한 마음.

 

연북정戀北亭


조천 중산간 들판

조천 만세동산 (제주 항일운동 기념관)


(16:50) 조천 만세동산 올레 18코스 인증센터 도착

아침 8시 30분에 공항을 출발하여 공항 올레에서 17코스를 만나 제주 동문시장까지 어리바리 갔다. 거기서 18

스를 확인하고 건입동 김만덕 기념관, 사라봉, 별도봉, 화북포구, 삼양 검은모래해변, 신촌포구, 조천읍 연북

정, 만세동산까지 26.59km 8시간 20분 걸렸다. 올레 안내 표지물을 확인하며 걷느라 주위 풍광을 빠트리고 아

름다운 풍치에 젖다가 올레 길 놓여 사방으로 헤멨다.  


조천 식당 '어머니 몸국'


저녁식사 (몸국)

제주 전통음식으로 돼지 뼈를 삶은 물에 몸(해조류)과 잘게 으갠 돼지 살고기, 내장, 등을 메밀가루와 버무려서

푹 끓인 국.  



숙박 (아침해변 펜션)

제주는 중국의 발길이 끊기고부터 한산하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제주 본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반기는 경우

있고 식당, 기념품 가계, 운송업 등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하는 사람은 심각하다고 한다. 예를 들면 제주 렌터

카는 35,000 여대, 공항 옆 렌터카 주차장에는 노는 차들로 꽉 찼다. 렌터카 1일 사용료를 8,000원을 지급했다

고 하니 놀랄 일이다. 옛날 중국과 교류가 없는 시대에도 잘 살아왔다. 생각만 바꾸면 곧 평상으로 돌아갈 것이다,

전화위복 기회로 삼아 다음부터 중국과 거래를 할 때는 정가로 대처해 그동안 불합리한 거래를 바로 잡기 바란

다. 하룻밤 40,000원에 밤하늘 별 보고 파도 소리 들으며 잔다.   





                                                       2017년 4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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