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 조선일보 선정 산/서울대공원, 청광종주, 의왕대간

청계산 옥녀봉 수종폭포

안태수 2013. 9. 9.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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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산 옥녀봉 계곡  숨은 폭포

 

청계산은 서쪽 사면을 군사시설과 서울대공원이 山의 반을 차지하고 있다.

동쪽 사면은 산이라기보단 공원화되어가는 분위기다. 해마다 각종 편의 시설이 들어서면서 산의 기능을 잃

어 가고 있다. 주요 등로마다 설치된 나무 계단, 쉼터의 각종 시설물, 체육시설 등은 산의 묘미를 앗아간다.

한동안 청계산도 열심히 다녔다. 양재 화물터미널에서 수원 광교까지, 옛골에서 인능산 수서역까지 종주

를 마치고 나니 군포 수리산. 분당 불곡산, 광명 구름산, 수서 대모산, 양재 우면산, 구룡산 등 서울 근교 산

이 눈에 확 들어온다. 

 

원터골 입구에서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서 산행이 시작된다. 평일이라서 길에는 사람들이 드물고 계곡 물

에 발 담그고 더위를 쫓는 사람들은 가끔 있다.  

 

계곡 물도 비 올 때 잠깐 흐르다가 금방 마른다.

 

첫번째 매봉 2.2km 이정표

 

어문골 약수터

수없이 지나다녔지만 한 번도 들린 적이 없다. 하류와 너무 가까워 물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다.

 

등로도 넓히고 경계목도 치고 돌계단도 많이 쌓았구나!

 

참나무 사이에서 자라고 있는 메타세콰이어

 

원터골 쉼터

각종 편의 시설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는 쉼터.

 

그늘집이 많이 들어 서 있다.

 

옥녀봉 900m

 

진달래능선과 합류하는 지점.(매봉 1850m, 옥녀봉 850m)

 

 

매봉 1800m, 옥녀봉 700m. 50m 간격으로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과잉 친절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청

계산에서 길 잃은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 해라. 

 

옥녀봉과 매봉을 잇는 주능선에 올라서면 좌측은 매봉, 우측은 옥녀봉 거리표시가 빠져 있다. 직전 이정표

는 없어도 괜찮고 이곳 이정표는 꼭 있어야 한다. 

청계산에 오면 옥녀봉은 꼭 찾는다. 여기서 옥녀봉까지 길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능선 주변으로 키 작은 떡

갈나무 오솔길, 길 한복판 잘 생긴 소나무, 봄 진달래, 여름 시원한 마루금, 가을 떡갈나무 단풍, 겨울 양지

바른 햇볕, 이 모두를 진달래 능선과 이으면 청계산은 더 볼 것이 없다. 

 

길 한복판 소나무

 

길 한복판 소나무

 

하늘과 맞닿은 옥녀봉

 

옥녀봉

 

옥녀봉(375m)

 

옥여봉 불법 영업 현장 뒤로 철조망이 쳐 있다. 과천 대공원 관활 구역으로 관리상 철조망을 가설해 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한 번도 철조망 안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우연히 인터넷에서 청계산 '갱매폭포'를 봤

다. 청계산이라면 모르는 곳이 없다고 자부하는데 웬 폭포가! 자세히 보니 매봉과 옥녀봉 사이 계곡에 있

으며 옥녀봉에서 약 25분 거리 철조망 안쪽에 있다. 오늘은 불법을 저질렀어라도 갱매폭포를 찾아간다.   

 

철조망을 넘어 안으로 들어가니 또 한 겹의 철조망이 있는데 등산로 가운데로 잘려 있다.

 

철조망 안쪽 경사면에 밧줄이 메어져 있다, 공식적으로는 사람이 다닐 수 없는 길인데 왜 설치했을까? 앞

뒤가 맞지 않는다. 밧줄을 잡고 내려가니 긴 능선이 아래로 뻗어 있다. 느낌으로 경마장으로 뻗친 것 같다.

 

소나무는 바위 부근에 많이 자란다. 냉대림이니깐 바람에 잘 견디는 습성 때문이다. 소나무를 지나면 바위

절벽이 나타난다.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청계산에서 이런 훌륭한 조망터가 있을 줄이야!  매봉, 망경대,

기봉, 이수봉, 국사봉, 멀리 광교산까지 그침 없다.

 

매봉, 망경대, 석기봉 조망

 

이수봉, 국사봉, 광교산 조망

 

조망터에서 계곡 쪽을 내려다보니 폭포가 있을 법한 장소가 눈에 들어온다. 주능선에서 계곡으로 빠지는

왼쪽 길로 가야 한다. 몇 번씩 길을 수정하면서 내려가면 드디어 물소리가 들린다.

 

 

폭포 상류 모습

 

폭이 8m 높이가 10m가량의 폭포가 수풀에 가려있다. 갈수기에 물이 없으면 평범한 바위벽일 뿐 무심한 사

람은 지나치기 십상.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니 물 웅덩이를 옛날에는 옥녀탕, 선녀탕이라 불렀지만, 철조망이 뚫리면서 대중

탕 신세로 전락했다. 

 

폭포는 비가 많이 온 뒤라야 제구실을 한다.

水從瀑布, 갱매이폭포, 東폭포라는 여럿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느낌대로 부르면 좋겠다.

 

수심이 무릎 정도 될까?

 

먼저 와 있던 사람이 휴일은 바글바글합니다. 말 안 해도 압니다. 자기도 몇 번 물에 들어갔다면서 나에게

권한다, 물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손 씻고 얼굴 닦고 손수건에 물 적시는 것으로 끝낸다. 

 

대공원으로 방향을 정해 내려간다. 초행길이라 어둔타.

 

잣나무가 잘 자라고 있고.

 

이 부근에서 철조망 뚫린 곳을 찾아야 하는데 뒤 따라오는 한 무리의 노인들에게 앞길을 양보하니 길이 열

린다.

 

또 철조망 넘고

 

이번에는 땅으로 기어 다니는 뱀 같은 거 포획하는 망사 펜스 넘고

 

마지막 서울대공원 동문 주차장 철책 담장

 

철책따라 가다가 개구멍 통과

 

관활 군 부대장의 엄중한 경고문

 

동문 주차장, 서울랜드놀이동산, 관악산 능선이 시원하게 보인다.

  

청계산 매봉과 망경대, 석기봉

 

여기서 보니 옥녀봉이 처녀 젖가슴 처럼 보인다.

 

 

동문 주차장을 나와 잠시 어리둥절한다. 좌측은 동물원, 현대미술관 가는 길, 우측은 대주차장, 대공원 빠

져나가는 길. 우측으로 조금 내려가면 놀이공원 주차장 한쪽에 공원 안으로 들어가는 길이 나온다.

  

저수지 산책로 따라 걸으면

 

저수지 둘레길 일부 구간은 출입이 금지. 사람이 지키고 있다.

 

서울대공원 관리사무소

 

코끼리차 전용도로를 무단 횡단해서

 

서울대공원 정문

 

지하철 서울대공원역

청계산 원터골 '유라'라는 식당에서 초등학교 동창들과 점심 약속이 한 달 전에 잡혔다. 주빈은 박회장이

맡았다. 모임을 마치고 청계산 등산이나 하려고 등산 차림으로 약속 장소에 갔다. 박회장은 가족들과 제주

도 휴가를 마치고 10시 비행기를 타면서 조금 늦을 수 있다고 양해를 구한다. 나도 차가 밀려 조금 늦는다

고 장회장에게 문자를 보냈더니 회장은 오늘 약속이 취소된 줄 알고 있다. 노사장도 마찬가지, 최사장만 약

속 장소에 나와 있다. 최사장도 돌아가고 오늘 일은 없던 것으로 한다. 한 번에 소통이 어려워진다.      

 

 

 

 

 

                                                           2013년 8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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