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시즌 후원 매표하기 하늘에 별따기
친구들과 약속한 창덕궁 후원 답사 예정일이 가까워지니 불안해진다. 전각 관람은 인원 제한이 없어 아무 때나 가능하지만 후원 관람은 제한 관람 지역이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매시간 인터넷 예약자 50명, 현장 판매 50명, 합계 100명, 해설사 인솔 6회 실시한다. 인터넷 예약은 관람희망일 6일 전 오전 10시 예매하고 현장판매는 오전 9시부터 선착순으로 판매한다. 늙은이 입장에서 보면 어느 것도 쉽지 않다. 먼저 인터넷 예약을 실시했다. 사전에 충분히 숙지하여 10시 정각에 진입했으나 전문가 집단이 1초 안에 다 낚아채 갔다. 하는 수 없이 현장 판매에 목숨을 걸어야 했다. 매표소에 전화를 걸어 매표 현장에 대한 상황을 미리 들었다. 1인당 10매 한정, 당일 매표 300장이면 최악의 경우 30 번째 줄에는 서야 한다. 대기줄이 어마어마하다고 한다. 첫 번째 매표자가 현장에 도착한 시각이 새벽 6시라고 귀띔해 준다. 매표를 확실하게 하기 위해 사전에 예행 연습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전 날 7시 30분에 현장에 도착하니 10번째 순서 안에 들어갈 수 있었다.
당일 07시 35분 매표소 모습이다. 내 앞 줄에 10명 정도 단체를 대표해서 나온 것 같았다. 9시 정각 매표가 시작되면서 오후 1시 7장의 표를 무사히 구했다.
카톡방에 미팅 장소로 돈화문과 가장 가까운 종로3가역 6번 출구로 11시 30분까지 시간 엄수하여 도착할 것을 공지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6번 출구 인근에 '할머니칼국수집'이 있는데 이 집 또한 점심시간에 줄을 서야 한다.
(09:05) 매표소 대기줄
敦化門
돈화문 안 마당은 궁궐나무의 진수를 볼 수 있어 걸음이 더디다. 길 양쪽으로 천연기념물 노거수 회화나무 8그루가 도열해 있고 은행나무, 단풍나무, 느티나무, 수양버들 같은 키 큰 나무와 매화, 살구, 자두, 앵두 같은 작은 꽃나무가 섞여 아름다운 정원을 이루고 있다.
금천위 금천교를 건너 진선문 통과하면
인정문과 숙정문 앞 어도 양 옆으로 텅 빈 긴 회랑이 있는데 원래는 호위청과 산서원이 있던 자리였다고 하며 지금은 현판이 걸려 있다.
휴게소(순종황제 부부의 御車庫)
창경궁 함양문과 후원 입구
관람 안내에 의하면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6 회 每시간 정시에 100명 (인터넷 예약자 50명, 현장구매 50명) 해설사 안내로 관람한다. 해설사와 함께하는 관람시간은 90분 정도 되며 그다음은 제한 없는 자유관람시간이다.
창덕궁과 창경궁 사이 후원 가는 돌담길
◇부용지와 주합루 일원
暎花堂
후원 들어가는 길에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물이다. 부용지와 춘당지(창경궁) 사이 넓은 터를 춘당대라고 하며 영화당은 그 중아에 자리 잡았다. 숙종이 짓고 무술시합, 과거시험 등 왕이 주제 하는 행사를 참관하였다고 한다.
宙閤樓 奎章閣 (보물 제1769호)
조선 1776년 정조(즉위년)에 어제(임금의 소장품)를 보관할 목적으로 건립한 2층 건물이다. 1층을 규장각, 2층 누각을 주합루라 했다.
書香覺
규장각의 부속 건물로 서적, 어진, 어제 등을 정리 보관 관리하는 건물이다.
魚水門은 규장각(주합루) 정문(남문)으로 양 옆으로 협문을 두고 취병(생나무 울타리)을 둘렀다.
희우정
부용지 북서쪽 제일 높은 곳 담장 모서리에 있는 건물이다. 부용지 아래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해설사와 헤어져 부용지 한 바퀴 돌다가 발견한 건물이다. 규장각 부속건물로 임금의 휴식처라고 하며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냈더니 비가 와 당초 취향정에서 희우정으로 현판을 바꾸어 달었다고 한다.
四井記碑閣
후원을 본격적으로 조성한 임금은 세조다. 토지도 수용하고 연못도 파고 우물도 팠다. 사람이 살려며는 물이 있어야 한다며 우물을 4곳에서 샘물이 솟았다. 그 후 숙종이 이를 기리기 위해 비석과 비각을 세웠다고 한다.
芙蓉池와 芙蓉亭(보물 제1763호)
세조가 동서 길이 34.5m, 남북 길이 29.4m 장방형 연못을 만들고 가운세 섬을 조성하고 낙락장송 1그루 심었다. 숙종(澤水齋)이 남쪽 연못 가장자리에 십자각 정자를 세우고 정조(芙蓉亭)가 고쳐지었다고 한다.
부용지 우물이다. 세조가 조성했다는 4 곳의 우물 중에 한 곳이다. 나머지 3 곳은 아직까지 발견하지 못했다.
부용지 일원
북악산 매봉이 남쪽으로 길고 넓게 펼쳐지는 구릉지에 창덕궁이 들어섰다. 남향받이로 반듯한 자리에는 전각을 짓고 산으로 돌아앉은 자리에는 연못을 파고 정자를 세우고 건물을 지어 궁궐의 내원으로 만들었다. 전각을 뒤로하고 산 모롱이를 돌아들어가면 놀라울 정도로 넓은 터가 나타난다. 10만 평이나 된다고 한다. 나무로 뒤덮인 나지막한 산자락 가지능선 사이마다 발달한 계곡과 분지를 그대로 활용하여 궁궐의 후원을 조성했다.
박상규, 장대성
최태곤, 전옥배, 노우균, 김대중
◇연경당 일원
金馬門
연경당 일원에 들어서는 문이다.
倚斗閤(의두합 기오헌)
의두합은 효명세자의 공부방이고 기오헌은 의두합의 현판이다. 閤은 閣보다 격이 낮고 薺보다는 높다. 이참에 궁궐의 건물 등급을 순서대로 적어보면 殿(전) 堂(당), 閣(각), 閤(합), 齋(재), 軒(헌), 樓(루), 亭(정) 순으로 나눈다.
화계
韻磬居(운경거)는 효명세자의 애장품(악기)을 보관하던 곳으로 궁궐 안에서 제일 작은 한 칸 반짜리 건물이라고 한다.
느티나무
연경당 일원 단풍
長樂門은 연경당 대문이다. 120칸의 가옥으로 민가 사대부집의 99칸의 형식을 빌린 주거 건물이다. 효명세자가 수령청정을 할 때 아버지 순조에게 존호를 올리는 의례를 행하기 위해 지은 집이라고 한다. 고종 때에 들어와 새로 고쳐지어 외국 공사의 접견, 연회 등 다른 용도로 사용되기도 했다.
演慶堂 사랑채
연경당의 서재 善香齊(선향재)는 서향으로 지은 집이다. 벽돌(청나라) 구조에 지붕에 동판을 씌우고 도르래식 차양막을 설치하여 햇빛을 차단하는 등 당시로선 신식건물이다.
연경당 濃繡亭(농수정)
◇존덕정과 펌우사 일원
은행나무
부용지 관람을 마치고 연경대 일원을 들어서면 관람 동선이 지그재그로 엉킨다. 연경대 일원은 담장으로 둘러 쌓여있고 금마문과 불이문 두 개의 문이 달렸다. 금마문은 일직선 상에 있고 불이문은 아래쪽에 있다. 매끄럽게 동선을 유지하려면 뒤로 돌아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 금마문으로 들어가 석거문으로 나오면 바로 연경당 장락문과 마주한다. 연경당 농수정을 뒤로하고 나오면 존덕정 일원 위쪽으로 나온다. 왼쪽으로 후원 깊숙한 옥류천 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관람지 주변과 옥류천 관람을 마치고 나가는 길이다. 마지막으로 나가는 길에 애련지를 들리면 자연스러운 동선이 된다.
勝在亭(승재정)
존덕정이 가까워 지면 발 아래 한반도 모양의 관람지라는 연못이 나오고 관람지 주변에서 제일 높은 곳에 승재정이 자리 잡고 있고
砭愚榭 (펌우사)
언덕을 내려서면 펌우사 건물이 나타나고 펌우사 뒤로 옥류천에서 흘러내리는 계곡 물가에 존덕정이 자리 잡고 있다. 존덕정 난간에 걸터 않으면 관람지와 주변 정자가 한눈에 다 들어와 돌아다니는 수고를 덜어준다.
尊德亭(존덕정)
觀纜亭(관람정)
觀纜池(관람지)
한반도 지형과 닮아 半島池라고도 한다. '동궐도'에는 3개의 연못이 나란히 그러져 있었는데 그 후 기록에 한 개의 연못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아 형질 변경이 있었던 모양이다, 일제 강점기 대한제국의 멸망을 잊지 못한 임금의 한이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관람지를 배경으로 기념촬영
◇옥류천 일원
翠寒亭(취한정)
逍謠亭(소요정)
옥류천 소요암 중심 계곡이다. 옥류천은 차단기와 안내문을 설치하고 공사 중이었다. 후원 전체 이야기를 구성하기 위해 10년 전 기록을 가지고 왔다. 후원은 세조가 시작하고 인조가 완성했다. 이어 숙종, 영조, 정조가 경영하고 순조가 고치고 유지하는데 힘 섰다.
太極亭(태극정)
淸漪亭(청의정)
능허정
籠山亭은 창덕궁 후원 옥류천에 온돌방 2칸과 부엌을 갖춘 건물로 옥류천 나들이한 임금을 위해 다과 등 음식을 장만하던 곳이다.
창덕궁 뽕나무(천연기념물)
하루속히 옥류천 개방을 고대하며 돌아 나오 길에 창경궁 담을 기대고 예사롭게 생긴 뽕나무가 있다. 뽕나무는 뽕나무과 뽕나무속 낙엽 활엽 소교목 식물인데 창덕궁 뽕나무는 나무높이 12.0m, 가슴높이 줄기둘레는 239.5㎝로 보기 드문 교목으로 수형이 단정하고 아름답다. 조선시대 뽕나무를 키워 누에를 쳐 비단을 짜는 일은 나라에 중요한 일의 하나였다. 태종 9년(1409)에 궁원에 뽕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연꽃을 사랑한 숙종이 연지를 파고 정자를 짓고 애련지와 애련정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불노문(不老門)은 애련지 일원으로 통하는 석문이다. 불노문을 한 번씩 들어갔다 나오며 이제부터는 늙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후원의 올해 단풍은 꽝이었다. 단풍도 해 걸이를 한다. 후원의 하늘, 산, 계곡, 나무, 물, 색깔이 기대에 못 미치니 정자 하나만으로 아름다움을 만들어내긴 역부족이었다. 그래도 친구들은 후원이 평생에 처음이라며 즐거워했다.
2023년 11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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