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타산 베틀바위 무릉계곡 맛보기
동해 관광 2일째다. 동해시 삼화동 무릉계곡을 둘러싸고 있는 두타산 허리를 따라 한 바퀴 도는 대략 7,1km 정도의 '베틀바위 산성길'을 트레킹 할 예정이다. 새벽 호텔 일출공원에서 그런대로 괜찮았던 일출을 감상하며 오늘 날씨가 좋을 것 같은 기대감도 가졌다. 평일 아침 정동진 썬크루즈호텔에서 무릉계곡 관광지 주차장 까지 약 40km, 한산한 길을 막힘없이 달려왔다.
(09:15) 무릉계곡 관광지 주차장 도착
나는 등산 차림을 하고 마누라는 트레킹 복장을 했다. 등산화는 발이 아프다며 죽어도 안 신는 사람이다. 그러면서 추자도 나바론길을 넘었으니 할 말은 없다. 앞으로도 계속 등산은 할 거 아닌데 편안대로 하라고 내버려 두었다.
(09:20) 매표소(해발 166m)를 통과할 때 배틀바위가 뾰족이 솟은 것이 보였다. 오늘 저기까지 올라간다라고 하니 기겁을 한다. 우리처럼 등산을 죽기 살기 하는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보이지만 초보자들은 걱정이 태산 같아 저 높은데 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과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한 걱정 때문에 출발부터 온몸에 힘이 다 빠져버린 상태가 되어버린다.
무릉계곡 전천(箭川)을 건너는 신선교이다. 건너자마자 곧장 베틀바위로 오른다. 두타산 무릉계곡 '베틀바위 산성길'이 개통되면서 무릉계곡을 감싸 도는 허리능선(해발 160~640m) 일주로가 완성되었다. 매표소를 기점으로 4개 구간으로 나누고 A, B, C 코스는 편도로 표기되어 있는데 C코스는 D코스와 연결하여 일주 코스로 표기하면 좋겠다. D코스는 기존 탐방로이다. 전체 코스를 연결하면 약 7,1km 거리가 된다.
▶A코스 : 매표소→베틀바위(1,4km)→미륵바위(0,2km) = 1,6km
▶B코스 : 매표소→베틀바위(1,4km)→미륵바위(0,2km)→산성터(0,9km)→12산성폭포(0,6km) = 3,1km
▶C코스 : 매표소→베틀바위(1,4km)→미륵바위(0,2km)→산성터(0,9km)→12산성폭포(0,6km)→석간수,수도골(0,5km)→두타산 협곡 마천루(0,4km)→박달계곡(0,3km)→용추폭포(0,4km) = 4,7km
▶D코스 : 매표소→용추폭포(2,4km)
▶E코스는 B코스 12산성폭포에서 D코스 기존 탐방로로 빠져나오는 비상 탈출로이다.
숯굽터
마누라는 하루에 10,000步 이상 꾸준히 걷는다. 남편이 병치례 없이 그 흔한 건강식품 하나 챙겨 먹지 않으면서도 건강하게 활동하는 것을 보면 등산 운동이 얼마나 몸에 좋은 것인지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남편을 통해 인식하는 것 같고 따라서 자진해서 걷기 운동을 생활화하는 것 같았다.
마누라는 용띠 나보다 5살 아래이다. 어연 칠순이 넘었다. 주위에 병마에 시달리는 사람, 유명을 달리하는 사람들이 종종 나타난다. 그때마다 건강하게 살다가 조금 아프다가 죽어야지 한다. 작년에는 남해 일원을 차로 여행하면서 추자도에 들려 제주올레 추자도길을 1박 2일로 걸으며 나바론길을 넘는 기록을 세웠다. 그 정도면 두타산 '베틀바위 산성길'도 넘지 않겠느냐 하는 기대감을 속으로 은근히 가졌다.
매표소에서 400m 올라온 지점이다. 베틀바위까지는 1,2km 남았다. 본격적으로 가팔라지기 시작한다. 너설, 뾰족한 바위, 아찔한 경사에 겁먹기 시작한다. 앞장을 세우려고 하니 한사코 뒤에 처지겠다고 한다. 뒤에서 쫓아오는 소리가 싫은 모양이다. 모퉁이를 기준으로 간격을 유지하며 천천히 올라간다.
평균 경사도는 10여 도 밖에 안 되지만 매 순간마다 손을 쓰지 않으면 서 있기가 어려울 정도로 가파른 코스가 많다. 그때마다 사색이다. 어지할 바를 모르고 멈춰 선다. 나도 따라 멈춰 서 용기를 내기만을 기다린다. 저 정도로 불안하면 오늘 일주 코스는 불가능하고 베틀바위만 찍고 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가야겠다라고 마음먹었다.
경치고 뭐고 '아이고 죽겠다' 哭 소리 연발이다.
우리가 출발한 무릉계곡 관광지 주차장의 아득한 전망이다. 죽는소리 하면서도 많이 올라왔다. 등산의 매력은 도저히 못 오를 것 같았는데 올랐을 때 뒤돌아보면서 느끼는 희열이다.
바위산에 흔한 너설길
(10:15) ←매표소 0,8km, 베틀바위 0,8km→ 이제 반 올라왔다. 1시간이나 걸렸다. 나 혼자 같으면 벌써 올라갔겠다. 두타산 나의 이력은 2년 전 제주 오르미들과 베틀바위 산성길 일주 코스를 답사를 했고 9년 전에는 백두대간 댓재~두타산~청옥산~연칠성령~고적대~갈미봉~이기령을 혼자 통과했다. 이런 남편을 옆에 끼고 산을 오른다는 것은 대단한 축복이 될거다.
적송(금강송) 군락지
눈 앞에 나타난 베틀바위
마지막 피치이다. 너설에서 가파른 돌계단을 올라 리지로 갈아탄다. 네발을 사용하면 등반이라고 한다. 같은 코스를 두 발로 걷는 사람이 있는 가 하면 두 손발을 다 사용하며 올라가는 사람도 있다. 등산 능력의 차이에서 오는 결과이다.
베틀바위 0,5km 남았음
야생 회양목이다. 베틀바위와 미륵봉 일원 10만 여평에 자생하고 있다고 한다. 회양목과 회양목속 상록 활엽 교목 식물이다. 정원수 생울타리 조경수용으로 쓰인다. 이참에 회양목은 강원도 이북 지역 회양(淮陽)에서 많이 자라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깔딱계단을 올라서면 베틀바위 전망대이다. 위에서 한참 지켜보는 가운데 여러 차례 쉬면서 간신이 올라왔다.
(10:55) 베틀바위 전망대 도착 (상행 1시간 35분 소요)
(10:55) 베틀바위 전망대 도착 (상행 1시간 35분 소요)
베틀바위는 어떤 암석일까? 두타산은 화강암과 일부 사암이 능선 정상부에 분포하고 있다. 날카롭게 수직으로 침식된 것을 보면 석회암 동굴의 종유석을 보는 듯하다. 이곳은 고생대 해저였다고 한다. 중생대에 격렬한 지질운동에 의해 기반암인 편마암에 진흙, 모래, 산호초 등이 퇴적하고 다시 화강암이 관입하여 변성한 화강편마암이다.
(11:30) 베틀바위 전망대에서 기념촬영
30분 정도 베틀바위 전망대에서 쉬며 체력을 보전하여 하산을 감행한다. 산을 오를 때는 심리적인 부담감 때문에 더욱 힘들게 느껴지고 하산 할 때는 안도감으로 마음이 풀어진다. 집중력을 잃지 않으면 안전산행을 담보할 수 있다.
(12:35) 베틀바위 왕복(하행 1시간 05분 소요) 산행을 성공하는 순간이다. 비록 베틀바위까지 밖에 못 올라갔지만 그 나이에 그것 만으로도 만족하고 베틀바위 전망대에서 남편의 두타산 일원의 충분한 설명만으로도 실감이 났을 거다. 돌아가건던 70대 할머니 친구들에게 '두타산 베틀바위 가봤니? 하고 자랑거리가 생겨 좋겠다.
▶무릉계곡 맛보기
신선교에서 전천(箭川 살내) 상류
신선교에서 전천(箭川) 하류
武陵仙源中臺泉石頭陀洞天(무릉선원중대천석두타동천) 조선 4대 명필 봉래 양사언(蓬萊 楊士彦 1517~1584)의 12 字 암각서 사본이다. 원래 무릉반석 위에 쓰여있던 것이 닳고 훼손되는 것이 안타까워 영구 보존할 목적으로 새로 제작한 것이라고 한다.
금란정
頭陀山三和寺 일주문
1,500여 평의 너럭바위 (무릉반석)
무릉계곡은 두타산과 청옥봉 사이 박달령에서 발원한 살내(전천 箭川)가 빗은 천연림, 협곡, 기암절벽, 폭포, 沼, 반석 등 시인묵객과 수도하는 고승들이 즐겨찾던 계곡이다.
무릉계곡은 1977년 국민관광지 제1호 및 2008년 명승 제37호로 지정되며 명실공히 국내 제1의 자연환경으로 자리 메김했다.
무릉계곡 반석
400년 수령의 느티나무이다. 10년 전에 도 400 년이었는데 지금도 똑같다. 느티나무는 나이도 안 먹는 모양이지! 그러나 저러나 나이가 드니 괴목이 되었다. 시골에 가면 마을 어귀에 정자나무로 많이 서 있다. 오래 사는 나무라서 마을의 많은 역사를 간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고목 중에서 가장 숫자가 많다고 한다. 보호수로 지정된 것만 하더라도 7,000여 그루가 넘는다. 느티나무는 느릅나무과 느티나무속 낙엽 활엽 교목 식물이다.
2023년 04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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