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소문따라/동해 무릉, 베틀, 삼화, 추암

동해 무릉계곡 삼화사

안태수 2014. 11. 3.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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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타(頭陀), 청옥(靑玉)이 빗은 천하의 무릉계곡

 

백두대간 능선으로 두타산 청옥산 고적대를 넘었으나 천하의 비경 두타산의 아름다움은 알 길이 없다. 대간을 접속하기 위해서 강원도 태백, 삼척, 동해를 여러 번 지나면서 도로표시판에 황색으로 쓰인 '무릉계'유난히 눈에 띈다. 댓재에서 백봉령까지 하루 단숨에 달렸으면 어쩌면 무릉계곡 답사는 훗날로 미루어졌을지도 모르는 일, 도상 거리가 제일 길고 고저가 심해 백봉령까지는 포기하고 이기령에서 탈출한다. 이기동으로 하산하게 되면서 무룡계곡을 옆을 지나게 되어 자연스럽게 답사 일정이 잡힌다. 당일로 무릉계곡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무릉반석, 삼화사를 지나면서 계곡 길을 버리고 능선을 올라타서 관음암, 하늘문, 신선봉, 쌍폭, 용추폭포까지 갔다가 옥류동 계곡을 따라 내려오면서 학소대를 끝으로 약 3시간이 걸린다. 우리나라는 산이 많아 계곡도 많다. 내가 본 계곡 중에 감히 특별하다고 말하고 싶다. 서울서 동해 가는 아침 첫차를 탄다.

 

 

관광지구

동해 고속버스터미널에 내리니 하늘은 잔뜩 흐려 있고 금방이라도 굵은 빗줄기를 쏟아 낼 것 같은 음산한 날씨에 가랑비가 내린다. 일기예보는 흐림에 차츰 맑음인데, 고속버스 터미널 앞 대로를 횡단하여 버스 정류장에서 무릉계곡 가는 시내버스 시간표를 확인한다. 방금 버스가 출발했으니 1시간 정도 더 기다려야 한다. 1시간이라? 다른 곳을 구경하거나 정류장에 죽치고 앉아 있기도 그렇다. 택시를 세우고 요금(15,000원)도 미리 물어보고 탄다. 무룡계곡에서 이기동 민박집으로 가는 버스 편은 없다. 동해에 있는 택시를 콜하면 빈 차로 운행하는 시간이 많아 할증요금을 내면 상당한 부담이 될 거라고 일러준다. 아는 식당 앞에 세워주면서 그리고 주인을 불러 "이분 구경이 끝나면은 이기동 잎새바람까지 차 좀 태워주세요, 한 10,000원 받고" 식당 주인장은 반승낙을 한다. 

 

 

관리사무소 겸 매표소 정면 봉우리는 베틀바위 된장찌개로 점심 먹고 배낭도 맡기고 가벼운 차림에 우산만 들고 구경 간다. 산 아래까지 단풍이 들려면 아직 멀었다. 단풍은 하루에 50m 고도를 낮추고 25km 전후로 남하한다. 관리사무소 옆 단풍나무는 온 산이 단풍으로 물들 때 초록 단풍이 들겠지!

  

 

무릉반석을 지나면서 무릉계곡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무릉반석 (너럭바위)

1,500평 규모의 마당바위 위에 봉래 양사언이 강릉 부사 재직 시 썼다는 암각서는 오랜 세월 흐르는 물에 사라지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모형을 만들어 무릉반석 한쪽에 전시.

  

 

양사언 암각서 모형

무릉선원(武陵仙源) 중대천석(中臺泉石) 두타동천(頭陀洞天) 봉래 양사언(蓬萊 楊士彦 1517~1584) 조선의 4대 명필 문인 , 서예가

 

 

금란정

무릉반석이 잘 보이는 계곡 입구에 위치

 

 

一柱門 (頭陀山 三和寺)

두타(頭陀) : 번뇌와 의식주에 대한 탐욕을 버리고 깨끗하게 불도를 닦는 수행

 

 

관음교

 

 

三和寺 전경

신라 선덕여왕 11년 (642년) 자장율사가 창건한 절

 

 

천왕문 앞 계곡에 400년 수령의 보호수 느티나무가 있다. 기형으로 생긴 모습이 특이하다.

 

 

天王門

삼화사 수륙재(조선시대 왕실에서 주관하던 불교 행사) 행사 준비로 절간이 어수선하다.

 

 

삼화사 삼층석탑 (보물 제1277호) 통일신라시대 제작

 

 

적광전

 

 

寂光殿

 

 

삼화사 적광전 철조노사나불좌상(보물 제1292호) 통일신라사대 제작

 

 

풍경

 

 

삼화사 후경

 

 

삼화사를 빠져나와 좌측 옥류동 계곡을 따라가다 우측으로 관음암 이정표를 보고 경사면을 오른다. 두타, 청옥산 가려며는 계곡따라 계속 직진한다.

 

 

산 허리 3~4부 능선으로 난 길을 구불구불 가면서 암벽 구간도 지나고

 

 

갈림길에서 잠시 관음암 들린다. 

 

 

관음암 전경

부슬비가 내리는 절집은 을씨년스럽다. 안개구름은 바람 따라 산기슭을 돌아다니고 나그네가 아무렇게나 다녀도 누구 하나 내다보지 않고 관음전 열린 문으로 불상만 빛을 낸다. 우물에서 잠시 입만 추기고 발길을 재촉한다.

 

 

觀音庵

 

 

신선바위

관음전을 나서면서 산세가 갑자기 바뀐다. 길은 갑자기 경사가 급해지고 키 큰 소나무들이 벼랑에 걸려 있다. 울창한 숲 사이로 보이는 것은 사방으로 기암절벽이고 신선들이 놀던 바위 위에 올라서니 두타의 아름다움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바위 중앙 끝 부분에 엉덩이 모양의 음의 형상은 자식을 점지해주는 명당으로도 유명하다. 

 

 

두타산 자락

 

 

기암절벽(마천루)

 

 

거북바위 안내판

스님 두 분이 빗속에 우산도 쓰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주변 경관을 사진으로 열심히 담는다.

합장 반 배하고 "스님 거북바위가 어디 있습니까?"

 "초행이라서 잘 모릅니다"

 "그럼 여기서 뭐 하십니까?"

"집도 절도 없어 바위굴을 찾아 수행처로 삼을까 쏘다닙니다." 나보고 두타가 무엇인지 묻는다.

혹시 알고 묻는가 해서 조심스럽게

"범어를 중국어로 번역해서 두타라고 하는데 청빈한 고행승을 두고 하는 말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라고 하니

"옛날에 두타라는 스님이 이곳에 계셨던 모양이지요. "라고 동문서답한다. 못 들은 척한다.

"사람이 거처할 만한 굴 같은 거 본 적 있습니까?" 묻는다. 

"동해 삼척 일대의 산이 석회암이라 바위 사이에 구멍이 많지요. 그런데 보시다시피 앞의 두타산을 가리키며

산세가 너무 험해 사람이 접근하기가 어렵지요." 

오늘 안으로 동굴을 찾아낼 듯이 심각해 보인다. 밑도 끝도 없는 얘기다. 이쯤에서 그만하고 물러선다.

 

 

저 바위 어딘가에 거북이가 앉아 있고

 

 

조금 전 스님들이 찾는 굴은 탐방로와 너무 가까이 붙어서 거처할만한 곳은 못 된다.

 

 

관음암 1km 지나온 지점

 

 

하늘문 시작.

 

 

정신을 가다듬고 '나는 아무 일 없이 끝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최면을 건다.

 

 

이런 겁나는 구간을 통과하면서 두려움을 떨치는 방법으로 나는 항상 위험한 공사를 하신 분들의 노고를 생각하면서 지난다.

 

 

밑에서 올려다보면 끝이 없다.

 

 

하늘문 전경

 

 

용추폭포 직전 두타산 5.6km, 청옥산 4.7km, 고적대 5.4km  갈림길

 

 

용추폭포

 

 

용추폭포는 청옥산과 고적대, 연칠성령, 갈미봉을 잇는 능선에서 흘러내린 물이 바른골로 모여 떨어지는 물이다.

 

 

용추폭포(中)의 진면목

 

 

용추폭포(上)

 

 

용추폭포 하단으로 흘러가는 물

 

 

쌍폭

 

 

쌍폭은 청옥산 두타산 사이 박달령 박달골로 흐르는 물이 만든 폭포와

 

 

박달골

 

 

바른골 용추폭포 하단과 하나의 沼에 떨어지는 것을 쌍폭이라 한다. 이어 무릉계곡을 만들어 남대천 동해로 흘러들어 간다.

 

 

쌍폭의 장관

 

 

병풍바위는 숲에 가려 잘 안 보인다.

 

 

옥류동

백두대간을 머리에 이고 사는 두타, 청옥은 산 높고 골 깊다. 골이 하도 깊어 武陵溪, 한 골짜기 성에차는지 박달골, 바른골을 양옆으로 펼쳐 한나절에 계곡도 다 못 지나니 두타, 청옥은 해 긴 여름이나 오를 수 있겠구나! 가다가 명경지수(明鏡止水)에 발이라도 담그던지 하늘 치솟은 암봉이나 기암절벽에 정신이라도 팔리면 도중에 하산해야 한다.

   

 

학소대(鶴巢臺)와 학소폭포

 

 

학소대의 장엄함

 

 

무릉계곡 집단시설지구

학소대를 지나면 바로 삼화사 후문이고 올라오면서 다 거쳐온 곳이다. 탐방 내내 부슬비가 내린다. 좋은 날 점지한다고 매일같이 일기예보를 들여다본 것이 헛수고가 되었다. 다시 온다는 기약은 없다. 아직도 우리 명산 100중 30이 남았고 백두대간 진부령까지 100km가 남았다. 70까지 마치겠다는 약속은 당겨서 끝날 것 같은데 복습은 그 후라야겠다. 식당에서 배낭을 찾고 주인 아저씨는 차를 가지러 간다.

 

 

 

 

 

2014년 10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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