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 조선일보 선정 산/양평 부용 형제 청계 도일 중원 폭산 봉재

양평 옥천 봉재산~설봉~가섭치~장군봉~함왕봉~사나사계곡 일주

안태수 2023. 4. 9.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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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산, 긴 능선, 깊은 골짜기에 산과 절

 

양평 용문산 집중탐구 중이다. 한강기맥이 용문산을 지나고 용문산을 중심으로 부살 모양의 산줄기와 계곡이 형성되어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산과 계곡이 수두룩하다. 작년 가을에 이어 겨울 폭설기를 피하고 봄에 다시 시작했다. 첫 산행으로 폭산(천사봉)을 선정했다가 음지마다 눈이 쌓인 것을 보고 눈 녹은 후를 기약하며 우선 눈이 없을 것 같은 산지를 골라 탐색을 이어나간다. 

     

(08:40) 사나사 주차장(강원 양평군 옥천면 용천리)이다. 용천 2리 마을회관에서 사나사 계곡주차장까지 약 1km 다시 사나사 주차장까지 1,2km이다. 사나사 주차장은 진입로가 1차선이고 협소하여 주말은 교통 장애를 겪을 거 같으니 사나사 계곡주차장을 이용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아침 이른 시간 좋은 자리에 주차를 했다. 

      

 

용문산 권역 등산 안내도이다. 사나사를 출발하여 차로 왔던 길을 걸어 약 5분정도 다시 내려가면 일주문 지나자마자 바로 봉재산 등산로 안내판이 보인다. 이정표도 있다. 오늘 등산코스는 사나사주차장을 출발하여→등산로입구(04km)→봉재산삼거리(0,9km)→봉재산왕복(0,2km)→설봉(2,9km)→한강기맥임도(1km)→가섭치(1,5km)→장군봉갈림길(0,5km)→장군봉(0,6km)→함왕봉(0,7km)→사나사(3,8km)로 일주하는 대략 11,8km 거리이다.   

 

사나사 주차장에 차를 대고 약 5분 정도 왔던 길로 되돌아간다. 나무마다 연둣빛 새싹 돋는 소리, 꽃망울 맺는 소리, 봄의 소리가 바람 타고 올라온다. 한적한 계곡길을 따라 포장도로를 거슬러 내려가는데 

 

도로에 움직이는 검은 물체가 눈에 띄었다. 언 듯 고양이려니 하고 생각하는데 가까워지니 토끼였다. 내 앞을 쏜살같이 지나 절 쪽으로 사라지는 바람에 간신히 촬영을 했다. 올해는 '흑토끼해' 흑토끼를 봤으니 올해 산행 운수가 좋은 모양이다. 

 

 

소나무 삼형제

 

(08:40) 봉재산 등산로 입구이다. 이정표와 용문산 일원 등산 안내도가 서 있다. 길에서 단 숨에 산기슭을 올라타는 등산로 요란하지 않고 소박하다. 용문산까지 6,9km, 오늘 목적지는 월간조선 315 산에 포함된 봉재산인데 아쉽게도 첫 이정표에 누락되어 있다.  

 

밧줄을 잡고 봉재산 능선에 도달하는데는 약 15분 밖에 안 걸렸다.

 

(08:45) 봉재산 능선 삼거리에서 봉재산은 좌측으로 약 100미터 떨어졌는데 우측 설봉, 용문산으로 진행하려면 왕복해야 한다.

 

봉재산 암봉

 

봉재산 바위 밧줄 잡고 오르기

 

봉재산(340m) 표시목

 

봉재산 표시목과 기념촬영

 

봉재산에서 오늘 진행할 봉재산 능선을 바라본다. 요철로 점철되어 일직선으로 달리다가 한강기맥까지 닿는다. 낮은 산이라 깔봤다가 큰코다친다. 고도 300m 언저리에서 시작해 한강기맥과 만나는 800여 미터까지 일직선으로 놓여있고 오르 내림이 심한 연봉으로 구성되어 있다. 허지만 좌우 명산을 품은 산줄기가 도열하여 산 이름 찾는 재미로 힘든 줄 모른다.    

 

봉재산에서 장군봉능선 전망

 

유명산(마유산)과 중미산 전망

 

다시 삼거리로 돌아와 설봉으로 진행한다. 설봉 2,9km, 용문산 6,5km ↑ 

 

(09:40) 401봉 암봉

 

(09:50) 459봉 핼기장

 

오솔길은 같은 등산로가 다음 峰 안부까지 꽤 길게 계속된다. 참나무 숲에 이따금 소나무가 철쭉은 성가시게 하고 낙엽 사이 너설은 헛발길을 짓게 한다. 그래도 평탄한 길이라면 걷는 재미 즐겁다.   

 

바위길

 

488,89봉

 

설봉 전망

 

설봉 오르는 밧줄

 

(10:40) 설봉(618m) 도착이다. 이정표에 붙은 설봉 표시물을 확인하고 용문산(가섭봉)까지 4,1km 남음이다. 평범한 봉우리다. 올라서면 내리막 없이 같은 높이로 북으로 쭉 뻗은 능선 때문에 산봉우리 대접을 못 받는 모양이다. 峰은 능선상에 솟은 봉우리를 말한다, 오르 내림이 없으면 어찌 峰이라 하겠나?   

 

줄기마다 가지마다 제각기 휠대로 휜 것을 보니 우여곡절이 많았던 소나무이다. 못난 자식이 집을 지킨다고 못난 소나무가 산을 지키는구나!

 

설매재자연휴양림 갈림길 팻말

 

822봉

'나는 산이다' 붉은 리본을 발견했다. 나는 산이다 님은 어떤 님인지 모른다. 내가 가는 험지 산마다 길라잡이를 해 준다. 나보다 한 수 위의 산꾼임에 틀림없다. 어떤 때는 환생을 반기지만 이내 사라진다. 가평 문안산, 포천 여우봉에서 나를 곤란에 빠트리기도 했다. 그때마다 '나는 산이다' 曰 '나도 사람이다'   

 

(11:40)한강기맥과 접속한다. 양평의 용문산권역 한강기맥의 주요 거점은 단월면 비솔고개~싸리봉~단월봉~폭산~용문산~배너미고개~유명산(마유산)~농다치고개이다. 앞 뒤로 사람소리가 들린다. 인천 산악회에서 배너미 고개에 사람들을 내려놓고 용문사에서 회수 한다고 한다.   

 

음지에 잔설이 남은 임도

 

양지바른 임도를 걷는 여인은 걷는 자세가 교정이 필요할 것 같다. 등산교과서에 나오는 걷는 요령을 산에서 활용해 보는 자세가 중요하다. 마구잡이로 걷다 보면 요통, 디스크, 관절 등의 손상으로 산과 일찍 결별해야 할 날이 다가온다.     

 

(12:10) 가섭치 일원 공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대평원이다. 용문산 정상을 군부대가 차지하면서 주변 일대를 기지화하며 산지 지형을 많이 바꾼 것 같다. 가섭치의 峙는 높은 고개를 말하는데 용문산(용문사) 마유산(농다치고개) 장군봉(사나사) 세 지점을 있는 곳이 가섭치가 아닌지 그렇다면 여기 대평원을 가섭치라고 보면 되겠다.    

 

가섭치 이정표이다. 한강기맥은 용문산 정상을 바로 넘어가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지금은 군부대가 정상을 중심으로 넓은 지역을 차지하고 있으니 본래 산악지도는 무색할 지경이다. 용문산 올라가는 입구는 정상 9부 능선 산허리에 둘러 쳐진 철조망을 아래를 돌아 용문사 방향에서 열어 놓은 계단로와 철문이다. 10평 남짓한 정상은 주말에는 인파로 북적거린다.

←사나사 6,9km, 배너미고개 2,6km, 용문산 1,5km → 

 

(12:10~55) 공군부대 주변 양지바른 곳에서 점심을 먹는다. 사진에 안 보이지만 내 앞에 산악회를 따라온 할머니가 앉아 같이 점심을 하며 산 얘기로 즐겁게 보냈다. 나이를 묻기에 '칠칠'이라고 하니 오라버니라고 한다. 산악회 따라 한남정맥을 완주한 경력을 갖고 있으며 우리 명산 100은 기본이고 향후 해외 원정 산을 꿈꾸는 산 마니아였다.  

 

배너미 고개에서 올라온 한 무리 평상복 차림의 단체 산행팀이다. 옷은 아무렇게나 편하게 입어도 좋지만 배낭과 등산화는 반드시 갖추고 오늘같이 얼음이 녹지 않는 구간을 대비해 스틱은 있으면 좋고 아이젠 필수이다.  

 

전망대

 

전망대에서 봉재산 능선 전망

 

용문산, 장군봉 삼거리 이정표이다. 용문사(4,0km), 용문산(1,0km) ↑, 장군봉 (0,5km),함왕봉, 백운봉(3,7km) →

 

(13:30) 장군봉 전망대 도착했다. 전망대 아래로 상원사가 있는 상원골이고 다음으로 뻗은 능선이 용문산 능선이다. 그 사이가 용문사가 있는 용문골이다. 반대로 보면 사나사가 있는 함왕골이며 앞으로 진행해야 할 하산 루트이다. 용문산은 부챗살처럼 뻗은 능선에 800이 넘는 峰우리가 15개나 솟고 골짜기마다 맑은 물과 기암괴석이 넘쳐나고 용문사, 상원사, 사나사 같은 천년고찰이 자리 잡고 있다.     

 

장군봉 정상석과 기념촬영

 

용문사 전망

 

(13:55) 함왕봉(889m) 도착했다. 백운봉 사나사 루트와 함왕봉 사나사 루트 중 어느 코스를 선택하느냐 갈림길에 섰다. 그럴 땐 미답 코스가 우선이다. 백운봉→새수골은 다녀간 적이 있다.  

 

함왕산에서 함왕골로 내려뻗은 가지능선을 타고 때로는 경사면을 훑으며 사나사 계곡으로 내려간다. 낙엽이 수북히 깔려 등산로 찾기가 만만찮다. 선등한 산악회 리본이 유일한 길잡이다, 

 

참나무 숲 속 '군산다딤돌 산악회' 리본

 

아래로 급하강 하는 능선위 '울산백두 산악회' 리본

 

뿌러진 참나무

 

(14:50) 약 1시간 가량 능선과 암봉을 우회한 경사로를 들낙거리며 내려오다가 계곡 상류을 알리는 바위 틈에 'J-3 클럽 산악회' 리본 확인. 

 

계곡 상류 돌멩이들 

 

계곡 옆 등산로 위로 쓰러진 소나무 

 

(15:05) 드디어 계곡 본류와 접속하여 평탄한 등산로를 따라 계곡을 건너뛰며 내려간다. 

 

공식적인 등산로 싸인 첫 발견

 

너덜겅

 

용천빙벽 팻말

 

용천빙벽

 

용소폭포 팻말

 

용소폭포

 

화강암 바위, 돌맹이, 자갈들이 널부러진 함왕골

 

넓은 고수부지 안착

 

사나사 백운봉(3,0km), 함왕산(3,6km), 장군봉(4,28km), 용문산(5,87km) 등산로 입구

 

사나사(舍那寺)

경기 양평군 옥천면 용천리에 있는 전통 사찰이다. 신라 923년(경명왕 7)에 여엄 대경대사가 5층석탑과 노사노불상을 봉안하며 사나사로  창건하였다. 고려 1337년(공민왕 16)에 태고국사 보우가 중창을 하고 , 임진왜란 때 전소된 것을 선조 41년(1608) 단월이 다시 짓고 일제 때 의병기지라고 불태워졌다. 그 후 1993년에 다시 절을 세워 오늘에 이르게 됐다.   

 

(15:50) 용문산 사나사 일주문을 나서며 오늘 등산을 끝낸다. 봉재산은 사나사 등산로 입구에서 500 미터 거리에 높이가 340 미터 밖에 안 되는 나지막한 산이다. 월간 조선 315 산이 아니면 찾아 올 일 없는 산이다. 315 산 지도에도  용문산 권역 한쪽 귀퉁이에 표기되어 한동안 답사를 할까 말까 많이 망설였다.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등산 중 내내 들었다. 상봉으로 죽 뻗은 능선에 적당한 요철과 암봉, 바위와 돌멩이, 너설과 흙길, 소나무와 참나무 그리고 철쭉, 어느 산림욕장을 걷는 기분이었다. 모처럼 길 잃을 염려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수월한 산행을 마쳤다.      

 

 

 

 

 

 

2023년 03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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