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름 조차 우수광스러운 소구니, 어비 山
가평 소구니산과 어비산을 연계하여 등산 계획을 하면서 선어치고개와 어비산장을 두고 들머리를 정하기 위해 고심하다가 현장 답사 후 결정하기로 하고 어비산장으로 달려왔다. 종주 산행일 경우 들머리를 정하는 나름대로 원칙이 있다. 차를 회수기 쉬운 곳, 높은 산에서 낮은 산으로 하산, 해를 등질 것 등이다. 어비계곡은 쥐 죽은 듯이 고요하다. 사람이라도 있으면 여러 가지 물어볼 게 많은데 눈, 코빼기도 안 보인다. 카카오 택시를 열심히 호출했다. 번번이 응답하는 차가 없다. 하는 수 없이 전번에 중미산 등산할 때 차를 세워둔 선어지고개를 들머리로 정하기로 했다.
(09:20) 선어치고개(572m)
경기도 가평군과 양평군을 가르는 37번 국도가 지나는 고갯마루이다. 지금은 4차선 국도가 지나지만 옛날에는 하늘이 서너치 밖에 안보였다고 붙인 지명이라고 한다. 오른쪽에 흰 건물이 제설자재 비축창고이다. 중미산~곡달산 등산할 때는 창고 옆 조그마한 공터에 주차했는데 이번에는 맞은편에 제법 주차장 형식을 갖춘 넓은 공터가 있어 불법 U턴을 감행해 차를 주차시켰다.
소구니산 등산로 입구이다. 선어지고개에서 바로 고추선 봉우리가 소구니산이다. 정상 도착 내내 오르막과 시름을 해야 한다. '매도 빨리 맞는 게 났다'라고 초장에 어렵사리 고지를 점령하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수월해진다.
가파른 산등성이를 올라오다 첫 봉우리 모습이다. 하늘이 트이고 나무가 듬성듬성 자라고 낙엽이 수북이 깔린 비탈에 뱀이 기어가 듯한 등산로를 로프 잡고 따라 오른다.
송전탑이 길잡이 노릇을 한다.
쓰레기를 버리지 말자는 호소문이다. 일반 등산객이 잘 찾지 않는 무명 산인데 누가 쓰레기를 버릴까?
봄이 기대되는 철쭉군락
바위너설 구간
유명산, 소구니산을 역광으로 전망한다.
농다치고개 갈림길 한강기맥 분기점이다. 이정표에 농다치고개가 생략되어 있다. 이정표를 관할하는 단체가 다르면 고의로 빠트리는 경우를 종종 본다. 선어치고개(1,3km), 소구니산 정상(0,3km)
(10:15) 소구니산(800m) 도착
백두대간 두로령에서 분기한 한강기맥이 소구니산까지 흘러와 농다치고개~옥산~청계산~두물머리에서 한강으로 빠져든다. 한강기맥 막바지를 잇는 산이다. 정상은 비교적 넓고 순탄하여 여럿이 쉬어가기에도 좋다. 전망 또한 일품이다. 東으로 유명산, 용문산, 백운봉, 南으로 남한강, 北으로 중미산 일원이 거침없다.
소구니산 정상석과 기념촬영
유명산, 용문산, 백운봉 전망
소구니산 정상 이정표
농다치고개→소구니산→유명산→배너미고개→용문산(한강기맥)
소구니산 ~ 유명산 간 능선
거암 우회로
유명산 주능선 진입 정상(0,3km)
철쭉 군락지
정상 고원에 전국에서 몰려온 산악회팀 여기저기 앉아 산중 점심이 한창이다. 음식 냄새가 맑은 공기를 헤친다.
옹기종기 시끌벅적 주거니 받거니 산중식사가 열중이다.
(10:55) 유명산(有明山 862m) 정상 도착
산림청에서 선정한 우리 명산 100에 속한 산이다. 정상 표석과 인증 삿을 찍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린다. 드디어 내 차례
유명산 정상석과 기념촬영
정상은 옛 火田인 듯 넓은 초원이 조성되어 있어 자연스럽게 페러글라이딩 활공장 같은 것이 생겨나고 산비탈에는 고랭이 채소밭이 화전을 잇는 듯하다. 키 큰 나무는 별로 없고 철쭉 같은 관목과 억새같이 풀이 자라 초원의 주인이 되었다. 가끔 소나무나 참나무 같은 키 큰 나무는 잘 생긴 덕으로 살아남아 정상에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다.
폭산, 용문산, 장군봉, 함안봉, 백운봉 전망
합수부 지점으로 하산으로 내려간다. 유명산 자연휴양림 주차장에서 정상으로 등산하는 코스는 능선길과 입구지계곡(유명산 계곡) 2개 코스가 있는데 한 바퀴 돌면 다 보게 된다.
입구지 계곡 상류 너덜지대
어비계곡과 입구지계곡 합수지점으로 유명산계곡 상류이며 어비계곡 하류이다. 여기서 어비계곡 건너 어비산 등산로가 갈라진다. 어비산 정상(1,5km), 유명산자연휴양림 매표소(2,9km) 이정표이다.
어비계곡이다. 발에 물 안 적시고 건너는 길을 탐색한다. 육안으로 확인할 방법이 없다. 계곡을 이리저리 거슬러 올라가면서 마땅한 곳이 있으면 건너며 하다가 드디어 계곡을 다 건너자마자 이정표 같은 물체를 발견하고 다가갔다.
어비계곡 이정표이다 정상까지 1,2km 남았다.
등산로는 산비탈 너덜지대를 피해 낙엽이 깔린 제대로
로프로 나무줄기를 이어 연결하고 등산로임을 알린다.
어비산 능선 진입 직전 바위너설 구간에 산악회 리본 발견
어비산 능선 진입 이정표이다. 정상까지 0,6km 남았다.
(12:50) 어비산(漁飛山 830m) 도착
유명산에 바글바글한 등산객에 비해 어비산은 한산하기 그지없었다. 같은 郡(가평군) 같은 면(설악면) 같은 里(가일리)에 있으며 이렇게 푸대접을 받을 수 있을까? 내심 불편했는데 뒤에 알고 보니 합수지점을 거점으로 어비산 등산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모양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함수지점 전에서 만난 등산객에게 어비산 가는 루트를 물으니 묻지도 않은 어비산 전설은 얘기면서 루트는 잘 설명하지 못했다.
어비산 정상석과 기념촬영
(13:30) 어비산 정상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데 숫고개 쪽에서 한 사람이 올라왔다. 가평일대 산을 두루 섭렵한 산꾼이었다. 한강 기맥을 위시하여 기맥을 가치 쳐 나간 산줄기 설명이 해박했다. 다음 행선지인 폭산, 중원산, 봉재산 루트도 잘 들었다. 답례로 살과자 한 봉으로 대접했다. 이어 헤어지고 어비산장으로 하산한다.
용문산 전망
정상 이정표 가일리 어비산장 (2,3km)
전망대
차례로 유명산 계곡, 유명산, 소구니산, 선어치 고개, 중미산 전망
차례로 선어치고개, 중미산, 삼태봉, 통방산, 곡달산 조망
하산로 어비능선 모습
소나무 군락지
급경사지대 로프 잡고 하산
바위지대 쇠봉과 로프
봉우리마다 쉼터 조성
잣나무 군락지
어린 잣나무와 고목 은행나무
어비농원 경계 철망
어비산장(0,180km), 어비산 정상(1,95km) 팻말
막바지 고랑 따라 하산로
산악회 리본과 어비산 새소리길과 어비산장 하산 계단로 집중
(14:55) 어비산 등산로 입구
카카오 택시 콜은 여전히 응답차가 없다. 마을버스로 설악터미널까지 나갔다가 다시 버스로 선어치고개로 간다는 것은 한심한 일이다. 버스 정류장에 붙은 '친절한 택시' 스티커로 전화를 걸었다, 카카오 택시 무응답에 질렸다가 금방 전화를 받아주니 살 것만 같았다. 설악터미널에서 어비산장까지 13km를 메다 꺾고 공차로 와서 선어치고개 6,6km, 합계 19,6km 요금을 물기로 하고 택시를 불렀다. 요즘 澳地라는 게 별게 아니다 교통편이 귀하면 그게 오지이다.
2022년 12월 11일
'315 조선일보 선정 산 > 가평 호명,뾰루,화야,고동,곡달,통방,삼태봉,중미,소구니,어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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