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정호수 마음 먹고 한 바퀴 돌아보며
서울 상도동에서 강북강변로, 세종 포천 고속도로를 타고 북동쪽으로 99km 달려왔다. 서울 도심과 포천 시가지를 자동차 전용도로를 이용하니 시간이 많이 단축되었다. 그동안 서울 살며 산정호수란 지명을 하도 많이 들어 가본 듯 착각할 정도였다. 현역에서 은퇴한 후 우리 명산 100을 찾아다니면서 명성산 등산길에 내려다봤고 산안고개로 하산하면서 호수를 따라 잠시 걸은 게 처음이었다. 그 후 가족, 친구, 산꾼들과 어울려 여러 차례 방문했었다. 나라 안에 그 많은 호수 중 골짜기 산정호수가 어떻게 전국적인 명소가 되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방문할 때마다 따라다녔다.
팔각정 지나 명성산 정상 가는 등산로에서 내려다본 산정호수 광경은 그야말로 산속의 우물 같은 정경이다. 봄의 신록, 여름 녹음, 가을 단풍과 억새, 겨울 설경을 배경으로 하는 호수는 자연경관만으로도 관광객을 불러 모으기에 충분한 여건을 갖추었다.
(12:55) 산정호수 상동 주차장 (포천시 영북면 산정리 243-1)
주차장 끄트머리 호수 쪽을 가로막은 상가 건물 좌, 우가 호수로 통하는 진입로이다. 태양이 하늘 한가운데 떠 있어 햇빛은 어느 방향에서나 머리 위에서 내리쬔다.
산정호수 가는 길
차를 세워 둔 곳과 가까워 자연스럽게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돈다.
산정호수 둘레길 기점은 주차장이다. 꼭 집어 지정한 곳은 아니지만 호수 물과 처음 닿는 곳에서 이제 호수 둘레길을 걷게 되는구나 라고 마음속으로 카운트 하게된다.
산책로 보행 예절 안내판
꼭 지켜야 할 세 가지 ①우측통행, ②횡대보행 금지, ③앞사람과 2m 거리두기이다. 한 가지 더 추가하면 '큰소리로 내기 없기'이다. 또 음악을 소리 내어 듣는 사람도 있는 데 이것은 공공장소 어디서나 해당하는 사항이다.
물가엔 안전난간 산책로엔 야자매트 깔고 키 큰 참나무 아래엔 벤치를 놓았다. 벤치에 앉아 물 구경도 하고 호수 바람도 새고 지나가는 사람도 구경하고 싶었지만 거리두기 때문에 그냥 지났다.
포토 존
망봉산(363m)은 산정호수의 우백호에 해당하는 산으로 호수의 수호신이다.
'사랑해 자기야' 하트 터널
물놀이 기구(도넛보트, 전동붕붕보트, 수동오리보트, 노보트)
평화의 쉼터
호수 인근 여러 지역에서 136位의 6, 25 전사자 유해가 발굴되어 이곳 호숫가에 이들을 위한 추모공원을 조성하여 많은 사람들이 참배할 수 있게 해 놓았다.
'사랑의 결실'
'허브농장과 야생화'는 각종 허브와 야생화를 재배하는 농장 정원이며 동시에 카페, 제빵 공장을 운영하는 업체이다. 사람이 하도 바글바글해 등산복 차림으로 들어가 볼 꿈도 못 꾸고 지나쳤다.
산정호수 북쪽 水口이다. 명성산 서쪽 사면의 여러 지류들이 모여 흘러드는 곳이다.
나무수국에 달려드는 女心
좁은 골목집 통과
웬 한옥집? 서원이나 사당, 문중 고택을 연상시킨다. 알고 보니 '가비가배'란 상호를 지닌 카페&갤러리이다. 이런 산중에 저런 영업이 가능한지 모를 일이다. 여기까지 수변을 따라오다가 소나무 숲길 등산로와 갈라진다. 망무봉 기슭으로 소나무 숲 길이 조성되어 있어 하동 주차장까지 이어진다. 수변을 따라 계속 진행한다.
산정호수와 명성산 연봉
명성산 등산코스가 훤히 드러나 있다. 책바위로 올라가서 팔각정 찍고 능선을 따라 명성산까지 왕복하는 코스와 구천동계곡으로 올라 등룡폭포, 억새밭, 팔각정 찍고 명성산 갔다고 산안고개로 하산하는 코스가 있다. 대부분 왕복이 싫어 두번째 코스를 많이 이용한다.
산정호수와 망봉산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산정리에 있는 인공호수이다. 명성산을 비롯하여 사방 산으로 둘러싸여 마치 산속의 우물 같다 하여 산정호수란 이름이 붙여졌다. 1925년 일제강점기에 호수둘레 3,5km, 최고수심 23,5m, 면적 7,8만 평으로 농업용수로 축조되었다가 1977년 국민관광지로 승격되면서 국가적인 차원에서 종합관광지로 변모되기 시작했다.
책바위봉과 여우봉 전망
수변데크(2,6km)
1977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되면서 명성산(922m), 산정호수(3,2km), 억새밭(15만㎡), 대유몽베르 CC, 한화리조트, 펜션, 식당, 놀이동산, 보트, 수상스키, 썰매장, 조각공원, 편의시설 등이 조성되어 전국적인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조각공원과 여우봉 능선 전망
명성산 파노라마 사진
하동 주차장 갈림길이다. 호수 물막이 둑(댐)이 시작하고 둑 가장자리로 낙천지폭포가 하동으로 떨어진다. 물길은 수량이 넘쳐나지 못해 볼 수 없었다. 여기서 부터 수변 데크 산책로(2,6km)는 끝나고 망봉산 자락길 궁예의 길(1,4km)이 시작된다.
(김일성 별장터 사진은 빌려옴)
둑 위에 누대(樓臺)처럼 세워 희한한 전망대가 다 있구나 하며 그냥 지나쳤는데 지나고 보니 김일성 별장지라고 한다.
김일성 별장지에서 본 산정호수와 명성산 경치
궁예동상
철원 하면 궁예의 나라 태봉국의 수도이다. 궁예는 후삼국시대 후고구려를 세운 인물로 신라 왕족의 후손이다. 신라 말기 혼란스러운 틈을 타 원주 지방 호족 양길의 휘하에 들어가 독자적인 세력을 형성하여 신라와의 전투에서 연전연승을 거두며 한강 이북 지역을 차지했다. 송악의 왕건과 제휴하여 양길까지 몰락시키고 후고구려를 건국한다. 그 후 태봉으로 국호를 변경하고 수도를 철원으로 옮겼다. 궁예의 화려한 궁궐 공사로 과도한 노역과 세금 부담으로 민심의 이반, 스스로 미륵불이라고 자처, 관심법 등 거듭된 실정으로 부하인 왕건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말았다.
산정호수 둘레길 안내판(수변데크 2,6km, 궁예의 길 1,4km)이다.
식당가
조각공원
동일 작가의 조형물로 잠식한 것은 과유불급이다
조각공원 광장
(13:55) 상동 주차장이다. 트랭글 GPS는 3,5km, 1 시간 걸렸음을 가리킨다. 비교적 상세하게 돌아봤다.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장터 같은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으려고 애쓰다가 만 산책이었다. 예전에 철쭉, 녹음, 단풍, 억새 계절에 호젓히 돌아본 추억과 묘한 결합을 지어 다음에는 망봉산과 망무봉을 연계하여 등산으로 산정호수 답사를 마무리 지을까 생각한다.
2021년 8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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