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명山 100/포천 명성산 산정호수

포천, 철원 명성산 상동주차장~등룡폭포~팔각정억새밭~삼각봉~정상~산안고개 원점회귀

안태수 2019. 11. 17.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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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는 이르고 단풍은 막바지였다


강원도 서쪽은 경기도 북녘이다. 포천, 철원, 화천은 서로의 경계가 애매할 정도로 산맥으로 뒤엉켰으며 높이

1,000m 언저리 산들로 꽉찼다. 한북정맥에서 갈려나온 기맥과 지맥에 우리 명산 100도 집중적으로 몰려 있어

산악회의 주요 산행지로 소문이 났다. 나 또한 이 지역에 알만한 산은 다 올랐지만 아직도 남은 산이 많아 이곳

지도는 책상머리에서 떠날 날이 없다. 우리나라 산경표에 나온 대간, 정간, 정맥은 그런대로 알고 있지만 기맥,

지맥은 맨날 봐도 잊어버린다. 나의 한계는 정맥까지인가 보다.       



(07:45) 상동주차장

일동 한 모텔에서 잘 자고 한적한 거리를 10여 km 달려 도착한 곳이 하동 주차장이었다. 호수가 안 보이고 호

에서 볼 수 있는 책바위도 다른 모양이었다. '아이고 아는 길도 물어야 하는데' 다시 이동하여 5분 거리에 있

윗동네 상동주차장에 도착했다.   


명성산 등산로 입구 억새밭 가는 길

텅빈 주차장에 입맛대로 골라 주차하고 산행 준비를 마쳤다. 사람도 없는 적막한 시간이다. 산정호수는 여러 차

례 방문했고 명성산은 한 차례 오른 적이 있어 낯설지 않아 익숙하게 등산로를 찾아 들어갔다. 


식당가를 지나

코너 식당 사장이 비 질을 하고 있었다. 매운탕 전문집이다. 하산 후 얼큰한 매운탕으로 솟풀이 하는 것도 피로

를 푸는 한 방법이다. "사장님 제일 맛있는 게 뭐죠?" "쏘가리죠" "그럼 점심으로 예약하고 갑니다." 


책바위 갈림길

계곡을 진입하여 몇 걸음 지나가면 계곡에는 물이 없는 폭포(비선폭포)가 나오고 좌로 가파른 산등성이에 책바

코스가 있다. 억밭을 제대로 보려면 억새가 시작되는 초입에서 시작하여 팔각정까지 조성한 데크로드를 

따라 가는 것이 산만하지 않고 차분하게 감상할 수 있다.   



비선폭포는 표지판을 세우지 않아 대부분 사람들이 모르고 지나친다. 갈수기에 암반만 드러내고 있어 마당바

럼 보인다. 


철다리①

계곡은 산정호수의 수원지 같은데 호수가 워낙 유명해 명칭이 없다. 혹자는 명성계곡이라는데 명성산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고 공공기관은 '산간계곡'이라고 애매하게 부르는데 상류에 등룡폭포가 있으니 등룡계곡이라

르자. 


철다리②

계곡을 지그재그로 건너면서 다리가 자꾸 놓인다. 


철다리③

계곡 가장자리에 철데크를 깔아 등산로를 조성하고


한 선생

아직도 양지바른 곳엔 단풍이 많이 남아 있다. 단풍 사이로 역광이 스면들면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들은 탄성을

자아낸다.   


등룡폭포(登龍瀑布)

처음 폭포를 봤을 때 골짜기에 비해 규모 큰 폭포가 들어 앉아 있음에 놀랐다. 좌 우 산세는 매우 가파른데 물은

어디서 흘러 오는 지, 곡 상류는 얼마나 심오한 지, 폭포 벼랑에 올라서니 느슨한 암반이 제법 길고 폭도 넓다.     


등룡폭포

용소, 용이 살았다는 이야기보다 등룡, 하늘로 올라갔다는 얘기에 무게를 두다. 


한 선생과 등룡폭포 기념촬영


철다리④

폭로 상단 가장자리 암반 위로 데크와 계단 철다리 설치


계곡 단풍 집중 지역


드디어 계곡을 벗어나


억새밭이 시작하는 초입에 도착했다. 모든 생물이 다 같거늘 성장시기, 개화시기가 제각각이다. 가는 날이 절정

이며 하늘도 맑고 파래야 하고 햇빛도 눈부시게 빛나야 하고 바람도 적당하게 불어야 하는데 그게 뜻대로 되느

냐 말이다.

       

(08:45) 억새밭 입구 이정표

산정호수 3.1km, 팔각정 0.7km 전체거리 3.8km이다.

 

억새가 만발하는 일은 좀 더 있어야겠다.


명성산 억새바람길


은빛 억새


포천 명성산 억새밭의 규모는 198,347㎡(6만 평)로 전국 5대 (포천 명성산, 정선 민둥산. 홍성 오서산, 울주

신불산, 창녕 화왕산) 억새밭 군락지에 들어간다. 이것 말고도 장흥 천관산, 영남알프스 재약산 사자평, 광주 무

등산 장불재 등 명소가 많지만 5대 군락지란 주관적인 판단이기 때문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개인적으로 100

평이 넘는 재약산 일대 사자평이 가장 인상에 남았다.   


억새밭 전경

안전 울타리 안에 데크 로드를 깔았다. 그리고 중간 중간에 포토존을 별도를 설치하여 억새밭이 훼손되는 것을

막고 나섰다.


탐방로 계단과 데크


(09:25) 팔각정 도착

여기까지 와서 명성산 갔다 왔다고 착각하는 사람도 있다. 팔각정자, 일 년 후에 배달하는 빨간 우체통, 정상석

등이 있다. 지형을 살펴보면 산정호수에서 바로 바라다보이며 책바위란 거대한 슬랩이 산정을 덮고 억새밭이

수만 평 펼쳐 있으니 실제 명성산 노릇을 하는 셈이다. 명실공히 포천 명성산이다. 철원 명성산은 여기서 북쪽

으로 능선을 타고 약 2.5km 떨어진 지점에 있다.   


빨간 우체통 앞 한 선생


올라온 능선과 반대편 여우봉 전망


명성산 진행 방향

팔각정에서 명성산 정상까지 대략 2.5km, 남에서 북으로 뻗은 거의 직선에 가까운 능선이며 도처에 바위가 도

사리고 있어 암릉 혹은 리지라고 부른다. 난이도 下 정도이고 걷는 재미만 솔솔하다. 


능선은 적당히 날카롭고 서서히 높아진다 심한 업 다운이 없어 여유가 있고 바위가 몰려 있으면 큰 나무가 없어

조망이 뛰어난다.   

   

산악마라토너를 패스시키고


남쪽 산악과 포천시 방향 파노라마 사진

산정호수


산정호수와 몽베르CC


동쪽 산악 전차훈련장


참나무 단풍

사람들은 붉은색만 단풍 취급하는데 녹색 식물들은 가을이 오면 엽록소 생산을 중단하고 새로운 물질을 형성하

여 빨강, 노랑, 갈색 등의 색깔로 변한다. 이들 색깔이 조화를 이루면 예쁜 단풍이 되고 무리 지으면 환상적이

된다. 단풍이 고울려면 건조하고 차가운 날씨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가 관건이다.         


너설


바위길


바위 경사진 길 통과


구삼각봉, 삼각봉, 명성산, 궁예봉 전망처


철원 명성산 정상 부근 억새밭


암봉 우회로


노익장 안 노인이 백패킹 하고 하산 길에 우리와 마주쳤다. 20Kg이 넘는 배낭을 짊어지고 보기에도 안스럽게

위를 내려오다가 스틱을 떨어트리고 말았다. 10m 정도 떨어진 비탈에 결렸다. 한 선생이 단 숨에 내려가 회

했다. 고맙다는 인사도 힘들게 한다. 무리데스네!   

구삼각봉, 삼각봉, 명선산, 궁예봉은 비슷한 생김새로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양이 마치 뜀뛰기 바위처럼 보인다.


삼각봉(906m)

구삼각봉은 아무런 표시물 없이 gps만 울리고 삼각봉엔 거창한 정상석이 올라 앉았다. 

'요산의 하루'



철원군 갈마읍 신철원리 강원도 철원 땅 진입

명성산 직전 용화저수지 갈림길이 있다. 약사령으로 해서 각흘산이나 느치고개, 용화저수지, 삼지연 폭포, 철원

으로 빠지는 길이다. 철원 안보관광을 다녀오다가 삼지연폭포 구경하고 용화터널 지나 용화저수지 가장자리에

명성산 등산 코스를 봤다. 다음엔 그 길로 명성산 올랐다가 궁예봉 코스를 이용하여 등산해 봐야겠다.  


(11:25) 명성산(鳴聲山 923m) 도착

울음산이라고 한다. 궁예가 왕건에 쫓겨 최후를 맞이한 전장이다. 철원평야를 중심으로 궁예의 태봉국 전설이

많이 전해오는 곳이다. 천황지, 한탄강, 궁예봉, 명성산, 망봉, 개적봉, 도마치고개, 여우고개 항서받골 등 궁예

관련된 지명이 많다. 철원의 명산 고대산, 금학산, 명성산에 올라 철원평야를 바라보면 궁예의 혜안에 공감

이 절로 간다. 남북통일 수도는 철원으로 하자.  


한 선생을 산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제주도 한라산 산신령이라고 소개한다. 제주도에서 왔다면 먼저 놀래고

더욱 반긴다. 일 년에 계절마다 한라산은 등반하였다면 지금까지 오른 횟수가 얼마나 될까? 한 개의 산을 그렇

많이 오른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그리고 368 개의 오름을 책으로 정리, 제주올레길 순, 역방향 완주, 제

주의 살있는 전설로 모셔도 손색이 없다.    


요산의 두 번째 정상


한 선생과 기념촬영


정상 이정표에서 숨은폭계곡, 산안고개(3.1km)로 하산


떡갈나무와 잡다한 나무 단풍


숨은폭계곡 궁예봉 갈림길


숨은폭계곡  단풍


오늘의 단풍

단풍도 사람 가까이 있으면 손이 타서 천박한 색깔을 낸다. 근래에 심은 단풍은 원예종 같아 봄에 천지에 피는

산홍처럼 색깔은 화려해도 오래 보면 질리게 한다. 내장산 백양사 약사암 부근 고목의 단풍은 오래 지켜봐야

단풍인줄 안다.      


숨은폭포는 물이 마르면 대형슬랩과 마당바위로 변한다. 


기암괴석


(13:10)산안고개 도착


산안고개 차도(산정호수길)와 접속


궁예봉 능선 전망 


팔각정 아래 책바위 전망


일본목련


산정호수 자체 홈페이지가 있을 정도로 유명해졌다. 철원과 포천의 산, 명성산 줄기와 포천의 망봉산과 망우봉

이 둘러싸인 1925년 일제강점기에 축조한 인공호수이다. 둘레가 3.2km의 호수 산책로, 명성산 팔각정 억새군

지, 호수폭포(인공), 자인사와 주변 한탄강, 철원안보관광지, 삼부연폭포 등의 중심지역으로 국민광광지로 지

되었다. 


산책로


(14:00) 등산로가든

산안고개에서 산정호수로를 따라 상동주차장까지 약 4km 1 시간 좀 못 걸려 돌아왔다. 산에서 샌드위치, 케이

크,  바나나점심을 때웠더니 배가 고프다. 아침 등산길에 약속한 식당으로 가서 주인장께 아침에 건넸던 인

사를 반복했더니 그제야 알아본다. 쏘가리매운탕으로 푸짐하게 점심 먹고 일동으로 달려가 용화온천장으로 바

꾸어 목욕고 귀가 길에 들어섰다. 한 선생은 7시까지 김포공항에 도착해야 했다. 차가 많이 밀려 가까스로 도

착했다. 한 선생을 제주도로 무사히 돌려보내는 안도감이 어느새 흐뭇한 기쁨으로 다가왔다.     







                                                     2019년 10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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