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간 지켜본 여의도 윤중로 벚꽃
여의도는 내 인생에 1/3을 보낸 곳이다.
1980년부터 2010년까지 30년간 취업과 창업, 은퇴의 과정 속에 피와 땀. 노동이 깃들여 있다.
옛날 박정희의 5,16 광장은 김대중 때 여의도공원으로 바뀌었다.
이곳을 기준으로 동여의도와 서여의도로 나누어졌고 직장 생활은 서여의도, 창업과 은퇴는 동여의도에서 이루어졌다.
그 당시 여의도 그늘이라곤 빌딩 그림자, 한강 다리 밑 그리고 윤중로 벚나무 그늘이 전부였다.
가끔 골치가 아프거나 식사 후 운동이 필요할 때면 윤중로 걸어 나왔다.
저 벚나무가 언제 제구실을 할까? 국회의사당 주변은 창경원 벚나무를 옮겨 심어 처음부터 노거수로 시작했지만 동여의도는
어린 나무를 심어 불 품이 없었는데 40년 세월이 지나고 보니 이렇게 아름답게 자랐다.
지하철 9호선 샛강역 3번출구
벚꽃 축제의 계절이 되면 여의도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인파로 들끓는다. 퇴근길에 축제 인파에 갇혀 얼굴을 찌프렸지
만, 다 지나간 일이다. 지금은 지하철이 생겨 여의도 진입이 수월해졌다. 9호선 샛강역 3번 출구로 나와 윤종로를 시계
반대 방향으로 한바퀴 돌면 여의도 벚꽃은 빠트리지 않고 다 보게 된다.
대우 트럼프월드 1차 아파트 앞 윤중로
윤중로는 여의를 개발할 때 밤섬을 폭파하여 그 흙을 실어다 쌓은 제방이다. 길이가 동여의도 3,8km, 서여의도 3,2km 도합 7km이다. 그때 가로수로 심은 벚나무들이다. 이젠 차들이 많이 다녀 산책 코스론 적당하지 않고 산책하려면 한강으로 내려가 강가 河岸을 따라 크게 도는 코스가 좋다. 그러면 약 10km가 넘을 것이다.
벚꽃은 장미과 벚나무속 벚나무교목으로 갈잎큰키나무이다. 봄을 대표하는 꽃으로 사람을 제일 많이 모으고 동시에 피고 동시에 진다고 해서 일사불란 단결의 표상이다. 일본 국화로 일본이 싫다고 꽃까지 나쁘게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저 중에 제주도가 원산인 꽃도 있다. 가을 단풍도 가관이다.
카톨릭대학교 여의도 성모병원 길
리젠시아 아파트
동여의도 한강공원 나들목
63 빌딩 삼거리
한강공원 나들목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 역 3번 출구
마포대교 남단
순복음교회
윤중로 서여의도 국회의사당 뒷길
서여의로 구간 1,7km는 코로나 19 때문에 사전에 예약 신청을 받아 추첨 결과로 참여시켰다. 실제 벚나무가 가장 크고 꽃이 많이 달리는 곳이다. 어느 봄날 창경궁 답사 갔다고 우연히 해설팀과 조우하여 따라다녔다. 그때 내가 한 질문이 "창경원 벚나무 다 어디로 갔습니까?" 들려온 대답은 "여의도 윤중로와 과천 서울대공원으로 간 줄 압니다"였다.
국회 한강 둔치 주차장
서강대교 남단에서 벚꽃놀이를 계속하기 위해 한강 둔치로 내려가 샛강을 따라 동쪽으로 진행한다.
샛강은 여의도 남쪽 올림픽대로 사이 한강 물길로 여름 장마철 한강 둔치가 잠길 때 강 노릇 하다가 물이 빠지고 나면 실개천으로 전락한다. 그리고 한강 100리 길(서울 시계 41,5km) 자전거길, 도보길이 지나며 전체 구간 중 중간쯤에 해당하는 지점이다.
샛강 둔치에 습지 생태공원을 조성하여 버드나무, 억새 등 각종 수생식물, 습지식물이 번성하고 있다.
샛강에서 서여의도 KBS 윤중로 개방 지점으로 올라와 다시 벚꽃 축제에 가담한다.
의원회관 앞
여의2교 북단
我 부인이다. 나의 산책길에 좀처럼 따라나서질 않는 사람이다. 여의도 벚꽃 구경 간다니깐 따라나선다. 다른 사람들과 다닐 때는 항상 상전 대접받는데 오늘은 상전을 모신 꼴이다. 평소 같이 걸을 때 우리는 늘 따로 떨어진다. 내 걸음은 어느 장소이던 속도가 일정하고 또 일정한 속도가 걸음의 목표이다. 예를 들면 횡단보도 건너기, 버스 타기, 지하철 탑승 등 나는 절대 안 뛰고 마누라는 뛴다. 그리고 평지 속도는 나보다 빠르고 언덕은 나보다 처진다. 같이 나란히 걸을 일이 없다.
메리어트 아파트먼트 서울
대우 트럼프월드 2차 아파트
윤중중학교
동여의도 여의교 출발 지점에 도착하니 대략 9km 걸었다. 여의도에 마지막 남은 잊지 못할 맛집 '청수장'으로 직행한다. 여의도침례교회 옆 메밀 전문집이다. 곁들여 돌솥비빔밥, 돌솥우동, 유부김밥이 있다. 이 집은 나의 여의도 이력과 비슷하다. 여주인이 남편의 사업 실패로 당시 분식집으로 출발하여 여의도 맛집으로 소문나기까지 그때 메뉴를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다. 그동안 빚도 다 갚고 현대전자 다니며 잘 나가던 아들까지 끌어드렸다. 그 아들은 나한데 각별했다. 혼자 메밀 먹으려 가면 유뷰 3알을 서비스로 내놓기도 했다. 내가 여의도 떠나고 가끔 들리면 그 친구를 가게에서 볼 수 없었다. 오늘은 그 친구를 만났다. 처음엔 못 알아보다가 마스크를 벗으니 금방 알아본다. 반가웠다.
2021년 3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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