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소문따라/서울걷기

서울 은평구 진관사사거리~이말산~구파발역~앵봉산~서오릉고개~봉산~증산역

안태수 2019. 7. 16.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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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도 아니고 들도 아닌 곳에 도시가 생기다.


서울에 살며 가까운 산에 올라보면 서울이 평탄한 곳이 아니라 산지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세계 관광객이

들끓는 샌프란 시스코를 언덕의 도시라고 하며 무슨 힐 하면서 시가지와 언덕의 조화가 아름답다고 칭송하는

것을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하고 돌아온 사람들로부터 여러 번 들었다. 나도 샌프란시스코에서 한 열흘 동안 머물

며 명소를 잇는 49마일 전망도로를 따라 도보 여행한 적이 있어 서울의 언덕과 비교할 기회가 있었다. 언덕의

분포는 서울이 훨씬 많고 높이는 비슷하고 지형은 서울이 더 다양하다. 단지 샌프란시스코는 도시 미관을 엄격

하게 통제하며 건물 외벽을 도색할 때도 중복되지 않도록 허가를 받는데 반해 서울은 그렇지 못하다는 차이가

다. 래 생긴 모습은 서울이 더 명품이다.  

  

(10:45)진관근린공원 입구

701번 버스 타고 하나고, 은평 한옥마을, 삼천사, 진관사 입구 정류장에서 내렸다. 의상봉능선, 응봉능선, 기자

능선이 우람하게 닥아온다. 결혼 후 은평구에서 한 3 년 살아 낮선 곳이 아니며 또 북한산 들락 거리면서 그동안

변천한 역사까지도 알고 있다. 은평 재개발사업으로 천지가 개벽한 곳이다.  


이말산 쉼터

진관근린공원이며 은평 둘레길이다. 3코스 2.59km (진관사 입구↔구파발역 2번 출구), 2코스 3.95km (구파

발역 2번 출구↔서오릉고개), 1코스 5.57km (서오릉고개↔증산역) 역순으로 진행한다.   


등산로

평일 오전 시간대라서 그런지 산은 조용하고 등산로 주변은 잡목들을 잘 정리하여 시야가 탁 트였다. 산의 난이

도는 높고 낮음에 기인하지 않는다. 주릉에 도달할 때까지 거리가 주요 원인이 되지만 주릉의 요철의 빈도와 고

도의 편차가 난이도의 핵심이다. 이말산은 비록 높이가 134m밖에 안 되지만 울창한 산림과 산세는 어느 산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은평 둘레길 수종은 참나무가 대부분이고 아카시아와 소나무가 간간히 섞였다.


거리 표시 이정표를 만나다

진관사 이말산 입구 → 구파발역 2번 출구(2.59km) →서오릉고개(3.95km) 〓 6.54km

 

신갈나무

참나무 중에 높은 산에 살고 나무꾼이 짚신에 깔아 신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분묘와 석물

이말산은 조선 궁중에 종사하던 왕족, 내시, 상궁, 궁녀 등의 대규모 공동묘지였다. 2010년 이말산 지표 조사에

서 확인된 바에 의하면 분묘가 1,746기, 유물(비석, 상석, 은유석, 망주석, 문인석)이 1,488점이 확인되었으나

지금까지 유형문화재 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방치한 상태이다.  


문인석


떡갈나무

참나무 중에 가장 흔한 나무이며 잎이 넓고 음식을 상하지 않게 하는 성분 때문에 떡을 싸서 보관하고 도토리는

떡갈나무의 열매, 상수리는 상수리나무의 열매, 꿀밤은 졸참나무의 열매를 말한다. 


이말산(莉茉山 132.7m)의 莉茉은 물푸레나뭇과의 상록관목으로 관상용 또는 향유(香油) 원료를 채취하기 위

많이 심었던 모양이다. 


호조판서 이린(李遴)의 묘

산중에 잘 가꾸어진 묘지가 있어 찾아봤다. 호조판서 이린(李遴)의 묘라고 쓰여 있고 이린의 출생과 사망은 미

생이라고 하며 중종(1517)과 선조(1589) 때 문신이었다.

  

구파발역 표시 이정표


구파발역 2번 출구로 내려가는 계단


(11:40) 구파발역 2번 출구 광장

구파발역 2번 출구부터 6호선 증산역까지 은평둘레길 2코스와 서울둘레길 7코스가 중복하는 코스이다. 구파발

은 은평지구 재개발 후 몰라보게 달라진 곳이다. 구파발 막 벗어나 통일로 삼송리 가는 길에 대전차 방어 진지가

흉물스럽게 도로를 가로막고 있었는데 안 보인다. 


롯데몰 사거리에서 좌회전


통일로 횡단


(11:55) 구파발사거리 탑골생태공원 입구


탑골생태공원

점심시간 공원은 온통 내 차지이다. 제일 시원한 곳이 어딜까? 커다란 소나무 아래가 적당하다. 주변에 걸거치

는 것도 없고 바람도 잘 통하고 그늘도 넉넉하고 날벌레들도 관심 없는 벤치에 자리 잡아 식사를 꺼낸다. 쑥떡,

바나나, 얼린 수박, 냉커피가 전부이다.    


체육공원 뒤오 돌계단 오르고

 

연이은 나무계단을 올라서면 앵봉산 주릉과 만나서 서오릉 입구(2.85km)로 진행한다. 

 

능선을 걷다 젊은 가족과 마주치다.


금계국이 흐트러지게 피어있는 쉼터에 걷기에 나선 무리들이 한 바탕 쉬고 있다. 


갈참나무

경남 함양군 함양 상림의 주요 수종이며 묵은 껍질과 새껍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골이 깊게 패이며 가을 단

이 돋보여 '갈'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서오릉 보호지역 담장


앵봉산 정상 통신탑


전망대


고양 일산 전망


앵봉산 이말산 이어지는 능선


앵봉산(鶯峰山 235m) 표지석


정상 쉼터


긴 계단구간이 끝나고


철탑을 지나며 은평 둘레길이 사라졌다. 희미한 길을 따라 내려서니 

 

산을 다 내려와 이정표가 나타났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집 몇 채가 있고 도로(서오릉로) 경계를 철책

으로 막아 출구가 안 보여 당황했다.


철책의 출입문을 찾아 서오릉로에 내려섰다. 우측 약 1km 지점에 서오릉 정문이 있고 좌측은 서울 가는 길이다. 

끊어진 은평 둘레길을 찾아 낑낑된다. 은평 둘레길이니깐 고양시와 은평구의 市界를 찾아 나섰다.  

서오릉 고개 녹지 연결로를 발견하고 철탑부터 혼선이 일어난 모양이었다.


경찰대 의무대 옆으로 녹지 연결로가 나 있고


서울 둘레길과 은평 둘레길이 계속된다.


쉼터


봉산(烽山209m)

한양의 외사산(外四山) 북한산(北), 용마산(東), 관악산(南), 봉산(西) 중에 봉산은 西쪽에 있는 산이다. 산은

높지 않지만 산세는 길게 뻗어 서쪽 지역을 커버하기엔 충분하다. 정상에 서면 한양을 둘러싸고 있는 산들이 잘

보인다. 반대쪽의 산에 오르면 마찬가지로 뚜렷한 윤곽이 관심을 끓충분하다. 산에서 자주 받는 질문은 각종

지명이다. 서울 근교산은 거침없이 대답해 줄 수 있어 흐뭇하다.  


봉수대(烽燧臺)

고양시 고봉산과 한양 안산을 연결하는 봉수대 역활 


봉산정


동네마다 이런 쉼터는 필수적이다.


마차가 다녀도 좋을 참나무 숲길


봉산 숲이 좋은 길


금계국 만발


봉수대 보다 더 전망이 좋은 곳에서 북한산, 백련산, 안산 전망


청계산, 관악산, 삼성산 전망


은평둘레길 팻말


운동장 (축구장, 농구장, 풋살경기장)


(15:05)증산체육공원

은행에서 대출 연장 관계로 전화가 왔다. 몇 가지 서류 복사가 필요하다며 오늘 중으로 은행에 들려달라고 한다.

친절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고 간편하기가 그지없다. 옛날 상대하던 은행은 사라진 지 오래다. 약속을 지키기

해 증산역까지 완주를 포기하고 뒤따라오는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오늘 산행을 복기봤다.

산이 공원화되어 가는 현실, 꾸미고 가꾸고 많은 돈을 쏟아부울 수 있는 재정이 꿈같다.       






                                                       2019년 6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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