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 조선일보 선정 산/서울대공원, 청광종주

청계산 대공원역~과천매봉~석기봉~망경대~매봉~옥녀봉 일주

안태수 2021. 3. 3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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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부리, 풀 한 포기 눈감고도 훤한 山길

 

요즘도 매주 일요일 관악산과 청계산을 번갈아 오른다. 햇수로 15년이 되어가는 것 같다. 아호로 자작한 '冠岳山人'과 '淸溪山人'을 간직하고 있다. 이 두 산은 먼 산 원정 다니기 위한 체력단련장으로 이용한다. 집에서 동틀 무렵 출발하여 해가 중천에 떠 있을 때 돌아온다. 관악산과 청계산은 주말에는 주요 등산로마다 등산객이 꼬리를 문다. 이를 피하느라 일찍 시작해서 일찍 끝낸다. 15 년 전 서초구에 살 때 지금 지하철 청계산역이 있는 원터골 청계산을 오르내렸지만 동작구로 이사 온 후 과천 서울대공원 청계산 과천 매봉 등산로를 이용한다. 이 루트는 등산객이 원터골의 10%로정도여서 한산한 편이다.         

 

 

(09:00) 서울대공원 주차장

지하철 4호선 대공원역 3번 출구를 빠져나와 활처럼 흰 청계산 연봉을 바라보며 주차장 진입도로를 따라 걷다가 주차 요금소에서 우측으로 대공원 순환도로로 빠져나가면

   

 

서울대공원 야구장이 나타난다. 야구장 휀스를 끼고 우회전하면 과천매봉 2,4km 이정표가 서 있고 보도불럭이 멋지게 깔린 산책로가 등산로 초입이다.

 

  

과천 매봉 등산로 입구 모습이다. 250여 계단을 오르면 바로 주릉에 닿는다. 거기서부터 정상까지는 약간의 평지와 오르막의 연속으로 좌(대공원), 우(문원동)에서 올라오는 많은 등산로와 합류한다. 2km 조금 넘는 거리 쉬지 않고 오르면 1간 내에 도착한다.

 

 

응봉능선

주요 수종은 참나무이며 그중에 상수리나무가 주종이다. 참나무들이 키가 커서 전망을 가리는게 흠이지만 여름날 밝은 그늘을 재공해주는 등산길은 쾌적하다. 

 

 

응봉능선 과천 매봉을 훤히 볼 수 있는 유일한 전망처에서

 

 

중국 황재 견 사자개 '장오'가 등산로 쉼터 한 구석에 철장에 갇혀 나를 보자 사납게 으르렁거렸다. 나도 개를 좋아해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우리 또래 견주가 장오를 달래며 야단친다. 나이를 물어보니 네 살, 이 아래 문원동에 산다며 바람 쐬이고 운동시키려고 가끔 데리고 나온다고 한다. 

 

 

약수터와 과천시립문원도서관 갈림길

 

 

과천 매봉 직전 나무계단

 

 

(10:30) 청계산 매봉(369,3m)

정상에 데크를 깔며 '과천 응봉'에서 '청계산 매봉'으로 지명이 바뀌었다. 청계산에 주산 노릇하는 매봉(582,5m)이 따로 있는데 서초구에 속한 봉우리이다. 초심자들이 청계산 매봉 왔다가 혼란을 겪는 경우 종종 보는데 나 같은 사람 만나면 상세한 설명과 주의할 것들도 들려준다.

   

 

과천 매봉 이정표

정상에서 절고개 삼거리까지 동쪽으로 솟은 능선을 '의왕대간'이라고 한다. 능선이 동쪽을 뻗다 보니 오른쪽 사면은 남향받이로 청계산에서 봄꽃이 가장 먼저 피고 왼쪽 사면은 북향으로 늦게까지 눈이 남으며 서울대공원 산림욕장 코스가 5부 능선을 약 7km 넘나 든다. 무단침입을 막기 위해 전 구간에 철조망이 깔렸다.

      

 

'의왕대간' 표지판

길 주의 지점이다. 표지판에서 좌측 언덕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우측으로 바로 난 길을 따라가기 쉽다. 그 길은 청계산 남쪽 능선으로 빠진다. 계속해서 갈림길이 나오면 왼쪽 코스를 이용하기 바람. 

 

 

헬기장

 

 

기도바위

 

 

소나무재선충 예방약제 접종

 

 

절(청계사)고개 삼거리

 

 

전망대에서 망경대 능선 석기봉, 망경대 전망

 

 

전망대 주목나무

 

 

절고개 삼거리 망경대 이수봉 갈림길 보따리 식당 성업 중

 

 

청계산 주릉 다목적 광장

 

 

망경대능선 석기봉 입구 험한 길(左), 쉬운 길(右) 갈림길에서 좌측 위험한 길 선택하여 

 

 

석기봉(550m) 바위에 올라 관악산을 마주 보며 휘리릭 서울 남, 서, 북부지역 두루 살피고 발아래 서울대공원은 명산에 자리 잡았느냐 서울대공원이 명당이냐?

 

 

망경대(596m) 청계산 주봉으로 현재 군 부대 주둔.

 

 

망경대 능선

 

 

망경대 능선 위험 코스 설빙 구간에서 평상 복장으로 등산을 하고 있는 청춘남녀를 따라잡았다. 노 등산화, 노 아이젠, 노 스틱, 휴대폰 맵을 따라 쉬운 길을 두고 힘든 길로 접어들었다. 이때 위험하다느니 복장 운운하는 등 잔소리는 금물이다.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다. 앞장서서 발 디딜 곳 손 잡을 데를 일러주며 무사히 탈출했다. 남자는 자존심이 상했는지 시큰둥 인사하고 아가씨는 몇 번이나 고개 숙여 인사를 한다.

 

  

혈읍재

조선 중기 성리학자 작가  일두 정여창(一蠹 鄭汝昌 1450~1504)이 1498년(연산군 4)에 무오사화에 연루되어 사사한 스승 김종직의 죽음을 슬퍼하며 피눈물을 흘리며 넘었다는 고개.

 

 

(13:30) 매봉(582,5m)

군부대에 갇혀 있는 망경대 대신 주봉 노릇을 하느라 주말이면 손바닥만 한 정상이 몸살을 앓는다. 인중 사진을 찍으려는 긴 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레깅스 펜티  젊은 여자에서 시작하여 지금은 아줌마까지 대세이고 조금 있으면 할머니도 입고 나올 판이다. 바위에 긁히면 살 까진다. 

 

매바위(578m)

 

 

특전용사 추모비

1982년 6월 1일 특전단 용사 낙하 훈련차 수송기로 이동 중 기상 악화로 청계산 상공에서 비행기 추락 장교 포함 탑승자 전원(53명) 사망 유해는 국립묘지 안치. 실제는 1982년 2월 5일 제주공항 준공식에 참석하는 전두환 대통령 경호작전차 특전사 대원들이 공군 C-123 수송기를 이용하여 제주도 모슬포 공항으로 이동하던 중 기상 악하로 한라산 관음사 개미목(1,060m) 능선에서 추락하여 육군 김영용 소령과 공군 정재호 중령 등 탑승 장병 53명 전원이 순직 사고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돌문바위

나는 산에 귀의한 후 산신령님 덕분에 인생 말 년 편히 지내고 있다. 아들 둘 장가 가 가정을 이루어 큰 아들은 슬하에 대를 이을 사내아이를 두었고 둘째는 한일 친선을 도모하여 일본으로 장가들어 딸 둘 놓고 국내 거주하며 마누라는 정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사람으로 동적인 남편과 대조를 이루며 탈 없이 살아가고 있다. 돌문바위 세 바퀴 돌며 오늘만 같아라고 기도한다. 

     

 

청계산 깔딱 나무계단 1,483계단 그동안 숫자 많이 지워지고 훼손되고 보완은 안 되고 조금씩 보수하면 왕창 보수할 일은 없을 건데

    

 

서초 원터골(1km) 갈림길, 직진 옥녀봉(0,4km)

 

 

(14:25) 옥녀봉 (375m)

서울대공원, 양재 화물터미널, 서초 원터골에서 바로 올라오는 코스이다.  청계산 노약자들이 주로 찾는 코스로 어느 곳에든 왕복 3시간이면 뒤집어쓴다. 진달래도 만발하고 길 가운데 소나무도 아름답고 참나무가 많다. 군데군데 간이 식탁과 벤치, 평의자가 골고루 놓여 있어 쉬엄쉬엄 쉬어가기 좋다.

   

 

대공원(서울랜드), 화물터미널 갈림길에서 좌측 서울대공원으로 진행

 

 

오늘은 서울대공원 무단 진입한다.

 

 

길 잃은 안양 청년과 조우

"왜 거기 앉아 있나?" "길을 몰라 친구한테 전화 중입니다" 이 코스는 대공원 內 관리 코스로 등산로가 아니다. 노인들의 전용코스다. 길 잃은 사람은 자기가 어디 있는지 모른다. 가장 빠른 길로 전철역 가는 게 목적이라고 한다. "나도 전철역 가니 따라 온나"

 

 

수종폭포(갱매폭포)

청계산에 유일한 폭이 8m 높이가 10m가량의 폭포다. 폭포는 비가 많이 온 뒤라야 제구실을 한다. 水從瀑布, 갱매이폭포, 東폭포라는 여럿 이름을 갖고 있지만 좋을대로 부르면 되겠다. 갈수기에 평범한 암벽일 뿐 무심한 사람은 지나치기 십상이다. 옛날에는 물 웅덩이를 옥녀탕이니 선녀탕이라 불렀지만, 철조망이 뚫리면서 대중탕으로 변했다. 오늘은 빙폭이다.

 

 

'요산의 하루'

 

 

수종폭포 全景

 

 

청계산 서울대공원 외곽 일대 산림휴양 '치유의 숲'이다. 사전 예약제로 운영하니 예약을 하지 못한 사람은 출입을 금한다는 프랭카드가 곳곳에 붙어 있다.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 홈페이지에 접속 후 1일 2회, 3~5인 이내로 예약할 수 있다고 한다.

 

 

(16:05) 서울대공원 청계호수 청계산 연봉 

혼자 지내는 산신제 별 것 없다. 그때그때 즉흥적으로 유적, 표석, 상징물, 기암괴석, 등에서 고개 숙이고 지난해 무사한산행에 감사드리고 올해도 잘 부탁드다는 기도가 전부이다. 산신령 타령은 어쩌면 핑계일지도 모른다. 산을 알아 간다는 게 얼마나 복잡하고 어려운 일인 지 일상을 유지하려면 무언가에 매달려야 한다. 내가 산을 바라보자 산도 나를 내려다봤다. 나를 부르는 산은 미답봉이고 갈 산은 많고 시간은 없다.

 

 

 

 

 

 

 

2021년 01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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