庚子年 새해 청계산 산신령님께 새배 차 산행
지구가 확실히 더워진 것을 알게 하는 이번 겨울이다. 분지의 대표적인 고장 대구가 고향이다. 겨울에는 춥고
여름은 덥다. 대구는 지금 여름은 더 더워지고 겨울은 아주 따뜻해졌다. 내가 기억하는 대구의 추운 겨울은 눈
이 1m 이상 내려 길을 치우느라 한쪽에 쌓아둔 눈이 어른 키만큼 높아 형들과 설동을 지어 눈이 녹을 때까지
오손도손 더 나들던 때, 집 뒤 방천에서 앉은뱅이 나무 스케이트로 빙질하던 때, 조회시간 운동장에서 옷도 재
대로 못 입고 발발 떨던 때, 초등학교 들어갈까 말까 할 무렵이다.
(09:00) 서울대공원 주차장
날씨가 푸근하니 살 것 같다. 상,하수도 동파, 눈 길 미끄러짐, 생업 걱정 등 근심이 반으로 줄어든다. 이럴 때는
홀가분하게 산을 오른다. 따뜻한 물과 과일 몇 조각, 떡 몇 개만 준비하면 오케이다.
서울대공원 야구장
아들이 일본 도쿄에서 일할 때 잠깐 들리러 간 적이 있다. 아들이 일하는 낮시간에는 도쿄 여기저기를 대중교
통(전철, 택시)을 이용하며 많은 시간을 걸어 다녔다. 도쿄 동부를 흐르는 스미다江을 보며 서울의 한강을 떠올
리기도 했다. 잔디가 입혀진 고수부지에 야구장이 줄져 있는 것을 보고 우리는 언제 했는데 이제 부러워하지 않
을 정도가 됐다.
서울대공원 청계산 등산로 입구
청계산은 남북으로 뻗어 동쪽 사면은 서울 서초, 남쪽 줄기는 경기 성남과 의왕, 서쪽 사면은 과천과 접해 있다.
등산로는 줄기와 골짜기마다 있다. 그중에 일급 등산로는 서초 원터골과 옛골, 과천 서울대공원을 출발한다. 원
터골 등산로는 동북으로 치우쳐 경사가 심하고 과천은 남서쪽으로 완만한 능선으로 이루고 있다. 청계산을 흙
산이라고 한다. 그래서 원터 등산로는 여름에 먼지, 우기에는 진흙탕과 시름하고 겨울에는 천천히 녹는 눈 때문
에 오랫동안 질퍽거린다.
나무계단
노느니 염불 한다고 오늘은 계단을 세기로 한다. 응봉까지 2.2km 거리에 나무계단이 4개소, 총 518 계단이 놓
여 있고
통나무 계단은 5개소에 355 계단
침목 계단은 2개소에 55 계단이 놓여 있어 합치면 3 종류 11개소 928 계단이다.
(10:10) 과천 청계산 매봉(응봉 369.3m)
지금처럼 정상을 가꾸기 전에 응봉이란 정상석이 놓여 있었는데 매봉이라고 하면 청계산에 두 개의 매봉이 존
재하게 된다. 과천의 청계산매봉과 서초의 매봉 사람들은 부르기 쉽게 그냥 다 매봉이라고 한다. 제대로 알아듣
는 사람이 몇 될까?
과천시와 관악산 전망
망경대로 진행
과천 대공원 청계산 등산로 입구에서 청계산의 주산 망경대까지 동서로 거의 직선으로 뻗은 능선이다. 그 중심
에 청계산매봉이 자리 잡고 있다. 망경대까지 3.65km이다.
길 잃은 네 아가씨들
사진 찍고 제잘거리느라 정신 없다. 자신들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청계산에 있다고 한다. 청계산만 해도 서울
서초구 원터골, 과천 대공원 응봉, 의왕 청계사, 의왕 원터 하우현성당, 모두가 공통어로 사용하고 있다. 조금전
응봉에서 사진찍기 놀이하는 것을 봤다. 나보다 먼저 출발하여 나한데 따라잡힌 것이다. "아가씨들 어딜 가는
데?" "지하철 타는대요" "청계산 가자고 한 사람 나와봐라" 말 시켜보니 순 엉터리다. 청계사로 하산, 주차장까
지 차도, 마을버스로 인덕원, 지하철 4호선. 됐나? 감사합니다. 합창
의왕대간 팻말
기도바위
지나다니던 등산객들이 바위 밑에 하나씩 쌓은 돌이 제법 커졌다. 어느 선에서 멈쳐야 하는데 지켜볼 작정이다.
소나무 숲
재선충 방재 표시로 나무마다 일련번호가 적힌 햐얀 딱지가 붙어있다.
전망대
노송 그늘 아래 평의자가 둘 놓이고 추락 방지용 난간이 설치되어 있으며 서울대공원이 내려다 보이고 관악산과
과천시가 바라보이고 석기봉과 망경대가 올려다 보이는 곳이다.
석기봉, 망경대 전망
절고개 삼거리 포장마차
(막걸리 한 잔 2,000원 어묵꼬치 1 개 2,000원)
의왕대간 안내도
수원(광교산), 의왕(백운산, 국사봉), 성남(이수봉), 과천(응봉), 시계를 잇는 산 줄기를 말함.
석기봉 우회로
서쪽 사면은 석기봉과 망경대의 밑둥치까지 암벽이다. 자연스럽게 큰 바위들이 나뒹굴고 있는 사이로 등산로가
오르내린다. 손을 쓸 일이 많아 약간의 등반을 감수해야 한다.
석기봉(550m)
망경대(596m)
혈읍재
조선(연산군) 중기 유교 성리학자 일두 정여창이 무오사화에 연루되어 사사한 스승 김종직의 죽음을 슬퍼하며
피눈물을 흘리며 넘었다는 고개.
혈읍재 이정표
(13:05) 매봉(582.5m)
매바위
특전사 위령탑
1982년 6월 1일 특전단 용사 낙하 훈련차 수송기로 이동 중 기상 악화로 청계산 상공에서 비행기 추락 장교 포
함 탑승자 전원(53명) 사망 유해는 국립묘지 안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순직자 명단
실제는 1982년 2월 5일 제주공항 준공식에 참석하는 전두환 대통령 경호작전차 특전사 대원들이 공군 C-123
수송기를 이용하여 제주도 모슬포공항으로 이동하던 중 기상 악하로 한라산 관음사 개미목(1,060m) 능선에
서 추락하여 육군 김영용 소령과 공군 정재호 중령 등 탑승 장병 53명 전원이 순직 사고이다.
돌문바위
원터골 갈림길
(13:55)옥녀봉(375m)
새로 설치한 안전로프 난간
옥녀봉~대공원 등산코스는 3급등산로이다. 공원 등산로 입구에는 출입을 금지하는 팻말 이외는 아무런 안내가
없다. 서울대공원을 자주 찾는 노인들이 알고 이용하는 등산로이다. 여기에 안전로프난간을 설치하고 평의자를
놓고 하는 것을 보니 조만간 정식 등산로로 개발할 것 같다.
연리지(떡갈나무, 아카시아)
대공원 현대미술관 가는 길 등산로 입구
대공원 코끼리열차 다니는 길과 호수 (청계저수지)
(15:10)청계산 연봉
혼자 지내는 산신제 별 것 없다. 표석 앞에서 고개 한 번 숙이고 지난해 무사 산행 감사하고 올해도 잘 부탁드린
다는 혼잣말이 전부다. 산신령 타령은 어쩌면 핑계일지도 모르지. 산을 알아 간다는 일이 얼마나 광범위한 지
평상심을 유지하려면 무언가를 붙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곧잘 엉뚱한 길로 빠진다. 산이 나를 내려보면 나
도 산을 쳐다본다. 산이 싫어하는 것은 절대 하지 않는다. 산이 나를 부르는 것은 미답봉이고 붙잡아 두는 것은
돌과 나무와 숲과 풀 그리고 그 속에 사는 동물들이다.
2020년 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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